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8 00:47

서울시 오페라단; 베버 '마탄의 사수' 공연 돈내는 구경꾼

  * 세종문화회관 대강당(대극장) 
  * 2014년 5월 23일(금), 7:30~10:30
  * 오페라단 공식 블로그; 포스팅
http://blog.naver.com/operacity/220005704720 . Casting 기타 포함.
     단 이 포스팅 맨 밑의 사진은 이 공연이 아니라 베토벤 '피델리오'의 장면임에 유의.
 
  제 음악 취향을 아시는 분이라면 공지의 사실;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 세 개(대본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아는 것) 중 베버의 이 오페라가 들어가며, 서곡도 제가 꼽는 best 3 중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제가 영상물을 즐기는 성향이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무대에서 오래간만에 이 오페라를 들을 기회를 날리긴 좀 아쉬워서 정말 간만에 간 공연이었습니다.
  길게 평할 실력이 안 되니 몇 개만;

  1) 자미엘(과 그 군단)이 초기부터 끝까지 무대에 등장하더군요.  자미엘은 사실 거의 듣보잡인데 - 목소리만
      들리게 해도 극 진행엔 거의 지장이 없습니다 - 결혼식 들러리 장면에서 화관을 직접 바꿔치기도 하고 비중
      을 키웠습니다.  이들이 자미엘 제외 6명이었는지 포함하여 6명이었는지는 기억이 까리한데, 이 오페라에
      서 '6'이란 숫자는 의미가 있죠.  그냥 6명으로 하지는 않았을 듯.
      출연진 소개에는 '... 무용단' 이 있었는데, 이 분들께서 이 그룹을 맡으셨나 봅니다.

  2) 자미엘을 단지 '악역'으로만 만들지 않았습니다.  가령 위에서 언급했듯이 화관을 바꿔치기한 장면 말이지요.
      이 바꿔치기 없었다면 아가테가 수도승(Eremit)이 준 신성한 흰 장미 화관을 쓰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다
      른 장면에서도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 적으려니 기억이 좀.

  3) 무대 및 조명의 사용은 괜찮았는데, 약간 포인트를 못 맞추었다 싶은 부분이 두 군데 정도...

  4) 제겐 이 오페라 팸플릿 정도의 해설은 필요가 없기 때문에, 주역의 더블 casting에서 금요일에 어느 분이
     출연하셨는지 모릅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좋고 충분히 줄겁게 들을 수 있으며, 합창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
     하는 이 작품에서 칭찬받을 정도로 잘 해 주었습니다.  굳이 제 인상을 조금만 덧붙이자면
    (1) 아가테가 결코 쉬운 역은 아닙니다만, 가끔 베버가 아니라 베르디를 듣는 느낌이.  구체적 설명이
        어렵긴 합니다만.....
    (2) 수도승 역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아니라 너무 위엄이 있습니다.  하하.

  5) 세종 대강당이 오케스트라 피트(pit)가 충분히 나올까 좀 근심스러웠는데 아니다 다를까... 앞뒤 폭이 너무
     좁네요.  경기 필하모닉의 소리를 감안해 볼 때, 인원과 공간이 됐다면 현을 좀 늘리는 편이 나았을 법.
     총주(ff)에서 금관이 지를 때 현이 너무 많이 묻힙니다.  
      물론 전 (돈이 없어) 2층에서 들었기 때문에 1층에선 어케 들렸나 모름.

  6) 오케스트라 연주는 좋습니다.  위에서 말한 밸런스 문제는 아무래도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없겠죠.

  7) 앞자리 뒤에 하나씩 붙어 있는 LCD에서 자막 내보내 주는 건 정말 괜찮네요.  그리고 번역도 성음 레코드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에 있던 것보다는 정말 훨~~~~~~~씬 좋았습니다.  구해 보고 싶을 지경.

  음, 이 정도 공연이라면 다른 오페라래도 다시 와서 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나네요.  물론 오페라 좋은 자리는 그다지 싸게 구할 수 없는 게 늘 아쉽습니다만.

  漁夫

  ps. 3막 간주곡을 중간의 '사냥꾼의 합창' 전에 연주했습니다.  가능한 해석이긴 하지만 굳이 꼭 이렇게 바꾸어야
     하나 싶더군요.

덧글

  • 위장효과 2014/05/28 07:03 # 답글

    세종 대강당에서 오케스트라 핏 자리...딱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그 면적에서 오케스트라 자리를 만들었단 자체가 어찌 보면 기적이지요...

    (나름 세종 대강당은 어린이 뮤지컬 보던 꼬꼬마때부터 곧잘 들락날락거리긴 했...)


    베버가 베르디...뭔가 이해가 갑니다만 그걸 또 말로 설명하자니 저도 난처...^^;;;;. 그런데 나머지 둘이 뭘까 아직도 아리까리...(대충 찍자면, 하나는 피가로의 결혼일 거 같고 다른 하나는...음...전혀 모르겠다!!!)
  • 漁夫 2014/05/28 19:56 #

    너무 좁아요. 예당 오페라라면 모를까요.

    피가로는 맞고, 다른 하나는 리골레토입니다. 대본 필요 없는 오페라는 '마술 파리'(ㅋㅋㅋ)하고 피델리오, 돈 조반니, 박쥐 등 몇 개가 더 생겼습니다만, 그래도 이 세 개의 자리를 아직 역전시키진 못했죠.
  • Erato1901 2014/05/28 07:37 # 답글

    아이쿠... 오랜만에 어부님 블로그에 오페라 야그가 나왔는뎅 마탄의 사수는 본적도 들은적도 없어서 할말이 없네용.... 좋아하시는 오페라 세개는 뭐에요??
  • 漁夫 2014/05/28 19:56 #

    바로 위 리플 보시압 ㅎㅎ
  • rumic71 2014/05/28 15:46 # 답글

    중학교 때 교내 합창대회에서 사냥꾼의 합창 부르느라 죽을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 漁夫 2014/05/28 19:57 #

    음 제가 그 곡 골라서 지휘했었는데 혹시 (불길한 예감)......
  • 2014/05/29 10:2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5/29 10:5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Erato1901 2014/05/29 10:23 # 답글

    어머 대본필요없는 오페라가 생각외로 적으시네요...
  • 漁夫 2014/05/29 10:58 #

    굳이 더 넣자면 아이다, 라인 황금, 푸치니 작품들 등도 넣을 수는 있겠지만, 엄격하게 따지면 음반으로 들으면서 어느 부분이건 해당 부분 의미를 바로 파악할 정도인 것은 저거 세 개 뿐입니다. 마술 파리도 껴넣는다면 그럭저럭..
  • Erato1901 2014/05/29 11:05 #

    저는 의외로 바그너쪽을 많이 듣지 않으실까 했는데 생각외로 다양한 오페라 레퍼토리를 섭렵하셧네요.
  • 漁夫 2014/05/29 11:46 #

    좀 엄격하게 기준을 잡은 게 "음반으로 들으면서 어느 부분이건 해당 부분 의미를 바로 파악할"이 '대략 15초 정도 아무 데나 떼어 들을 때도 가능하냐' 거든요. 아, 카르멘도 그 정도로 되긴 합니다. ㅎㅎ

    전에 얘기드렸지만 오페라도 기본 레파토리는 다 있습니다('루치아'나 '돈 파스콸레', '지오콘다', '집시 남작', '바그다드의 이발사'같은 것도 갖고는 있죠). 제 관심을 끄는 게 비율이 낮아서 그렇지요. 게다가 감상 시간은 많이 들어가고...
  • Erato1901 2014/05/29 12:51 #

    바그다드의 이발사는 누구 오페라인가요?
  • 漁夫 2014/05/29 1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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