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나를 만들어 준 책'이란 tag가 돌길래 해 봤습니다. 이 책들에서 인용해 온 것은 포스팅들에 숱하게 많으니까 질도 점검해 보실 수 있겠지요.
1.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 Jared Diamond) ; 진화론과 현대 과학이 '인문학'에 미치는 함의. 이 덕에 진화론 덕후가 하나 증가.... OTL. '이기적 유전자'는 훨씬 더 전에 읽었는데 그 때는 제 기반 지식이 부족하여 이 책이 그리 중요한지 몰랐습니다(link). 그래서 제게는 현재 다소 결함이 밝혀졌더라도(참고) '총, 균, 쇠'가 더 소중합니다.
2.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Why we get sick; Randolph Nesse & George Williams) ; 노화, 질병 등을 포함하여 문자 그대로 인간이 왜 아프고 결국 죽는가를 진화에 기반하여 설명. 이 책만 제대로 이해하면 사이비에 넘어갈 일 없죠.
3. 'Advanced Engineering Mathematics'(Erwin Kreyszig) ; 이를 득득 가실 분 많겠지만 공돌이의 필수품에 가깝습니다... ㅎㅎㅎ
4.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Steven Pinker) ; 어느 분의 호의로 본 책(감사합니다). 인간 사회가 나아지고 있는 측면을 핑커답게 철저히 논의. 결점이라면 둔기 수준의 두께... 1408페이지에다 하드커버 OxzTL
인간 사회의 진보를 역설한 같은 측면으로는 M. Ridley의 '이성적 낙관주의자'도 있는데, 다루는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사실 관계가 틀린 점이 (적더라도) 약간 있어서 엄밀함에서는 Pinker 쪽이 낫죠.
5. 괴짜경제학(Steven Levitt & Steven Dubner) ; 미시경제학 분야가 재미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줬습니다. 이 책에도 좀 문제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장점이 단점을 크게 능가하죠.
6. 경제학 콘서트 1/2(Tim Harford) ; 저자의 전공은 거시경제지만, 미시경제로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현상들을 조합한 이 두 책은 정말 술술 잘 읽히는 좋은 권장 양서입니다.
7. 눈먼 시계공(Richard Dawkins) ; '어린' 시절의 제게 이기적 유전자보다 훨씬 강력한 자극이었지요. 안타깝게도 '총, 균, 쇠'가 2015년의 나를 만드는 덴 영향이 더 크지만, 전에 이 책 덕에 이미 골수 진화론자..
8. 폴트 라인(Raghuram Rajan) ; 서브프라임 위기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국제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과 현대 사회에서 경제적 위기의 일반적 성향을 알려 주는 좋은 안내서기도 합니다.
9. 원자폭탄 만들기('The making of the atomic bomb'; Richard Rhodes) ; 물론 촛점은 맨해튼 프로젝트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결과죠. 물리학적 지식이 어느 정도 있다면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근데 저자의 '결론'에는 현재 동의하지 않습니다.
10.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 결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많이들 알 수 있으니까 여기서 다시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렇더라도 전 장점이 결점을 능가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분야를 더 파 볼 의사만 있다면 말이죠.
11. 붉은 여왕('The red queen'; Matt Ridley) ; 좀 오래 됐지만, 진화론에서 설명을 필요로 하는 '성(sex)'이란 현상에서 이보다 더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은 정말 보기 힘듭니다.
12. 'Pedaling'(Joseph Banowetz) ; 취미건 프로로건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아노의 영혼이라는 페달을 보는 눈이 바뀌실 겁니다. 물론 피아노 감상자들에게도 좋지요.
13. Orchestration (Walter Piston) ; 제가 본 가장 자세하고 철저한 관현악법 책입니다. 관현악이라는 거대한 팔레트를 사용하는 데 기본인 '물감'에 대해 알려 줍니다.
14. 매춘의 역사(Vern & Bonnie Bullough) ; 널리 얘기 안 하는 주제에 대해, 역사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사회들에 대해서도 분석. 조금 아쉬운 점이... 매춘이란 현상이 나타난 '근본 원인' 보충은 독자가 알아서 해야 함다.
15. 개성의 탄생(Judith Harris) ; 인간의 성격을 그리도 다르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도 같고 대개 같이 자라는데 성격이 왜 그리 많이 다른가? 성격에 대한 통설에서 거짓을 걷어 볼 수 있습니다.
16. 푸르트뱅글러(Herbert Hafner) ; 제 영웅 중 한 명의 상세하고 믿을 만한 전기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제가 관리하는 디스코그라피가 추천으로 올라갔습니다 ㅎㅎ
17. 두 권을 언급하죠; '동물들은 암컷의 바람기를 어떻게 잠재울까'(Nathalie Angier)와 '모든 생물은 섹스를 한다'(Olivia Judson). 인간의 성적 특성이란 고정 관념을 깨는 데는 최곱니다.
18. 전쟁과 인간(D. Kagan) ; 전쟁 또는 발발 직전까지 간 몇 사례에서, 그 원인을 상세히 분석. 현실주의적 분석의 교과서로 보아도 좋을 만한 견본입니다. 거의 10년 전의 제 소개.
漁夫
덧글
그리고 advanced engineering mathematics에서 풉 하고 웃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공돌이 출신이라 친숙해서....하하하하 지금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저 책 붙들고 씨름하던 생각이 나서 웃고 갑니당ㅎㅎㅎㅎ
졸업 10년 이상 됐는데 Kreyszig를 제대로 다 기억한다면 대단한 거죠.....
올해가 가기 전 두 권 정도는 읽고 싶네요 ㅡㅜ
추천 감사합니다^^
18은 좀 아쉬운 게 고유명사 번역 같은 건데.... 딱 구미에 맞는 완벽한 책은 찾기가 좀 힘들죠 -.-
무사히 제대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