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학적 방법론, 인문고전 중심론의 한계(redian)
2) 출산율 강요정책, 효과 없을 것(조선비즈)
두 글의 공통점 ; 큰 논지는 맞는데, 뒷받침하려 가져온 각론이 잘못돼서 '망글'이 됨
1번은 연성재거사 님께 설명을 맡기고, 2번에 집중하자.
내 포스팅들을 봐 오신 분들은 이 글의 논지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1] 하지만 잘 나가다가 이 문단이 설득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자. 중요한 내용은
1) 영/유아기의 사건의 영향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2) 어머니와 떨어져 자랄 경우 성격에 변화가 생기고, 장기적으로 지속된다.
이 서술이 개성의 탄생에서 Judith Harris가 주장한 것과 양립 가능하겠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2]
물론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자라는 것은 정상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또래들끼리 모여 자란 원숭이들과 정상적으로 자란 원숭이를 비교하면 미묘한 차이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긴 하다. 그러나 이 차이가 '정상'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큰가? 그렇지 않다. 심지어 다른 비정상적 상황인, 부모가 동성인 가정에 입양돼 자란 경우라도 특별히 문제가 생긴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유전자를 매일 검사'했다면, 읽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실을 끌어들일 경우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이런 실수는 전에도 많이 보지 않았나.[3] 사실 이 기사의 다른 부분들은 꽤 괜찮은데도 말이다; 가령 온도가 높고 비가 많이 오는 지방이 지금은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든가[4]. '설득력 높은 글'을 쓰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漁夫
ps. 레디앙 기사에 달린 리플;
환단고기는 인문고전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입니다.
과학적 방법론을 아무리 판타지 소설에 대입해봐야 올바른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
'환단고기'를 'ㅎㅇㅎ'으로 바꿔도 완벽하게 성립한다는 게 ㅋㅋㅋㅋ
[1] 예를 들어 이주아동 권리보장법 단상 등.
[2] 참고; http://fischer.egloos.com/4458904
[3] http://fischer.egloos.com/4736413 (진중권 씨의 사례)
[4] 말라리아 등 질병 통제도 그 원인일까?
덧글
뭐 특정 유전자가 어떤 시점에 어케 발현되는지(즉 단백질 열심히 만들고 있는지)가 궁금했나 봅니다 ... (먼산)
무엇보다 전 경제학자가 원숭이 200마리를 구입해 실험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가장 흔한 정신병 중 하나가 정신분열증인데, 인종에 상관 없이 대략 1%의 유병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력도 꽤 크게 인정받죠. 그러나 일란성 쌍동이도 한 쪽이 발병할 때 다른 쪽은 100%가 아니라 50% 정도만 발병한다고 하네요. '투과율'이 100%가 아니란 것은, 당연히 유전적 소인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100% 유전적으로만 결정되는(즉 투과율 100%) 질병도 당연히 있거든요 - 예를 들면 색맹이나 헌팅턴 무도병 같은 것들입니다.
진화 이론가들이 정신분열증을 '개별적으로 있을 때는 아무 문제도 없고 대개 좋은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이 특정 조합을 이루었을 때 문제를 일으키는, 즉 궁합이 안 맞는 조합'으로 설명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지금 잘 생각이.... (집이 아니라서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