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8 02:07

George Richard Price ; II Evolutionary theory

  George Richard Price ; I의 후속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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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의 이른 여름, 전에는 강경한 무신론자였던 프라이스는 갑자기 경건한 종교인으로 전환합니다.  "6월 7일 나는 신이 존재한다고 수긍했다"라 친구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무슨 일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만 '천문학적으로 확률이 낮은 우연의 연속'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종교 단체에 출석했고, 성서 주해에 빠져들어서 대략 1971년 여름 경에 전통적인 'holy week'의 8일 구성을 12일로 재구성하여 해밀턴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해밀턴은 인상적으로 받아들였고 출판을 권했으나, 자신이 신자가 되고 싶어하지는 않았습니다.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프라이스가 '프라이스 방정식'을 내놓았던 때쯤 그는 또 하나의 중요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의 아이디어의 핵심은 동물들의 갈등을 이해하는 데 게임 이론(game theory)을 도입한 것입니다.  만약 집단의 대다수가 싸우기를 선택한다면 그렇지 않은 개체가 이로울 수 있습니다.  만약 반대 상황이라면 저울추는 반대로 기울 것입니다.  프라이스는 논문 제목을 "숫사슴의 뿔(Antlers), 종내 전투(intraspecific combat), 그리고 이타주의"라 하고 Nature에 1968년 7월 31일 발송했습니다.[1]  다음 해 2월에 통과되었는데, Nature 편집자는 좀 단축시켜 주기를 원했습니다만 프라이스는 이를 귀찮아했습니다. 
  당시 Nature에서 프라이스의 논문을 보던 리뷰어는 바로 존 메이너드 스미스(John Maynard Smith)였습니다.  그는 프라이스의 논문이 지닌 잠재력을 궤뚫어 보고, 그가 쓰고 있던 논문에 인용하고 싶어했습니다.  1971년 프라이스에게 메이너드 스미스는 편지로 인용 허가를 청합니다.  프라이스는 메이너드 스미스와 해밀턴 사이에, 해밀턴의 1964년 논문의 '친족 선택(kin selection)'이라는 핵심 개념의 인용 문제로 있었던 논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2] 처음엔 약간 시큰둥하다가 메이너드 스미스를 만나 보고는 생각을 바꿉니다.  둘은 공저로 논문을 내는 데 합의하고 Nature에 '
The logic of animal conflict'란 제목으로 기고합니다.  1972년 가을 Nature는 수락했으며 프라이스는 결과에 아주 만족했고 자신이 쓸 수 있던 것보다 더 낫다고 메이너드 스미스에게 편지합니다. [3]

  1972년 6월, 과학 연구 위원회의 3년간 기금이 끊겼는데 프라이스는 연장할 의사를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관심은 수학적 유전학에서 종교적 봉사로 옮겨졌으며, 하루에 우유 반 파인트(pint)로 연명했습니다.  당연히 건강은 악화했고 갑상선암 수술로 인해 호르몬을 복용해야 했던 그는 이마저 지키지 않아서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4]  의사는 프라이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호르몬을 투여했으며, 그는 이를 자기가 살아야 한다는 신의 가호로 받아들이고 호르몬을 다시 복용합니다.
  다음 해 2월 그는 'The logic of animal conflict'의 최종 수정을 마칩니다.  Cover letter에서 그는 메이너드 스미스에게 창조론에 대해 새로 발견한 믿음을 넣도록 두서 수정을 했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달부터 그는 성서 연구보다는 직접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고 결심하고, 노숙자 및 알콜 중독자들에게 돈을 나눠 주며 자신의 아파트에 사람들을 재우기도 했습니다.  6월 말경에는 그의 안락한 아파트를 포기하고 떠돌이로 지내기 시작합니다.  한때 IBM에서 깔끔하게 머리와 복장을 관리하던 사람이 이때쯤엔 텁수룩하고 티를 아무렇게나 입고 시계와 코트까지 다 나눠주었으며, 당일 벌어서 당일 먹게 되었지요.  그 와중에도 종교 단체에서 봉사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 짜투리 시간에 그는 여전히 유전학 연구를 계속했는데, 이는 세드릭 스미스(Cedric Smith)가 1년 기한으로 의학 연구 위원회(Medical Research Council)에서 얻어 준 수당 덕이었습니다.  하지만 연말에는 그만둬야 했는데, 그가 보호해 주던 사람들이나 관계자들이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음 해인 1974년 그는 완전히 바닥 생활을 하다가, 연말이 가까와올 무렵 자신을 좀 더 챙기고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도 한 모양입니다.  이 때에야 비로소 르원틴과 미국 유전학자 제임즈 크로(James Crow) 등 유명인들이 그의 공헌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르원틴은 프라이스에게 "당신이 해 온 것을 이해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는데, 처음 제게 보여 주셨을 때 그것을 인정하기에는 제가 너무 어리석었단 말이지요"라 편지했으며, 크로는 10월에 길고 자세한 편지를 보내 프라이스의 공헌을 인정하는 데 너무 굼떴다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좀 전, 프라이스는 런던 교외의 해밀턴의 집을 한 주 가량 방문했습니다.  12월 19일 떠날 때 프라이스는 거의 정상적으로 보였으며, 해밀턴은 그가 유전학 일에 전념하도록 설득하는 데 거의 성공했습니다.  해밀턴 가족은 아일랜드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예정이었고, 프라이스가 새해를 같이 보내겠다면 그러겠다고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프라이스가 런던으로 돌아간 뒤 그의 정신은 급전직하했습니다.  1975년 1월 2일 종교 일 관계로 프라이스를 알던 사람은 그에게 Samaritan(봉사 단체인 모양입니다)을 찾아가도록 강력히 권했으나, 6일 그는 결국 그가 지내던 불법 거주자의 다세대 주택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그 옆에는 그가 목을 베어 자살에 사용한 손톱깎기 가위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의 신원을 확인한 사람은 해밀턴이었습니다.  유품은 해밀턴이 보낸 편지들 뿐이었다고 전합니다.
  추도식에 온 사람은 학계에서는 메이너드 스미스와 해밀턴 뿐이었고, 그 외에 봉사 활동으로 알게 된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그는 St. Pancras' Cemetery에 묻혔는데 비석엔 아무 표지도 없습니다.

  이 이타주의자가 직면한 아이러니라면, 직접 다른 사람을 돕다가 학문적으로 같은 목적을 달성할 기회를 보내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해밀턴은 그의 논문집 'Narrow roads of gene land, vol.1'(1996)에서, 프라이스의 발견이 자신의 집단 선택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를 처음 인정했을 때 오간 대화를 회고합니다.  

  "당신이 알아차릴 거라 생각했지요."
  "조지, 왜 직접 안 하시는 거에요?"
  "아, 예.  세드릭도 역시 그러길 원하더군요... 하지만 전 할 게 아주 많습니다.  개체군 유전학은, 당신이 아시다시피, 제 주업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아마 기도해야 하고, 제가 잘못 생각했는지 봐 주셔요."


 [ 이 포스팅의 주된 내용은 "'Death of an altruist', Lingua Franca, 10, no.5, 51~61p, Jul/Aug 2000, by James Schwartz"를 번역하고 요약한 것입니다.
  그 외 참고; 'The origin of virtue(이타적 유전자)' by Matt Ridley, George Price by Wikipedia ]

漁夫

[1] 이 개념은 바로 현재의 ESS입니다. 
http://fischer.egloos.com/3113384의 설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해밀턴의 1964년 논문의 리뷰어 중 메이너드 스미스가 있었는데, 수정 기간 동안 메이너드 스미스가 Nature에 낸 letter 중 'kin selection'이란 말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해밀턴은 메이너드 스미스를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3] 메이너드 스미스의 한참 뒤의 설명은 "프라이스 박사는 발표 때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면, 그 아이디어에서 어느 것이건 내가 아니라 프라이스 박사에게 공헌을 돌려야 한다고 인정하는 것이지요." ('The Price equation', Current Biology, 18, no.5, R198~202, by Andy Gardner)
[4] 아마 자살을 시도했던 듯.

핑백

  • 漁夫의 'Questo e quella'; Juvenile delinquency : 진화 관련 뉴스 등 단평 2015-08-12 22:49:49 #

    ... 스(George R. Price) 포괄 적합도야 제 해밀턴 논문 1편 번역을 보면 정의가 '그야말로 엄밀하게' 잘 나와 있고, 프라이스의 일생이야 제 블로그 1, 2편에서 자세히 알 수 있는만큼 다 '요약'입니다. 나무위키에서 너무 엄밀성을 찾아도 약간 이상하죠 ㅎㅎ 4. '센스 앤 넌센스' 서평(ppss) &nbsp ... more

덧글

  • mooni 2013/06/08 04:18 # 삭제 답글

    저런 집단 군의 행동을 분석하는 사람은 무언가 다른 걸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 漁夫 2013/06/08 20:27 #

    개인 의견이란 걸 전제하고, 프라이스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얼마나 고마움을 느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프라이스는 결국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 버린 셈인데 그 재능이 아깝지요. 종교적 정신으로 수학 대신 고행을 택한 블레이즈 파스칼 같다고나 할까...
  • 위장효과 2013/06/08 07:23 # 답글

    존 스미스 교수의 부모는 왜 하필 "존 메이너드"라는 이름 붙여줄 생각했는지 그게 항상 궁금...(1920년이면 케인즈가 아직 이름떨치기 전인데...)

  • 漁夫 2013/06/08 20:27 #

    하하. ;-)
  • Bayesian 2013/06/08 10:29 # 답글

    영화화하면 매우 재밌을 것 같은데요?
  • 漁夫 2013/06/08 20:30 #

    희곡은 나와 있다고 합니다만 영화는 모르겠습니다.

    http://www.amazon.com/books/dp/0393339998 이게 최근 한 작가가 그의 생애에 대해 쓴 책입니다. 재미있다고들 하니 영화가 나올 수도 있겠지요. Beautiful Mind도 영화로 만드는데 안 될 이유는 없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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