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4 23:30

[연주회] '14. 12. 26; 예술의 전당 - 베토벤 교향곡 9번, 정명훈/SPO 돈내는 구경꾼

  먼저 오해가 없도록 말해야 할 점;

  1. 나는 연주회장에는 기껏해야 한 해에 2회 정도밖에 가지 못한다.  내 말이 '레코드 기준이군'이라 느끼신다면,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2.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은 익숙하긴 하지만 너무 띄엄띄엄이라, 특히 1층은 거의 가 본 적이 없어서 자리별 음향 특성까지 기억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저음이 너무 크게 울린다는 생각을 갈 때마다 느낀다.  오케 뒤의 수직 벽 때문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팀파니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 것도 그 때문인지 궁금하다.
  3. 사진 앵글에서 짐작하시듯이 2층 맨 앞, 약간 오른편에서 들었다.  개인적으로 앞에 아무 것도 없이 직접 소리가 전달되는 자리라서 맘에 든다.

  ===

  그간 정명훈 팬이 아니었던지라 지휘를 직접 보긴 첨이다.  생각보다 지휘대 위에서 '움직임'이 훨씬 적었다....

  1악장.  바이올린이 다른 현에 실려 1주제 단편을 흘리면서 시작.  근데 소리가 좀 빈약해서 놀랐는데, 다음에 반복할 때는 훨씬 낫다.  전에 링크했던 비창 동영상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으니까 '몸이 덜 풀렸나보다'.  내 기억이 맞다면 1악장 중간에 1층 왼편에서 핸드폰 소리가 났던 듯한데 다시는 들리지 않았다.  다행이랄까.
  2악장.  템포가 생각보다 좀 빠른데, 그 때문인지 악구 사이의 연결이 좀 부자연스러운 점이 들린다.
  3악장.  역시 중간보다 약간 빠른 템포로 좀 흘리듯 하는 인상.
  4악장.  이번 연주회의 네 악장 중에서는 가장 인상적이었고 좋았는데, 앞 악장들의 주요 선율이 나오고 저음 현에서 다 거절하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야멸차게 거절해 주는' 연주는 처음 봤다 ㅎㅎㅎ.  그리고 바리톤 독창 등장하는 부분은 레치타티보인데, 여기 배경 깔아 주는 솜씨가 기가 막혔다.  순간적으로 "아, 얼마 전까지 빈 오페라에서 지휘하다 왔지"란 생각이 지나갔음.  전반적으로 끌어 가는 솜씨가 상당히 좋았는데, 굳이 얘기하자면 합창 인원수가 너무 많아서 ff로 합주할 때는 오케스트라가 너무 약하게 들린다.

  총평 ]
  * '정마에'의 솜씨는 베토벤 9번에서 두드러지게 발휘되었다고 보긴 힘들다.
  * 오케스트라에 대한 인상은 전에 유투브 동영상 보고 느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만약 리허설 등과
    편집하여 음량 밸런스와 악구간 연결 같은 데를 좀 다듬어서 음반으로 들었으면 내가 유럽 오케스트라 등
    의 음반에 비해 뚜렷이 못하다 말할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니었을 게다.  
     기초 실력이 안 되면 아무리 편집을 해도 티가 나게 마련.
  * 참고로, 다음 날 연주는 템포가 좀 더 느렸다고 들었다.  이러면 전체적 인상은 좀 더 좋았을 것임.

  연주회에서 음반만큼 잘 다듬어진 연주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은 자주 연주회에 못 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난 이 콤비의 음반(DG)을 아직 듣지 못했기 때문에, 듣고 적겠다면 뭔가 다를지도.

  어부

  ps. ㅈㅈ, 왜 한자 변환이 안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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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umic71 2015/01/05 15:26 # 답글

    세종-예당-KBS 중에서 음향만으로는 KBS홀이 제일 나았던 듯 합니다. 십년쯤 전의 기억이지만...
  • 漁夫 2015/01/06 22:10 #

    전 거의 20년 전 기억이라 불확실합니다만, 전혀 기억이 좋지 않습니다. KBS symphony 연주가 그저 그래선지 모르겠습니다만.
  • rumic71 2015/01/07 13:22 #

    제가 적절히 드라이한 음향을 선호하는 탓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위 '목욕탕 울림'은 질색이라...
  • 2015/01/05 23:4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1/06 22:1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der Gaertner 2015/01/10 11:54 # 답글

    굉장히 오래 전에, 정명훈씨 지휘에 KBS교향악단 연주였나..싶은(기, 기억이;;;) 베토벤 9번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취향차는 있겠으나 제 인생 최악의 베토벤 9번으로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습니다. 정명훈씨 본인도 그걸 느꼈는지 커튼콜도 응하지 않았었죠.
    그리고 예술의 전당은 예술의 전당이 아니라 예술의 목욕탕이라는 소리가 설립 때부터 있었던 정설이라(..)
  • 漁夫 2015/01/11 16:04 #

    정명훈씨가 잠시 국영방송을 맡은 일이 있었죠. 뭐 결과야 ㅎㅎ

    예술의 목욕탕 소리는 전부터 있긴 했는데.... 그 주된 이유가 뒤의 수직 벽 때문이라는 데는 거의 중론이 일치한다고 압니다. 썩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 설아 2015/01/15 14:51 # 삭제 답글

    27일날 보러갔었는데 템포가 빠르거나 느리다는 생각을 안 한거 보니 확실히 느려진 게 맞나봅니다.
    참, 4악장 오케의 포르티시모가 잘 안들린건 27일도 비슷했어요.
  • 漁夫 2015/01/15 21:59 #

    4악장에서 그렇게 들린 건 합창단 인원을 줄이기 전에는 방법이 없으니, 인원수가 26일과 같았다면 마찬가지 문제가 생길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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