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구조

안과의사와 통화하다

  아는 넘 중에 안과의사가 한 명 있다.  친하게 지내는 넘이라 안부 전화 겸 요즘 흥미가 있던 것을 물어봤다. 
  의사가 쓰는 용어하고 어부가 보통 쓰는 용어하고는 약간의 차가 있어서 처음에 용어를 통일해야 했지만 의사 소통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어부; 야, 혹시 망막에서 간상/추상 세포하고 거기 붙어 있는 신경절/혈관 중 어느 편이 더 빨리 빛에 망가지냐?
의사; 근데 그런 거 왜 물어보냐?
어부; 진화론 관계로 눈 구조에 대해 토론이 있어서 말이지.  나는 신경절이 빛 쪽으로 뻗어 있는 것이 빛을 가리고 맹점을 만들기 때문에 문제점이라고 했는데 상대방은 신경절이 빛의 일부를 가려 선글라스처럼 망막을 보호해 준다고 주장하더라고. 그래서 물어보는 것임.
의사; 글쎄, 신경절은 아주 얇고 투명한데(망막을 보호하는 그런 작용을 할 수 있을까)? 처음에 보던 안과 생리학 기초 도서에 있을지 모르겠는데 기억은 안 나는군.  찾아봐주랴?
어부; 생각나서 그래 주면 고맙지. 그런데, 너무 강한 빛 때문에 망막이 망가지는 경우가 실제적으로 얼마나 중요하냐?  자연계에서 태양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계속 있지 않는 한(아이작 뉴튼 같은 사람 빼고) 강한 빛이 사람 눈을 망가뜨릴 수 있냐?
의사; 실제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지. 그 전에 이미 얼굴을 돌리거나 눈을 감아 버리잖냐.  그보다 덜 강한 경우 홍채가 조절하고.
어부; 그러면 그 문제는 됐고, 하나 궁금한 게, 맹점이 작다고 해도 무시는 못 하잖냐. 황반에서 얼마나 가까이 있냐?
의사; 각도로 한 15도 가량 떨어져 있어.
어부; 그렇게 가까이 있을 이유가 있냐?  아예 수정체에 가까운 쪽으로 나 있으면,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을 수 있잖아.
의사; 그게 말야... (설명은 더 길었지만 요약한다) 두개골에서 시신경이 나오는 구멍 위치 때문에 수정체 쪽으로 돌아서 연결될 수 없어. 즉 안구 바깥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지.
어부; 으하하, 그것도 구조적인 문제였냐?
의사; 그 바람에 현재 황반이 있는 곳은 '정가운데'가 아니라 맹점을 피해 나 있다고 봐야 해.  황반이 오히려 맹점을 피한 형국이지.
어부; 음... 그러면 안구 속으로 들어가 있는 혈관이 간상/추상 세포 및 신경절에 세포 수리 및 영양 보급으로서 얼마나 유익한데?
의사; 흠.  최소한 황반 부분에는 혈관이 아예 없어.  그 바깥쪽에는 있지만.
어부; 엥?  그러냐?
의사; 응. 그 부분은 영양 보급이 자체확산이야. 그리고, 신경 세포 및 간상/추상 세포는 수리란 게 없어. 죽으면 그냥 땡이야.
어부; 그러면 계속적으로 시력이 약화되는 게 그 탓이냐?
의사; 그렇지.  처음에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죽더라도 늙어서까지 그럭저럭 쓸만한 거지.

  어쩌다 보니 망막 박리 문제도 잠깐은 나왔다.

의사; 요즘 내가 주로 하는 일이 당뇨병성 망막 관계 레이저 수술인데, 박리가 일어난 경우 황반에서 맹점까지 거리(대략 15도 반경 얘기인 듯함) 정도의 원을 남겨 두고 나머지를 다 레이저로 태워 버려.  (상세한 설명은 물어볼 시간이 없었으므로 어부도 아직 모르겠다)
어부; 그러면 사람의 주변 시야가 다 죽잖냐?
의사; 물론 그렇지만, 그 부분은 없더라도 대단한 불편은 못 느끼거든.
어부; 그렇다면, 그 쪽에 맹점이 가 있어도 괜찮았겠네?
의사; 흐흐. 그런데 그게 안 되지.

  이유는 위에서 언급됨.

  ==========================

  눈의 부수적인 사항들 - 안구 움직이는 근육 기타 문제 - 역시 얘기가 있었는데, 좀 주의가 필요하다.

어부; 눈 움직이는 근육이 몇 개냐?
의사; 6개지.  직근 4개, 사근 2개.
어부; 내가 생각하기에 말야, 3개로도 눈 움직이는 건 충분히 가능한데?
의사; 어?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할 것 같아.
어부; 삼발이 다리 모양으로 세 개 120도 간격으로 배치해서 당기고 풀어주고 하면 되잖아.
의사; 음..... X, Y 방향 각 2개씩하고 회전 2개.  야, 이 운동을 하는데 어떻게 3개로 되냐?  사람 근육은 땅기는 건 되지만 밀 수는 없다니까.  그러니까 +X, -X 방향에 하나씩 필요하지.
어부; 이렇게 생각해 보자.  안구 운동의 근본 목적이 뭐지?  구를 고정시켜 놓고 구 표면의 한 점을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게 안구 운동의 본질 아니냐?
의사; 그렇지?  그거야 당연하지.
어부; 내가 말한 구 표면의 한 점이 움직이는 것은 평면 위의 운동하고 똑같잖냐.  원리적으로는 벡터 2개면 충분하지만, 사람 근육이 밀 수 없으니 하나 더 필요하겠지.
의사; 응, 사람 근육이 밀 수만 있다면 서로 수직한 것 2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얘기했잖아.
어부; 그러니 120도 방향으로 하나씩 붙여서 가능하다는 거 납득이 되냐?  근육 붙은 쪽으로 당길 때는 붙은 쪽의 근육 하나가 수축, 나머지는 이완.  회전하고 반전 대칭이 가능하니까 세 개의 이완/수축을 적절히만 조절하면 어느 방향이나 다 되지.
의사; 어?  이야, 그런 해결책이 있네.  가만.... 아하하, 진짜 그럴 법하네. 원리적으로 다 가능하겠구만그런데,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불편하지 않겠냐?
어부; 동물이 요철 있는 들판에서 뛰는 거 쉬워 보여도 굉장히 복잡하지.  사람이 아직 이런 로봇 못 만들었잖냐.  눈에 들어오는 정보 해석해 가면서 발의 움직임을 조절해야 하니까.  그거에 비하면, 근육 세 개를 제한된 방향으로 control하는 정도는 난 아무것도 아닌 듯해. 즉, 나는 굳이 근육이 6개나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찬성한다고.
의사; 호....

  실제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았었다.  적어도 30분 이상은 얘기했다고 기억한다.

어부; 이런 이상한 구조야 또 있지.  사람 후두의 구조가 질식할 가능성이 높잖냐.  얘기하며 먹다가 '컥'.
의사; 어?  으하하하하!!! 정말로 그렇구나.  깔깔깔~~ (이 녀석 진짜 오래 웃었다.  현역 의사로서 초짜 시절에 뭔가 경험이 있나 보다)

  의사들은 사실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을 사람들이다.  하지만 R.Nesse와 G.C.Williams가 'Why we get sick'에서 지적했듯이 그들은 진화적으로 추론하는 법까지 신경을 써서 교육받지는 않아 왔다.  그러니 의사들이 이 문제까지 항상 진화론적 사실에 맞는 의견을 주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漁夫

ps. 결정타는 전화 끊기 직전.

  의사; 너야 호기심 많은 줄 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으니 이해 가는 전화다만 ... 참...
  어부; 뭔 소리 할려 그래?
  의사; 돈 되는 거에 신경쓰라고, 얌마!
  어부; (찍)

by 어부 | 2008/05/02 09:24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3) | 핑백(2) | 덧글(14)

[ 사전 주의 ] 역시 안 보셔도 될 글임. 지루함.

  맹점을 갖는 구조; 원리적으로 장점인지 아닌지를 한 번 더 트랙백.

  이 글은 제가 올린 안구 시리즈 3개를 보신 분은 안 보셔도 됩니다., 맹점을 갖는 구조; 원리적으로 장점인지 아닌지 외에 안구; 사람과 문어의 눈 비교 및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에서 이어짐.  이 글 내에서 앞으로 각각 '글 4', '글 3', '글 2', '글 1'로 지칭하겠음.
  트랙백한 글에 neuralix님이 마지막으로 단 리플에 대해, 리플을 직접 달기는 했지만 그 외에 하나 정리해 놓는 편이 낫다고 판단함.  잔반은 깨끗이 치워야죠. ^^

  
  글 각각에서 필요한 문단만 따와서 비판하는 것은 사실 적합하지 못하다. 그러니 리플 전체를 인용하되, 비판해야 할 곳이 나올 때마다 주석을 달기로.

  우선 다시 돌아가 센서(추/간상체)의 배치방향문제입니다. 더 생각해봤는데 인간의 방식이야말로 합리적이더군요. 신경배선이 가로막는 문제가 있기는하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은 포토리셉터의 위치가 잘 고정되어 있도록 해줍니다. 반면, 문어와 같은 방식이라면 경우에 따라 국소적으로 위치관계가 틀어져버릴 수 있죠. (야구방망이 끝부분이 아래쪽보다 잘 흔들리는 이유죠.)
  포토리셉터 위치가 바뀌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가.. 우선 현재와 같이 잘 고정된 상태에선 사시라던가 각막의 변형이 일어날 경우 큰 규모로 보정을 해주면되고 이는 시각중추의 뒤쪽(상위레벨)에서의 보정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어방식처럼 국소적인 위치변화에 취약해 변형이 있을 경우 허블,위즐이 말한 에지 디텍터들이 변해야합니다. 이와 같은 early stage에서의 변화는 뒷단계도 모두 따라 변하게 요구합니다. 즉 시냅스 튜닝의 규모가 포토리셉터들을 단단히 고정시키는 쪽이 훨씬 적습니다. 어느쪽을 지향해야 유리했을까요.
 

  일단 신경배선이 앞을 가로막는 문제는 인정하신 셈이다.
  '스크린'인 센서(photoreceptor) 고정 문제는 글 1에서 언급한 눈의 기본 구조 외에 여분의 구조가 또 필요하다고 두 번은 언급했다. 야구방망이 끝 쪽에 스크린이 있는 셈이기 때문에 더 흔들린다는 말인데(여분의 구조가 없다면 타당하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연체동물식 눈 구조의 장점은 스크린 뒤쪽에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시각의 기본 광학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스크린 바로 뒤의 시각 세포(원추/간상 세포)들 사이를 이어 주는 구조를 부가해서 덜 흔들리게 해도 빛의 통과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야구 방망이를 세워서 죽 연결해 놓고, '스크린이 달린' 손잡이 바로 안쪽에서 '묶어 주는' 구조를 부가해도 스크린 뒤니까 눈의 광학 목적에 문제를 주지 않는다.  사실 뇌 구조를 보면, 주 역할을 하는 신경 세포의 사이를 교세포들이 채워 지탱하고 있다.  진짜 문제가 된다면, 이런 해결책이 눈에서도 등장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문어 눈 그림을 보면 이런 문제를 약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한 듯하지만, 지금 논의하고는 별 상관이 없음 ]
  안구의 기본 목적인 시각-광학 구조의 성능에 영향을 주면서 스크린을 고정하는 방식과, 영향 없이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식을 비교할 때 漁夫는 후자에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겠다.

  그리고 님이 말하신 인간이 진화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은 세 사례.. 모두 공통적으로 '이게 진화되어야 할 필요' 그리고 '세대가 지날때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걸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즉, 진화가 나타나는 양상인 '2세를 낳을 시점까지 생존과 짝짓기에 큰 영향을 미쳐 다음 세대로 자신의 특질을 넘겨주는 것'이 나타날만한 일이 아니란겁니다. 디스크의 경우, 아주 드물게 공부에 미치거나 자세가 바르지 않은 소년기를 보낸 청년의 경우 2세를 남기는데 영향을 미치겠지만 실제로는 2세를 낳는 경쟁은 지난 시기에나 나타나죠. 전기점의 경우도 가끔 불합리한 고통을 겪게하는 구조이긴하지만 2세를 낳는 짝짓기 경쟁에는 하등 영향이 없죠. (여자를 두고 싸우는 두 남자가 전기점을 공격해 더 예민한 쪽이 지고만다? 참.. 생각하기 힘든 상상이죠.) 따라서 드신 사례들은 앞으로 한참 시간이 지나도 진화의 관점에서 변화가 일어날 소지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 분이 하는 주장은 '생명체에서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문제점이라면, 생명체의 공학적 결점으로 논할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다.  그런데 붉게 강조한 부분 뒤 문장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으니 신기한 일이다.
  물론 번식에 유익하기 때문에 공작 꼬리가 유전된다.  그렇다고 공작 꼬리가 생존에 문제를 주지 않는가?  비슷하게 짝짓기 기간에 꼬리깃이 크게 길어지는 다른 새로 실험한 결과, 인위적으로 꼬리를 짧게 만든 다른 새가 비행에 더 낫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 출처까지는 지금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유사한 사례의 번식용 도구가 생존에 불리하다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 ] 이런 특징은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포식자가 갑자기 많아지지만 않으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안 바뀔 거다. 그렇다고 이 꼬리깃이 개체에 생존에 불리한 결점이라는 지적을 할 수도 없는가?  헌팅턴 무도병도 발병이 보통 20대 말에서 30대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다고, 인간의 질환으로서(즉 문제점으로서) 논의의 대상으로 부적당하기라도 한가?
  애초에 漁夫가 쓴 글들의 맥락이 '눈이라는 한 기관의 최적화'와 그 구조에 대한 논의 아니었나?  언제 전체 개체의 생존 여부로 바뀌었나 모르겠다. 

  그리고 짝짓기 시기와의 생존과는 별개로 제기하신 사항을 더 살펴보면.. 말씀하신 "사람이 언어 능력을 가지면서 음식이 폐로 들어가기 쉬워졌다"는 것도 불과 수만년전에 획득한 언어능력이란걸 너무 대단하게 간주하신듯 합니다. 굳이 생각해본다면 사람이 혀를 언어와 먹는데 동시에 쓰기때문에 받아들여야하는 것일텐데 만약 언어용 혀와 먹는용 혀를 따로가지면 그런 문제는 없겠지요. 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듯 그 비용은 우스꽝스러울만큼 비쌉니다. 눈이 2개인 것도, 선캄브리아기에 일부 동물이 2개 이상의 눈을 가진 적이 있지만 깨끗하게 적자생존에서 사라졌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스테레오 측정을 위해서는 동일지점을 찾는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이때 통상 비젼에서는 에피폴라 라인이라는 것을 구해서 그에 드는 연산을 줄입니다. 그런데 눈이 3개가 되면 이를 수행하는 변환(Fundermental matrix라고 하는데)이 텐서의 고려를 요구해 무지막지하게 어려워집니다. Longuet-Higgins라는 양반이 Nature에 이 이론을 발표해 이쪽에서 고전이 되었는데 하여튼 사람이 성능이 조금 못 미쳐도 비용이 훨씬 싼 방향으로 온 것은 맞아보이는군요.

  비용 계산 얘기가 이왕 나온 이상 몇 가지 얘기를 더 하자.

0) 지금도 눈 3개 이상이 독립되어 있는 동물은 있다. 곤충 등 절지동물.... ^^
1) 漁夫는 멸종했다는 생물이 진짜 시각계의 결함 때문에 멸종했는지 궁금하다.  반복하지만, 이 시리즈의 촛점은 눈이라는 시각계의 문제다.  시각계의 문제를 어느 새 개체 전체의 당시 문제로 치환하고 있다.  큰 생물의 경우 보통 자연선택의 '판돈'은 개체의 생명이지 특정 기관이나 특정 유전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개체만 논의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 않은가.
2) "사람이 성능이 조금 못 미쳐도 비용이 훨씬 싼 방향으로 온 것은 맞아보이는군요." 
  漁夫의 의견은 '당시 처한 상황에서 (비용을 감안하여) 개체 생존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쪽으로 왔다'다.
  말장난이 아니다.  값이 아무리 싸도 생존/번식 필요 요구치에 못 미치는 성능이면 필요없다.  비용은 분명히 진화에 중요한 요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 가능성이다. '비용이 비싸니 그런 거 생길 수가 없다'가 아니라, 번식(과 생존)에 필요하면 상당히 비싸더라도 만든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뇌야말로 정말 비싼 대가를 치르고 만든 기관이다.  인간 전체 산소 요구량의 20% 가까이 게걸스럽게 집어삼킨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속칭 루시) 시절에는 현대인의 뇌 크기를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심지어는 생존을 대가로 번식을 취하기도 한다(공작 얘기가 지루하면 연어 등의 일회생식 동물들도 많다. 심지어는 대나무 같은 식물에서도 보인다).  모든 생물에서 개체의 생존 기간보다는 번식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독자가 지루하겠지만 다시 말하자.  비용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번식(그리고 번식하기 전까지 생존 가능성)이 생물에게는 더 중요하다.
3) 눈 3개로 스테레오 측정(아마 입체 시각 얘기인 듯하니 그 편으로 얘기하겠다)하기가 어렵다는 말 같다. 하지만 G.Williams의 원래 얘기는 그게 아니다. 인용문 일부를 다시 캐오면

하지만 기왕이면 세 개였다면 더 좋을 뻔했다.  우리 앞쪽에 있는 사물에 대해 입체적 시야를 가질 뿐만 아니라 뒤에 하나 더 달렸다면 뒤에서 부딪쳐오는 물체에 대한 위험을 감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뒤쪽에서 '사자가 나타났다'는 경고만 해 줄 수 있어도 된다.  입체적 시야까지 안 나가도 이득은 충분하다.  실제 곤충의 홑눈이 이런 역할이었다고 기억한다.
  생물은 어떤 기관을 발달시킬 때 그 기관에 적용되는 이론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눈 이론도 상당히 복잡하기는 하다.  하지만 몇 학자들이 논했듯이 현재의 척추동물의 눈을 진화시키는 데는 40만 년이면 충분하댄다. -.-
  더 좋은 예도 있다. 동물이 경사와 굴곡이 많은 들판을 별 문제없이 뛰어가는 것은, 쉬워 보여도 대단히 복잡한 과정이다.  눈에 들어오는 엄청난 정보량을 해석하고, 이에 따라 발 및 다리의 운동을 조절하여 평형을 유지하면서, 말이나 사자처럼 시속 수십 km로 달려갈 수 있다.  생물은 (생존 및 번식에 필요하면) 이런 복잡한 일도 해낸다.  사람이 이런 정도의 로봇을 아직 못 만들었지 않나.

  그리고 저도 인간의 현재 형태가 진화의 가장 궁극적인 형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동물의 특정기관이란 다른 모든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과 그 동물의 행태와 함께 생각해야한다고 보고있고요. 하지만, 눈과 뇌라는 두 기관은 상당히 고도로 특화되며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어온 기관이어서 좀 접어줄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그에 있어서 지향점은 뇌의 경우에서 보듯, 구조의 단순함이 중요한 지향점이었다고 봅니다. 눈에 대해 대입해조면, 눈도 구조가 단순하고 강인한 구조를 지향해야하므로 리셉터의 위치가 뒤쪽에 있는게 낫다고 볼 수 있고요. (영양공급 측면도.. 이것도 정말 이해가 안 되십니까? 앞쪽을 향한다면 혈관과 신경이 얽힐 수 있고 그래서 혈관의 구조도 복잡해진다는거? 발생적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현재의 상황보다는 확실히 더 복잡하고 그래서 관여할 유전자수도 많아지며 하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커질겁니다.) 

  눈을 왜 특별 대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기본적인 원리 및 작동 방법 및 모든 것이 다 알려져 있는데.  다른 동물의 눈과 공통된 광학 기구 원리와 진화 이론으로 다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인간 눈 구조가 원리적으로 연체동물형 구조에 비해 과연 더 간단하거나 더 강인한가?  지금보다 더 강인해지면 이롭다는 것은 망막 박리(눈이나 머리에 타격을 입은 후 자주 발생한다.  권투 선수의 직업병 중 하나래니까)가 증명해 주고 있고, 더 간단하지도 않다는 것은 맹점이라는 원리적으로 하나도 이로울 것 없는 가외의 불가피한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바로 보여준다. 영양 공급에서도 크게 이로울 점이 없다는 것은, 공막 안쪽의 혈관 구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 조직에 혈관이 따라붙어 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이거 도대체 몇 번 얘기했나?
  '앞쪽을 향한다면 혈관과 신경이 얽힐 수 있고... '란 문장을 보자.  혈관 얘기 또 나오지만, 이미 척추동물에서도 신경과 혈관이 같이 안구 속으로 들어가 있다.  심지어, 비로그인 님이 친절히 알려주신 그림에도 들어있는 것 같다. 

  어부님이나 Mizar, Frey(?)님이 읽은 저명한 학자의 책을 제가 안 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머리로 생각합니다. 학자의 말을 무조건 수용하고 그런걸 모르는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게 맞는지 좀 책을 덜 읽더라도 자신의 논리적 일관성을 튼튼히 하는 방향을 추구하는게 맞을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창조론은 분명 정통지식을 외면하는 문외한들의 치기이겠지만, 생물학의 중요한 발전이 생물학 바깥에서 나온 사례도 많습니다. 신경망의 피드백 행태, 수용장의 Gabor 필터산출 행태, 객체인식등의 메커니즘이 공학자들에 의해 예측되고 입증되어 왔지요.

  졸지에 머리 없는 생선 됐다.  참 대단한 토론 태도다.
  neuralix님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전문가실 것이라 생각한다.  리플을 보니 진화에 대해서도 상당히 정확하게 알고 계신 편이다.  하지만 漁夫가 학자들의 의견을 일단 존중하는 이유는 그들이 기본적으로 나에 비해 진화론과 생물학이라는 주제에 대해 오래 생각했으며 그 분야에서 훌륭하다고 여러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neuralix님의 의견(그리고 비로그인님의 의견)을 漁夫가 반박한 이유는 漁夫가 현재 아는 한에서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뿐이다.  어느 주제 연구할 때 관련분야 참고도서 제대로 안 본 사람이 학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가?  그리고 인용 부분 제대로 이해 못 하면 질문에 박살 나는 거 모르시는가?  
  정말 리플로 하신 주장에 자신이 있으시다면 진화 생물학회에서 한 번 같은 주장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jury들이 바보가 아니니 진짜 괜찮은 주장이라고 생각하면 journal에 실어 주든지 학회 발표를 허용할 것이다.  그런 전문가들이 OK 하고 의견을 달아준다면, 漁夫가 comment를 보고 납득하도록 노력하겠다.  [불행히도 현 상황에서는 이 이상 더 답을 친절히 달아 드려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  처음 글 세 개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漁夫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긴 하지만(불행히도 아니다), 아무나 Oliver Heaviside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정말 괜찮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그 분야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부터 납득을 시키시길.  漁夫가 호가호위한다고 반농담 하긴 했지만, 이건 '권위에 대한 호소'하고는 아무 상관 없다.  과학 분야에서는 기본적으로 다들 하는 '(기존 사례 및 이론에 기초한) 검증' 아닌가?

  漁夫

  ps. 이미 관심 없으시겠지만 하나 예를 들겠다.  폐경(menopause)은 인간에서 현재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아주 예외적인 현상인데, 이에 대해서 생리학자 Jared Diamond의 의견과 노화학자 Steven Austad의 의견은 거의 정반대다.  漁夫는 어느 편을 지지해야 할지 솔직히 아직 미지수다.  이런 대립되는 의견에서 한 편을 선택할 만큼 내공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눈 문제는 상당히 명쾌하며 알려진 공지 사실이 많다.  이 분야를 전공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편 의견만 명확하게 표시해서 버틸 만한 주제가 얼마나 되겠는가?

by 어부 | 2008/04/23 11:22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1) | 덧글(16)

맹점을 갖는 구조; 원리적으로 장점인지 아닌지

  안구; 사람과 문어의 눈 비교 및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에서 이어짐.

  Commented by 기분이상콤한걸 at 2008/04/20 15:12 #  
맹점을 가지는 구조의 장점만 다시 올려 드립니다. 윗글의 어느 부분에서 이미 언급/해결 하셨다느 건지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T.T 꾸벅

맹점을 가지는 구조( 렌즈쪽에서부터 신경세포층-시각세포층-일반세포층 )에 의해 나타나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 불확실한 지식 + 상상력 )

1. 신경세포층이 평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무관히 시각세포층은 평탄면을 형성할 수 있다.
2. 별도의 장치 없이 일반세포층에 의해 시각세포들이 고정될 수 있다.
3. 가장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시각세포들이 영양공급원 역할을 하는 일반세포층에 가장 가깝게 위치할 수 있다.
4. 가장 물질대사가 활발한 세포인 시각세포가 일반세포층에 근접하므로 원활한 물질출입이 가능하다.
5. 신경세포층이 시각세포층에 과다한 광량이 도달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해줄 수 있다.
6. 기타 ...
 


 
  일단 위에 거명한 글 두 개를 다 읽으셨다는 전제를 하고 출발하겠습니다. 
  제가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에 단 리플에서 '윗 글'은 안구; 사람과 문어의 눈 비교인데(문어 눈 칼라 그림 있는, 더 나중에 쓴 글), 혼동하셨을 수도 있겠군요.  여기서는 처음에 쓴 글을 '글 1', 나중 글을 '글 2'로 편의상.

그건 그렇고;

1. 말씀처럼 척추동물의 눈은 빛을 느끼는 부분이 공막(어둠상자) 쪽으로 정렬해 있습니다.  아래 그림 A 구조처럼 말이죠.
  그렇다고 문어처럼 반대방향으로 돼 있다고 정렬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간상 세포와 원추 세포의 높이만 잘 맞춘다면 빛을 느끼는 센서(옵신을 포함하는 부분)가 일렬로 정렬 가능합니다.  설사 사람이래도 B 식으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할 텐데요.  명확하게 하기 위해, 빛은 여기서 당연히 왼편에서 들어온다고 하고요.


  아니면 아예 센서만 정렬시켜 놓고 어둠 상자에 구멍을 뚫어 시세포와 신경을 뒤로 빼는 방법도 가능하겠지만, 생물에서 이게 구현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보기에는 위의 B는 척추동물의 눈에서도 원리적으로 구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군요.
 
 2. '글 2'를 보시면 인간에게 망막 박리 문제(어둠상자에서 스크린이 떨어져 나오는 문제)가 있음을 언급해 놓았습니다. 물론 척추동물 눈의 기본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어둠상자에 스크린을 더 밀착시키는 별도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바로 이 포스팅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것처럼, 기본 구조의 배열에 관계된 원리적 문제가 아닙니다. 별개의 문제죠.  
  [ 별개 문제입니다만 문어 눈 구조를 잘 보면, '어둠상자' 벽 내부에 신경이 통하고 있습니다(위 그림의 B 구조). 신경 끝에 시각 세포들이 묶여 있기 때문에 망막 박리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척추 동물보다 더 나아 보입니다.   ]
 

3,4. 영양 공급 문제는 '글 2'에서 혈관이 같이 가고 있다고 세 번 나왔으며 그 중 두 번에는 제가 강조까지 해 놓았습니다. 
 .. 물론 이 신경섬유와 신경절, 그리고 그것에 붙어 있는 혈들의 층은 극히 얇지만 이들 층, 특히 혈관 층을 통과하면서 약간의 빛이 유실된다.  그리고 신경섬유가 빠져나가는 구멍 부분(맹점)에서는 안 보인다. 
... 그러나 불행히도 적혈구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혈관은 무시할 수 없는 양의 빛을 차단한다.

  혈관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영양 보급/노폐물 회수겠죠.  척추동물 식 구조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5. 정확하게 답하려면 '스크린'과 시세포/혈관 등의 구조 중 어느 편이 강한 빛에 더 빨리 망가지느냐를 알아야 하는데, 만약 말씀처럼 스크린 세포가 더 빨리 망가진다면 개개 생물이 취하는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스크린 세포의 교체 주기를 늘리든지, 스크린 세포 자체를 더 강하게 개량하는 것입니다(생물에서 구조나 상황이 바뀔 때 이런 해결책은 매우 자주 나타납니다).  물론 말씀처럼 (사람이) 당장 바꾼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저는 원리적인 문제만 논했지 인간도 당장 눈의 구조를 바꾸자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요.
[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로 강한 빛이라면 제게는 어느 편이건 거기서 거기라고 보긴 합니다만, 원리와는 상관없는 얘기죠. ^^ ]

  리플 몇 개에서 이 문제에 대한 생각도 밝혀 놓았습니다만, 지금 어쩌다 보니 논의가 인간의 특별한 경우와 일반 공학 원리가 섞여 있습니다.  아마 인간의 눈의 출발점이 - 물고기 조상 시대부터 -  문어 눈 방식이었다면 거기에 맞추어서 세부 문제를 줄이는 식으로 되었겠죠(즉 지금과 스크린의 빛에 대한 민감도 등이 어딘가 약간 달라졌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이 물려받은 눈은 공학적으로 결함이 있는 - 결함이라고 생각 안 할 수도 있지만 - 구조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습니다.  글 2에 트랙백을 걸어 주신 세리자와 님의 글에서 보듯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진화의 방식은 항상 세부 구조를 개선하는 (즉 땜빵하는) 방법입니다.  기본 구조를 어쩔 수가 없는 이상 세부 구조를 개선하여 - 가령 스크린 앞을 덮고 있는 시세포/혈관 등의 두께를 줄이는 식 - 대응하지만, 그렇다 해도 원리적인 결함이 없어지지는 않죠.
 
  인간이 만든 카메라가 인간의 눈과 기본 구성 재료의 기능은 대응해도 구조가 엄격하게 같지 않은 이유는 공학자들이 이 점을 인식해서일 겁니다.

漁夫

by 어부 | 2008/04/20 21:26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2) | 덧글(22)

안구; 사람과 문어의 눈 비교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이 (제 기준에서) 댓글로 터져 나갈 지경이라서 빨리 다음 글을 써야 겠군요.

  권위가 없으면 호가호위라도 해야죠.

  ... 인간의 눈은 모든 면에서 쓸모 있게 잘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어떤 면을 보면 제멋대로이다.  우선 가장 두드러진 것은 눈의 개수로, 두 개의 눈이 가장 편리할 이유가 있을까?  왜 한 개, 아니면 세 개, 아니면 그 이상의 더 많은 눈을 갖지 않았을까?  물론 이유가 있기는 하다.  두 개의 눈이 한 개보다는 낫다.  눈이 두 개 있기 때문에 입체를 파악하고 주변환경에 대해 3차원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하지만 기왕이면 세 개였다면 더 좋을 뻔했다.  우리 앞쪽에 있는 사물에 대해 입체적 시야를 가질 뿐만 아니라 뒤에 하나 더 달렸다면 뒤에서 부딪쳐오는 물체에 대한 위험을 감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람의 안구 뒤쪽에는 6개의 작은 근육이 붙어 있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안구를 움직여주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6개일까?  카메라 다리가 3개면 충분하듯이 3개의 근육을 적절히 배치하면 충분했을 텐데.  눈의 수는 모자라고 그것을 움직이는 근육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데, 그 이유는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눈의 특성 중 유용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명백한 결함을 보이는 것도 있다.  망막의 원추체와 간상체에서 나오는 신경섬유는 뇌를 향해 안쪽으로 발달되지 않고 안구와 광원이 있는 쪽으로 나 있다.  신경섬유들은 안구 내에서 한 다발로 뭉쳐져 시신경을 이루고 망막에 있는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물론 이 신경섬유와 신경절, 그리고 그것에 붙어 있는 혈들의 층은 극히 얇지만 이들 층, 특히 혈관 층을 통과하면서 약간의 빛이 유실된다.  그리고 신경섬유가 빠져나가는 구멍 부분(맹점)에서는 안 보인다.  망막은 안구 바깥의 단단한 섬유성 공막에 느슨히 붙어 있어서 망막 분리 현상이라는 심각한 의학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만약에 신경섬유들이 공막을 통해 망막 뒤쪽에서 시신경 다발을 형성하였다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기능 면에서 더 논리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동물도 있는데 꼴뚜기와 오징어가 바로 그들이다(그림 A).  우리 인간의 눈은 다른 모든 척추동물들처럼 시신경이 망막에 거꾸로 붙어 있는 대단히 어리석은 구조를 하고 있다(그림 B).

  페얼리(18세기 목사
윌리엄 페얼리 얘깁니다) 시대에는 아직 꼴뚜기 눈의 구조가 알려져 있지 않았으므로 그는 이 문제에 대해 고심할 필요는 없었고 망막의 맹점만을 눈이 해결해야 할 하나의 문제점으로 다루었다시신경이 나가는 부분이 눈의 중간쯤에 위치하여 두 눈이 동시에 한 시야의 같은 부분이 보이지 않는 일이 없도록 되어 있다는 그의 생각은 옳다.  그 덕분에 적어도 눈 하나로 한 시야 내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적혈구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혈관은 무시할 수 없는 양의 빛을 차단한다.

  - George Williams, "The pony fish's glow", Brockman Inc., 번역 이명희, 두산동아, 25~27p.
 

  [ from http://cas.bellarmine.edu/tietjen/images/Eyes!.htm ]

  위에 보시는 것처럼, 문어의 눈은 신경이 망막/안구 바깥쪽으로 애초에 뻗어 있습니다.
  반복해서 얘기합니다만, 문어의 눈은 기본 구조 측면에서는 인간과 거의 동일합니다만, 세부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망막과 시신경의 위치 관계가 더 합리적으로 된 외에, 인간은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여 망막에 촛점을 맞춥니다만 문어는 (카메라처럼) 렌즈와 망막 사이의 거리를 바꾸어서 촛점을 맞추죠.  그리고 인간의 눈(및 시신경)은 뇌의 일부가 부풀어올라 형성되는 발생 과정을 겪습니다만, 이들의 눈은 피부 조직이 변형되었습니다.  순전히 다른 기관이 이렇게 비슷하게 진화했으므로, '상사 기관'이지 '상동 기관'이 아니죠.

漁夫



by 어부 | 2008/04/19 15:01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2) | 핑백(3) | 덧글(27)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

  포유류의 치아; 갈아 쓰는 횟수에서 가고일님이 이런 질문을;

Commented by
가고일at 2008/01/16 22:50 #
척추동물의 시신경 구조의 비합리성에 대해서도 한번 설명해 주실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Commented by 어부at 2008/01/17 00:02 #
이미 여러 군데에서 나오던 얘기라 - 특히 '눈먼 시계공'에서 두 페이지를 할애했기 때문에, ....
 
  바빠서 포스팅 거리도 별로 없는... 아이쿠. -.-  열포(열심히 포스팅) 해야죠!  비록 유명인(리처드 도킨스) 말의 재탕이지만 ... (언제는 안 그랬... 퍽! ㅠ.ㅠ)


  먼저, 척추동물의 눈은 기본적으로 렌즈(수정체), 상을 잘 맺히게 주변의 빛을 차단하는 어둠상자(안구), 상이 맺히는 필름 또는 스크린(망막), 맺힌 영상을 처리하는 컴퓨터(뇌), 컴퓨터로 영상 정보를 보내는 전선(신경)의 구조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한 비유가 실제와 엄밀하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만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어떤 엔지니어에게 '렌즈, 어둠상자, 스크린, 전선, 컴퓨터의 구조를 사용하여 영상 처리 장치를 만들어라'고 프로젝트를 주면, 아마 기본적으로 이런 그림을 그려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누가 아래 같은 구조를 만들어 왔다고 해 보죠;

 1)과 2)를 비교할 때, 2)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크린 앞에 전선(data 전달 line)의 일부가 나와 있기 때문에, 이것이 빛의 상당 부분을 가로막는다.
    (2) 전선이 상자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스크린을 뚫고 갔다.  이 부분은 당연히 상이 맺히지 않는다.

  최소한, 구조적으로 보면 1)보다 2)가 훨씬 합리적입니다.  같은 재료로 설계했다면, 2)가 1)보다 약점이 더 많은 구조죠.

  그러면, 이제 사람 눈의 (척추동물 눈의) 구조를 보시겠습니다.

(from http://www.schools.net.au/edu/lesson_ideas/optics/optics_wksht2_p1.html )

  동그라미 쳐서 화살표로 뺀 부분이 직접 빛을 감지하고 대뇌로 신호를 보내는, 눈의 핵심인 망막입니다. 
  그러면 망막의 실제 미세 구조는 어떨까요.
                                          (from http://www.macula.org/anatomy/retinaframe.html )

  빛이 들어오는 방향부터 말하면, 제일 먼저 신경 섬유가(전선), 다음에 시세포(전기 신호 발생기)가, 마지막에 빛 수용체(스크린)가 있습니다.  가만, 스크린이 제일 마지막에????  위의 그림 2)하고 똑같잖습니까? :^D  아하, 이런 비합리적인 구조를....

  물론, 사람의 눈(과 뇌)은 하바리나 엉터리가 아닙니다.  눈은 공돌이의 눈으로 보더라도 기본적으로 대단히 효율이 좋은 광학 기관이며, 보통의 카메라와 비교하더라도 장점이 대단히 많습니다.  가령 그 빠른 촛점 전환 능력이나, 표적에 집중하여 영상을 처리하는 능력이라든지...  그리고 위와 같은 구조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신경 섬유가 빛을 흡수하는 비율을 대단히 줄이거나 두 눈의 움직임을 교묘히 조합하여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맹점을 알지도 못하게 하는 식으로 약점을 최소로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의 눈(즉 척추동물의 눈)이 위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漁夫


by 어부 | 2008/04/17 22:10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1) | 핑백(7) | 덧글(42)

새의 골격; 내부 구조

  얼마 전까지 살았던 최대 조류에서 누렁별 님의 첫 질문은;

  땅 위에 사는 새의 몸무게는 500kg 정도가 한계인 모양이군요.  고래가 최대의 포유류인 것 처럼, 혹시 펭귄같이 바다에 살던 새 중에는 더 크고 무거운 종류가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상상해 봅니다. 

  이 문제를 지금 다룰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말씀처럼 더 큰 넘이 있었는데 모를 가능성하고, 원리적으로 안 되는 경우겠죠.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일단 새 뼈의 내부 모양은 포유류하고는 좀 다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http://www.dkimages.com/discover/Home/Animals/Birds/Anatomy/Skeletons/Bone-Structure/Bone-Structure-3.html 

  그러면 사람의 두 가지 경우와 비교해 보시겠습니다.  왼쪽은 정상 뼈의 내부 구조, 오른편은 골다공증(osteoporosis; 骨多孔症)에 의해 약해진 모습입니다.

                             ▲
http://www.nlm.nih.gov/medlineplus/ency/imagepages/17156.htm

  오히려 사람의 골다공증 뼈가 새 뼈의 내부와 비슷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새들이 사람의 골다공증 환자처럼 앓지는 않죠.  그 이유는 새들이 나는 데 특화되어 있어서, 몸 도처에 기낭(氣囊)이 있고 가벼운 깃털로 몸을 보호하며, 뼈 전체적으로도 위처럼 속이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체중이 작아서 뼈에 걸리는 하중이 적기 때문입니다.  뼈가 위 그림처럼 속이 텅 비어 있어서, 새의 뼈 중량을 다 합해 봐야 깃털 전체보다도 중량이 작다는 얘기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OzTL  [ 참고; 새 뼈의 강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품질 좋은 화석이 되는 데는 이 점이 상당한 장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새의 뼈도 그렇겠지만, 포유류의 뼈는 '멈춰 있는' 정적인 기관이 아닙니다.  대량의 무기물 창고로, 섭취하는 음식물의 상태 또는 필요에 따라 무기물이 축적되기도 방출되기도 합니다.  내부 골수 부분에는 뼈를 분해하는 파골(破骨) 세포가 있어서 필요할 때 뼈의 무기물을 뼈 밖으로 방출합니다.  파골 세포가 제대로 작용을 못 하면 소위 '통뼈'가 되는데, 이 경우 뼈 속의 공간이 부족해서 오히려 골절이 더 잘 일어나고 여러 문제를 야기합니다.


관계 별로 없어 보이는 얘기가 길었습니다.

by 어부 | 2008/03/06 23:02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1) | 덧글(10)

요주의!


  措大님의
악의적인 포스팅에 대한 반박을 아주 시원히 생각해가며 읽었던 무려 反MB 漁夫, 거기서 한 사람의 요주의 nickname이 아~주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기억만은 제대로 하고 있었는데 밸리를 배회하고 있다가 fireatwill님의 '소방서 군바리가 생각하는 숭례문 화재의 몇가지 오해와 의문점.' 포스팅에서 
어부의 레이더에 제대로 걸려들었으니~

  도대체 이 사람의 사고 구조가 어떤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漁夫

ps. 짤방은 다들 아시는 oldman님의 얼음집에서.

by 어부 | 2008/02/11 23:46 | 私談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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