태그 : 침팬지

숨겨진 배란(concealed ovulation); part I

  폐경;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에서 [현대] 인간 (여성)의 중요한 성적 특성 중 하나인 폐경에 대해 적었습니다.
  그런데, 인간 (여성)에게는 포유류의 일반 관점에서 보아 또 특이한 특성이 있습니다.  바로 언제 배란을 하는지 거의 혹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죠.



  (20세기 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제 3의 침팬지'에서 저자 Jared Diamond는 아주 유쾌한 상상을 했습니다.  엄연한 저작권 무시입니다만 일단 용서해 주시길.

  ...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현대의 수렵 채집민인 우리가 배란기와 성관계를 숨기지 않고 남들 앞에서 한다면 어떻게 될까를 묘사한, 가상적인 드라마의 한 장면을 상상해 보자.

  등장 인물; 보브, 캐럴, 테드, 앨리스, 랠프, 제인
  부부 관계; 보브-캐럴, 앨리스-테드
  상황; 6명은 모두 같은 회사임.  캐럴과 테드는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아침 앨리스와 제인은 자신들이 배란기가 임박해 성기가 분홍색을 띠며 성적 수용 상태가 되었음을 알았다.  앨리스와 테드는 각자의 사무실로 일하러 가기 전에 집에서 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제인과 랠프는 회사로 함께 출근하여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무실 소파에서 업무 중에도 몇 번씩 관계를 한다.
  보브는 앨리스와 제인을 보고, 또 관계를 갖는 제인과 랠프를 보며, 앨리스와 제인에 대한 욕망이 높아져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는 몇 번이나 제인과 앨리스를 유혹한다.  랠프는 제인에게서 보브를 떼어 낸다.  앨리스는 보브를 거부하고 시종 테드에게 충실하지만, 이 소란으로 일이 잘 되지 않는다.
  한편 다른 사무실에 간 캐럴은 앨리스와 제인의 정사를 생각하며 하루 종일 질투심으로 속이 끓어오른다.  앨리스와 제인은 빨갛게 달아올라 보브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회사에서는 계약이나 계정이 거의 모이질 않는다.  그 동안 배란도 성관계도 은밀히 하는 회사가 번영한다.  결국 이 회사는 망하고, 살아 남은 것은 배란도 성관계도 드러내 놓고 하지 않는 회사뿐이었다..

  (번역본의 내용이 다소 모순된 점이 있어서 일관성을 갖도록 약간 수정했습니다)

  저자가 이런 상상을 한 것은, 배란과 성관계가 감춰지면 인간의 협력 행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단, 이 재미있는 상상은 현대 사회(근본적으로 4만 년 전과 동일)에 적용했기 때문에, 만약 배란과 성관계를 드러낸다면 현대 사회가 현대 같지는 않았겠죠.  침팬지 사회는 배란도 아주 노골적이며 성관계 자체도 거의 공개입니다.  그렇더라도 침팬지의 소규모 사회는 그럭저럭 결속이 되는 편입니다.  특히 다른 침팬지 사회를 공격할 때는 더더욱.

  협력 행동을 해야 한다는 압력 때문이 아니라면, 도대체 인간에게는 왜 배란을 드러내는 현상이 없어졌을까요?(성관계를 숨기는 것은 이것과 약간 다른 문제입니다.  Matt Ridley는 심지어 "식사를 비공개적으로 하고 성관계를 공개적으로 한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에 대해서 저자 자신이 'Why sex is fun'에서 고찰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저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 싶습니다.  좀 후에.

  漁夫

  ps. 참고로, 더 뒤의 'Why sex is fun'에서는 저자의 의견이 좀 바뀌어 있습니다.  한 저자의 책을 계속 관찰하면 가끔 이런 일을 볼 수 있는 것도 독서의 즐거움 중 하나죠.

by 어부 | 2008/07/01 12:39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 | 덧글(13)

침팬지 및 인간 조상의 시력

  이래저래 눈에 대해 쓰다 보니 생긴 궁금한 점 중 하나입니다.  과연 사람의 조상은 시력이 얼마나 좋았을까요? (물론 눈 기본 구조는 현대 인간과 동일합니다) 이런 것은 화석 기록으로 조사 불가능으로, 척추동물의 눈은 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화석으로 남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단서가 전혀 없지는 않죠.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친척들(!)이 현재 갖고 있는 시력입니다.  현존하는 동물 중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침팬지며, 다행스럽게도 인간 조상의 화석은 오래된 것일수록 침팬지와 유사합니다.  이는 침팬지는 약 700만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인간이 특별히 많이 변해서 생긴 결과입니다.  여기서 침팬지의 시력이 인간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과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약간 촛점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점은 침팬지 관찰의 세계적 권위자 Jane Goodall도 주장합니다;

"인간의 종으로서의 경탄할 만한 성취는 뇌의 진화적 발달에 유연한다.  이는 여러 가지 일들 중에서도 도구사용, 도구제작, 그리고 합리적 이론, 사려 깊은 협동 및 언어에 의한 문제해결능력을 갖게 하였다.  가장 두드러진 것의 하나는 뇌의 구조에 있는데, 침팬지는 생물학적으로 사람과 비슷하다..  침팬지는 원시적 추리력으로 현재 살고 있는 어떤 포유동물보다도 사람에 가까운 지능을 나타낸다.  현대 침팬지의 뇌는 수백만 년 전의 첫 번째 유인원인의 행동을 산출해 낸 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구달, 1971.  인용처는 이 웹페이지)


  뇌가 비슷하다면, (시각 영역을 포함하여) 뇌의 여러 영역이 맡은 기능들도 대체로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일단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현재의 침팬지가 사람이 시각적으로 하는 일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지입니다. 
  말은 쉽지만 침팬지를 어려서부터 훈련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다지 쉽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침팬지가 복잡한 도시 거리에서 별 문제 없이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련사 왈 '그녀석 운전 잘해요' ^^   [ source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1980년대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어느 수의사 얘기를 읽고 기억하는 것이 전부라서 확실하지 않군요.  주인공 수의사는 침팬지의 허리를 잡고 수 km를 목적지까지 가야 했습니다.  교통 신호에 따른 운전, 정지 감각 등 전혀 나무랄 데 없었다고 합니다 ]

  2. 의외로 침팬지와 인간의 시력을 비교해 놓은 문헌은 웹에서 찾기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침팬지가
    사람처럼 색을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한 논문은 있습니다;
   
http://www.pri.kyoto-u.ac.jp/ai/papers/ref.pdf/Matsuno-Kawai-Matsuzawa%202004%20BBR%20color.pdf 
 
  결론 부분에서 중요한 문장만 뽑자면 (번역하기 귀찮군요.  양해 바랍니다)

  In sum, these results suggest that chimpanzees skilled and unskilled in the use of color names perceive similar color groupings despite differences in the stability of their color classification. In turn, this implies that experiences of color discrimination and/or color-naming training have an influence on “categorical” color perception in chimpanzees.  Furthermore, such perception of color “category” and its development may be shared by humans and chimpanzees.
 
  cf. 이 논문의 대표 저자에게 '침팬지의 시력이 전반적으로 사람에 비해 어떠냐'고 이메일을 보내 보았습니다.
     글 쓴 시점에는 답이 안 왔지만 나중에 받았습니다.  이제 보니 제 영어 질문이 영 엉망이군요 ㅠ.ㅠ

   제 질문 1. Can I accept your results support that chimpanzee has fairly similar categorizing
              ability with homo sapiens?

  The study you mentioned and the others have revealed that chimpanzees classify colors in the same manner as humans.  These results revealed that the color perception and color classification ability is similar between chimpanzees and humans.
  I used the term of "classification" because the term "category" is sometimes defined more rigidly. For example, to conclude the shared color category between chimpanzees and humans, we may need to prove the existence of clear perceptual border between the two flanking color clusters. The similar classification patterns suggest the similar categorical structure, but our experimental paradigm would not be enough to prove the shared color categories between the two species and further investigation would be needed.

   제 질문 2. Besides this ability, in the general aspects of vision ( e.g. visionary power
                  resolution, accuracy, sensitivity etc.), how much is the chimpanzee's vision
                  evaluated if compared to that of homo sapiens?

  Some researches have shown that the basic visual characteristics are shared between chimpanzees and humans.  For example, a study by Matsuzawa (1990) showed that visual acuity of a female chimpanzees (6.5 year-old) was similar to that of people having normal vision.
  I myself conducted the test on contrast sensitivity of chimpanzees and found no qualitative difference in spatial characteristics between chimpanzee and human vision.  The temporal characteristics is also quite similar between the two species (I conducted the visual masking test directly comparing chimpanzees and humans).  In the majority of the visual tasks, the performance of chimpanzees was not significantly different from that of humans.
  The only exception would be the perceptual grouping ability.  Chimpanzees had some difficulty in perceptually organize multiple objects in their visual scene and had tendency to attend local features of visual images.  [ 하기야 색 grouping 문제는 우리 나라하고 미국하고도 다른데(무지개 색을 뭐라고 하는지 기억나시죠?) 침팬지하고 하려면 쉽겠습니까만. ]

  한 마디로 '거의 다를 바 없다'로 요약 가능하다는 의견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꾸벅 굽신굽신!!!)

  두 번째의 단서는 인간 조상의 화석 및 그들이 살던 환경을 꼼꼼히 조사해 보는 방법입니다.  물론 추측밖에 할 수 없습니다만.
  인간 조상 화석 중 아마 가장 유명할 '루시(australopithecus afarensis)'는 몸 중 가장 많은 부분이 회수된 경우며, 물론 현대인과 많이 다르지만 완전히 성장한 암컷이며 직립 보행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숲에서 이미 사바나로 나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의 사람을 만든' 환경과 별 차 없이 최소 수십 만 년 동안 살았을 겁니다.  침팬지의 시력 적응성이 오토바이 운전을 무리 없이 할 정도라면, 사람에 더 가까울 루시의 시력은 현재의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리라 추측해도 큰 무리는 없으리라고 봅니다.

漁夫

by 어부 | 2008/05/05 21:36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심리, 감정; 사람이 만들 수 있을까

  trackback ; Brain - 그 시뮬레이션 시도
  link 1 ; 과학자, 겸손함의 미덕
  link 2 ; 아톰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이 과학자의 오만인가 
 
  지능, 심리와 감정.  사람 '영혼'의 핵심 요소로 평가해야 할 사항인데, 점차 컴퓨터가 인간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잘 하거나, 동물이 따라잡거나, 아니면 과학자들에 의해 그 비밀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각개 격파

by 어부 | 2007/12/30 13:37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 | 덧글(9)

[ 책 ] 제 3의 침팬지(The third chimpanzee)


(이미지; Yes24에서 퍼왔음다)

 
재리드 다이어몬드는 그의 저서들로 너무 잘 알려진 사람입니다만 간략히 소개하면, 1937년생인 진화생물학자(본령은 생리학이고 부업은 조류학, '취미'는 언어학)라고 합니다. 그리고 고전음악에도 취미로 일가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이 책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헌정사에서 밝혔듯이 자신의 아들 쌍동이에게(무려 1985년생쯤....) "인간이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 주기 위해서 썼다고 합니다.

어디에서 왔나? '가장 가까운 친척은 침팬지와 피그미침팬지(보노보)다'
어디로 가는가? '멸망으로 간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침팬지와 피그미침팬지의 두 종류와 사람의 신체적인 유사성은 놀랄 정도입니다. 오랑우탄, 고릴라, 그리고 두 종류의 침팬지와 세 번째 침팬지(물론 사람이죠)는 흔히 같은 병에 걸립니다.  (만화
'닥터 스쿠르'에서 잘 나왔지만, 사육사가 감기에 걸리면 유인원 우리에는 접근할 수 없습니다. 옮기니까요)  약 600~800만 년 전에 - 지구 역사로 보면 한 순간이나 다름없죠 -  침팬지 계통에서 갈라진 인간은, 그 후 다른 유인원에 비해 무서운 속도로 진화해서(아래에 소개한 크리스토퍼 윌스의 '진화의 미래'란 책의 번역본이 충실합니다) 지금의 인간이 되었고, 그 동안 다른 유인원은 아주 느리게 진화해서 사실상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으로서' 지내 온 역사가 짧은 만큼, 인간은 행동 습관에서도 놀랄 만큼 동물과 (특히 침팬지와) 많은 특성을 공유하며, 특히 침팬지가 갖고 있는 다른 집단에 대한 공격성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이 점이 인류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지만, 최근의 인간 의식의 변화는 조금의 희망을 줍니다. 어느 정도의 희망일지는 보시는 분 각자께서 판단해 보도록 하십시오.

 이 책은 '인간이 어째서 지금의 인간다운 특성을 갖고 있나'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고찰입니다.  Spoiler가 이미 제 홈에 많습니다.  특히, 그의 저서들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은 없어서는 안 될 출발점입니다.  이 책을 다시 보고 그의 다른 저서들을 보다 보면,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해서 "처녀작에는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의 씨앗이 들어 있다"고 말한 시오노 나나미 여사의 말이 저절로 생각납니다.

漁夫

by 어부 | 2007/10/09 09:07 | 책-과학 | 트랙백 | 핑백(2)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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