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노스 슈타커 EMI 녹음 전집 [6CD]- ![]()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외 작곡, 줄리니 (Carlo Maria /이엠아이(EMI) |

야노스 스타커 - 성을 스타커라고 불러달라고 자신이 말했다니 '야노스'가 아니라 미국식으로 발음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가 얼마 전에 타계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Mercury 녹음들과 EMI 녹음들이 box로 나왔더군요. 이 박스는 다 아시다시피 아래 프랑스 EMI의 'introuvables'의 한국판입니다. 원래 불어(영역 수록)의 해설을 번역하여 수록해 놓은 데서도 명백. 이거 나오기 전에 일제로도 보였습니다만 그 정보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영국 Columbia에서 Walter Legge는 피에르 푸르니에와 1946년부터 계약하고 있었는데, 이전에 말했듯이 푸르니에에게 계약 상황은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푸르니에는 Decca와 1952~55년 계약하고, 그 후 Columbia에 돌아올까 말까 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레그는 Columbia 레이블을 위해 첼리스트를 잡아야 했고[1], Period 레이블에서 풀려난 스타커와 계약했습니다. 이 때문에 푸르니에는 1956~57년 LP 4장을 추가로 레그와 녹음하긴 했지만 결국 1959년 DG와 계약합니다. 하지만 뒤에 스타커는 레그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는 것에서 짐작 가능하듯[2], 1959년 계약 종료 후 더 연장하지 않고 Erato에서 Gyorgy Sebok과 베토벤과 브람스의 소나타들을 단발로 녹음한 후 Mercury로 옮겨 버립니다. 이 EMI 박스는 그 3년 동안의 기록입니다. 결국 영국 Columbia는 1966년 경 HMV와 합쳐지기 전에는 메인 첼리스트의 부재를 해결하지 못합니다.[3]
스타커는 1956~59년 동안 EMI에 LP 9장 분량을 녹음합니다.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이 시기는 충분히 모두 스테레오 녹음이 가능했는데 전체의 절반 정도인 5장만 스테레오며, 그 중 1장을 제외하고는 한참 뒤에야 스테레오로 발매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선지 뒤의 Mercury 녹음들에 비해 일반 애호가들에게 선호도는 약간 떨어지는 듯합니다(물론 LP 애호가들에게는 양편 다 인기가 높아 매우 비싼 편입니다만, 이 EMI 녹음은 CD 시대엔 구하기조차 어려웠죠).
이 동안 스타커의 장기라 할 바흐와 코다이의 무반주곡은 다행히 모두 녹음했습니다. 바흐는 1~3,5번이 모노랄이고, 4,6번이 스테레오 녹음. 하지만 초반 33CX는 모두 모노랄로 발매. 33CX 1656(1,3번), 33CX 1515(2,5번), 33CX 1745(4,6번). 1745는 자켓을 봐도 스테레오 시대란 것을 알 수 있지만 끝내 스테레오로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매우 비싸게 거래되긴 매한가지.



협주곡 작품들은 정말 스탠다드 레파토리라 할 만한 것들 외에 20세기 작품들 비중도 높습니다.
아래는 슈만과 생상스 1번으로 33CX 1579. 줄리니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배경. 스테레오 녹음이지만 모노랄로 발매. Mercury 녹음만큼 괜찮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이상하게도 master tape가 상했는지 소리가 약간 흔들리는 지점이 몇 군데 보입니다.





음향에서도 저는 Mercury 편을 더 좋아하고 - 35mm film 녹음의 명성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연주도 그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 포레의 오케스트라 반주 녹음은 이것이 유일한 녹음이라 귀중합니다.




위에서 보시듯이 바흐 무반주 4,6번과 리사이틀집이 early issue들로는 끝내 스테레오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 느낌을 보셨듯이, 근래에 나온 Mercury box가 전반적으로 더 추천할 만하고 음질도 더 나은 편입니다. 하지만 box로서 완성도는 어느 편이 높은지 말을 못 하겠네요. 알라딘 페이지를 보니까, 아무래도 CD 발매 자켓들을 sleeve로 쓰고 묶어 놓은 듯. booklet은 이 EMI box는 Introuvables의 내지를 번역한 것 뿐인데 Mercury box는 인터뷰가 더 들어가 있는 모양입니다. 제 점수가 좀 짭니다만 그건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음...
漁夫
[1] HMV 레이블은 Gioconda de Vito의 남편 David Bicknell이 관장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엔 이미 Paul Tortelier가 있었지요.
[2] Sefel 레이블에 바흐 무반주 모음곡을 녹음하는데, 해설 내지에 레그에 대한 불만이 나와 있다고 하네요. http://fischer.egloos.com/4029982 본문에서 tleon님의 말을 참고.
[3] 제 SAX serial gallery를 보시면, 첫 페이지인 2252~2300 발매만 빼면 첼로 독주곡 또는 협주곡이 완전히 전멸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 페이지에서 보이는 첼로와 오케스트라 작품 세 개는 모두 1956년의 녹음으로, 스타커의 SAX 2263, 푸르니에가 단발로 녹음한 SAX 2264와 2282입니다. 이 후 HMV와 합친 후는 얘기가 달라지는데, 먼저 Jacqueline du Pre와 계약했고, 조금 후에 토르틀리에가 돌아오면서 du Pre의 은퇴로 인한 공백을 완전히 메웠습니다. http://fischer.egloos.com/4733316 참고.
덧글
p.s. 그 라이센스 머큐리 박스 안에는 인터뷰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류태형씨의 글이 들어갔습니다. 자켓 도안은 어부님 생각처럼 그냥 시디 발매분의 자켓을 그냥 가져다가 이용했습니다. 좀 아쉽죠.
네, 워너 본사 박스가 괜찮은 게 여기에서 안 나온 녹음이 몇 개 들어 있더군요. 그리고 (전 이미 있지만) Erato의 베토벤과 브람스 소나타도 들어갔고요. 사실 좀 아쉬운 점이 Erato의 베토벤 변주곡(본사에서는 영영 미발매인데 일본에선 나왔습니다)하고 Telefunken의 베토벤 첼로 작품 전집이 빠진 것입니다.
ps. 아 그랬군요. 최근에 나온 머큐리 본사 박스는 오리지널 자켓이란 소리가 있던데요.
머큐리 본사 박스는 오리지널 자켓을 기반으로 발매해서, 라이센스에 비해서 두장인가 더 많죠. 사실 이걸 사려다가 요새 총알이 딸리고, 또 시디 자켓이 엘피 자켓을 어느 정도 모방하고 있기에 그냥 라이센스 사버렸죠..
그나저나 슈타커가 Telefunken에도 녹음을 했군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본사 LP issue가 바흐 무반주(3장), 소나타, 브람스, 쇼팽/멘델스존 2, 이탈리아 소나타, 드뷔시 소나타와 소품, 드보르작/브루흐, 생상스/차이코프스키, 랄로/슈만으로 11장이었죠? CD로는 바흐 무반주/소나타 2개(2장), 브람스/멘델스존, 쇼팽/드뷔시/소품, 바흐 1곡/이탈리아 소나타, 드보르작/브루흐/차이코프스키, 랄로/슈만/생상스로 전부 7장이네요. 말씀처럼 거의 LP 자켓 모방이긴 한데 이탈리아 소나타는 전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