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더민당 모 교수 영입건 때문에 결혼 제도에 대해 말이 많은데 몇 가지는 확실히 하자. 현존하는 다양한 유형의 인간 사회와 인간의 신체 구조를 검토한 결과는
- 사람은 극단적인 난혼(아버지가 누군지 전혀 모르는) 체제는 아니다. 그걸 시도한 작은 사회는 있었으나 유지되지 못했다. (대인배; 인간 자체를 바꿔 보려고 했던 '친구'들)
- 반대로 일처다부제 사회는 상당히 오래 존재한 적이 있다. 하지만 현대 OECD 국가의 환경에서는 오래 가지 못한다. (일처다부제(polyandry) ; 사람에서 관찰된 사례)
- 수렵 채집 사회에서는 현대 OECD 국가보다 간통이 더 빈번하다. 그러나 결혼 제도 자체는 존재한다. (물론 아시다시피 결혼 가능성이 온갖 것과 거래된다. '정략 결혼'이란 말이 왜 있겠는가?)
- 농업이 들어오고 국가 제도가 생기면서, 사회 상위층과 하위층의 남자 사이의 성적 불평등은 엄청나게 증가했다. 심지어 로마나 중세 유럽처럼 중혼이 법적으로 금지된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현대 OECD 국가는 인류 역사상 '성적으로 가장 방정한' 사회에 가깝다. 그래도 많은 통계는 대략 5~15% 정도의 아이는 결혼(혹은 여성의 정기적 성적 파트너) 관계 밖에서 생긴다는 것을 알려 준다.
- 상당히 일관되게 나오는 경향은 여성의 파트너가 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생물학적 친부가 아닐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 국가 사회의 일부일처를 제도화한 것은 남성이고 이는 전적으로 남성'들'의 이익에 합당하다(더 정확히는 여성보다 남성이 이익을 더 많이 본다고 하겠지만). "Which woman would not rather be John Kennedy's third wife than Bozo the Clown's first?"라 말한 인류학자가 있다. 참고로 그 분은 여성이다.
- 나 같은 평민 남성들의 대다수는 거의 모태 쏠로로 살아야 할 것이다. 실제 중세 농민들 상당수는 '운 좋으면' 결혼할 수 있었다. 그것도 거의 40세를 넘어서.[1]
- 현대 사회 대다수는 일부일처제라, 그렇지 않은 현대 사회와 비교 연구가 어렵다. 하지만 수렵 채집 사회에서는 일부일처제를 제도화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례가 있다. 이 부족은 내부 갈등이 상당히 감소했고, 그 결과로 주변 다른 부족과 전투에서 대개 이겼다.[2]
- 유럽은 동거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해 주고 있다. 내가 흥미롭게 본 기사는 동거 커플의 권리를 (내가 보기엔) 거의 결혼에 준하도록 법적으로도 더 인정해 달라는 청원(아마 소송을 통했나)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거 보면 부부와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독일여자의 전통적인 하루 with 남친
내 느낌; 그냥 결혼하는 게 편하지 않겠어?
합의가 안 됐다면, 어느 편이 그걸 싫다고 했을까?
인간은 수컷이 장기적으로 새끼와 암컷과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상당히 예외적인 포유류지만, 그래도 다른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암컷이 새끼에게 물질적/정서적으로 더 기꺼이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결혼 제도는 이 현실을 확인해 줄 뿐이다. 만약 굳이 그걸 없애려 한다면, 상당수의 남성뿐 아니라 '평균적으로는 더 이득을 볼' 여성의 상당수 역시 만족스러워 할지는 의문스럽다. 안 그래도 남성이 여성보다 자식에게 평균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덜 투자하는데, 제도적으로 그걸 더 조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
漁夫
[1] 피가로의 결혼의 초야권 얘기는 왜 나왔는가? 중세 마을 여성의 상당수가 영주 직속 성으로 가 하녀가 되거나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은 영주가 '맘대로 건드릴' 수 있었다.
[2] 전투에서 이긴 이 부족민이 한 것? 패한 부족의 여성을 데려와 second로 삼았다 (...)
덧글
최근에는 코소보 사태에서 피난해 있던 모든 남자 무슬림들을 다 죽여 버린 케이스가 있었지.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D%BC%EB%B6%80%EC%9D%BC%EC%B2%98%EC%A0%9C%EB%A1%9C-%EC%9D%B4%EB%81%88-%EC%A3%BC%EC%9D%B8%EA%B3%B5%EC%9D%80/
여기 참고 링크에 따르면 일부다처혼을 하는 집단이 일부일처제를 하는 집단보다 성병에 감염되기 쉽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하네요
거기에다 다처혼으로 인해 근친혼을 하기 쉽다는 이야기도 있고요.(실제로 과거 다처혼을 중요시 여기는 FLDS라는 종교에서는 다처혼을 위해 근친혼까지 하니 희귀한 유전 질병에 걸린자가 생겼다고 하네요.)
문제는 인류 계열이 어떤 경로를 밟아 현재의 (대충) 일부일처에 도달했는지입니다. 추측하기는 그리 쉽지 않고 지금 가장 설득력 있는 결과는 영장류의 다른 종들과 비교해 본 연구에서 나왔습니다.
한국은 여러 모로 짝을 찾는 남성들에게 불리합니다. 지금 20~30대는 한국에서 가장 남초인 연령대기도 하고요. 제가 이 연령대라면 한국에서 여성을 찾으려 하지 않을 듯합니다. 웬만큼 뛰어나지 않으면 힘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