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1 00:38

먹는 물 중의 우라늄; KAIST 식수 논란 Critics about news

  KAIST 학생들 먹는 물에 우라늄 함유 논란(한겨레)

  "현재 세계적으로 먹는물 우라늄 함유비율에 대한 관리기준을 정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30ppb)과 캐나다(20ppb)뿐이다. 
우리나라는 100ppb였던 우라늄의 관리기준을 강화해 2003년 1월부터 미국 관리기준을 참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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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방사성 핵종이 인체에 해를 주기는 생각보다 까다롭다.  생물들은 생각보다 높은 농도의 자연 방사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왔을 뿐더러, 동물 같은 진핵 생물들은 화학 에너지로 살아가기 때문에 그 부산물인 활성 래디칼을 항상 처리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1].  더군다나 큰 다세포 동물들은 수리 기전이 하나가 아니다[2].
  따라서 '우라늄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라는 주장이 맞으려면, 적어도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0) 섭취 농도는 낮더라도(즉 1회 섭취량은 작아도) 계속 축적될 가능성이 있는가
  1) 우라늄의 방사능 때문에 생긴 추가 피폭 선량이 의미가 있는가
  2) 방사능이 없다 해도, 일부 중금속처럼 우라늄 자체가 독성이 높은가

  축적 가능성은 다른 두 가지를 좌우하는 기본 요소다.  한 예로, Cs 137은 핵분열에서 많이 생성되며 반감기가 30년 정도기 때문에 핵무기 시험이나 얼마 전의 후쿠시마 사고에서 많이 거론되었다.  하지만 '몸 속에 Cs 137이 들어가면 30년 동안 방사선을 쐬게 된다'란 주장은 거짓인데, 사람이 세슘을 어느 양 섭취했을 때 그 중 절반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70일 정도라고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생리학적 반감기'며, 방사성 붕괴의 반감기가 생리학적 반감기보다 매우 길 경우 인체의 피폭 선량은 후자가 좌우하게 된다.

  따라서 우라늄의 생리적 반감기부터 찾아보자. 
이 링크가 꽤 괜찮다.  생리적 반감기 외에 annual limits on intake(연간 섭취량 한도; ALI)까지 주고 있다.
  Metabolic data(대사 자료)에서 "The fractional uptake of ingested uranium by the body fluids, f1, is taken to be 0.05 for water-soluble inorganic compounds (hexavalent uranium) and 0.002 for relatively insoluble compounds such as UF4, UO2 and U3O8 in which the uranium is usually tetravalent.'라 돼 있다.  이는 입으로 물에 녹아 있는 우라늄을 섭취한다고 해도, 화학적 형태에 따라 흡수율이 매우 차이가 많다는 것이다.  소화기로 들어가면 흡수되지 않으면 대개 3일 정도면 배설된다고 간주할 수 있을 테니, soluble 형태로 들어와도 95%, insoluble 형태라면 99.8%가 3일 이내에 그냥 나간다고 볼 수 있겠다.  일단 흡수된 것은[3], soluble은 0.2/0.12/0.12가, insoluble은 0.023/0.00052/0.00052의 비율로 뼈, 신장, 나머지 조직에 들어가며(나머지는 배설됨), 반감기는 soluble은 20/6/6일, insoluble은 5000/1500/1500일이다.  당연하겠지만, soluble은 흡수량은 많으나 배설이 빠르고 insoluble은 그 반대다.  잔류 반감기가 긴 insoluble을 기준으로 하면, 섭취량 중 대략 2×10-5의 비율로 (주로 뼈 속에) 5000일의 반감기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면, KAIST 학생들은 얼마나 많은 우라늄을 섭취하고 있었을까?  정확히 알기는 불가능하니, 하루 물 1kg고 U 함량 100ppb를 기준하면 섭취량은 하루 0.1mg[4].  위 계산 결과로 보면 insoluble의 99.8%는 3일 이내에 통과, 0.002% 정도는 장시간 잔류하는데 이 양은 0.02 microgram 정도다.  

  다음에는 위 1), 2)번처럼 방사능과 자체 독성을 분리하여 생각해야 한다.

  방사능을 생각해 보면 이 정도는 하루 0.1mg이건 장기 잔류량이건 별 의미가 없는데, 바로 인체 중량의 0.35% 부근을 - 즉 50kg 체중 기준 175g 정도 - 차지하는 칼륨(K) 때문이다.   K40으로 인한 방사능 노출이 항상 대략 3000~4000 Bq(초당 3천~4천 개의 K40 원자가 항상 붕괴[5])이나 되는데, 이는 칼륨이 인체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이 정도는 인체에 항상 음식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6].  우라늄은 알파 붕괴를 하기 때문에 K40의 베타선보다 영향이 20배 정도 강하다고 간주하지만[7], 이 경우는 양이 워낙 적다.  그리고 우라늄의 붕괴 반감기는 U238이 45억 년, U235가 7억 년 수준이라 방사능이 약해서 아래처럼 방호 장비가 별로 필요 없을 정도다[8]. (source)
  방사능이 문제가 아니라면 - 솔직히 특히 우라늄만이 논란이 될 이유가 달리 있을까만 - 자체 독성이 문제일까?  이 링크를 보면 soluble 우라늄 화합물에서 급성 경구독성(acute oral toxicity; LD50 기준)은 5g을 제안한다[9].  
이건 50kg 인 성인에 대해 100mg/kg인데, http://en.wikipedia.org/wiki/Median_lethal_dose 를 보면 고혈압 약인 bisoprolol과 같으며, 바로 위 항목에는 Uranyl acetate가 있는데 136mg/kg으로 대략 비슷하다[10].  주변의 다른 물질을 보면, '중금속' 치고는 독성이 높다 말할 수준이라 보긴 어렵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capsaisin이 50mg/kg으로 절반 정도 ㅎㅎ 순수 캡사이신 2.5g을 한꺼번에 먹으면 죽을 확률이 1/2에 가깝단 것임).  결정적으로 하루 섭취량 0.1mg과 체내 흡수량이 5g에 비할 때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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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능을 무서워하는 건 좋은데,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않으려 드는 점이

  * 자연 피폭량이 생각보다 상당히 높다.
  * 의료 검사 피폭도 종류에 따라 꽤 높을 수 있다(특히 CT).
  * 생물의 산소 호흡 부산물과 방사능 피폭으로 생기는 해로운 물질이 똑같다.
  * 이 정도의 낮은 피폭량이 건강에 해롭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 일이 없다. 
 
   이 네 가지다.  추가적으로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이 기사도 다르게 취급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漁夫

[1]
http://fischer.egloos.com/4564635.  산소 호흡을 하는 경우 ·OH 같은 래디칼이 항상 나오는데, 방사능을 쬐었을 때도 이것이 세포 손상의 원인이란 것은 똑같다.
[2] 복구 불능인 세포를 죽여 버리고 근처의 멀쩡한 세포들이 분열(
http://fischer.egloos.com/4568125)
[3] 이 부분은 'transfer compartment'가 해석이 좀 분명하지가 않다.  그냥 섭취한 것인지, 아니면 일단 흡수된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일단 후자를 선택했는데, 혹시 오역이라면 알려 주시기 바란다.
[4] 물론 1kg보다는 더 높았을 수도 있지만 측정 농도가 60ppb에 가까웠다니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5] http://wacid.kins.re.kr/FAQ/faq06.aspx 참고
[6] 세포의 능동 수송(active transport) 사례로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나트륨-칼륨 펌프다.
[7] 보통 생체에 대한 피폭 단위 Sv(시버트)는 절대선량인 Gy(그레이)에다가 알파선에 대해 20, 중성자선은 10, 감마하고 베타와 X선은 1을 곱해서 얻는다.  알파선은 전리 작용이 커서 인체나 옷은 거의 투과하지 못하지만, 먹는다든지 호흡하든지 해서 신체 내부로 들어오면 효과가 매우 크다.
[8] 자세한 계산은 생략하지만, 1년치 섭취량을 놓고 계산한다 해도 430 Bq 정도밖에 안 된다.  앞에서 언급한 링크(link)에서 제시한 연간 섭취량 한도(ALI)가 핵종에 상관 없이 105 Bq를 넘는 데 유의.
[9] 잘 녹지 않는 insoluble은 애초에 대부분 배설되기 때문에, 독성이 섭취량 기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
[10] Uranyl acetate 중 우라늄 함량은 56.1%기 때문에, 136×0.56=76 정도니 크게 차이가 없는 셈.
 

덧글

  • qua 2015/05/11 01:33 # 삭제 답글

    사실 우라늄은 그 이름값에 비해서는 화학적 독성도 그렇고 전리방사선도 별로 안쎄죠. 진짜 유독한건 알파붕괴하는 Po나 Pu 같은놈들인데, 거의 신경독 수준의 LD50을 자랑한다고;
  • 漁夫 2015/05/11 18:17 #

    우라늄도 알파붕괴하긴 하는데, 골수에 축적되는 정도가 덜하고 워낙 느리게 붕괴해서 위험도가 덜하죠.

    http://en.wikipedia.org/wiki/Plutonium 의 toxicity 항목을 보면 '신경 가스 수준'이란 얘기가 나오네요. Pu는 반감기가 수만 년 수준이니 같은 양이라도 우라늄에 비해 수만 배 빨리 붕괴하고, Po 210이야 반감기가 138일인가 그러니....
  • 긁적 2015/05/11 02:05 # 답글

    이래서 모르면 걍 무서워한다니까요 (....) 포스트 잘 보았습니다.

    아참. 비슷하게 아는 사람들은 안다고 막 나대지 말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
  • 漁夫 2015/05/11 18:21 #

    정량적인 취급은 누구에게나 귀찮거든요 ..... -.-
  • Frey 2015/05/11 06:37 # 답글

    저거 실제로 문제가 좀 심각한게, 최근 대전 인근 지역의 지하수 우라늄 농도를 측정한 결과가 있습니다. 기사에서 말한 수십 ppm 정도가 아니라, 지역별로는 수백 ppm까지 올라가는 수치가 검출되었죠. 옥천누층군의 변성암에는 우라늄이 함유된 슬레이트가 많고, 그 때문에 지하수 중 우라늄 농도가 높습니다.
  • 漁夫 2015/05/11 18:24 #

    ppm이요 ppb인가요? 만약 ppb라면 저 기사의 10배인데, 제가 계산한 기준대로라면 10배래도 연간 섭취량 한도(ALI) 값에 한참 못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물론 100ppb 기준을 넘으니까 그 면에선 기준 초과 맞습니다만). 그리고 만약 ppm 수준이라면 애초에 먹지 말아야 할 수질입니다.
  • Frey 2015/05/11 21:51 #

    저 기사의 열 배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니까 아마 ppb가 맞을 것 같네요. 애초에 저 기사의 수치는 충청도 지방에선 평균 미달입니다...ㅠ
  • 漁夫 2015/05/11 23:27 #

    으힉 평균미달 ㅋㅋㅋㅋ

    ps. 아 화강암이 우라늄을 많이 포함하기가 어려운가 보네요. 저야 어디서 주워들은 게 다라.... -.-
  • Charlie 2015/05/11 11:03 # 답글

    최근에 어떤분은 일본 관광 다녀오는 사람들을 매국노라고 부르시던데 그 이유가,

    방사능을 '전염시킨다'라더군요.

    우리모두 누카콜라 건배!
  • 漁夫 2015/05/11 18:24 #

    Nucacola...........................
  • gleegum 2015/05/12 00:37 #

    그렇습니다 방사성핵종은 이그조틱/스트레인지매터나 그레이구 시나리오처럼 전염성이 있는것이었습니다
  • 위장효과 2015/05/13 09:47 #

    C&C 레드 얼럿의 붉은 군대 유닛중 데졸레이터 보병이 있었지요...(먼산)
  • 漁夫 2015/05/14 23:00 #

    gleegum 님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위장효과 님 / 당장 Science vessel만 해도 ㅎㅎ
  • JOSH 2015/05/11 13:05 # 답글

    좋은 글입니다.
    모 겜커뮤니티에서 그냥 일본여행다녀왔다고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에게
    '그 정도 피폭가지고 난리치면 한국에서는 어떻게 살아요?' 했더니 그거랑 같나고 하더군요..
    아니 그 기준이면 한국 사는게 더 위험한데.....

    위에 Frey 님도 쓰셨지만 우리나라 우라늄광맥은 뭐 채산성도 없는게 전국에 널려 있어서... T-T
  • 존다리안 2015/05/11 13:37 #

    일본에서 원전사고 이후 뮤턴트가 득실거릴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던데...
    왜 그사람들은 손발이 하나 더 있지 않은지 궁금합니다. 이땅 우라늄물을 먹고 말이죠.
  • 漁夫 2015/05/11 18:25 #

    한국이 화강암 지대기 때문에 우라늄/토륨 등 토양 방사성 원소가 좀 많다는 거야 이미 유명해서 ㅎㅎㅎㅎ
  • Frey 2015/05/11 21:52 #

    화강암은 우라늄광이 되긴 힘듭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충청도에서는 주로 슬레이트가 우라늄 함량이 높습니다.
  • 디스커스 2015/05/11 17:12 # 삭제 답글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건강검진을 하면 정말 체내 우라늄 수치가 나옵니까...?
    기사에 보면

    "학생들은 1년에 1회 정기건강검진을 받고 있는데, 검진결과 학생들에게서 우라늄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나온 경우는 없었다."
    고 하는데, 럼 납, 수은, 카드뮴, 망간... 뭐 이런 것도 나오나요?

    전 왜 저런 걸 한번도 들어본적도 검진표에 나온걸 본적도 없는걸까욧? ㅜ_ㅜ...

  • 漁夫 2015/05/11 18:25 #

    하하하하 저도 그걸 의심하지 않았네요. 저도 회사 건강검진에 방사성 원소 추가해 달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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