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오늘 맥도널드를 점거하는 이유(오마이뉴스)
이 기사에 대한 경제학적 고찰은 여기서 잘 돼 있으니까 내가 뭐라 할 필요는 없을 듯. 솔직히 말해 나는 2~7번까지는 바로 떠올릴 수 있었으나 1,8번은 못 했다. 내가 특별히 국제경제 쪽을 파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감각이 없으니까.
하나 덧붙일 것이라면, 링크한 글의 5번 항목 '맥도날드 알바의 임금을 올리고 고용보호를 강화했다고 가정해보자'를 주목하자. 비슷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사례가 있는가? 그렇다. 경영과 경제학적으로 대단히 유명한, 고용주가 자기 회사 직원의 임금을 단번에 2배 이상으로 올렸던 얘기다.[1]
여러 소스를 볼 수 있지만 Tim Harford의 요약을 인용하자.
결과는 어땠을까? 당연히
(source here. 공고가 난 바로 다음 날 10,000명이 포드 사에 지원하려고 공장 밖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포드는 이를 기회로 기존의 직원들을 해고하고 새로 온 사람들 위주로 대체하지도 않았다. 다소의 제약은 있었지만 [2]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경쟁자들은 자신 있게 "포드가 5달러로 뽑으면 우리는 남은 사람들 중에서 뽑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처럼 포드는 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잘 나갔다. 임금을 올린 해에 그 유명한 모델 T를 308,000대 팔았으며 [3] 다음 해에는 501,000대로 오히려 늘었다. 1920년 이 숫자는 100만 대가 넘어갔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은 결국 포드의 조치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헨리 포드가 바보였을까? 위의 결과를 봐서도 알 수 있듯이 결코 아니었다. 그러면 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그는 회사의 비용을 크게 늘렸는데도 후에 "우리가 한 가장 훌륭한 비용 절감 정책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성공했을까?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임금을 두 배로 올린 결과는 문자 그대로 극적이었다.
포드가 '가장 훌륭한 비용 절감 정책'이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위에서 말한 전제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6]
====
나는 미담 소개로 얘기가 끝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훈훈한 얘기는 여기까지. Tim Harford는 이를 계속 경제학적으로 설명한다.
사실 하포드는 앞 부분에서 '실업을 발명한 사람인 헨리 포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라 말하고 내가 인용해 온 장을 시작했다. ㅎㅎ
다른 문제도 있다. 이 정책이 개별 기업에서는 성공적일지 몰라도, 사회의 상당수 기업들이 이를 따라할 때 발생하게 된다. 만약 이 일이 있고 나서 포드의 경쟁사들이 즉시 이를 따라했다면 노동자들이 실제처럼 포드 사를 위해 상당 기간 동안 더 열심히 일했을까? 특정 기업에서 성공적이었던 정책을 사회 전체로 갖고 갈 때 항상 성공적이 될 수는 없다.
참고 ]
1) The story of Henry Ford's 5$ a day wages (Forbes)
2) Why did Henry Ford double his minimum wage? (Saturday evening post)
漁夫
에필로그 ] 본문에서 말했듯이 포드의 경쟁자들도 결국에는 이 제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익히 아시듯이,
오래 뒤긴 하지만, 포드는 결국 GM에게 미국 자동차 생산 대수 1위의 자리를 빼앗긴다.
[1] 전부 다는 아니나 사실상 그렇다.
[2] 6개월 수습이 있었고, 그 동안 가정을 건실하게 이끌고 있다는 것을 포드 사의 사회복지 부서에 입증해야 했다. 여성도 '가장이라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당시 상황에서 대부분의 수혜자들은 남성이었지만.
[3] 다른 모든 회사들을 합한 것보다 더 많다!
[4] 포드는 '5일 노동자'란 말을 썼는데, 취직하여 월요일부터 5일 다녀 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냥 그만두는 사람을 가리킨다.
[5] 당시 포드 T 모델 가격이 850$였음을 감안하자(이것도 다른 회사 모델들보다 훨씬 쌌다). 당시 5$는 현재 물가로 100$ 부근에 해당한다고 한다.
[6] 임금을 올려주기만 하면 경영 결과가 나아질 것이라 주장할 수 없는 이유다.
[7] 하포드의 설명은 더 많은 봉급을 받은 포드 사의 직원들에게 일어난 일을 요약한다. "노동자의 생산성보다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함으로써 노동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임금 제도".
이 기사에 대한 경제학적 고찰은 여기서 잘 돼 있으니까 내가 뭐라 할 필요는 없을 듯. 솔직히 말해 나는 2~7번까지는 바로 떠올릴 수 있었으나 1,8번은 못 했다. 내가 특별히 국제경제 쪽을 파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감각이 없으니까.
하나 덧붙일 것이라면, 링크한 글의 5번 항목 '맥도날드 알바의 임금을 올리고 고용보호를 강화했다고 가정해보자'를 주목하자. 비슷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사례가 있는가? 그렇다. 경영과 경제학적으로 대단히 유명한, 고용주가 자기 회사 직원의 임금을 단번에 2배 이상으로 올렸던 얘기다.[1]
여러 소스를 볼 수 있지만 Tim Harford의 요약을 인용하자.
1914년 초 포드 자동차의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헨리 포드는 하루 작업시간을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이면서도 최저임금은 기존의 두 배 이상인 일당 5달러로 올리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 '당신이 경제학자라면(The undercover economist strikes back)', Tim Harford, 김명철, 이제용 역, 웅진지식하우스 刊, p.202
- '당신이 경제학자라면(The undercover economist strikes back)', Tim Harford, 김명철, 이제용 역, 웅진지식하우스 刊, p.202
결과는 어땠을까? 당연히

그러나 포드는 이를 기회로 기존의 직원들을 해고하고 새로 온 사람들 위주로 대체하지도 않았다. 다소의 제약은 있었지만 [2]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경쟁자들은 자신 있게 "포드가 5달러로 뽑으면 우리는 남은 사람들 중에서 뽑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처럼 포드는 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잘 나갔다. 임금을 올린 해에 그 유명한 모델 T를 308,000대 팔았으며 [3] 다음 해에는 501,000대로 오히려 늘었다. 1920년 이 숫자는 100만 대가 넘어갔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은 결국 포드의 조치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헨리 포드가 바보였을까? 위의 결과를 봐서도 알 수 있듯이 결코 아니었다. 그러면 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그는 회사의 비용을 크게 늘렸는데도 후에 "우리가 한 가장 훌륭한 비용 절감 정책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성공했을까?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1. 1913년 포드는 우리가 대형 공장이라면 지금 반사적으로 생각할 일관 작업(conveyer belt로 연결되고 옆에서 노동자가 작업하는)을 도입했는데, 이 방식의 문제는 다 알듯이 '사람을 로봇으로 만드는' 것이다. 포드의 노동자들 역시 이 방식을 견디지 못했다. 실제 포드는 5만 명의 노동자를 필요로 했으나 고용자 수는 13500명에 불과했으며, 평균 근속 개월 수는 3개월에 불과했다.
2. 당시 노동자들은 일당 2.5$로 다른 데 취업하기 어렵지 않았다. 이런 데다 일은 대단히 지루했으니 근무 태도가 어땠는지는 알 만 하다. 게으름과 무단 결근은 양반이고[4] 심지어 생산 라인을 고의로 방해하기까지 했다.
3. 사람을 새로 뽑기도 쉬웠고 교육 기간이 길지도 않았으나 - 일관 작업 교육이 그리 어려웠을 리가 없다 -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만뒀기 때문에 재교육에 들어가는 비용 전체가 매우 많았다.
2. 당시 노동자들은 일당 2.5$로 다른 데 취업하기 어렵지 않았다. 이런 데다 일은 대단히 지루했으니 근무 태도가 어땠는지는 알 만 하다. 게으름과 무단 결근은 양반이고[4] 심지어 생산 라인을 고의로 방해하기까지 했다.
3. 사람을 새로 뽑기도 쉬웠고 교육 기간이 길지도 않았으나 - 일관 작업 교육이 그리 어려웠을 리가 없다 -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만뒀기 때문에 재교육에 들어가는 비용 전체가 매우 많았다.
임금을 두 배로 올린 결과는 문자 그대로 극적이었다.
... 첫 번째, 생활수준이 나이진 노동자들이 안정된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가족들을 잘 먹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5] 포드 사 사회복지 부서의 조사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새로 생긴 돈을 술 마시는 데에 쓰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두 번째, 노동자들은 포드 자동차 회사에 감사함과 의무감을 느끼는 듯했으며, 따라서 자동차 만드는 일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세 번째, 포드의 일당 5달러 정책은 노동자들에게 갑자기 잃을 것이 많이 생겼음을 의미했습니다. 포드 사에서 일하면 다른 곳보다 두 배 높은 급여를 받았으니까요. 따라서 노동자들에게는 열심히 일하고, 지시를 따라야 할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당시 한 논평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너무나 유순해졌다."
- Ibid. p.208~09
- Ibid. p.208~09
포드가 '가장 훌륭한 비용 절감 정책'이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위에서 말한 전제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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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담 소개로 얘기가 끝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훈훈한 얘기는 여기까지. Tim Harford는 이를 계속 경제학적으로 설명한다.
경제학자들은 퍼시벌 페리의 '높은 임금이자 바른 임금' 정책을 효율임금[7]이라고 부릅니다. 효율임금은 시장임금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보았듯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상업적으로 타당합니다. 효율임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합니다. 종업원의 동기를 유발하고 충성도를 높이고자 하는 고용주에게 유익할 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찾으려 애쓰는 노동자에게도 유익합니다. 하지만 효율임금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수준보다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생산성이 더 높은 (하지만 더 비싼) 노동자들을 둔 고용자는 사람을 더 적게 고용하려고 하는 반면, 더 높은 임금과 좋은 조건 때문에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더 많아질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수요-공급의 기본 개념이 다시 도움이 됩니다. 즉 상업적인 논리를 고려할 때 정확히 효율임금은 더 많은 구직자와 더 적은 일자리를 의미하게 됩니다.
- Ibid. p.211
- Ibid. p.211
사실 하포드는 앞 부분에서 '실업을 발명한 사람인 헨리 포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라 말하고 내가 인용해 온 장을 시작했다. ㅎㅎ
다른 문제도 있다. 이 정책이 개별 기업에서는 성공적일지 몰라도, 사회의 상당수 기업들이 이를 따라할 때 발생하게 된다. 만약 이 일이 있고 나서 포드의 경쟁사들이 즉시 이를 따라했다면 노동자들이 실제처럼 포드 사를 위해 상당 기간 동안 더 열심히 일했을까? 특정 기업에서 성공적이었던 정책을 사회 전체로 갖고 갈 때 항상 성공적이 될 수는 없다.
참고 ]
1) The story of Henry Ford's 5$ a day wages (Forbes)
2) Why did Henry Ford double his minimum wage? (Saturday evening post)
漁夫
에필로그 ] 본문에서 말했듯이 포드의 경쟁자들도 결국에는 이 제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익히 아시듯이,
오래 뒤긴 하지만, 포드는 결국 GM에게 미국 자동차 생산 대수 1위의 자리를 빼앗긴다.
[1] 전부 다는 아니나 사실상 그렇다.
[2] 6개월 수습이 있었고, 그 동안 가정을 건실하게 이끌고 있다는 것을 포드 사의 사회복지 부서에 입증해야 했다. 여성도 '가장이라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당시 상황에서 대부분의 수혜자들은 남성이었지만.
[3] 다른 모든 회사들을 합한 것보다 더 많다!
[4] 포드는 '5일 노동자'란 말을 썼는데, 취직하여 월요일부터 5일 다녀 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냥 그만두는 사람을 가리킨다.
[5] 당시 포드 T 모델 가격이 850$였음을 감안하자(이것도 다른 회사 모델들보다 훨씬 쌌다). 당시 5$는 현재 물가로 100$ 부근에 해당한다고 한다.
[6] 임금을 올려주기만 하면 경영 결과가 나아질 것이라 주장할 수 없는 이유다.
[7] 하포드의 설명은 더 많은 봉급을 받은 포드 사의 직원들에게 일어난 일을 요약한다. "노동자의 생산성보다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함으로써 노동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임금 제도".










덧글
복학해야돼서 그만뒀습니다만 그냥 맥도날드 다니다가 정직원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느꼈었습니다.
모 금융회사 임원 출신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자기 회사 기준에서 스펙이 너무 높거나 충성 하겠다는 사람은 안 뽑는답니다. 높은 사람은 금방 나가고, 충성하겠다는 사람은 자르기 어렵답니다. 제 추측에는 충성이니 등의 말은 하는 사람은 떨어지는 스펙을 충성으로 메우려 하고, 다른 곳에서 비숫한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겁니다.
맥도날드 점주는 생각한다. "기존 알바생 쫓아내고 잘생기고 예쁜 알바생 쓰면 매출이 오르지 않을까?" 결국, 기존의 저숙련(?) 근로자는 퇴출당한다. 외모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능력 있는 알바생이 기존의 알바생을 대체할 것이다1. '이전의 낮은 임금수준에서는 맥도날드 알바 일자리에 관심도 없었다'는 사실은 '기존 알바생보다 더 나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높은 임금을 받으며 일해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맥도날드 알바 일자리의 임금을 아무리 올려봤자 결국 저숙련 근로자들은 퇴출 당하고 다른 저임금 일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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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갑자기 커진 회사 경우와 같습니다. 회사가 갑자기 커지고, 이에 맞게 월급도 올렸습니다. 그러니, 전에는 지원도 안 하던 더 스펙 좋은 사람들 (신입,경력 모두)이 몰려들었습니다. 위의 글처럼 기존 직원을 자르고 새로 뽑지는 않았습니다만. 결국 기존 직원들은 대부분 새로 들어온 직원들에게 밀려서 하나 둘 회사를 떠났습니다. 기존 직원 임원보다 새로 들어온 대리,과장 능력이 훨씬 좋을 정도였으니, 같은 직급에서 도저히 경쟁이 안 되지요.
이런 상황에서 월급도 올리고 자리도 지키려면, 자동차처럼 존나 센 노조를 만들어야겠지요.
또 다른 예로는, 기존 직원을 싹 잘라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상위권 업체에서 권력 다툼에 밀려 잘린 부사장이 있습니다. 하위권 업체에서 전권을 주고 사장으로 데려갑니다. 사장이 가서 보니, 직원들이 허접합니다. 싹 자르고, 자기가 있던 상위권 업체 출신으로 채웁니다. 물론 월급도 상위 업체 수준으로 올리고요. 직원 능력이 갑자기 올라가고, 회사는 폭풍 성장.
회사가 성장하며, 초기 핵심 멤버가 밀려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 초기에는 뛰어난 사람을 못 구하니, 원래는 그 업계에서 일할수도 없는 사람을 첫 직원으로 뽑았습니다. 회사가 조금씩 커지며 2인자 자리를 지켰지요. 하지만, 첫 직원 능력으로 감당이 안 될만큼 커져서, 상위권 업체 2인자를 데려옵니다. 결국 원래 2인자는 밀려서 회사를 나갔습니다.
이런 예를 보면, 월급 오르거나 회사가 발전하는게 직원에게 꼭 좋은 게 아닙니다.
네, 저는 말씀하신 정도까지는 생각을 안 해 봤습니다. 정말 이치에 닿네요. 회사가 커서 생산성이 올라가면 거기 걸맞지 못할 경우 잘린다... 피부에 닿습니다. 바로 얼마 전 그런 경험을 제 직장에서 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삼성이 대우는 좋은데도 계속 사람들이 나오는 이유가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https://twitter.com/kcanari/status/578505094200573952 이렇게 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파다하죠. 솔직히, 100% 뻥이라고는 못 하겠습니다. 그러니 저기서 살아남아 높이 간 사람이 얼마나 일을 잘 하겠습니까. 의외로 삼성에서는 (통계로 볼 때) '학벌(or spec)'이 최소한 다른 대기업보단 덜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 저렇게 일을 시키니 학벌은 있으나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살아남기 어렵지요.
더해서, 안 좋은 (월급 짠) 회사는 비정규직 따위 없습니다. 전부 정규직이지요. 어차피 자르기 쉬우니까요. 안 그래도 월급 적은데, 비정규직이나 파견직이면 더 사람 구하기 어렵습니다. 파견 회사 이익까기 남겨줄 돈도 없고요. 게다가, 앞에 적었듯이, 이런 회사는 회사에서 나가라면 "사장 개새끼" 하고서 쿨하게 나갑니다. 비정규직을 쓰면 직원 충성심도 낮고, 인재 구하기도 어렵고, 파견직이면 중간에서 돈 떼먹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이럼에도 비정규직 쓰는 건, 자르기 쉬워서겠지요. 하지만, 작은 회사는 어차피 자르기 쉬우니까 비정규직 따위 안 씁니다. 비유하자면, 게임 이용권 1달에 5000원, 1년에 2만원인데, 돈이 많아도 1달 이용권 고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비정규직(임시직,파견직,도급직)이 본사 정규직 시켜달라고 시위하는 곳은 전부 본사 정규직이 꿀 빠는 곳입니다. 코레일 계열사 KTX 승무원, 현대/기아 (위장 계열사) 동희 오토 생산직 등입니다.
게다가 비정규직으로 까이는 회사들도 직원 능력이나 충성심이 중요한 부분은 정규직으로 씁니다. 현기차 연구 개발이나 코레일 관제,정비 등입니다.
회사가 커도 창업공신을 의리로 데리고 있는데, 아래 직원들에게 무능하다고 개 까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그저 그런 사람밖에 못 구했습니다. 회사가 커지면서 임원이 되었는데, 나중에 들어온 능력있는 아래 직원들에게 멍청하다고 마구 씹힙니다. 이상한 지시나 해서 직원들 힘들게 한다고 욕 먹더군요.
삼성은 승진에서 밀리거나 업무 감당 못 하면 쫓아 내고 새로 뽑습니다. 이런 방식이 사회 전체 분배에는 더 나아 보입니다. 일부 사람에게만 평생 높은 임금을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짧게 높은 임금을 주는 거니까요.
김대호님 글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대우차 망할 때 잘린 생산직 나중에 복직시켰습니다. 90% 넘게 돌아왔는데, 잘렸던 사람 가운데 대우차와 비슷하거나 좋은 곳에 취직한 사람은 1명도 없답니다. 안(못) 돌아온 사람은 죽거나, 이민, 장사로 성공이랍니다. 이러니 대기업 생산직이 잘리면 난리 치지요.
아까 비유를 계속해서 하겠습니다. 사귈까 말까 하는 상대가 일단 사귀다 헤어지려면 물귀신처럼 달라 붙는다면, 대부분 사귀길 꺼릴 겁니다. 상대방 스펙이 자신보다 꽤 좋아야 사귀려 할 겁니다. 하지만 깨끗하게 헤어질 수 있으면, 사귈 생각을 보다 쉽게 할 겁니다.
김대호님이라면 사회디자인연구소 말씀이십니까? 그런 글 쓰셨던 적이 있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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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에, 기존 직원 월급은 놔두고 새 직원 월급만 올렸으면, 기존 직원도 버텼을지 모릅니다. 무능한 만큼 월급도 싸니까요. 하지만 한국식 연공 서열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기존 직원은 월급 올랐다고 좋아했지만, 결국 밀려났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모 회사는 경영 위기라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상여금 반납하고 본봉도 깎았습니다. 각종 복지도 스스로(!) 거절. 결국 더 좋은 회사로 갈 수 있는 사람은 다 빠져나가고, 갈 곳 없는 쭉정이만 남았습니다.
이를 보면, 월급을 올리거나 내리면, 직원 수준은 장기적으로 월급에 수렴하는 듯 합니다.
직종,업무에 관계 없는 연공 서열식 임금은 회사 뿐 아니고 (짱 센 노조 없는) 노동자에게도 안 좋은 듯 합니다. 보통 어느 정도 짬밥이 쌓이면 생산성은 수렴하는데, 월급은 계속 오릅니다. 당연히 회사에선 자르고 싶어하지요. 앞에 적었듯이, 회사 전체 월급이 올랐더니, 굴러온 돌에게 밀려나는 일도 생기고요.
회사 입장에서도 연공 서열로 필요한 수준의 인재를 구하기 어려워집니다.
모 회사 부서장은 자기 회사 직원이 무능하다고 매일 욕합니다. 왜 안 자르냐니까, 대신할 사람 뽑고 자른답니다. 나중에 뽑았냐고 물어보니, 더 나은 사람이 안 온답니다. 월급 올려서 공고 내라니, 직원 전체 월급을 올려야 해서 못 한답니다.
미국 명문대에서 박사 받고, 페이스북에서 연봉 30만, 스톡옵션 200만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삼성 면접도 봤는데, 삼성에서는 이런 사람에게 1.5~2배는 줘야지요. 결국 페이스북 갔지만, 삼성에 갔을 경우를 예상해보겠습니다. 삼성에서 박사 신입은 대리 말년 ~ 과장 신입으로 들어가는데, 담당 부장보다도 연봉이 몇 배가 됩니다. 부장은 "저 새끼가 뭔데 몇 배를 받나"는 생각에 신나게 갈구게 됩니다.
상위권 아닌 건설 업체에서 보통 벌어지는 일인데, 기술자는 하위권 대학 출신도 겨우 데려오는데, 관리직은 상위권 출신이 몰립니다. 기술직,관리직 월급이 같으니 생기는 일입니다. (기술자는 자격 수당이 있어서 쥐꼬리만큼 더 받긴 합니다.) 건설 회사에서는 기술직이 훨씬 더 중요한데 하위권 출신밖에 못 구하고, 기본만 하면 되는 관리직은 상위권이 몰립니다. 물론, 하위권 업체가 혼자만 기술직 월급 올리면 효과가 있겠지만, 상위권도 따라서 올리면 도로아미타불이지요. 어차피 명문대 출신은 상위권부터 채울 테니까요. 하지만, 연공제가 깨지면 일부 직원에게라도 돈 많이 줘서 데려올 수 있을 겁니다.
미국에선 직원 능력이 중요한 업체는, 같은 신입이라도 전공,대학,학점 등에 따라 연봉을 다르게 주나봅니다. 이런 식이면, 하위권 업체도 수준 높은 인재를 구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