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마에 논란에 대해 취한 입장들은 그간 일련의 이글루스 블로그 포스팅에서 모두 아실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 거의 99%는 정 감독을 변호하는 입장이었다. 허나 지금은 99%까지 그럴 수는 도저히 없다고 생각한다....
===========================
OK, 거의 모두 '택도 안 되는' 건수였던 건 맞다. 정감독 입장에서는 "왜 이딴 거에 내가 신경을 써야 해?"라 생각했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행정은 대표가 따로 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 유럽하고 한국은 다르고(sigh), 그 심각하다 싶을 정도의 '무신경'이 문제를 일으킨 몇 가지 건수는 적어도 일반인들의 눈에는 - 고전음악에 대해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래도 말이다. 서울 시민은 '납세자'니까 - "예술적으로 넘어가자"고 얼렁뚱땅 넘길 수가 없었을 것이다. 가령 정감독의 비행기 표값 얘기만 해도, 정감독이 허술하게 일을 취급해서 "총합으로 감독이 1억 손해니 애초에 논란이 된 (4천만원) 건도 괜찮다"고 넘어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런 작은 일들이 늘어날 때마다 점수를 하나씩 잃는 것이다.
게다가 결정타 하나 더. 이번 부인 건이다. 당연히 인간적으로는 사무국 사원들에게 뭐라도 해 주면 좋았겠으나, 이렇게 '외부에 노출될 방식의 조언'이었다면 그건 완전히 박 대표를 몰아내려 작당했다는 소리 듣기에 딱 좋다. 절대 증거가 안 남는 비밀 면담 식으로 했어야지, 이건 빼도박도 못하고 '무고' 연루 아닌가. 정말 이건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사안이다.
내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점은, 만약 정 감독이 한국의 위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왜 현지에서 철저히 뒤를 챙길 만한 유능한 매니저를 두지 않았는가다. 정 감독이 돈이 아쉬웠을 리는 없고, 거기에 좀 더 신경을 쓰기만 했다면 이런 어이없는 사태가 일어났을 리가 없다. 카라얀은 이보다 훨씬 '사소한' 이유로 빈 국립 오페라를 그만둬야 했다. 개인적으로 표값 시비를 보면서 정말 시향을 계속 지휘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웠다고 고백한다.
漁夫
ps. 1. 진짜 궁금한 점은 시향 팬들은 대개 정명훈을 지지하는 듯한데, 시향 내부인을 뺀 음악계 인사들이 거의 매우 조용하단 것이다. 이유가 뭔가. 정명훈이 '국내 정치'에 너무 소홀해선가? 이 정도로 고립된 게 희한하다.
ps. 2. http://slippedisc.com/2016/01/exclusive-more-flee-the-seoul-philharmonic/
나는 분명히 여기서 말했다. 이유를 막론하고 정명훈이 뜨면 그가 일하는 과정에서 SPO에 구축해 놓은 인적 네트워크도 뜰 것이라고.
덧글
그리고 그런 모습들에다 온가족이 외국국적 취득해서 그것을 향유하고 있으니 검은머리 양키 - 그러니까, 스티붕 유 같은 부류 -로 보이기 딱 좋은 것도 사실이구요
단 말씀처럼 가족이 결정적인 제약이라는 데 동의하는 사람은 꽤 많을 겁니다.
결국 이렇게 됐을 일이라면, 시향의 정치적 후원자인 MB가 떠날 때나 혹은 박원순 취임 시에 거취를 정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하긴 그 정도로 정치 감각이 있으셨다면 애초 이렇게 일이 진행되지도 않았겠지만요.
여튼 확실한건 이제 특별한 공연 아니면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 공연은 보지 못하겠지요.
부인 건이 터진 다음에도 이메일에서 보인 태도를 보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