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2 17:32

노화의 진화 이론(23c-2) - 인간이 극단에서 보여 주는 모습 ㄴ노화(老化)의 진화 이론


 * 'Evidence for a limit to human lifespan'[link at nature]
 * '미국 연구진 "인간의 평균 최대 수명은 115세"'[한국일보]

  이 글만 봐서는, 아마 내가 평소에 주장하던 대로 '인간 수명은 어느 정도 한도가 있다'는 의견을 지지한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데 좀 우연이지만, 페북에서 인기 있는 '시바의 유전학' 페이지에서 근래 이런 글을 게시했다. (link)  Nature 논문에 상당한 통계적 오류가 있다는 말.  네덜란드의 한 신문 기사(link)가 이를 지적했다고 한다.

‘De mens zal niet ouder worden dan 115 jaar’
 
Dat meldde het wetenschappelijk toptijdschrift Nature woensdag. Maar klopt het wel?



  걱정 마시라. 구글신께 경배를 드리면 된다.  믿어보자. (link)

‘'Man will not grow older than 115 years'
  That is what the scientific top journal Nature Wednesday reported. But is it right?’

    
  다행히도 네덜란드어와 영어가 호환이 매우 잘 된다.  문학 수준이야 아니겠지만 이런 과학 기사에서는 요점을 파악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우선 네이처에 실린 그림부터.  caption은 역시 구글신께 신탁을 드리자. 

  1. 'The trend towards ever-older record elderly people has been shown, shows the most important graph in the Nature publication. The summit was reached around 1995.'


  Nature 논문의 교신 저자인 Jan Vijg는 "You do not really need statistics if you can see it with your own eyes. The kink is about 115 years old, in 1995. In other words, we have already reached peak age."(직접 보시면 굳이 통계까지 필요가 없어요.  전환점이 대략 115세 정도고, 1995년에서 나타납니다.  다른 말로, 우리는 이미 최고 연령에 도달했어요)
  
  
  기자와 Jan Vijg가 정확히 어떻게 말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믐 적어도 두 가지 문제가 있다.

  1) 최장 수명으로 '더 수명 연장이 가능하다'고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  심지어는 이보다 훨씬 나은
     Gompertz curve의 기울기조차도 외부 환경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제는 지겨우실, 한국인의 사망률 그래프다.  여기서 대략 40대 이후의 직선의 기울기로 종간
     노화 속도를 비교하는데, 사람은 대략 사망률배가 시간(MRDT)이 8년 정도라고 많이 얘기했다. 
      하지만 이건 '선진국' 얘기고, 대략 1990년 기준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대략 20년이라고 한 
     다.  그렇다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선진국 사람보다 2배 이상 천천히 노화하겠나?
       최장 수명은 거의 100년 전 이상 태어난 사람들의 일생 환경 이력에도 많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앞 포스팅처럼 연령에 따른 사망률을 비교하는 것이 훨씬 믿을 만한 방법이다.  애초에 MRDT를 
     많이 쓰는 이유가 최다 수명 자체가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장 수명'은 표
     본의 크기가 크면 그에 따라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빠지지 않을 지적이다.

  2) 네델란드어 기사에서 바로 다음에 지적하듯이, 원 데이터에 진짜 '경계선'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해당 논문 자체에서 제공한 더 큰 data에서 나온 그래프를 보자.
  
  'caption; in the appendix of the Nature publication there is another chart, based on more data. In that, kink is less clear.'

  점 두어 개가 'outlier'라고 본다면, 감소세가 훨씬 분명하다.
  색만 통일하고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caption; without color and trend lines, there is nothing left of a change in the maximum age.'

뭐 그러하다 ㅎㅎㅎ


  이 문제가 빠른 시간 내에 결말이 날 듯하진 않다...
 

  漁夫

   ps. 여기서 보듯이, 통계 분석으로 결론을 뽑아내야 할 때는 매우 유의해야 한다.  좀 '애매한 분야'에서는 어떻게든 출판하려는 동기가 꽤 크기 때문에, 소위 '재현성 위기' 문제가 부각된 지도 좀 시간이 흘렀다.  이런 문제 제기가 과학 연구 관행에 얼마나 경종을 울릴지 두고 볼 문제다.

덧글

  • KittyHawk 2018/07/02 17:53 # 답글

    결국 노화방지/회춘 모두 달성하려면 직접 인간의 몸에 손을 대는(그것이 사이버네틱적이건, 바이오테크적이건) 사이보그화 뿐인걸까요? 현재도 부지런히 연구 중인 인공근육, 인공심장/신장 등을 IBM이 그 위력을 맛보기로 보여주는 왓슨과 같은 존재들의 도움으로 집대성한다면 어느정도나마 말이 될 법한 그림을 보여줄법도 할 텐데...
  • 漁夫 2018/07/03 11:46 #

    빠르게 하려면 그렇지요.
    하지만 인위적으로 그러지 않더라도 지금 추세로는 적어도 선진국에서는 앞으로 10세대 정도만 지나도 거시적인 효과가 보일 겁니다. 점점 더 애 늦게 낳으니까요.
  • 소드피시 2018/07/02 18:57 # 삭제 답글

    초고령자에 관한 연구 자체가 어려운 걸 넘어서 결론이 맞는지를 검증하는 것조차 어렵단 말이네요. 변인통제도 힘든데 모집단 수조차 작아서 그런가. 근데 인간의 한계수명을 연구하는게 노화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과 중요한 관계가 있나요?
  • 漁夫 2018/07/03 11:47 #

    응 정확. 검증이 어렵지.
    정량적으로 '얼마'인지는 정확한 연구 및 판단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비록 메커니즘과는 상관이 없더라도 중요하지. 기초 물리학 같은 의미라고나 할까?
  • 위장효과 2018/07/03 20:10 # 답글

    몇 살까지 사느냐도 중요하긴 한데...진짜 중요한 건 주요 장기들 기능이 떨어지는 시발점을 몇 살까지로 연장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지만 이미 사람은 20대를 넘어서면서 노화가 시작되는지라...그게 확 눈에 들어오는 시기가 40대이고 그 결과물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게 70대)

    그러니 적당히 살다 적당히 가는 것 자체가...행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KittyHawk 2018/07/03 22:23 #

    하지만 진시황의 경우처럼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면 인간이 품위를 유지하기란 곤란해서...
  • 漁夫 2018/07/03 22:29 #

    위장효과 님 / 그건 진짜 신체의 전부를 개선하자는 말이라서, 사람 자체가 달라지기 전엔 해결이 안 돼요. -.-

    KittyHawk / 그나마 좀 나아진 점은, 지금은 건강 검진이 활성화되어서 문제가 크게 번지기 전에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 위장효과 2018/07/04 09:23 #

    노화에 대해서는, 어부님이 그동안 정리해두신 게 제일 정답에 가깝다고 봅니다-많은 학자, 특히 진화생물학자들의 연구를 일반인 보기 좋게 다이제스트^^-

    결국 생명체에게서 노화란 당연하게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란 걸 모두가 받아들여야하는데 그게 안된다는 거죠...(그러니 그런 뻘짓들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겠지만...)
  • 漁夫 2018/07/04 21:38 #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래도 사실 전혀 '직관적'은 아니어요. 외부 사망이 전혀 없고 노화 없는 집단에서 시작해도 결국은 노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쉽게 납득할 리가 없죠...

    당장 '젋을 때 좀 골골할래 아니면 일찍 죽을래' 양자 선택을 시키면 어느 편들을 택할지.... ㅎㅎ
  • 질문있어요 2018/08/01 06:21 # 삭제 답글

    어부님 질문이 있습니다. '수명의 증가가 젊은 시절의 활력을 떨어뜨린다'고 하셨는데, 그게 노화의 다면발현 이론으로부터 어떻게 유도가 되는 결론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어부님 글을 읽었는데 '젊은 시절의 활력 감소'에 대한 설명은 못 본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젊은 시절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게 무슨 의민지도 궁금합니다. 제 생각엔 '옛날의 인간은 젊은 시절에 비글처럼 방정맞게 뛰어다니곤 했지만 거듭된 수명연장의 결과 젊은이들이 나무늘보처럼 축 처졌다. 그 결과 지적능력과 진취성의 심각한 감소가 초래되었다.'라거나, 아니면 '젊은이들이 운동능력과 지능이 감소해서 학습속도가 떨어지고 운동수행능력이 감소한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제 말이 맞는지요??? 만약에 '이기적 유전자'에서 나온 말마따나 수백년 단위로 출산연령을 10년씩 늦춘다고 하면 수천년 뒤의 사람들은 젊은 시절에 골골대고 그러는 건지 궁금하네요 ㅎㅎㅎ
  • 漁夫 2018/08/03 13:26 #

    사람의 기초 대사량(아무 것도 안 해도 몸의 자체 보수를 위해 사용하는 칼로리)은 대략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다른 말로 자신의 몸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그 정도의 에너지는 섭취해야 합니다. 이 에너지 안에서 먹이 채집 활동, 번식, 몸의 보수 등을 나누어 쓰죠.
    노화가 진화하게 된 기본적인 전제는 '이 에너지 한도 안에서 유전자 전파를 최대로 할 때 번식과 보수 중 어느 편으로 할당하면 좋을까'입니다. 번식을 최대화하려면 보수가 줄어드니 몸의 활력(혹은 건강)은 시간 경과에 따라 급격히 감소합니다(전형적인 예는 안테키누스 같은 일회생식). 반면 그 반대 극단은 포유류 중에서는 사람이나 북극 고래처럼 실제 10여 년 이상 살지 않으면 번식도 할 수 없는 경우죠. 체급이 비슷한 것으로 고르자면 - 보통 몸이 크면 기본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초 대사량이 증가합니다 - 침팬지와 인간은 체급이 그리 많이 다르지는 않습니다만 인간이 현저히 더 오래 삽니다. 인간이 몸을 보수하는 데 더 투자한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이것을 '지능'과 섞어서 생각하면 안 됩니다. 몸을 보수하는 것은 지능의 진화하고는 별 상관이 없어요. 가령 제가 시리즈에서 든 사례 중 하나인 fulmar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살지만 아무도 fulmar가 사람보다 더 똑똑하다곤 보지 않겠죠. 단 사람의 평균 수명이 지능이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는다고 가정하면, 뇌가 완전히 성숙하는 연령이 지연되면서 그 전의 같은 연령 기준으로 지능이 약간 떨어질 수는 있겠습니다. 육체적 건강과 능력도 약간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요.
  • 질문있어요 2018/08/03 16:04 # 삭제

    그렇다면 수명이 늘어난다 해서 어린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이 골골대고 덜 진취적이 될 일은 없겠군여 ㅎㅎㅎ
    다만 신체의 발달이나 정신적 성숙이 지연되는 건 있겠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
  • 크흠 2018/09/08 15:51 # 삭제 답글

    사람은 20세쯤 성적성숙이 완료되는 것 같던데요. 만약 40세쯤 성적성숙이 완료된다면 노화도 그에 비례해서 2배 느리게 진행될까요? 아니면 성적성숙이 되는 기간에 대해 기하급수적으로 느리게 노화가 진행될까요? 그에 대한 자료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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