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6 13:08

Evolution of virulence; 1. 미생물과 인간의 상호 작용 Evolutionary theory

  미생물이 어떤 생물과 - 여기선 주로 인간 입장에서만 보자 - 상호 작용을 할 때,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가지 질병 및 다른 사례들을 대략 둘러보아도, 그 상호 작용의 범위가 매우 넓다.

  0. 공생 기관화; 미토콘드리아, 엽록체 등의 세포 소기관. 
     특히 전자의 경우 유전자의 상당 부분이 세포핵으로 이전해 갔기 때문에[1] 세포 외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엽록체도 이런 경우가 있다고 기억나는데... 가물가물)  한 마디로 세포와 공동 운명체, 한 몸.
  
  1. 공생; 입 안, 피부 표면, 대장 안 등에는 수없이 많은 세균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단지 세균 좋자고만 이렇게 지내는 것이 아니다.  대장 내부의 세균들은 그냥은 잘 소화되지 않는 음식
    물들을 분해하기도 하며, 병원성이 높은 세균들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기능도 한다.  이런 세균 및 기생충들
    이 잘 통제되지 않을 때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 질환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을 보면 인간과 매우
    잘 어울려 사는 편이라고 봐야 한다.
     단, 원래 서식하는 자리를 벗어나면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완벽하게 인간과 이해 관계가
    동일하지는 않다.  대장균(E. Coli)이 사람의 신장으로 들어가면 신장염 생긴다....

  2. 장기간 동거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1) 위의 공생.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다루지는 않겠다.
     2) 기회주의적 감염
       * 결핵; 감염 됐더라도 많은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불활성'이 된다.  인체가 결핵의 이름이 유래한
              '결절(작은 혹)'을 만들어 결핵균을 감금해 버리기 때문이다. 
       * H. Pylori ; 80% 이상은 감염돼도 별 탈 없다고 알려져 있다.  재수 없으면 위궤양 걸리지만.
              심지어 '이득'을 줄 가능성도 있다(posting).

      H. Pylori의 예를 들어 보면, 결핵조차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괜찮으니 뭔가 이득을 줄 가능성이 있는지
    도 생각해 볼 만 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결핵은 H. Pylori보다 훨씬 역사가 짧기 때문에, 인간
    이 거기 완전히 적응했을 가능성은 아무래도 더 낮다.
      여기에 덧붙여 잠복기가 수 년 정도로도 될 수 있는 AIDS 같은 놈은 어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재
    특히 치료를 받지 않으면 AIDS 감염자는 거의 발병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같이 취급할 수 없다.

  3. 단기간 동거; 균이 금방 없어지거나, 비교적 단시간 내 발병하는 경우로 한정하자.  그러면 多翁이 '총, 균, 쇠'
    의 11장에서 잘 설명했듯이, 여러 가지 경우가 있다.  요약하여

    1) 인간으로 옮겨오려 시도했으나 증상도 없이 바로 실패하는 경우; 인간의 뛰어난 면역 체계를 생각하
       면[2] 매우 많을 것이다.  면역 체계가 알아서 잘 '조져 놓기' 때문에 우리가 잘 모를 뿐임.

    2) 대인간 감염이 없는 병; 사람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 사이의 감염 통로를 개발하지 못
       한 경우.  동물이나 토양에서 인간이 간헐적으로 감염.  

    3) 대인 직접 감염 가능; 2)번에서 대인 감염로를 찾아내 유행.
      (1) 장기간 가지 못하고 소멸; 오뇽뇽열병 같은 경우.  소멸 이유는 환자들이 금방 나으면서 면역을 획득
         해 버렸기 때문.  '총, 균, 쇠'에는 없지만 1996~97년 재유행이 있었다고 한다.
      (2) 유동적인 상황; 라사열(lassa fever), 라임병(lyme disease), 에볼라 등.

        이런 것들이 완전히 정착하면 인간 사이에서만 돌아다니게 된다.  

    4) 대인 감염 가능; 드디어 인간에 특화된 전염병들.[3]
      매우 익숙하다.  홍역, 결핵, 디프테리아, 백일해, 천연두, 소아마비, 이하선염 등.
  
  쓸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다음 편으로 넘긴다.  tbC

  漁夫

[1] 왜 이 편을 선호하게 됐는지는 유전자 입장에서 보면 매우 명백하다.  세포 소기관의 유전자가 수컷으로 가면...
[2] 인간은 수명이 길기 때문에 면역 체계도 우수한 편이다.
[3] 여기 든 병들과 주로 인간 사이에서 옮는 것 중에도 일부 동물과 공유하는 병이 있다; 가령 인플루엔자 등.  그리고 유인원은 인간과 워낙 가깝기 때문에 인간의 병이 잘 감염된다.  소아마비가 그렇다.

덧글

  • RuBisCO 2015/06/26 13:22 # 답글

    엽록체도 마찬가지로 유전자의 상당 수가 핵내 유전자로 옮겨갔고, 구성하는 물질중 꽤 다수를 세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 漁夫 2015/06/27 11:32 #

    네, 저도 전에 소개했던 '미토콘드리아'란 책에서 비슷한 얘기를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옮겨가는 빈도가 생각보다 매우 높았습니다.
  • 레이오트 2015/06/26 13:29 # 답글

    그러고보니 바이러스가 인간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예전 어느 과학잡지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 漁夫 2015/06/27 11:33 #

    미생물을 포함한 기생체들은 가장 큰 자연선택의 원동력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게 Red queen theory의 기본입니다.
  • 위장효과 2015/06/26 15:06 # 답글

    쭉 읽어가는데 나를 분노하게 만든 단어, 그것은 tbc!!!!!
  • 漁夫 2015/06/27 11:33 #

    위장효과님을 소환하는 마법의 주문 ㅋㅋㅋㅋ
  • 휴면계정 2015/06/26 16:56 # 답글

    주석 2가 아주 흥미롭네요. 수명이 길기 때문에 면역 체계도 우수하다니... 지금껏 인과 관계가 그 반대인줄 알고 있었는데. (털썩!)
  • 漁夫 2015/06/27 13:51 #

    이게 바로 근접인과 궁극인의 차이입니다. http://fischer.egloos.com/4495133 그리고 진화의 관점으로 보는 사람들은 저처럼 얘기할 것입니다.

    물론 '면역 체계가 우수하니까' 오래 살 수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진화적 계통으로 볼 때 인간이 고릴라 및 침팬지와 같으며, 현재 이들은 보호받는 동물원 수명(longevity in captivity)조차도 사람보다 상당히 짧습니다. 왜 인간이 여기서 더 수명이 길어질 수 있는가를 검토하면, 사람이 똑똑해지고 불을 사용해서 '수명이 길어지는 편이 자손을 더 남길 수 있었기 때문에' 면역 체계도 이 수명을 받쳐 주는 쪽으로 성능이 더 나은 것이 선택되었다고 말해야죠.
  • 오뎅제왕 2015/06/26 21:32 # 삭제 답글


    암컷 난자의 세포소기관 유전자 : 만세 우린 난자에 탔다

    수컷 정자의 세포소기관 유전자 : 아 젠장할~~


  • 漁夫 2015/06/27 13:51 #

    흐흐흐흐~
  • meantone 2015/06/27 11:43 # 삭제 답글

    코로나바이러스도 3의 3)에 해당하려나요. (요새 메르스가 워낙 시끌시끌해서인지 이쪽에 눈이 많이 갑니다. )
  • 漁夫 2015/06/27 13:52 #

    네 낙타하고 사람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셈이니까요.

    4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에 상당히 잘 적응한 놈 중에서도 동물하고 인간을 다 감염시키는 놈은 좀 됩니다. 인플루엔자를 비롯하여...
  • BigTrain 2015/06/29 16:54 # 답글

    저는 한 달 쯤 전에 건강검진을 했더니 H. Pylori가 나왔습니다. 자각증상은 없는데 위에 약한 염증도 있다고 해서 약 처방받았는데 제균율이 70% 정도라고 하니 없어졌는지 말았는지.. ㅎㅎ
  • 漁夫 2015/06/29 18:50 #

    보통 아무 자각증상이 없으면 굳이 H Pylori를 없애려 하진 않는데 좀 많이 번졌던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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