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5 18:15

'망글' 만드는 방법 Views by Engineer


  1) 과학적 방법론, 인문고전 중심론의 한계(redian)
  2)
출산율 강요정책, 효과 없을 것(조선비즈)

  두 글의 공통점 ; 큰 논지는 맞는데, 뒷받침하려 가져온 각론이 잘못돼서 '망글'이 됨

  1번은
연성재거사 님께 설명을 맡기고, 2번에 집중하자. 
  내 포스팅들을 봐 오신 분들은 이 글의 논지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1]  하지만 잘 나가다가 이 문단이 설득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영·유아기에 받은 충격으로 나타난 유전적 특징은 다음 세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제일스 헤크만 교수는 원숭이 200마리를 구입해 실험을 했다. 일부는 친엄마와 함께, 일부는 따로 키웠다. 그리고 유전자를 매일 검사했더니 엄마와 자란 원숭이들은 정상적으로 자랐지만 떨어져서 자란 원숭이들은 인지능력이 떨어지거나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났다. 1년 후 모든 원숭이를 엄마에게 돌려보냈지만 부정적인 성향은 없어지지 않았다.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자. 중요한 내용은

  1) 영/유아기의 사건의 영향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2) 어머니와 떨어져 자랄 경우 성격에 변화가 생기고, 장기적으로 지속된다.

  이 서술이
개성의 탄생에서 Judith Harris가 주장한 것과 양립 가능하겠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2]
  물론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자라는 것은 정상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또래들끼리 모여 자란 원숭이들과 정상적으로 자란 원숭이를 비교하면 미묘한 차이가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긴 하다.  그러나 이 차이가 '정상'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큰가?  그렇지 않다.  심지어 다른 비정상적 상황인, 부모가 동성인 가정에 입양돼 자란 경우라도 특별히 문제가 생긴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유전자를 매일 검사'했다면, 읽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실을 끌어들일 경우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이런 실수는 전에도 많이 보지 않았나.[3]  사실 이 기사의 다른 부분들은 꽤 괜찮은데도 말이다; 가령 온도가 높고 비가 많이 오는 지방이 지금은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든가[4].  '설득력 높은 글'을 쓰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漁夫

  ps. 레디앙 기사에 달린 리플;

환단고기는 인문고전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입니다.
과학적 방법론을 아무리 판타지 소설에 대입해봐야 올바른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


  '환단고기'를 'ㅎㅇㅎ'으로 바꿔도 완벽하게 성립한다는 게 ㅋㅋㅋㅋ

[1] 예를 들어 이주아동 권리보장법 단상 등.
[2] 참고;
http://fischer.egloos.com/4458904
[3] http://fischer.egloos.com/4736413 (진중권 씨의 사례)
[4] 말라리아 등 질병 통제도 그 원인일까?
  


덧글

  • 효우도 2015/07/25 20:36 # 답글

    환경으로 인한 인성변화 실험에서 유전자를 왜 검사하나요?
  • 漁夫 2015/07/26 21:40 #

    ....

    뭐 특정 유전자가 어떤 시점에 어케 발현되는지(즉 단백질 열심히 만들고 있는지)가 궁금했나 봅니다 ... (먼산)
  • 일화 2015/07/25 20:59 # 답글

    잘 모르는 것은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 단순한 원칙도 지키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 漁夫 2015/07/26 21:41 #

    저 분은 경제학자니까 그 원칙은 아실 겁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지식이 update가 안 되어서 낡은 지식을 사실로 알고 있을 때 위험성이 높죠...
  • RuBisCO 2015/07/26 03:36 # 답글

    학습효과에 왜 유전자를 가져다 대는걸까요...; 물론 물리적인 환경조건이 나쁘면 메틸레이션된 습득변이가 유전되기도 합니다만 그런 부류도 아닌데 말이죠.
  • 漁夫 2015/07/26 21:42 #

    제대로 실험 결과를 요약도 못 했다는 겁니다. ㅎㅎ

    무엇보다 전 경제학자가 원숭이 200마리를 구입해 실험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이게 가능할까요?
  • 새벽안개 2015/07/27 16:14 # 답글

    경제학자가 영장류200마리를 구입해서 실험을 해요? 원숭이 실험은 마리당 수천만원이상 비싼실험인데 게다가 멸종 위기종 보호때문에 규제도 심할텐데. 뭔가 잘못된인용인가 봅니다. ㅋㅋ
  • 漁夫 2015/07/27 21:05 #

    vervet monkey처럼 흔한 종도 있지만, 제가 아는 사례는 본문에 넣은 link http://fischer.egloos.com/4458904 에서 보듯이 붉은털원숭이(rhesus monkey)를 사용했습니다. 이 때 n수를 어느 이상 늘리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으로 보아 결코 쉽고 저렴한 실험은 아니겠죠.
  • 새벽안개 2015/07/27 16:15 # 답글

    영장류 양육실험이면 사오년은 관리해야 할텐데 먹이고 똥치는 것만 해도 어휴!
  • 漁夫 2015/07/27 21:07 #

    ㅎㅎㅎ 끔직하죠.
  • gorgeous 2015/08/02 17:44 # 삭제 답글

    조금 뜬금없는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만, 환경이나 교육이 사람 성격에 생각보다 영향을 덜 미친다면 정신병의 원인은 대개 유전이 원인인 건가요?
  • 漁夫 2015/08/03 00:11 #

    이건 뭐라 말하기가 좀 어려운데, 유전적 소인은 강력합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가장 흔한 정신병 중 하나가 정신분열증인데, 인종에 상관 없이 대략 1%의 유병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력도 꽤 크게 인정받죠. 그러나 일란성 쌍동이도 한 쪽이 발병할 때 다른 쪽은 100%가 아니라 50% 정도만 발병한다고 하네요. '투과율'이 100%가 아니란 것은, 당연히 유전적 소인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100% 유전적으로만 결정되는(즉 투과율 100%) 질병도 당연히 있거든요 - 예를 들면 색맹이나 헌팅턴 무도병 같은 것들입니다.
    진화 이론가들이 정신분열증을 '개별적으로 있을 때는 아무 문제도 없고 대개 좋은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이 특정 조합을 이루었을 때 문제를 일으키는, 즉 궁합이 안 맞는 조합'으로 설명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지금 잘 생각이.... (집이 아니라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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