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즈의 페이지(https://www.nytimes.com/live/2022/10/08/world/russia-ukraine-war-news)를 보면, 폭발 순간의 동영상 및 근접 촬영 사진이 있다.

https://youtu.be/vsQOYJAagY8 동영상에서는 불이 꺼진 후의 상태를 알 수 있다. 얼핏 보아도 2개 차로는 완전히 주저앉았으며, 교각이 멀쩡한지 확신할 수 없다. 철로도 교각 1개 이상 정도의 길이가 상당히 화재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안전을 생각하면 복구에 수 개월 걸려야 정상이다. (물론 러시아는 당장 기차 운송을 재개하고 남은 2개 차로의 통행을 재개하겠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너무 급하니 안전을 도외시한 조치다)
폭발 원인은 분명하지 않은데, 러시아는 폭탄을 실은 트럭이 통과하면서 터졌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폭발 순간의 영상을 잘 보아도 딱히 그런 듯하지는 않은데, 이 동영상(https://youtu.be/wBDUpNDO9OI?t=27. 4~5초 정도 시청)에서는 뚜렷이 화염이 오른편에서 퍼지기 때문이다. 문제의 트럭이 주범이었다면 폭발이 오른편으로 퍼지는 모습이 보여야 할 것이다.
어쨌건 크름 대교가 불안해졌다는 것은, 크름 반도의 생명줄에 전략적으로 심각한 위협이다.
아래 지도는 트위터 War Mapper 계정에서 10월 8일 러시아의 점령 구역과, 위키피디어의 북 크림 운하(North Crimean Canal) 경로를 구글 맵과 겹쳤다.

크름 반도로 통하는 길은 마리우풀-멜리토폴을 통한 철도/차량, 크름 대교, 그리고 세바스토폴 등으로 가는 해로가 있다. 이 중 얼마 전 멜리토폴의 철도가 공격을 받았다는 뉴스가 있는데, 다음으로 크름 대교가 공격을 받은 것이다.
이제 남은 중요한 전략적 목표물은 북 크름 운하이다. 이 운하가 중요한 이유는 2022년 침공 초기의 기사(link)에서 이해할 수 있다. 크름 반도에서 쓰는 농공업 용수의 대부분과 식수의 20% 정도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이 운하를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가 댐으로 막아서 공급을 끊자, 푸틴이 크림 대교를 건설해 열차와 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었다. 드네프르 강의 북안을 러시아가 현재처럼 통제하는 한, 크름 운하의 물길을 2014년처럼 우크라이나가 차단할 수는 없다. 헤르손을 포함한 강 북안을 우크라이나가 탈환하면, 운하의 물길마저 끊을 수 있는 셈. 이러면 보급선이 사방에서 고립되는 데다, 생산 및 일상 생활에 필요한 물까지 상당수 차단된다. 해상 운송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모스크바함의 침몰로 이미 증명되었으며, 자포리자와 헤르손 방면에서 우크라이나가 남진하면서 미사일 영향권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전략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서서히 점령지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2014년 점령지마저 우크라이나에게 뺏기면 러시아는 무슨 수를 쓰려 할까?
漁夫
덧글
메콩강의 물길에 손을 대는 어떤 나라가 생각나고
싱가포르로 들어가는 물줄기를 꽉잡고 싱가포르를 길들이고(?) 있는 어떤 나라가 생각나는데....
전쟁 이전에 "이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엿을 멕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제 와서 본다면야 '선구안'이라고 하겠지만, 2014 년 정도 기준으로 본다면 마치 도발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우크 본토까지 막장을 만든 이상, 우크 입장에서는 2014년 점령지를 탈환해도 시원찮겠지요.
하지만 크림반도를 수복하는 데 정말로 성공한다면 푸틴은 정치적 존립의 위기를 맞긴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