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2 15:29

André Cluytens conducts Wagner at EMI 고전음악-LP

  앙드레 클뤼탕스; 20세기 위대한 지휘자들(EMI)에서 적었듯이, 클뤼탕스의 레파토리 안에는 정통 프랑스-벨기에 악파와 아주 거리가 멀어 보이는 바그너도 꽤 들어 있었습니다.  실제 그는 빌란트 바그너가 바이로이트에서 지휘시킨 몇 안 되는 프랑스 출신 지휘자 중 하나였습니다.  그의 경력은 오페라 극장에서 출발했으며, 콘서트에서도 프랑스 음악의 최고로 명실공히 인정받은 것은 샤를르 뮌시가 파리 음악원에서 보스턴 심포니로 주 활동 무대를 옮긴 1948~9년으로 봐야 하겠지요.
  그의 재능을 보고 프랑스 EMI에서 밀어 주게 만든 사람은 월터 레그였다고 합니다.  1950년부터 프랑스 EMI 지사인 Pathé-Marconi에서 주로 녹음했고, 베를린 필과 독일 지사인 Electrola, 물론 영국 본사 등에서 번갈아 가면서 암으로 쓰러지기 한 해 전인 1966년까지 녹음을 했습니다.  프랑스-벨기에 계열 지휘자 중 (알자스 태생이었고 게반트하우스에서 주요 경력을 시작한 뮌시를 빼면) 그만큼 독일 음악과 프랑스 음악 양편에서 유명했던 지휘자는 아직 없습니다.

  그가 EMI에 남긴 바그너 관현악곡 녹음은 아래처럼 2장이 있습니다.  (사실 한 곡이 더 있는데 그건 다른 기회에 설명하겠습니다)  둘 다 프랑스 국립 오페라를 지휘하고, 파리 바그람 홀(Salle Wagram)에서 Pathé-Marconi의 기술진인 René Challan(프로듀서), Walter Ruhlmann(엔지니어)이 감독.  사진은 늘 그렇듯이 제 음반, discog.com, ebay.com 등에서.

  아래는 '탄호이저' 서곡(드레스덴 판),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 1막 전주곡, '유령선' 서곡, 로엥그린 1,3막 전주곡이 들어간 1959년 6월 녹음.
  

  LP 해설이 괜찮습니다.  악보 일부분 예시도 나와 있고, 설명이 깨알 글씨로 자세하죠. ㅎㅎ

  아래는 '지그프리트 목가'를 포함하여 지그프리트에 관계된 유명 발췌곡들을 - '지그프리트'의 '숲의 속삭임', '신들의 황혼'에서 '지그프리트의 라인 여행'과 '장송행진곡'을 넣은 '지그프리트의 다른 모습'이란 타이틀의 기획입니다.  일본 도시바-EMI TOCE-55432.  2002년 'EMI의 환상의 명반'시리즈로 나왔습니다.  '치명적인 문제'라면 1958년 4월 녹음인데 모노랄이란 것입니다만.... -.- (단지 예산이 없어서 스테레오 녹음 장비를 못 샀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쨌건 페라스 음반처럼 동년 11월까지도 모노랄 녹음을 자행한 Pathé-Marconi에 저주 있으라! )

  제가 본 바그너 작품 음반 중 제일 유머러스한 일러스트입니다.  분명히 Pathé-Marconi에서 1970년대 중반 Trianon 시리즈로 낸 재반(2C 045 17174)의 일러스트죠.
 
  낱장이 팔리던 시기의 일본 CD답게 기초적인 해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특히 아래 두 LP 중 어느 건진 모르겠습니다만 빌란트 바그너가 쓴 해설을 번역해서 실어 놓았지요.  

  스테레오 녹음 쪽이 좀 더 괜찮은데, 실황 때 그가 보여 줬다던 '정력적이며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 - 트랙백한 20세기 지휘자 시리즈의 환상 교향곡에서 추측할 수 있습니다 - 억제되어 있는 점은 좀 아쉽긴 합니다만, 음반으로서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유령선'이나 '마이스터징어'는 상당히 장려한 음악을 들려 주죠.  반면 지그프리트 쪽은 녹음 탓도 있겠지만 약간 답답.
  이 둘은 모두 Testament에서 CD로 냈으니 지금 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래는 스테레오 녹음의 초반인 SAXF 135(모노랄은 FCX 831).
  
  아래는 레이블입니다.  스테레오 초기인 FB1.  일본 발매에서는 1면과 2면이 반대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래는 지그프리트를 다룬 모노랄 앨범의 초반.  FCX 772.
 
  위 두 LP 뒷면을 보면 빌란트 바그너가 클뤼탕스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모양인데 - 빌란트는 얼마 전 올렸던 크나의 Westminster 녹음에서도 볼 수 있듯이(image) 레코드 해설에 연주자 comment를 달아 주는 일이 있지요 - 위 CD 해설에서 언급했듯이 일본 CD 내지에서는 이를 그대로 번역해 주었습니다.  최소한 우리 나라 발매가 일본 발매 수준을 따라잡은 것은 3~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당시 해설이 좋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漁夫
 


덧글

  • rumic71 2015/02/22 16:52 # 답글

    바그너 서곡집 한때 열심히 컬렉션했었는데(주로 CD였지만) 클뤼탕스라니 새삼 흥미가 동하는군요!
  • 漁夫 2015/02/24 22:54 #

    스테레오 음반 쪽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근데 바그너 발췌곡집이 은근히 판이 엄청 많은 편이더라고요. 제가 좀 놀란 건 Adrian Boult 였나... '그조차도' 녹음이 있으니 말이지요 ㅎㅎㅎ
  • rumic71 2015/02/25 13:02 #

    볼트선생 판은 재발매 CD로 구한 거 있습니다... 꽤 괜찮네 하는 느낌이었죠.
  • 漁夫 2015/03/24 23:20 #

    특히 볼트 지휘에 크게 관심이 없어 안 샀는데, 워너에서 볼트 icon 냈었나 거기 들어 있나요?
  • rumic71 2015/03/25 14:40 #

    EMI 살아있을 시절 물건요.
  • 한우 2015/03/24 19:26 # 답글

    클뤼탕스의 바그너 선집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그가 바그너을 꽤 잘했지만, 그의 녹음 '우선' 순위라고 생각이 들지 않아 녹음이 없을꺼라 생각했었거든요.

    참고로 빌란트 바그너는 이리저리 녹음에 적은 '서신'이 많네요. 클렘페러의 유명한 바그너 서곡집을 예전에 박스발매 (물론 허리 휘는 영국 초반이 아니라 미국반으로..) 구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도 빌란트가 적은 서신(것도 손!으로)이 있었거든요.
  • 漁夫 2015/03/24 23:19 #

    네 클뤼탕스의 이 선집은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영국 본사에서 발매되진 않고 프랑스에서만 나왔죠.

    빌란트 바그너는 클렘페러의 지휘를 '바그너의 참된 소리를 들려 줬다'고 칭찬했다고 어디선가 봤습니다. 그 엔젤 박스에 무려 손으로 적은 서신 사본이 나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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