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2 01:09

한 기업의 탄생과 때 이른 종말 (2) Views by Engineer

  앞 글에 이어.

  바로 그 장본인은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었습니다(사진
source).
  링크 기사를 간략히 정리하자면, 웅진 그룹의 이력은

  * 1980 ; 웅진출판
  * 1980년대 후반 이후; 웅진식품, 웅진코웨이
  * 2006 ; 태양광 발전 회사 설립(아마 웅진에너지로 추측.  곁다리 같아 확인은 안 했습니다만)
  * 2007.6 ; 극동건설 인수(6600억)
  * 2008 초; 새한 인수(810억)
  * 2008.7.15 ; 웅진폴리실리콘 설립

  이렇습니다.
  자기 원래 분야와 거리가 멀어 보이더라도 공격적으로 기업을 확장하는 것은, 한국의 '그룹'에서 그리 드물지 않지요.  구체적 사례야 널렸으니 여기선 과감히 생략.  

  이 당시 웅진폴리실리콘에 대한 계획 및 실제 실현 과정을 시간 순서로 나열하면

  * 2008.7 이후; 경상북도와 양해각서(MOU) 체결
    - 실제 7월 28일에 체결했습니다.

  * 2010까지; 청리 산업단지 17만평 매수 및 연간 5000 ton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 (5000억)
    - 2009.1.9 ; 상주 공장 기공식, 현대중공업과 5년간 6900억 공급계약 (link)
    - 2010.8 ; 제품 생산 개시
    - 2011.1 ; 첫 제품 출하
    - 2011.4 ; 상주 공장 준공식
    - 2011. 8. 17 ; 서울대와 산학협력연구실 현판식
      이 기사에서 눈여겨 볼 점은, 웅진폴리실리콘의 첫 사장을 맡은 백수택 씨는 전에 OCI에서 이 사업에 오래 종사
      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세운 전략도 비슷하다는 평이 있습니다(link).

   17만평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시다면, 네이버 지도나 구글 어스에서 크기를 볼 수 있습니다.
  한쪽 길이가 걸어서 약 10분을 넘는 정도.  이 사진은 분명히 공장 공사 중이니, 구글 어스로 완공 후의 모습을 보면
    전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감 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2012 ; 공장 완공, 상주시 추산 근무자 850명, 세수 100억
  * 장기적으로 총 1조 5000억 투자, 연 생산량 1만 5000ton으로 증설
  * 2015까지 ; 매출 2조, 영업이익 6000억

  실제 회사 설립 등의 계획 단계에서 폴리실리콘 가격 추세는 아래 그림과 같았습니다. (source; 이 link에 첨부된 hwp file 내의 그림)


   물론 이 때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죠. 다른 정보를 보더라도, 최종적으로 가격이 어디에서 안정될지는 대부분 추측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참고로, 처음 건설한 연간 5000 ton 규모 공장에서 폴리실리콘 생산비는 대략 40$/kg 수준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회사 설립 때의 가격인 약 300$/kg에서 1/3인 100$/kg까지 떨어지더라도,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준이죠.  실제 법률적 절차도 포함한 준비 과정은 시간이 더 걸리므로, 상당 부분의 물밑 작업은 2006~07년 이후에(어쩌면 더 전부터) 진행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설사 앞에 적은 100$/kg보다 더 낮아져 2004년 정도의 가격인 70~80$/kg 정도로만 시세가 계속 안정된다고 해도, 2015년까지 2조 매출에 6000억 이익을 내겠다는 것은 생산비를 감안할 때 그다지 무리한 발상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70$/kg이면 이익이 30$/kg이며, 생산량 1만 톤의 경우 3억 $ 이상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인건비 등이 있기 때문에 순익은 내려간다 쳐도 대략 2000억은 나오겠죠).  증설로 생산량을 올리면 단가도 떨어지니 말입니다.

  하지만 진입 장벽이 낮은 데서 오는 'me-too-production'의 압박은 이 예상을 훨씬 벗어났습니다.  tbC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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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보더 2014/12/02 01:29 # 답글

    OCI였나, 실리콘으로 흥하면서 취업설명회도 하고 하다 어느날부턴가 안보이던 기억이 있네요.
  • 漁夫 2014/12/02 22:29 #

    OCI는 비교적 생산 규모가 컸던 편이고 원래 재정도 탄탄해서 그나마 잘 버틴 축입니다만, 이 장기 불황을 견디려면 당연히 힘들죠.
  • 별바라기 2014/12/02 06:17 # 답글

    태양광 업체들의 몰락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웅진그룹(....)
  • 漁夫 2014/12/02 22:29 #

    네, 그룹 전체까지 거의 망하게 만든 장본인이죠.
  • 스카이호크 2014/12/04 11:23 #

    웅진코웨이 매물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전 그냥 극동건설 욕심부리다 체했네 정도로만 넘어갔었는데.
  • 대공 2014/12/02 11:36 # 답글

    설마....
  • 漁夫 2014/12/02 22:30 #

    설마가 그룹 잡았습니다, 진짜.
  • 오뎅제왕 2014/12/02 23:20 # 삭제 답글

    태양광 전지 바닥은 중국쪽이 꽉 잡고 있다고 그러던데 OCI라는 회사가 잘 나간다길래 주식 사 놓을까 하나가 귀찮아서 안 했는데
    어느날 OCI 란 회사 존재 자체가 안 보이더군요--;;
  • 漁夫 2014/12/03 19:08 #

    OCI 아직 돌아갑니다. 이전만큼 수익이 안 나서 그렇지요.

    1년 최고가가 21만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8만원대니 굉장히 많이 내렸군요.
  • 오뎅제왕 2014/12/02 23:21 # 삭제 답글

    웅진그룹 분해에 저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뉘..
  • 漁夫 2014/12/03 19:08 #

    네 안습의 뒷얘기죠.
  • Minowski 2014/12/03 13:34 # 삭제 답글

    이런 현상이 석유화학 장치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현재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의 한 축.....
  • 漁夫 2014/12/03 19:10 #

    생존 item을 찾지 않으면, 중국 투자는 거의 모든 이러한 '단일 화학 item'을 망가뜨리고도 남습니다.

    가령 한국카프로란 회사는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만들던 데인데 상당한 우량기업이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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