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1 00:32

코로나 2019 ] 검체 분석 방법과 고려 사항 Views by Engineer

  코로나 시리즈의 7편.  1~6편은 아래와 같다.
  이번 편은 현재 검사 방법 및 정확성 등을 보자.

  전염병 방역에서 빠른 진단 후 격리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 코로나19의 확진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대충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나는 이 편 전문하고 거리가 머니 혹시 틀린 점 있다면 독자께서 보완 부탁드린다. 

   (0) 검체는 코, 그리고 가래처럼 좀 더 깊은 곳에서 채취; 기도 상부와 인두 부근에서 바이러스 농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2 sample 기본.
   (1) 채취 검체에는 바이러스 외에 대상자의 세포 등도 섞여 있다.
   (2) kit로 RNA를 분리해낸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NA가 유전 물질인 RNA virus기 때문임)
   (3) RNA에서 DNA를 얻는 역전사 효소(reverse transcription enzyme)를 써서 상보적인 DNA(cDNA)
       를 얻는다.
   (4) 적절한 kit(진단 시약)를 사용해 바이러스 유래 DNA를 PCR(link)로 증폭[1]. 
   
  보통의 PCR 기술은 표적 DNA를 매우 잘 증폭하는데, 이래서는 검체 내부의 바이러스 유래 RNA의 양을 제대로 알 수 없다[2].  감염자가 바이러스 유래 RNA의 양이 많다는 것을 이용하여 진단을 하는데, 정량이 제대로 안 되면 곤란하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농도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든 방법이 정량 PCR(quantitative PCR; qPCR) 혹은 실시간 PCR(Real-time PCR; RT-PCR)다. 가장 간단한 방식은, DNA에 붙는 형광 물질을 이용해 증폭되는 DNA의 양을 형광 세기의 증가로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실제 지금 검사실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이 link 참고)
  여기서 핵심은 바이러스의 RNA에서 온 DNA임을 확인하게 해 주는 kit로,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돌연변이가 거의 안 일어난 구역이어야 한다.  kit에 대해선 여러 고려 사항이 많은데, 우리 나라는 여기에 빨리 대응했던 것.

그 kit는 이렇게 생겼습니다[3]


  국내에서 세계 최대량의 검사를 매끄럽게 해내는 원동력을 직접 들어 보자.  좀 길기 때문에 중요 부분만 남기고 상당히 생략했다.
   
[기획] 메르스 때 못했던 민간기관 검사, 코로나19에는 달랐다(link)

[전략]  ... 중국이 코로나19(SARS-CoV-2) 유전자 염기서열을 공개하기 전까지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분자진단법을 개발하지 못했다. 그리고 중국이 코로나19 유전자 정보를 공개하자 우후죽순처럼 검사법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도 대응해야 했다. 그동안 마련한 일련의 제도를 통해서 분자진단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1월 20일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확진됐다. 그날 바로 진단검사의학회는 코로나19대응TF를 구성하고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진단관리과와 기존 분자진단법을 검토하고 평가해 최적의 검사법을 선정했다....

...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여서 변이가 심하다. 분자진단법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게 표적 부위 돌연변이(target site mutation)에 의한 위험성이 생기면 안된다... 그런데 많은 검사법이 변이가 심한 엔진 쪽을 표적으로 삼고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분자진단법이 대표적이다... [CDC의 초기 실수에 대해] 미국은 진단시약 여러 개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반면 중국은 초기 진단시약업체가 난립하면서 문제가 많았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진단시약을 쓰다 보니 코로나19 검사 민감도가 50%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 지난 1월 27일 진단검사의학회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분석센터, 국내 진단시약제조업체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 그 자리에서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분자진단시약(옮긴이 주; 이것이 kit임)을 만들어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자리에 모인 업체들 중 일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4개 업체가 진단시약을 만들어서 제출했지만 1개 제품만 통과했다[3].

... - 검사기관도 빠르게 확보했다. 지난 [2월] 7일부터 46개 민간기관에서 코로나19 rRT(real time Reverse Transcription)-PCR 검사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총 77개소가 하고 있다.
... 이처럼 진단검사의학회가 검사기관 정도관리를 위해 노력한 지 20년이 넘었다. 우리나라 진단검사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MD(Medical Doctor)가 진단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나라도 많지 않다.
... [일본과 비교해]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때 한일 양국 대처가 완전히 달랐다. 우리나라는 당시 PCR을 할 수 있는 장비를 보급 받은 기관이 엄청 많다. 반면 일본은 간이키트로 대응했다. PCR 검사 역량을 갖춘 기관이 많지 않다. 일본보다 우리가 검사 기반이 잘 돼 있다. 일본은 민간기관의 역량 확보도 안 돼 있고 긴급사용승인제도도 없다. [4]


이럴 때는 국뽕이 해롭지 않습니다


  1월 20일과 2월 7일이면 우리 나라의 유행에서 정말 이른 시점이다.  이 분들이 미리 애써 주신 덕에 검사 속도가 세계 최고를 찍고, 힘들기는 하더라도 이환 가능성이 높은 신천지 신도 등을 거의 전수검사하여 전염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리도 급하게 대응했으니, 1편에서 언급했던 민감도(sensitivity)와 정확도[5] 등에 문제가 있지 않냐 의심할 수 있다.  앞 기사 뒷 부분을 보자.
 
[ 옮긴이 주 ] 여기서 'Ct값'은 '(number of) cycle threshold'의 약어다. 앞에서 설명한 형광 방법에서, DNA에 결합해 증폭된 형광 물질의 농도가 일정 수준(threshold)을 넘어야 검출이 된다.  Ct값은 이 기준을 만족시키는 데 필요한 증폭 과정(cycle)의 횟수로 정의한다.  따라서 Ct 값이 크면 원래 검체의 바이러스 농도가 낮았다는 말이다.

[전략] ...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진단검사법의 ... 민감도는 최소 95% 이상이다.[6] 진단검사의학회에서 중앙판정단을 운영해 일부 애매한 결과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100% 완벽한 검사는 없기 때문에 Ct값을 봐도 애매한 경우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의가 모여서 논의해서 정할 예정이다.

- 코로나19 환자 중에는 rRT-PCR Ct 값이 양성과 음성 경계선을 오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양성이어도 전염력이 없는 기준을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도 나온다.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에 가장 앞서 있는 독일 그룹이 코로나19의 경우 Ct값 31 이상이면 세포 배양했을 때 감염력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임상적 민감도도 감염력으로 평가해서 Ct값 31을 기준으로 끊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조금 위험할 수 있다. 세포와 인체 감염력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또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 
  또 Ct값이 비교적 정확한 값이긴 하지만 검사에 따라 1~2 정도는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31이 32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어쩔 수 없는 검사의 한계다. 버퍼 존(buffer zone) 없이 Ct값 31 기준으로 감염력을 평가하기 애매하다. 진단시약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Ct값 35를 기준으로 양성을 판단한다....

  1편에서 설명한 '애매한 기준' 등의 얘기가 나오는 것을 주목해 주시라.  여기서 '버퍼 존'은 한 번에 양성과 음성을 판단하기 곤란한 영역으로, 보통 다시 측정(재검)을 하고 여기서도 어려우면 전문의들이 논의한다고 나와 있다.  다 위양성과 위음성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감염 초기에는 바이러스 배출이 적기 때문에 여러 번 음성으로 나타났던 사람이 양성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고, 어느 고정된 시점에서 채취한 검체의 분석만으로 잡아낼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진단 검사 방면에서 메르스 사태를 교훈삼아 현재의 실적을 일궈 낸 의사 선생님들, 진단 kit 제조업체, 공무원 분들께 다시 감사드리고 싶다.  이 분들 덕에 방역 정책에 매우 큰 유연성을 갖고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이다[7].  이를 기반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전세계적인 찬사를 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漁夫

[1]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은 소량의 DNA를 크게 증폭하여 늘리는 기법이다.  위에서 링크한 나무위키 페이지를 참고하라.
[2] 감도(sensitivity)가 지나치게 좋은 분석 방법으로는 정량이 잘 안 된다.  가령 대상이 0.0001만큼 있건 0.1만큼 있건 모두 신호(signal)가 100으로 빵빵하게 포화되는 분석 방법으로는 둘을 구분할 수가 없다(즉 정량 분석이 불가능하다).  PCR은 소량의 DNA를 매우 양을 늘리는 데는 좋으나, 이것이 해당 검체 정량엔 오히려 좋지 못하다.
[3] "24시간이 모자라"…韓 진단키트 해외서 '러브콜'(link).  Kit 제조 업체는 3월 10일 현재는 더 늘어났다.
[4] 민간에 검사장비가 깔려 있다는 것이 이런 비상 시점에서 큰 차이를 낳을 수 있다.  일본에서도 알 사람은 다 아는 모양이다.  이 링크(link)에서는 오사카 대학에 재직하는 일본 면역학 1인자라는 분의 인터뷰를 볼 수 있는데, 같은 점을 지적한다.
[5] 시리즈 1편에서 적지 않았는데, 정확도(accuracy)는 '검사가 참말을 할 확률'이다.  즉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위양성과 위음성 두 경우니까, 전체(1.00)에서 위양성과 위음성 확률을 빼면 된다.
[6] 아직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정확히 공개된 수치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메르스에 대해선 값이 알려져 있다. 이 링크(link)를 보면 메르스에 대해 민감도 93.6%, 특이도 99.6%라 한다.  코로나19에서는 위 기사에서 최소 95% 이상이라 했으니 더 나은 셈.
[7] 검사를 충분히 할 수 없으면, 정책 수행에 큰 불확실성이 온다.  당장 의심 환자를 제대로 진단해야 격리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이게 갑자기 수백 명 쌓이면 무슨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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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위장효과 2020/03/11 01:35 # 답글

    진단검사의학회가 임상병리학회라는 이름으로 있을 때부터 주요 병원의 검사실 정도 관리Quality Assessment를 매우 철저하게 했었죠. 일정 규모 이상의 LAB은 의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기들에 대해 매달 정도관리해야 합니다. 아예 유관학회로 대한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가 따로 있을 정도고요. 아마도 매달 하는 건 표본검사(주요 기기는 전수조사하던가...하여간)인 걸로 기억합니다만.

    어느 정도냐면 저희때까지도 임상병리학(그러니까 진단검사의학) 강의 챕터중 하나가 "병리검사실 장비에 대한 정도 관리"였을 정도입니다. 의과대학수준에서 개론이나마 정도 관리를 가르쳤단 거죠^^.(뭐 의사국시에는 출제되지 않는 분야이긴 하지만 ^^)
  • 漁夫 2020/03/11 01:47 #

    아무래도 제 직업 분야다 보니, 더 관심이 갈 수밖에요.

    QA/QC가 상당히 까다로운데, 가장 기본이 정기적 calibration이죠. 그런데 귀찮아서 은근히 이거 잘 안해요 ㅎㅎ
  • 위장효과 2020/03/11 01:50 #

    PK실습때 보여주시던 건데...매달 캘리브레이션한 거 장부에 적어놓고 그걸 또 정기적으로 제출해서 검사받고 그러던 걸로 기억합니다^^. 의료기관 평가하고는 별개로 학회 차원에서 수십년째 해오던 거라서 현장에서는 익숙할 걸요^^.
  • 漁夫 2020/03/11 01:53 #

    bio쪽이야 인간 생명을 다루다 보니 calibration이 매우 철저하게 자리 잡혔는데, 일반 고분자 업체들에선 그 정도는 아니다 보니 대개 귀찮아합니다. bio엔 IQ/OQ(operational qualification)가 없인 아예 장비를 못 파니까요.
  • 타마 2020/03/11 09:32 # 답글

    국내 의학계 뽕에 취한다~
  • 漁夫 2020/03/11 20:16 #

    캬, 주모~~~~~~
  • MoGo 2020/03/11 13:34 # 답글

    잘 읽었습니다. 링크해주신 박사님 글도 잘 읽었습니다. 근데 문제됐던 건 캬파에 한참 못 미치는 진단 의뢰여서 후생성에 불만이 많았던 거 아니었나요? 지난달 말이었나 왜 이렇게 진단이 안 되냐고 기자가 연구실에 문의를 했더니 하고 싶지만 진단할 검체가 없어..라고 해서 도대체 왜 안 넘기는 거냐 이러고 말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그나마 좀 하고는 있는 것 같은데, 감염학 쪽 투자를 하는 것도 해야 되겠지만 있는 것도 활용 안 하는 건 결국 정부의 목적이 다른 방향이었다는 것밖에 안 되서. 인터뷰 말미의 관료제 폐해에 대해 토로하시는 부분이랑 어느 정도는 맥이 닿아있는 얘기라고 봅니다. 결국 자신들이 정한 정책방향에 어울릴 얘기를 해줄, 그것도 비전문가들로 채워서 뭐가 되겠냐는.
  • 漁夫 2020/03/11 20:22 #

    아마 양편 다였으리라 봅니다. http://naver.me/IIdprPX5

    "특히 신문은 현대 의료의 기초는 조기발견이지만, 코로나19처럼 치료제가 없는 병은 "조기 발견해도 반드시 조기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의료(입장에서)로서 본다면 검사를 하는 의미는 희미해진다"는 논리를 펼쳤다."

    검사 하는 이유는 추가 전염을 막기 위해서기도 하고, 가끔 급격히 악화하는 수가 있어서 적절한 치료를 하기 위해선데 좀 이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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