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3 19:24

한 기업의 탄생과 때 이른 종말 (3) Critics about news

  1편2편에 이어.

  2편 마지막에서 말했듯이, 증설이 어렵지 않고 호황 끝날 때쯤 증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는(그게 원인일 수도 있죠) 이 업계의 특성이 가격에 준 영향은 윤석금 회장과 운영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을 것입니다.
  2011년 8월에 서울대와 공동연구 현판식도 했는데, 12월의 상황은

  * 웅진 태양광 실적 추락에 투자 보류, 생산 중단 (link 1)
    - 상주 공단 가동 멈춰. 12월부터 3개월 정기보수 ; 명목은 정기 수리지만 가격 하락으로 손실 줄이려 했다 추측
    - 5000ton/연 생산급 공장은 40$/kg 수준의 생산비.  이 때 현물은 29$ 수준.

  이 사이에 가격이 도대체 어떻게 변했을까요?  (source; link 2에 첨부된 hwp file 내의 그림)

  제가 '정기 보수'라 표시한 부분의 현물가가 29$/kg이었으니, 2003년의 가격 수준과 거의 같거나 그 이하로 돌아와 버린 셈입니다.  link 1에서 '3분기까지는 누적 흑자'라 했는데, 그 때까지는 실제 비례비인 40$/kg line보다 그래도 위를 유지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11월부터는 완전히 생산 비례비 이하로 떨어집니다.  연 5000ton 생산이니, 가격 30$/kg 기준으로 보면 하루 약 14만 $ 적자가 나는 셈입니다.  한 달만 놔 둬도 400만$ 이상이니, 재가동 때의 손실을 고려해도 세우는 게 맞죠.
  가격이 이 모양이니,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협력 업체(e.g. 현대중공업)나 투자자들도 떨어져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link 1을 보면, 웅진에너지의 장기공급 업체나 투자자가 이탈하는 모습이 바로 나와 있습니다.  그룹 전체로 부담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윤석금 회장은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그룹 내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cash cow'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한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2월 17일 기사인 link 3을 보면, 2월 6일에 매각 발표를 하고, 웅진에너지와 폴리실리콘을 1~2년 내로 합병하겠다는 구도를 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할 시간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직 공장이 '정기 보수' 중이었을 2012년 2월 초에는 이런 기사(link 4)가 나왔습니다.  웅진이 OCI가 간 길을 따라간다는 것이지요.  단 이 기사는 웅진이 OCI만큼 투자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필요 액수는 웅진코웨이를 매각해도 조달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죠.

  정기 보수가 종료될 시점이 되자 웅진에서는 시장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2월 15일의 이 기사(link 5)에서 보듯이 "정상적 정비였으며, 그간 2000ton/연 생산량을 증설했다.  3월 초면 정상 생산에 들어간다... 태양광산업 회복세도 감지되어 가동 일정을 앞당겼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2012년 7월 경 공장은 다시 가동을 중단하고 휴업 신고를 했는데, 영영 다시 살아나지 못합니다가동 개시인 2010년 8월부터 보면 정확히 2년 동안밖에 공장이 수명을 유지하지 못했던 셈입니다.  그 이유는(source; link 5의 그림을 약간 수정)


 시장 가격 OxzTL

  30$/kg에서도 연 5000ton이면 한 달에 400만$ 이상 손해인데, 그게 25$/kg 이하가 되고 생산량도 늘었다니(물론 생산비는 약간 낮아졌겠지만서도) 정말 버틸 재간이 없죠.[1]

  그 뒤는 씁쓸한 얘기 뿐입니다.

  * 2012. 10/10 ; 웅진폴리대주단, 상주공장 경매추진 대출회수 추진
  * 2012. 10/22 ; 대주단 '웅진폴리실리콘 부도' 선언 

  생산을 할 수 없고 처리도 안 되어 보관하고 있던 염화수소(HCl)나 삼염화실란(TCS) 같은 유독 화합물이 누출되는 사고마저 터집니다.  그냥 놓아만 두고 최소한의 인원만으로 관리를 하니 사고 가능성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 2013. 1/12 ;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 염산 누출 - 6개월째 가동 중단. (제 2보)
   - 한때 300여명이던 직원이 현재 20명.
  * 2013. 3. 18 ; 폐업(link)
   - 기사에는 좀 잘못이 있는데, 유독물질이 없는 게 아니라 나중 기사에 TCS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 2013. 12. 24 ; 웅진홀딩스, 태양광사업 쓸쓸한 퇴장 
   - 이 때는 임직원이 0명입니다.  폐업까지 했으니 당연할지도.
   - 최초 기사에 1000억을 자본금으로 투자했다고 나왔는데, 전체 주 중 28.1%를 '수백만원'에 팔았습니다.
     액면가 280억 이상이 수백만원이 됐으니 대략 1/10000로 가치 하락.  자본금 -3500억이니 뭐 당연하죠.

  10월 15일부터 경매에 나왔는데, 올해 6월 17일까지 8회에 걸쳐 다 유찰되었습니다.  그 사정은 이 link에 잘 나와 있습니다.  더군다나 TCS도 아래 기사처럼 남아 있으니 쉽게 팔릴 리가 없죠.

  * 2014.6.2 ; 웅진폴리실리콘 상주 공장 유독물질(TCS) 안고 매각진행 - 안전불감증

  4000억 넘는 초기 경매가에서, 최근은 초기 가격의 8%대로 떨어졌습니다.  공장 재가동은 진즉에 다 설비가 낡아서 불가능하고, 공장 설비들은 완전히 고철로 파는 수밖에 없죠.  게다가 유독물질 처리 문제 때문에 주관사도 없으니 언제 팔릴지 기약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제가 좀 놀란 것이, 웅진폴리실리콘의 홈페이지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그 중 보도자료 페이지를 보면, 2011년 8월의 서울대와 공동연구실 만든 현판식까지만 update가 돼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아마 관리를 할 시간도 경황도 없었겠지요.  인재채용 페이지를 보면, 아마 폴리실리콘 자체 사원이나 웅진 계열사 사원들이 찍으셨을 테지요.  개인적으로는 아마 전자일 것이라 추측.  이 분들이 어디로 다 옮기셨을까 궁금하긴 합니다.  웅진 그룹 전체가 알짜를 거의 매각한 이상, 내부에서 다시 자리 만들어서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겠지요.  요즘 어느 회사가 특정 파트를 없애거나 구조조정하거나 하면서 회사를 옮기거나, 잠시 본의 아니게 휴직이든지, 아니면 위로금을 받고 그만둬 구직 중이라는 소리를 꽤 많이 들을 수 있네요.  아마 이 분들도 그럴지.

  같은 직장인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듭니다.

  漁夫

  [1] 공장 완전 생산 중단 후에도, 폴리실리콘 시세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습니다.  2012년 4분기 20$/kg 이하란 근래 최저선을 돌파하여 1년 이상 15~18$/kg 수준을 유지합니다.  이 가격은 정말 생산업체에겐 지옥이라 해도 과장이 아닌데, 15$/kg이라면 사실상 생산비 최저의 업체라도 간신히 비례비만 건진다고 하기 때문입니다(link 2에 첨부된 hwp file을 보면 최저 생산비를 보이는 업체가 15$/kg 가량.  더군다나 이 업체의 생산 방식은 FBR이라 순도가 Siemens 방식에 비해 낮아서 그 가격에서도 쉽게 팔 수 있을지 의문).
  
좀 더 뒤인 2014년 3월에도 시세는 22$/kg 부근, 원래 하반기는 25$/kg 정도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다가(link 6) 9월 현재 오히려 20$/kg 대로 곤두박질했습니다(link 7).  이 중요한 이유는, 위 그래프에는 없지만 일시적으로 30$/kg 부근으로 오른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중국 업체들이 공장을 재가동하거나 재고를 출하하는 바람에 가격이 금방 다시 내렸기 때문이라네요.  한국의 다른 업체도 예외 없이 전부 고생 중... (link 8)

 [ 볼 만한 링크 ]
 * 경매 전문가의 블로그 (
http://blog.daum.net/picor78/322) ; 공장 사진들이 괜찮음. 매각 유찰기록도 있음
 * 태양광 기업들의 기회와 위험요인
http://bizkhan.tistory.com/2801
    - 첨부 hwp file이 정보가 꽤 많음.  생산업체들 생산비 언급이 있음
 

덧글

  • BigTrain 2014/12/03 19:48 # 답글

    기술적 장벽이 높지 않은 사업에서 중국 업체들이랑 경쟁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록 같네요.

    제주시에 오션스위츠라고 웅진에서 세운 호텔이 있었는데 제 친구가 그 호텔 첫 멤버로 취업했었습니다. 좀 일하다가 2011년엔가 다른 직종으로 갈아탔는데 몇 달 안 지나서 코웨이 매각설이 뜨더라구요..
  • 漁夫 2014/12/05 09:28 #

    네, 다른 데서 하는 건 중국에서도 대부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량으로 앞지를 자신이 없으면 안 하는 게 낫죠.

    오션스위츠 제가 제주 갈 때 자주 사용하는데, 거기가 웅진에서 지은 줄은 몰랐습니다.
  • 라라 2014/12/03 23:13 # 답글

    우문일 수도 있겠지만 저렇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경영진이 못 했을가요?

    기술장벽이 없어 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특히 중국업체가 가격 으로 후려치기하면 어찌되는지 이미 다른 분야에서 실제 예가 있었을텐데

    그런 리스크를 예상 못했다는게 신기할 정도네요

    보통은 디양한 시뮬레이션을 해 볼텐데
  • 짱깨쪽수 2014/12/05 08:46 # 삭제

    특허가 끝나서,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셨는데요. 중국은 특허 살아있어도 씹고 하지요.
  • 漁夫 2014/12/05 09:30 #

    다음 편에서 제가 무엇 때문에 '삐끗'했는지 좀 검토해 보려 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내부 포스팅 검색(by Google)

Loading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833

통계 위젯 (화이트)

653
367
1289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