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2 01:11

범죄 억제 수단; 효율적인 선택 Views by Engineer

  사회 내부의 억제력 이야기의 보론.

  이 포스팅의 두 번째 절이 '처벌'이 갖는 범죄 억제 효과였다.  하지만 처벌로 인한 수감에 따른 범죄 감소 효과는 어떨까?  트랙백 포스팅에서 트윈드릴 님이 언급했듯이 수감은 예비 범죄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효과가 있다.
 
  1980~2000년 사이에 미국 내에서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거나 보호관찰이나 가석방 중인 사람들의 숫자는 180만 명에서 640만 명으로 늘어났다.  구치소는 범죄자들을 교화시키지는 못하지만[1] 범죄를 제지하고 무엇보다도 범죄자들이 거리에 발 붙이지 못하게 함으로써 범죄를 막는다.  이런 감금 행위가 범죄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연구 결과가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형량을 두 배로 늘릴 경우 범죄율은 약 10~40퍼센트 하락한다.
  스티븐 레빗(Steven Levitt)은 구치소의 감금 효과가 일반적으로 범죄 억제 효과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사용한 고전적인 연구 자료는 미국의 인권 단체인 시민자유연맹(ACLU)이 과밀 교도소를 문제 삼아서 제기한 소송이다.  이 소송의 결과로 교도소는 범죄자들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 범죄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레빗은 교도소 수감자 수가 10퍼센트 줄어들 때마다 폭력 범죄 건수는 4퍼센트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1990년대에 폭력 범죄 건수가 근 40퍼센트 줄어들었는데, 이런 추정을 바탕으로 해서 본다면 수감자 수의 증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 Edward Glaeser, 'Triumph of city(도시의 승리)', 이진원 역, 해냄 刊, p.206~07

[1] 책의 앞에서, 일반적으로 수감 기간이 범죄에 인센티브를 주는 생활 양식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설명.

  그러니까 형벌이 두려워서 범죄를 안 저지르는 경향보다, 재범 예정자를 단순히 꼼작 못하게 해뒀기 때문에 범죄 빈도가 줄어든 정도가 더 크다는 것. 

  하지만 상당한 시간의 수감 생활은 사실상 수감자가 출감 후에 범죄 외의 다른 생활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들며, 그 동안에 다른 범죄 기술을 더 배우는 좋지 못한 경우도 나온다.  그럼 수감 외에 범죄를 줄일 다른 선택지도 있을까? 
 
  [게리] 베커(Gary Becker) 교수의 논리처럼 범죄 수준을 낮추는 또다른 방법은 더 많은 경찰을 고용하는 것이다.  1990년대에 뉴욕 시 경찰관 수는 45퍼센트가 늘어났다.  전국적으로는 경찰관 수가 15퍼센트 늘어났다.  스티븐 레빗은 경찰관 수가 10퍼센트 늘어날 때마다 범죄 건수는 5퍼센트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만일 레빗이 추산한 수치를 받아들인다면... 적어도 이런 조치는 감금 기간을 늘리는 것만큼 비용 효율적인 것처럼 보인다.

- Ibid., p.207~08

  교도소에서 '교화'가 문자 그대로 쉽지 않다면, 바람직한 것은 당연히 경찰력 확충 쪽이라 하겠다.

  漁夫
  

덧글

  • 위장효과 2014/10/22 01:36 # 답글

    상당히 옛날 포스팅에 대한 후속작이군요-그래서 TBC를 없애야 합니다!!!!! 쾅쾅쾅!!!!!!!

    뉴욕과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작용한 실례로써 베커 교수의 논리를 보강해주는 경우가 바로 지난 몇 년동안 개막장된 디트로이트 시의 상황이라 할 수 있겠네요.(그야말로 폴 버호벤 감독이 예언한 게 현실화...쿨럭!) 요즘은 연방정부에 주정부까지 나서서 파산한 시 재정에 지원금을 퍼부어대는 중이라는데 과연 어떻게 될런지...
  • 漁夫 2014/10/22 21:21 #

    그 때는 제가 글레이저의 이 책을 몰랐기 때문에 이렇게 포스팅을 쓸 수가 없었거든요. 그렇다고 Levitt의 논문들을 쫙 훑어보기는 힘들었고요.

    이 책에 디트로이트 얘기도 꽤 자주 등장합니다. 돈을 헛되게 써서 그나마 없는 돈도 날린 디트로이트................. -.-
  • 일화 2014/10/22 01:36 # 답글

    미국의 계량경제학은 언제봐도 대단하단 말입니다!!
  • 漁夫 2014/10/22 21:23 #

    네, 아래쪽 리플에서 '범인' 님 지적처럼 이 논리를 확장할 수 있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미국 얘기니까요. 하지만 이런 수량적 근거가 뭐건 있어야 일을 시작할 수 있겠지요. 레빗이 괜히 '탁월한 (문제) 식별전략'으로 칭찬받는 게 아니더군요.
  • 일화 2014/10/22 22:49 #

    지극히 편견에 입각한 의견입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제학/사회학은 미국의 계량수준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지 않았나 싶습니다.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수치화된 데이타가 충분히 갖춰진 경우를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 漁夫 2014/10/24 00:10 #

    정밀한 가정과 측정이 과학의 기본인데, 아무래도 미국은 자연발생 실험 기회가 많고(지방자치 역사가 길어서 다양한 정책을 주별로) 학자들이 많다 보니 여기보단 연구 수준이 나을 수밖에요. 그 점은 저도 부럽습니다.
  • Minowski 2014/10/22 09:48 # 삭제 답글

    행정력을 확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아래의 글에서처럼 적극적으로 통계를 활용한 예방활동도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http://popsci.hankooki.com/Article/ArticleView.php?UID=1007852
  • 漁夫 2014/10/22 21:29 #

    정말 좋네요. 딱 하나 신경을 써야 할 점이라면, 경찰이 행동을 바꾸면 범죄자들도 행동을 바꾸기 때문에 계속 update해야 한다는 정도?
  • Apraxia 2014/10/22 09:54 # 답글

    '좋지 못한 경우'하니까 생각나는...

    http://www.samharris.org/blog/item/the-truth-about-violence 맨 마지막에

    7. ...We do not keep dangerous criminals off our streets; rather, we have turned our prisons into graduate schools for predatory violence, and we release their graduates back into society, knowing that most will continue harming innocent people.

    범죄 기술의 대학원...ㅠㅠ
  • 漁夫 2014/10/22 21:33 #

    ............

    '대도'란 별명이 붙은 누구였더라.... 보석 감정 기술을 감옥에서 배워서 더 효과적으로 보석을 훔쳐 팔았다나요.
  • 소드피시 2014/10/22 14:30 # 삭제 답글

    이런 거 보면 역시 천조국이구나 하는 생각부터 드네요. 근데 연구도 예산, 교도소 확충도 예산, 경찰도 예산이니...
  • 漁夫 2014/10/22 21:33 #

    돈없이 되는거 없음 -.-
  • MoGo 2014/10/22 14:41 # 답글

    가장 효율적인 범제 억제 수단은 역시 치안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군요.
    뭐 역사적으로 공권력에 의한 치안 서비스가 중단되자 도시 하나가 하룻밤 새 털려나간 실제 케이스가 있으니..
    http://www.cbc.ca/archives/categories/politics/civil-unrest/general-27/montreals-night-of-terror.html
  • 漁夫 2014/10/22 21:35 #

    네. 그거하고 검거와 양형 면에서는 CCTV...

    몬트리올 얘기신데, 이 포스팅이 트랙백한 '사회 내부의 억제력 이야기'에 바로 그 사건이 있습니다. Steven Pinker가 젊은 시절 경험했다네요.
  • 범인 2014/10/22 14:50 # 삭제 답글

    혹시 external validity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제 전공이 범죄학인데, 예를 드신 수단들이 생각보다 효율적이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비용대비 효과도 따져봐야 하고 또한.
  • 漁夫 2014/10/22 21:42 #

    http://en.wikipedia.org/wiki/External_validity 를 보니 그 외의 사례로 연장할 때 일반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의 문제 같은데 맞는지요? 제가 화학 쪽 엔지니어다 보니 이 어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비슷하게 사용해야 할 때는 대개 'extrapolation'이 타당하냐고 말합니다. (혹시 트위터에서 제게 사회학이나 법학 쪽을 참고하면 어떻겠냐고 멘션 주신 분이신가요?)

    제가 그러면 좀 질문을 드려도 될지요. 업무 외의 과학에서 제 주요 관심사는 진화론/생물학과 거기 관계된 인간의 행동이라, 구체적 범죄학 쪽에는 전혀 무지해서...

    1) 적절한 양형, 감금 효과, 특히 (성장기에 주변 사회에서) 치안 유지 등은 제가 주로 보는 서적 쪽에서는 거의 주요한 factor들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어떤 수단이 더 크다 하실 정도로 의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2) 한국에서는 어떤 수단이 가장 효과적이라 평가되고 있는지요? 그리고 Levitt의 논문들처럼 경제적으로 손익 수량이 나와 있는가요?
  • 범인 2014/10/23 03:38 # 삭제

    네 맞습니다. 간단히 external validity는 일반화 가능도라고 봐도 되거든요. 하지만 저는 어부님께 멘션을 드린 적은 없습니다. 어부님 블로그 타이틀이 juvenile delinquency여서 처음엔 범죄학 블로그인줄 알던 때가 있었는데요, 가끔 들어와 범죄에있어 생물학적 관점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 범죄학 추세는 짬뽕이거든요. 사회학은 물론, 효과가 있다면 뭐든 빨아들일 기세인데, 그 이유는 쪽이 팔려서라고 봅니다.

    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미국은 역사상 희안한 일을 경험하는데요, 바로 범죄가 갑자기 줄어들기 시작한 겁니다. 60년대 이후 급상승하던 범죄율이, 80녀대 만 하더라도 많은 학자들이 moral poverty 어쩌구 하며 '우리는 아마 안될꺼야' 하고 미래에 비관적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됩니다.. 문제는, 이것이 예측된 일이 아닌지라, 이게 왜 발생했는지 모르는 것이에요. 쪽팔린 것이지요. 현상이 발생하고 거꾸로 그 원인을 찾기 시작하자 백가쟁명식으로 설이 난무하게 되었습니다.

    경찰의 예만 하더라도, 물론 뉴욕의 경찰력 상승과 범죄감소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범죄감소율이 다른 지역보다는 가파릅니다), 문제는 1) 줄리아니 시장의 무관용 정책 이전부터 뉴욕시의 범죄감소 시작이 목격되었고 2) 미 전역으로 확대해 볼 때에, 모든 지역에서 경찰력이 증가한 것이 아님에도 또한 범죄율은 일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경찰력이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예산집행과 관련되기 때문에 얼마나 효율적일지 또한 문제가 있고요. 경찰수의 증가보다는 경찰을 어떻게 운용하는가 (intelligence policing같은)가 더 중요하게 여기지기도 합니다. 저는 그래서 요즘 시대에는 "경찰력"이 더 맞다고 봅니다. 더 많은 논의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이만...

    진화론이 환경과 인간 (또는 생물)의 역동적 관계를 연구하듯이 범죄학도 그러합니다만, 차이가 있다면 범죄학은 다른 사회과학 처럼 환경을 통제하는데 매우 취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 반론 보론들이 난무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감안해 어부님의 질문에 아는 데로 답변해 드린다면

    1) 최근 재미있는 논문이 하나 나왔는데요. Farrell 등등이 "Why the Crime Drop"이라는 제목으로 Crime and Justice (금년 가을판일 겁니다. 도서관에 hard copy로는 봤는데 아직 전자판으로는 나오지 않은듯)이라는 이름있는 저널에 실린 내용입니다. 여기서 저자들이 범죄가 줄어든 이유에 대한 그간의 17가지 (?) 가설들 교차비교하면서--여기에는 최근 등장한 납 성분과 범죄율 관계까지 포함되었고 Levitt의 주장 (낙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론을 내린 것이, 다른 가설들은 못 믿겠고, 오직 하나 민간경비 (사경비는 물론 알람, CCTV같은)의 증가가 범죄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이 가장 유의미 하다라고 합니다.

    2) 제가 한국을 떠난지 꽤 되어서 잘 모르겠네요. 뭐 정부가 예산 가지고 뻘짓만 안하면 되겠죠. 제 세부전공은 아니지만, 범죄학도 분야가 커서 policing 이나 교정같은 분야나 정책에 연관된 곳에서는 기회비용 따지며 cost-benefit 분석을 합니다. 참고로 효율성하니까 생각나는 연구가, natural experiment인데 현금의 사용이 감소했더니 강도가 줄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복지 지원금을 현금으로 주다가 (우연히) 어느 지역은 복지카드로 주고 어느지역은 계속 현금으로 줬는데, 복지카드를 지금받은 곳의 대인 재산범죄가 유의미하게 줄어든 겁니다. 매춘이나 마약은 줄지 않았는데도. 이런 식이라면 경찰력 증가보다는 스마트한 정책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겠죠.
  • 漁夫 2014/10/24 00:01 #

    하하, 여기 title이 '범죄 블로그'라고 해석될 수도 있군요. ;-) 여기의 생물학적 시각이 도움이 되셨다니, 감사합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범죄 감소를 언급한 사람은 꽤 많은데 아마 가장 대중적인 것은 Freakonomics겠죠. Levitt의 낙태 가설을 설명하면서 그 배경을 말씀하신 것처럼 간략히 요약해 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Steven Pinker가 평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사실이기에는 너무 그럴듯하다." 물론 부정적으로 본다는 얘기죠...
    smart 'policing'은 위에서 어느 분이 지적해 주셨네요. http://popsci.hankooki.com/Article/ArticleView.php?UID=1007852 아마 이것을 의미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1) 민간경비, 정말 CCTV가요? 정말 뜻밖이네요. Steven Pinker는 약간 다른 얘기를 '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에서 주장합니다. 사회 규범의 전반적 회복과 경찰 및 법 집행이라는 것이지요. 이것이 그 Farrell 논문에서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논문구걸.... 굽실굽실)
    2) 비슷한 얘기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누가 뉴욕 지하철 한 객차 안의 사람들을 위협해서 다 털었는데 현금이 얼마 나왔대더라... 아마 해외토픽에 나왔었나요.

    감사합니다. 종종 들러 주십시오.

  • 긁적 2014/10/22 21:20 # 답글

    cctv가 가성비 최고일듯요 ㅋㅋ
  • 漁夫 2014/10/22 21:43 #

    하하, 무인 감시 장치를 깜박했네요 ㅎㅎ
  • 붕어 2014/11/04 18:29 # 삭제

    근데 막상 범죄가 인지가 잘 되어도 검거률이 그에 비해 낮다면 그냥 cctv는 장식이 되겠지요.
  • 긁적 2014/11/04 18:40 #

    붕어 // 그렇죠 ^^. 실제로 범죄자 검거를 담당할 인력의 확충도 중요합니다. 가성비가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으니까용.
  • 漁夫 2014/11/04 19:49 #

    붕어 님/ 위의 다른 분들 말씀처럼 여러 방지책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여 사용하는지가 관건일 겁니다. 소위 smart polic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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