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에 들어온 요청.
호박벌을 사육하는 사람은 왜 없는가를 좀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얘기인 셈.
실은 반수이배체(haplodiploidy) 생물들 개체 사이의 친족 관계에 명확히 숫자를 부여하기는 쉽지 않다. 포괄 적합도를 정립한 해밀턴 자신도 한 번 '수정한' 일이 있을 정도다.
기본부터 얘기하면, 벌과 개미(막시류)는 암컷(여왕벌과 일벌)은 사람과 같이 2배체(diploidy)지만 수펄은 유전자 수가 짝이 아니다. 수정되지 않은 난자에서 발생하면 그대로 수컷이 되는 셈. 이는 아래처럼 나타낼 수 있다.
여왕벌이 만드는 난자의 유전자형은 위 그림처럼 다 제각각인 이유가 교차(crossover) 때문이다. 단 수펄의 정자는 그런 거 없으므로 전부 똑같게 마련. 하지만 상황을 좀 간단히 하기 위해, 아래 그림 둘에서는 여왕벌 난자가 그냥 한 짝의 유전자에서 모두 반씩을 넘겨받는 것처럼 그렸다. 실제 상황에서는 평균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즉, 여왕벌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끼리는 공유 평균이 1/2이 된다. 이는 인간의 형제 자매와 똑같다.
우선 호박벌의 경우부터 검토하자. 호박벌은 여왕벌이 수펄 한 마리와만 교미하는 일부일처제기 때문에, 수펄에게 받는 정자는 모두 한 종류 뿐이다.
일벌의 유전자 하나를 골라잡을 때, 다른 개체와 유전자를 공유할 확률을 계산해 보자.
1) 같은 여왕벌에게 태어난 남매 관계의 수펄
1/2×(아버지 수펄에게 물려받은 유전자)×0+1/2×(여왕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0+0.5×0.5=0.25
2) 자매 일벌
1/2×(아버지 수펄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1/2×(여왕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0.5×1+0.5×0.5=0.75
3) 자매 일벌이 낳은 수펄; 유전자 수가 일벌에 비해 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니
1/2×(아버지 수펄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2+1/2×(여왕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2 =
0.5×1×0.5+0.5×0.5×0.5=0.375
따라서 일벌 입장에서는 어머니인 여왕벌이 수펄을 낳는 것보다 자매 일벌이 수펄을 낳는 것이 유전적으로 이익이다.
그러나 꿀벌은 여왕벌이 일부일처제가 아니다. 대체로 10마리쯤과 교미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 마리의 경우만 아래에서 보면
호박벌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일벌에서 아버지가 다른 자매의 유전자 공유도는 25%밖에 안 된다. 이 경우 자매가 낳은 수펄과 공유도는 12.5%이므로, 남매 수펄의 공유도 25%보다 작다.
실은 일벌들 사이의 유전자 공유도는 대략 35% 부근이라는데, 한 아버지(의 정자)에서 나오는 개체가 위 그림처럼 하나가 아니고 여럿이며, 수펄들 사이도 완전히 유전자가 다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 경우 공유도가 올라간다). 그래서 자매가 낳은 수펄의 공유도가 대략 17.5% 정도가 된다. 그렇더라도 어머니가 낳은 수펄보다 공유도가 낮기는 마찬가지며, 자매 일벌끼리 수펄을 낳지 못하도록 서로 감시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따라서 '어머니의 페로몬이 묻지 않은 알, 즉 자매의 알은 잡아먹어라'란 logic이 발동한다. ㅎㄷㄷ
漁夫
산수치 2015/11/13 02:48 # 삭제 답글
어부님, 제가 유전학 지식과 산수적 사고력이 없어서 잘 이해가 안가는데요.
벌이나 개미같은 반수이배체 생물에서 암컷인 일벌은 여왕벌로부터 50%의 유전자를, 수펄로부터 100%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같은 일벌끼리는 75%의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계산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산수치 2015/11/13 02:48 # 삭제 답글
어부님, 제가 유전학 지식과 산수적 사고력이 없어서 잘 이해가 안가는데요.
벌이나 개미같은 반수이배체 생물에서 암컷인 일벌은 여왕벌로부터 50%의 유전자를, 수펄로부터 100%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같은 일벌끼리는 75%의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계산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벌이나 개미같은 반수이배체 생물에서 암컷인 일벌은 여왕벌로부터 50%의 유전자를, 수펄로부터 100%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같은 일벌끼리는 75%의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계산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호박벌을 사육하는 사람은 왜 없는가를 좀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얘기인 셈.
실은 반수이배체(haplodiploidy) 생물들 개체 사이의 친족 관계에 명확히 숫자를 부여하기는 쉽지 않다. 포괄 적합도를 정립한 해밀턴 자신도 한 번 '수정한' 일이 있을 정도다.
기본부터 얘기하면, 벌과 개미(막시류)는 암컷(여왕벌과 일벌)은 사람과 같이 2배체(diploidy)지만 수펄은 유전자 수가 짝이 아니다. 수정되지 않은 난자에서 발생하면 그대로 수컷이 되는 셈. 이는 아래처럼 나타낼 수 있다.
우선 호박벌의 경우부터 검토하자. 호박벌은 여왕벌이 수펄 한 마리와만 교미하는 일부일처제기 때문에, 수펄에게 받는 정자는 모두 한 종류 뿐이다.
1) 같은 여왕벌에게 태어난 남매 관계의 수펄
1/2×(아버지 수펄에게 물려받은 유전자)×0+1/2×(여왕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0+0.5×0.5=0.25
2) 자매 일벌
1/2×(아버지 수펄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1/2×(여왕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0.5×1+0.5×0.5=0.75
3) 자매 일벌이 낳은 수펄; 유전자 수가 일벌에 비해 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니
1/2×(아버지 수펄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2+1/2×(여왕에게 물려받은 유전자)×1/2 =
0.5×1×0.5+0.5×0.5×0.5=0.375
따라서 일벌 입장에서는 어머니인 여왕벌이 수펄을 낳는 것보다 자매 일벌이 수펄을 낳는 것이 유전적으로 이익이다.
그러나 꿀벌은 여왕벌이 일부일처제가 아니다. 대체로 10마리쯤과 교미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 마리의 경우만 아래에서 보면
실은 일벌들 사이의 유전자 공유도는 대략 35% 부근이라는데, 한 아버지(의 정자)에서 나오는 개체가 위 그림처럼 하나가 아니고 여럿이며, 수펄들 사이도 완전히 유전자가 다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 경우 공유도가 올라간다). 그래서 자매가 낳은 수펄의 공유도가 대략 17.5% 정도가 된다. 그렇더라도 어머니가 낳은 수펄보다 공유도가 낮기는 마찬가지며, 자매 일벌끼리 수펄을 낳지 못하도록 서로 감시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따라서 '어머니의 페로몬이 묻지 않은 알, 즉 자매의 알은 잡아먹어라'란 logic이 발동한다. ㅎㄷㄷ
漁夫










덧글
덤으로, 앞 글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호박벌의 경우 여왕이 수펄을 낳기 시작하면 여왕벌과 일벌의 이익이 배치되기 때문에 호박벌 벌집 사회는 더 유지되지 못합니다. 여왕벌은 혼자 날아가 동면하죠.
여러 입문서들에서 그냥 말로 서술되어 있기에 잘 이해가 안 됐거든요.
고맙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수펄(단수체)과 배수체(암펄) 사이의 공유도가 비대칭이 되는 묘한 일이 벌어지죠. 사람 같은 diploidy 생물에서는 어느 편으로도 공유도가 대칭이므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정말 좋은 포스팅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것 보면 참 유성생식도 상당히 다양한 조합이 가능...
집단 자살한다고 잘못 알려진 lemmings 같은 경우는 X유전자가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파충류 같은 넘은 알이 처한 온도에 따라 암수가 정해지기도 하고요. 복잡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