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한 번 더 트랙백.
에서 이어짐. 이 글 내에서 앞으로 각각 '글 4', '글 3', '글 2', '글 1'로 지칭하겠음.
트랙백한 글에 neuralix님이 마지막으로 단 리플에 대해, 리플을 직접 달기는 했지만 그 외에 하나 정리해 놓는 편이 낫다고 판단함. 잔반은 깨끗이 치워야죠. ^^
글 각각에서 필요한 문단만 따와서 비판하는 것은 사실 적합하지 못하다. 그러니 리플 전체를 인용하되, 비판해야 할 곳이 나올 때마다 주석을 달기로.
우선 다시 돌아가 센서(추/간상체)의 배치방향문제입니다. 더 생각해봤는데 인간의 방식이야말로 합리적이더군요. 신경배선이 가로막는 문제가 있기는하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은 포토리셉터의 위치가 잘 고정되어 있도록 해줍니다. 반면, 문어와 같은 방식이라면 경우에 따라 국소적으로 위치관계가 틀어져버릴 수 있죠. (야구방망이 끝부분이 아래쪽보다 잘 흔들리는 이유죠.)
포토리셉터 위치가 바뀌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가.. 우선 현재와 같이 잘 고정된 상태에선 사시라던가 각막의 변형이 일어날 경우 큰 규모로 보정을 해주면되고 이는 시각중추의 뒤쪽(상위레벨)에서의 보정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어방식처럼 국소적인 위치변화에 취약해 변형이 있을 경우 허블,위즐이 말한 에지 디텍터들이 변해야합니다. 이와 같은 early stage에서의 변화는 뒷단계도 모두 따라 변하게 요구합니다. 즉 시냅스 튜닝의 규모가 포토리셉터들을 단단히 고정시키는 쪽이 훨씬 적습니다. 어느쪽을 지향해야 유리했을까요. 일단 신경배선이 앞을 가로막는 문제는 인정하신 셈이다.
'스크린'인
센서(photoreceptor) 고정 문제는 글 1에서 언급한 눈의 기본 구조 외에 여분의 구조가 또 필요하다고 두 번은 언급했다. 야구방망이 끝 쪽에 스크린이 있는 셈이기 때문에 더 흔들린다는 말인데(여분의 구조가 없다면 타당하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연체동물식 눈 구조의 장점은 스크린 뒤쪽에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시각의 기본 광학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스크린 바로 뒤의 시각 세포(원추/간상 세포)들 사이를 이어 주는 구조를 부가해서 덜 흔들리게 해도 빛의 통과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야구 방망이를 세워서 죽 연결해 놓고, '스크린이 달린' 손잡이 바로 안쪽에서 '묶어 주는' 구조를 부가해도 스크린 뒤니까 눈의 광학 목적에 문제를 주지 않는다. 사실 뇌 구조를 보면, 주 역할을 하는 신경 세포의 사이를 교세포들이 채워 지탱하고 있다. 진짜 문제가 된다면, 이런 해결책이 눈에서도 등장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문어 눈 그림을 보면 이런 문제를 약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한 듯하지만, 지금 논의하고는 별 상관이 없음 ]
안구의 기본 목적인 시각-광학 구조의 성능에 영향을 주면서 스크린을 고정하는 방식과, 영향 없이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식을 비교할 때 漁夫는 후자에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겠다.
그리고 님이 말하신 인간이 진화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은 세 사례.. 모두 공통적으로 '이게 진화되어야 할 필요' 그리고 '세대가 지날때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걸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즉, 진화가 나타나는 양상인 '2세를 낳을 시점까지 생존과 짝짓기에 큰 영향을 미쳐 다음 세대로 자신의 특질을 넘겨주는 것'이 나타날만한 일이 아니란겁니다. 디스크의 경우, 아주 드물게 공부에 미치거나 자세가 바르지 않은 소년기를 보낸 청년의 경우 2세를 남기는데 영향을 미치겠지만 실제로는 2세를 낳는 경쟁은 지난 시기에나 나타나죠. 전기점의 경우도 가끔 불합리한 고통을 겪게하는 구조이긴하지만 2세를 낳는 짝짓기 경쟁에는 하등 영향이 없죠. (여자를 두고 싸우는 두 남자가 전기점을 공격해 더 예민한 쪽이 지고만다? 참.. 생각하기 힘든 상상이죠.) 따라서 드신 사례들은 앞으로 한참 시간이 지나도 진화의 관점에서 변화가 일어날 소지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 분이 하는 주장은 '
생명체에서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문제점이라면, 생명체의 공학적 결점으로 논할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다. 그런데 붉게 강조한 부분 뒤 문장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으니 신기한 일이다.
물론 번식에 유익하기 때문에 공작 꼬리가 유전된다.
그렇다고 공작 꼬리가 생존에 문제를 주지 않는가? 비슷하게 짝짓기 기간에 꼬리깃이 크게 길어지는 다른 새로 실험한 결과, 인위적으로 꼬리를 짧게 만든 다른 새가 비행에 더 낫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 출처까지는 지금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유사한 사례의 번식용 도구가 생존에 불리하다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 ] 이런 특징은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포식자가 갑자기 많아지지만 않으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안 바뀔 거다. 그렇다고 이 꼬리깃이 개체에 생존에 불리한 결점이라는 지적을 할 수도 없는가? 헌팅턴 무도병도 발병이 보통 20대 말에서 30대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다고, 인간의 질환으로서(즉 문제점으로서) 논의의 대상으로 부적당하기라도 한가?
애초에
漁夫가 쓴 글들의 맥락이 '눈이라는 한 기관의 최적화'와 그 구조에 대한 논의 아니었나? 언제
전체 개체의 생존 여부로 바뀌었나 모르겠다.
그리고 짝짓기 시기와의 생존과는 별개로 제기하신 사항을 더 살펴보면.. 말씀하신 "사람이 언어 능력을 가지면서 음식이 폐로 들어가기 쉬워졌다"는 것도 불과 수만년전에 획득한 언어능력이란걸 너무 대단하게 간주하신듯 합니다. 굳이 생각해본다면 사람이 혀를 언어와 먹는데 동시에 쓰기때문에 받아들여야하는 것일텐데 만약 언어용 혀와 먹는용 혀를 따로가지면 그런 문제는 없겠지요. 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듯 그 비용은 우스꽝스러울만큼 비쌉니다. 눈이 2개인 것도, 선캄브리아기에 일부 동물이 2개 이상의 눈을 가진 적이 있지만 깨끗하게 적자생존에서 사라졌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스테레오 측정을 위해서는 동일지점을 찾는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이때 통상 비젼에서는 에피폴라 라인이라는 것을 구해서 그에 드는 연산을 줄입니다. 그런데 눈이 3개가 되면 이를 수행하는 변환(Fundermental matrix라고 하는데)이 텐서의 고려를 요구해 무지막지하게 어려워집니다. Longuet-Higgins라는 양반이 Nature에 이 이론을 발표해 이쪽에서 고전이 되었는데 하여튼 사람이 성능이 조금 못 미쳐도 비용이 훨씬 싼 방향으로 온 것은 맞아보이는군요. 비용 계산 얘기가 이왕 나온 이상 몇 가지 얘기를 더 하자.
0) 지금도 눈 3개 이상이 독립되어 있는 동물은 있다. 곤충 등 절지동물.... ^^
1) 漁夫는 멸종했다는 생물이
진짜 시각계의 결함 때문에 멸종했는지 궁금하다. 반복하지만, 이 시리즈의 촛점은 눈이라는 시각계의 문제다.
시각계의 문제를 어느 새 개체 전체의 당시 문제로 치환하고 있다. 큰 생물의 경우 보통 자연선택의 '판돈'은 개체의 생명이지 특정 기관이나 특정 유전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개체만 논의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 않은가.
2) "사람이 성능이 조금 못 미쳐도 비용이 훨씬 싼 방향으로 온 것은 맞아보이는군요."
漁夫의 의견은
'당시 처한 상황에서 (비용을 감안하여) 개체 생존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쪽으로 왔다'다. 말장난이 아니다. 값이 아무리 싸도 생존/번식 필요 요구치에 못 미치는 성능이면 필요없다. 비용은 분명히 진화에 중요한 요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 가능성이다. '비용이 비싸니 그런 거 생길 수가 없다'가 아니라, 번식(과 생존)에 필요하면 상당히 비싸더라도 만든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뇌야말로 정말 비싼 대가를 치르고 만든 기관이다. 인간 전체 산소 요구량의 20% 가까이 게걸스럽게 집어삼킨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속칭 루시) 시절에는 현대인의 뇌 크기를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심지어는 생존을 대가로 번식을 취하기도 한다(공작 얘기가 지루하면 연어 등의 일회생식 동물들도 많다. 심지어는 대나무 같은 식물에서도 보인다). 모든 생물에서 개체의 생존 기간보다는 번식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독자가 지루하겠지만 다시 말하자.
비용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번식(그리고 번식하기 전까지 생존 가능성)이 생물에게는 더 중요하다.3) 눈 3개로 스테레오 측정(아마 입체 시각 얘기인 듯하니 그 편으로 얘기하겠다)하기가 어렵다는 말 같다. 하지만 G.Williams의 원래 얘기는 그게 아니다. 인용문 일부를 다시 캐오면
하지만 기왕이면 세 개였다면 더 좋을 뻔했다. 우리 앞쪽에 있는 사물에 대해 입체적 시야를 가질 뿐만 아니라 뒤에 하나 더 달렸다면 뒤에서 부딪쳐오는 물체에 대한 위험을 감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뒤쪽에서 '사자가 나타났다'는 경고만 해 줄 수 있어도 된다. 입체적 시야까지 안 나가도 이득은 충분하다. 실제 곤충의 홑눈이 이런 역할이었다고 기억한다.
생물은 어떤 기관을 발달시킬 때 그 기관에 적용되는 이론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눈 이론도 상당히 복잡하기는 하다. 하지만 몇 학자들이 논했듯이 현재의 척추동물의 눈을 진화시키는 데는 40만 년이면 충분하댄다. -.-
더 좋은 예도 있다. 동물이 경사와 굴곡이 많은 들판을 별 문제없이 뛰어가는 것은, 쉬워 보여도 대단히 복잡한 과정이다. 눈에 들어오는 엄청난 정보량을 해석하고, 이에 따라 발 및 다리의 운동을 조절하여 평형을 유지하면서, 말이나 사자처럼 시속 수십 km로 달려갈 수 있다. 생물은 (생존 및 번식에 필요하면) 이런 복잡한 일도 해낸다. 사람이 이런 정도의 로봇을 아직 못 만들었지 않나.
그리고 저도 인간의 현재 형태가 진화의 가장 궁극적인 형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동물의 특정기관이란 다른 모든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과 그 동물의 행태와 함께 생각해야한다고 보고있고요. 하지만, 눈과 뇌라는 두 기관은 상당히 고도로 특화되며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어온 기관이어서 좀 접어줄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그에 있어서 지향점은 뇌의 경우에서 보듯, 구조의 단순함이 중요한 지향점이었다고 봅니다. 눈에 대해 대입해조면, 눈도 구조가 단순하고 강인한 구조를 지향해야하므로 리셉터의 위치가 뒤쪽에 있는게 낫다고 볼 수 있고요. (영양공급 측면도.. 이것도 정말 이해가 안 되십니까? 앞쪽을 향한다면 혈관과 신경이 얽힐 수 있고 그래서 혈관의 구조도 복잡해진다는거? 발생적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현재의 상황보다는 확실히 더 복잡하고 그래서 관여할 유전자수도 많아지며 하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커질겁니다.) 눈을 왜 특별 대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기본적인 원리 및 작동 방법 및 모든 것이 다 알려져 있는데. 다른 동물의 눈과 공통된 광학 기구 원리와 진화 이론으로 다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인간 눈 구조가 원리적으로 연체동물형 구조에 비해 과연 더 간단하거나 더 강인한가? 지금보다 더 강인해지면 이롭다는 것은 망막 박리(눈이나 머리에 타격을 입은 후 자주 발생한다. 권투 선수의 직업병 중 하나래니까)가 증명해 주고 있고, 더 간단하지도 않다는 것은 맹점이라는 원리적으로 하나도 이로울 것 없는 가외의 불가피한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바로 보여준다. 영양 공급에서도 크게 이로울 점이 없다는 것은, 공막 안쪽의 혈관 구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 조직에 혈관이 따라붙어 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이거 도대체 몇 번 얘기했나?
'앞쪽을 향한다면 혈관과 신경이 얽힐 수 있고... '란 문장을 보자. 혈관 얘기 또 나오지만,
이미 척추동물에서도 신경과 혈관이 같이 안구 속으로 들어가 있다. 심지어, 비로그인 님이 친절히 알려주신 그림에도 들어있는 것 같다. 어부님이나 Mizar, Frey(?)님이 읽은 저명한 학자의 책을 제가 안 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머리로 생각합니다. 학자의 말을 무조건 수용하고 그런걸 모르는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게 맞는지 좀 책을 덜 읽더라도 자신의 논리적 일관성을 튼튼히 하는 방향을 추구하는게 맞을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창조론은 분명 정통지식을 외면하는 문외한들의 치기이겠지만, 생물학의 중요한 발전이 생물학 바깥에서 나온 사례도 많습니다. 신경망의 피드백 행태, 수용장의 Gabor 필터산출 행태, 객체인식등의 메커니즘이 공학자들에 의해 예측되고 입증되어 왔지요.
졸지에 머리 없는 생선 됐다. 참 대단한 토론 태도다.
neuralix님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전문가실 것이라 생각한다. 리플을 보니 진화에 대해서도 상당히 정확하게 알고 계신 편이다. 하지만 漁夫가 학자들의 의견을 일단 존중하는 이유는 그들이 기본적으로 나에 비해 진화론과 생물학이라는 주제에 대해 오래 생각했으며 그 분야에서 훌륭하다고 여러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neuralix님의 의견(그리고 비로그인님의 의견)을 漁夫가 반박한 이유는 漁夫가 현재 아는 한에서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뿐이다. 어느 주제 연구할 때 관련분야 참고도서 제대로 안 본 사람이 학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가? 그리고 인용 부분 제대로 이해 못 하면 질문에 박살 나는 거 모르시는가?
정말 리플로 하신 주장에 자신이 있으시다면 진화 생물학회에서 한 번 같은 주장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jury들이 바보가 아니니 진짜 괜찮은 주장이라고 생각하면 journal에 실어 주든지 학회 발표를 허용할 것이다. 그런 전문가들이 OK 하고 의견을 달아준다면, 漁夫가 comment를 보고 납득하도록 노력하겠다. [불행히도 현 상황에서는 이 이상 더 답을 친절히 달아 드려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 처음 글 세 개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漁夫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긴 하지만(불행히도 아니다), 아무나
Oliver Heaviside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정말 괜찮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그 분야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부터 납득을 시키시길. 漁夫가 호가호위한다고 반농담 하긴 했지만, 이건 '권위에 대한 호소'하고는 아무 상관 없다. 과학 분야에서는 기본적으로 다들 하는 '(기존 사례 및 이론에 기초한) 검증' 아닌가?
漁夫
ps. 이미 관심 없으시겠지만 하나 예를 들겠다. 폐경(menopause)은 인간에서 현재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아주 예외적인 현상인데, 이에 대해서 생리학자 Jared Diamond의 의견과 노화학자 Steven Austad의 의견은 거의 정반대다. 漁夫는 어느 편을 지지해야 할지 솔직히 아직 미지수다. 이런 대립되는 의견에서 한 편을 선택할 만큼 내공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눈 문제는 상당히 명쾌하며 알려진 공지 사실이 많다. 이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편 의견만 명확하게 표시해서 버틸 만한 주제가 얼마나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