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3 22:23

부성 불확실성(paternity uncertainty)과 양육 투자(parental investment); 체외수정 Evolutionary theory

  부성 불확실성; 어머니의 대화에 주는 영향에서 ;

 

개미먹이 2009/08/19 03:20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 그런데 "포유류의 생식 기본 성질에서 분명하듯이 조류에 비해서도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어머니에 비해 아버지가 훨씬 불확실합니다(父性 불확실). 그러니 기본적으로 포유류의 경우 암컷을 임신만 시켜 놓고 줄행랑치는 수컷의 비율은 조류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이부분이 잘 이해가 안가는데, 왜 그런지 알 수 있을까요?
  •  漁夫 2009/08/19 18:31 # 삭제
    어차피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 - 자기가 암컷하고 했다고 해도 그 암컷이 다른 수컷하고 할 경우 자기가 태어날 자손의 아버진지는 모르죠 - 차라리 다른 암컷하고 더 해서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나 높이겠다는 논리입니다. ^^;;


  •   이제 이 주제로 되돌아와 볼 시간~~.  앞 글같이 너무 이론적 얘기만 해도 사실 쉽게 이해하기 힘드니까.

      ==============

      우선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서 벗어나 좀 넓은 시각으로 보자.  사람이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의 크기가 되고 양성(이 분리된 상태에서) 생식을 하는 동물들은 어류 및 기타 척추동물들, 곤충 등의 절지동물, 문어 등의 연체동물을 들 수 있다.  이들의 번식 상황을 살펴보면, 우선 암수가 분리되어 있으므로 암컷과 수컷이 내놓는 생식 세포(gamete)의 크기는 기본적으로 다르다[1].  물론 이 최초의 투자 '액수' 부터 비대칭적이기 때문에 '생식 세포가 큰 편'으로 대개 정의되는 암컷에게 양육 투자(parental investment)의 인센티브가 좀 크게 작용하지만[2], 그게 전부는 아니다.  의외로 수정이 어디서 일어나는지가 상당히 의미가 크다.  바로 체외 수정이냐 체내 수정이냐다.  이것이 상대적으로 양육 투자 인센티브가 낮은 수컷의 양육 행동에 꽤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

      대개 이들의 암컷이 체외로 내보내는 것은 이들의 눈에도 보이는 알 또는 새끼지만, 수컷이 내보내는 정자는 많은 경우 현미경적인 크기라서 수컷은 자신의 정자가 수정을 시켰는지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즉 암컷은 알이나 새끼가 자신의 것인지 100% 확인할 수 있지만 수컷은 보통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만약 어느 수컷이 박 터지게 경쟁한 후 겨우 짝짓기를 했는데 결과로 태어난 새끼가 자기 핏줄일 가능성이 평균 30% 정도라면, 이 수컷이 자식 양육을 할 경우 거기 쏟은 시간과 에너지의 70%가 다른 수컷의 자식들에게 가는 셈이다.  남는 장사일 리가.  하지만 이 비율이 90%가 된다면 10%만이 허비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정도로 비율을 올릴 수 있나?  체외에서 알과 정자가 수정된다면 가능하다.  알이 나오자마자 딱 지키고 바로 수정시키면 되지 않는가. 

      척추동물부터 보자.  어류나 양서류는[3] 알에 건조를 막을 수 있는 껍질이 없기 때문에, 알이 물 밖으로 나오면 말라서 죽는 문제가 있다.  양서류에서 육지에 알을 낳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4], 그 경우에도 거품을 만들어서 그 안에 낳는 등의 방법으로 건조를 방지한다.  아래는 일본에서 나무 위에만 서식하는 개구리의 산란 모습이다. (source; original, 기계 번역)
      이들의 경우, 암컷이 산란한 이후에도 수정이 가능하다.  정자가 들어가는 데 단단한 껍질이 방해가 되기 때문에, 산란 후 수정시키려면 껍질이 없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서류나 어류의 경우는 수컷이 모든 양육을 책임지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류에서 이 논리를 가장 잘 뒷받침하는 사례라면 아마도 큰가시고기와 해마 아닐까.   큰가시고기는 수컷이 '둥지'를 만들고, 암컷이 거기에 알을 낳게 한다.  수컷은 알을 보호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며, 지느러미로 물의 흐름을 만들어 산소가 계속 공급되게 한다.  거기다가 다른 수컷들은 가끔씩 알을 훔쳐가기 때문에 - 실제 암컷은 둥지에 알을 많이 갖고 있는 수컷을 선호한다 - 보호하고 있는 알들을 자신이 수정시키지 않은 경우마저 있을 정도다.
    큰가시고기의 집짓기 (source)

      해마의 경우 Matt Ridley는 이렇게 말한다.

      해마는 암컷이 수컷(의 육아낭)에 바늘 같은 것을 찔러 산란하며, 짐작 가능하다시피 구애하는 편은 암컷이다 .

      해마 수컷은 산란이 일어나는 동안 주변 바닷물에 정자를 퍼뜨려 수정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때는 수정 경쟁자가 있을 수 없다.  육아낭에 들어 있는 새끼들에게 수컷은 호르몬(prolactin)을 공급한다.  참고로 수컷의 '출산'도 재미있는 광경이다.

      해마의 출산; http://www.youtube.com/watch?v=MsHCqrrU-Gk

      산파두꺼비(midwife toad)는 수컷이 알을 뒷다리 주변에 달고 다니면서 보호한다. (source)

      여기서 보듯이, 대부분의 물고기나 개구리들이 체외 수정이며 그 때문에 특정한 경우 수컷은 자신이 아비라고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체외 수정을 하는 어류와 양서류가 다 수컷이 양육에 가담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여기에는 다른 요소들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으로

      1) 생명 주기(life cycle) ; 어디서 어떤 환경에 적응해 살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연어처럼 일생에 1회만 자식을
         낳는 일회 생식(semalparity)은 양육에 당연히 영향을 준다.
      2) 영역성(territoriality); 암컷 또는 수컷이 (대체로 수컷이다) 일정한 영역을 차지하고 지키는 경우가 있다.  바로 위의
        큰가시고기.
      3) 진화적 계통수(phylogeny) ; 같은 환경의 경우에도 진화로 나오는 결과가 전혀 다를 수 있는데, '초기 조건'을 다르게 물려
         받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람 태아는 머리가 크기 때문에 복부로 출산하면 훨씬 좋겠지만 싫어도 골반의 구멍을 통과해야 한
         다(참고 포스팅).

      쓰다 보니 싫증이 나는데 다음 편에는 좀 더 자세히 적을까나.

      漁夫

    [1] 내 포스팅들에선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었다. (
    1, 2)
    [2] 처음에 투자를 더 하는 편은 '잃으면 더 손해'기 때문에 손해를 덜 보려는 쪽으로 ESS가 이동하게 된다.
    [3] '무양막류'라 부른다.
    [4] 우리 나라의 두꺼비는 거의 물에 들어가지 않지만, 산란기에는 물로 가야 한다.

    핑백

    덧글

    • 아빠늑대 2013/07/14 01:49 # 답글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이지만... 이런걸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유물론에 대한 부정을 하기 힘들어져서...
      (알다시피 제 초기 블로그 타이틀은 어느 유물론자의 유심론이죠) 세상 살기가 팍팍해지는 느낌입니다.
      가끔씩은 감성에 기초해 흩날리고 싶은데 말이죠... :)
    • 漁夫 2013/07/14 16:45 #

      그 타이틀 쓰신 게 언젠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

      현실은 현실이지만 꼭 우리가 거기 맞춰 살아야 하지는 않지요. 단 거기 너무 맞추지 않는다면 손해를 볼 확률 또한 커지니...
    • 바람의파이터 2013/07/14 08:02 # 삭제 답글

      본격 체외수정 애니가 있습니다.

      http://mirror.enha.kr/wiki/무로미%20씨
    • 바람의파이터 2013/07/14 08:03 # 삭제

      http://mirror.enha.kr/wiki/물가의%20무로미%20씨

      여주는 남주의 씨로 체외수정시키고 싶어합니다.
    • 바람의파이터 2013/07/14 08:06 # 삭제 답글

      해마는 암컷이 수컷(의 육아낭)에 바늘 같은 것을 찔러 산란하며, 짐작 가능하다시피 구애하는 편은 암컷이다 .

      ->

      암,수 구분에 대해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해마는 암,수 구분을 뒤집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 漁夫 2013/07/14 16:43 #

      제가 아는 정의는 본문에 나와 있듯이 '한 종에서 생식 세포의 크기가 더 큰 개체'입니다.
    • shaind 2013/07/14 10:23 # 답글

      조류가 포유류에 비해 부성 불확실성이 적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딱 와닿지 않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런지 궁금하네요.

      수정란이 체내에 있는 시간이 짧다는 것 때문인가요?
    • 漁夫 2013/07/14 16:48 #

      근본 원인이 조류 암컷이 포유류 암컷에 비해 '덜 투자'하기 때문입니다(네, 수정란 생성-배출에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가 포유류 암컷보다 더 적습니다). 그 때문에 평균적으로 조류 수컷은 포유류 수컷에 비해 양육에 더 투자하는 편이고요.
    • Minowski 2013/07/15 09:10 # 삭제 답글

      이런 것 보면 이혼 후 양육비 지급시 친자확인이 의무화 될 법도 한데 말이죠.

      대부분 혼외자식의 양육비를 지급받기 위해 여성이 소송을 걸지만, 남성이 자기 자식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송걸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본 듯....
    • 漁夫 2013/07/15 19:51 #

      제가 알기로는 남성이 거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남성이 지거든요... 남자가 질 확률이 80~90% 정도는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 물론 친자가 아니라고 판명되었는데도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 적도 있습니다. 그게 찰리 채플린이었나 ^^;;
    • 바람의파이터 2013/07/17 00:52 # 삭제

      채플린은 혈액형 조합으로 자식일 수 없는데도, 자식 맞으니 양육비 주라는 판결일 겁니다.
    • 지나가는이 2017/09/21 23:32 # 삭제 답글

      조류 수컷의 포유류 대비 더 적은 부성불확실성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이 가능할까요?

      조류 암컷은 수정에서 산란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암컷이 바람을 필 시간이 별로 없고,
      그렇기에 조류 수컷은 포유류 수컷 대비 훨씬 적은 시간을 암컷의 바람기 통제에 투자하면 되기 때문에 더 믿을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 漁夫 2017/09/26 21:44 #

      딱히 조류 수컷이라 해도 그 문제가 매우 많이 낫지는 않습니다. 말씀하신 측면이 있긴 합니다만, 근본적으로 조류에 일부일처적 짝짓기가 많은 이유라면 수컷 대비 암컷의 '초기 투자 비율'이 포유류보다 평균적으로 크게 낮기 때문입니다. 좀 편의주의적으로 설명하자면 암컷이 '잃어버려도 (수컷과 비교해) 그리 크게 손해가 아니기 때문'이라면 되겠죠.
      Steven Pinker는 포유류에 대해 '포유류의 생식 방식은 암컷이 사라져 버리는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한다'고 하는데, 새들은 이렇지 않거든요. 심지어는 일부 '알 몇 개를 낳고 나면 몸이 축날 정도'로 투자를 많이 하는 종조차도 수컷에게 양육을 맡겨 버리는 사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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