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3 01:03

[경제] 골목의 전쟁 책-과학

골목의 전쟁 - 8점
'김바비' 지음/스마트북스


  이 책은 우리 주변 '골목'에서 보는 경제 현상에 촛점을 맞추었으며, 여기의 외부 링크로 올라 있는 김바비 님(http://blog.naver.com/breitner/)께서 블로그에 이미 적은 글들을 기반으로 한다.  김바비 님은 네이버에서도 손꼽힐 만한 경제 블로거시다.
  이 분의 글 스타일은 내가 구구절절이 설명하기보다는, 바로 위 링크를 직접 들어가 보시길 권하겠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1].

  경제 교양서들에 관심을 가졌다면, 눈높이에서 충실하게 설명한 교양서를 몇 개 더 보신 분도 계실 것이다.  우선 상당히 균형이 잡혔다고 추천할 만한 것은 '경제학 콘서트 (1)'인데, 주로 개인 등 '작은' 경제 주체들의 선택을 다룬다[2].  '경제학 콘서트'의 강점이라면 처음에 경제학의 기본 가정을 - 인간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것과 수요/공급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 - 다루고, 거기서 커피의 가격 및 역사적인 사례인 경작지 지대(rent)의 설명 방식을 전개했다는 것이다.  모든 경제 현상을 이 기본 가정으로 설명해 나가며, 책 전체의 논리적 정합성은 그 점에서 나온다.
  이 책처럼 도시의 경제학을 설명한 다른 책은 경제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다[3].  글레이저는 이 책보다 좀 더 넓은 범위, 즉 도시 전체를 놓고 왜 인류에게 도시 생활이 이로운지 특정 도시가 왜 흥망을 겪는지를 설명한다.  반면 이 책은 더 범위가 좁다; 예를 들자면, 도시 내부에서 골목 상점과 대형 마트의 경쟁, 스타벅스는 왜 한국에서 미국보다도 가격이 비싼지 등을 설명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이라면
 
  1. '현재, 한국'의 얘기다.  바로 2017년 현재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밑바닥에 깔린 이유를 살펴본다는 점이다.  많은 교과서나 교양서들은 이렇게 우리 곁, 현재의 사례를 사용하지 못한다.  한 예로 경제학 콘서트(1편)의 맨 첫 얘기가 카푸치노인데, 도시의 커피 가격이 원가(커피 가격)보다 왜 그리 비싼가를 설명한다.  이 이유는 다른 교양서에서도 이미 자주 등장하는데,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간다.  왜 한국의 스타벅스가 더 소득 수준이 높은 미국의 스타벅스보다 비싼가?  이 현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2. 설명이 자상하고, '상식(혹은 통념)'과 배치되는 얘기를 꺼리지 않는다.  한국의 식료품 가격이 비싼 이유(link) 같은 설명 말이다.  나야 원래 이렇게 삐딱선 타기를 좋아하는 만큼, [잘 입증되어 왔다고 생각하는] 경제학 이론을 사용하여 통념에 개의치 않고 더 합리적인 결론을 얻는다면 항상 환영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물론 있다(당연히 모든 독자를 다 만족시킬 수는 없잖은가.  더군다나 나처럼 까탈스러운 사람이라면!).
 
  1. 위의 '경제학 콘서트' 알라딘 페이지 링크에 있는 독자 단평들을 잠깐만 보아 주시기 바란다.  '경제학의 기본 가정'은 한국의 교양 독자들 사이에서 결코 기본 개념이라 볼 수가 없다.  필요하다.  (그리고 솔직히 그 내용을 김바비님이 어떻게 설명하나 궁금하기도 했다.  ^^;;)  이 책에는 아쉽게도 그 설명이 없다.
  2. 내용이 원래 블로그에 전에 올렸던 포스팅들을 모았는데, 개별적으로 미리 나온 글들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책'으로 만들기엔 부족하다.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나오기도 하려니와, 전체적 통일성 및 내부 연관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업무에서 이렇게 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link) 그 점을 눈여겨 보았는데, 역시 좀 그런 인상이 없지 않다.  아마 부분적으로는 '기본 가정' 얘기가 없기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나는 이런 장단점 중에서 가장 큰 매력이라면 단연 '현재, 한국'이라는 점이라 본다.  만약에 '골목' 말고 다른 주제로 책을 내실 기회가 된다면 어떻게 주제를 다루실까 매우 궁금하다.  그런 사례들 몇 개를 이미 포스팅하셨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漁夫

[1] 나는 '객관적' 설명이 가치 판단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   어떤 결과를 '바람직하다'고 보건 간에, 정책을 이용해 그 편으로 사회 현상을 끌어 가겠다고 마음먹는다면 먼저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가를 이해해야 하지 않겠나.
[2] 아마 '미시경제학(microeconomics)'이겠지만, 나는 경제 분야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그리 단정지을 수가 없다.  안습
[3] 이 책도 '도시의 승리'를 인용했다.

ps. 경제학도 과학이라서 '책-과학' 카테고리에 넣었다.

덧글

  • 피그말리온 2017/10/23 02:00 # 답글

    기본가정은...아마 그 분도 블로그에서 설명하다가 지쳐서 포기한 경험이 있으시다든지;;...
  • 漁夫 2017/10/24 20:55 #

    ... 다른 것은 뿔나신 걸 봤는데 그건 못봤습니다 ㅎ
  • RuBisCO 2017/10/23 08:12 # 답글

    가치중립적인 시각이 왜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죠. 갬성팔이는 어디까지나 동기부여에 그쳐야지 문제분석과 의사결정에 들이대면 안되는데 그걸 구분 못하는 인간이 너무 많아요.
  • 漁夫 2017/10/24 20:56 #

    선의만 갖고 정책을 짜면 다 해결된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sigh)
  • 김바비 2017/10/24 13:12 # 삭제 답글

    감사합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ㅎㅎ

    말씀하신 부분은 저 또한 아쉬움이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변명을 해보자면 첫 출판사가 저에게 제안한 기획은 '자영업자가 읽어야 할 책'이었습니다 ㅎㅎ 그것이 출판사가 바뀌고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책은 안팔리기에 전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을 만한 내용으로 전체적인 수정을 가하다보니 전체적인 통일성에 조금 아쉬움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서 다룬 주제를 매우 흥미롭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은 서평 또한 감사드립니다 ㅎㅎ
  • 漁夫 2017/10/24 21:01 #

    아무래도 출판사 쪽과 협의하면서 영향을 받으시지 않을 수는 없죠. 저도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약간은 아쉽습니다.

    뭘요,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다음 기대합니다 (_ _) (오히려 오래간만에 포스팅처럼 긴 것 쓰려다 보니 좀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 일화 2017/11/08 10:48 # 답글

    저도 드디어 다 읽었네요. 말씀하신 평이 딱 맞는 듯하네요.
  • 漁夫 2017/11/18 21:25 #

    아직까지는 이해가 쉽게 다양한 범위를 체계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는 '경제학 콘서트', 특히 1권을 따라갈 만한 게 없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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