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7 00:18

George Richard Price ; I Evolutionary theory

  근간 좀 바빠서. -.-

 
Bill Hamilton의 1964년 논문 - 소개 및 뒷얘기에서, 이 논문이 얼마나 영향력이 큰가 얘기했습니다.  '다음에 만나요'가 꽤 길긴 했지요.  하하.

  이 논문은 1964년에 출판되었습니다.  그 후 해밀턴은 1966년 노화에 대한 결정적인 이론적 연구를 같은 저널에 발표하는 등 성공적인 길을 밟아 나갑니다.  그러다가 1968년 3월, 해밀턴은 전연 모르던 한 사람에게서 1964년 논문의 reprint를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도서관에서 읽어서 몰두하기에는 수학이 좀 세군요."  이 사람은 조지 리처드 프라이스(George Richard Price)였습니다.

  조지 프라이스는 1922년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시카고 대학 화학과를 나오고 박사 학위도 거기서 1946년 받았습니다.  학위 받기 전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1947년 결혼하여 두 딸을 두었으나 강경한 무신론자였던 그는 독실한 로마 카톨릭 교도였던 부인과 1955년 이혼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1959년 IBM에 들어가 메인프레임 컴퓨터 개발과 자유 시장 경제의 수학적 모델링을 하고 있었습니다.
  1966년 그는 갑상선 암으로 수술을 받습니다. 그런데 원래 소아마비로 좀 부자유스럽던 왼쪽 어깨에 이 수술은 문제를 더해서 사실상 부분적으로 불구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보험사에서는 상당한 금액을 지불했고, 이 돈을 이용하여 프라이스는 영국으로 이주하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1967년 11월 퀸 엘리자베스호의 2인용 선실을 혼자 쓰면서 런던에 도착하여 옥스포드 서커스 근처의 편안한 아파트를 빌렸습니다.  딸에게 보낸 편지에게 런던을 관광하고 있음을 알리면서 자연사 박물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대학 등의 도서관도 보고 있음을 알렸는데, 그가 읽은 중에 해밀턴의 1964년 논문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프라이스는 이 시점부터 20세기 진화론 이론 전개의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시작합니다.
  프라이스는 1968년에 해밀턴에게 편지를 보내서 reprint를 요청했는데, 그의 설명에 해밀턴은 감명을 받고 손으로 쓴 두 장을 꽉 채운 답장을 보내 줍니다.  그의 호의적 응답은 프라이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겠지만, 해밀턴은 곧 9개월 동안 브라질로 연구 여행을 갈 예정이어서 당분간 프라이스와 논의를 할 수 없었습니다.[1]  그 동안 프라이스는 혼자 연구하여 여름에 해밀턴에게 결과를 알립니다. "당신의 논문에 있는 주요한 결과를 (덜 엄밀하지만) 더 명확하게 유도하고 공식화했습니다." 이런 과소 평가도 없을 것입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소위 프라이스 방정식이었는데, 놀랄 만큼 간단하지만 어떤 특성이 부모에서 자손 세대로 넘어오면서 자연 선택과 유전자 전달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아주 일반적이라서 어떤 형태의 선택 과정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프라이스 자신은 "책 또는 라디오 방송국을 고르는 데서 유전적 선택까지"라 친구에게 편지로 말했습니다.  프라이스 방정식의 형태는 아래와 같으며, cov는 공분산(covariance)이고 E는 평균(expectation)입니다.
  처음에 프라이스 자신은 이 식이 너무 단순해서 분명히 누군가가 발견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존경 받는 생물 통계학자 세드릭 스미스[2]에게 1968년 6월 이 논문을 보였을 때, 스미스는 프라이스에게 "매우 흥미 있으며, 나는 이를 전에 본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스미스는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한 후 학부 책임자에게 데리고 갔는데, 한 시간 20분 후 프라이스는 명예직 지명을 받고 사무실과 열쇠를 당장 받았습니다.
  프라이스는 이제 자신의 작업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어머니가 위독했기 때문에 1969년 3월 미국으로 가서 리처드 르원틴(Richard Lewontin)[3]을 만날 수 있었는데, 르원틴에게 그리 호의적인 반응을 얻지는 못한 모양입니다.  그는 영국으로 돌아왔는데, 영국 과학 연구 위원회(Science research council)에서 연구비를 받아서 불안정하던 재정 상황도 - 보험으로 받은 돈이 떨어져 갔다네요 -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 동안 해밀턴은 영국으로 돌아왔으며, 7월 말 프라이스는 다시 해밀턴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프라이스는 해밀턴에게 편지에서, 해밀턴이 1964년 논문에서 생각했던 것처럼 친족 이타주의(nepotistic altruism)가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향으로 논문을 내자고 합니다.  해밀턴은 자신의 논문집 'Narrow roads of gene land, vol.1'(1996)에서 첫 전화 통화를 회상합니다.  "전화에서 그의 목소리는 날카로왔고 겸손했으며, 좀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대화에서 프라이스는 프라이스 방정식이 자신에게도 놀라왔으며 거의 기적적이라고 합니다.  이 때 프라이스는 해밀턴에게 프라이스 방정식이 개체 선택 뿐 아니라 집단 선택도 묘사할 수 있음을 인식했냐고 물어보는데, 해밀턴은 원래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밀턴이 생각을 고쳐먹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12월에 프라이스에게 편지로 "당신의 원고에서 유도한 식에 매혹되었습니다"라 쓰고, 다음 달에는 "그 식의 일반형에서, 식을 집단 선택을 조사하는 데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라 했기 때문입니다.
  프라이스의 식이 아주 독창적이었더라도 금방 출판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습니다.  해밀턴은 처음에 자신의 1964년 논문이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새 친구의 작업도 그런 반응을 얻을지 걱정했습니다.  결국 둘은 Nature에 논문을 냈는데, 프라이스가 먼저 'Selection and covariance'[4]란 논문을 내고, 한 주 뒤 해밀턴이 'Selfish and spiteful behaviour in an evolutionary model'란 논문을 내면서 거기에 프라이스 방정식으로 자신의 포괄 적합도 식을 유도한 내용을 넣었습니다.  당연히, 무명이었던 프라이스의 논문은 거절되고 이미 잘 알려져 있던 해밀턴의 논문은 바로 통과되었습니다.  해밀턴은 자신의 논문을 철회하고, 자신이 사용한 이론이 먼저 공개되기 전에는 논문을 공개할 수 없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결국 Nature는 프라이스의 논문을 1969년 11월 12일에 통과시키고 다음 해 8월 1일에 출판했습니다.  이 논문은 그 독창성을 반영하듯이 인용 문헌이 하나도 없습니다.

= tuberCulosis =

  [ 이 포스팅의 주된 내용은 "'Death of an altruist', Lingua Franca, 10, no.5, 51~61p, Jul/Aug 2000, by James Schwartz"를 번역하고 요약한 것입니다.  Price equation은 "'The Price equation', Current Biology, 18, no.5, R198~202, by Andy Gardner"에서 가져왔습니다. ] 

  漁夫

[1] 해밀턴은 단지 이론가일 뿐이 아니었습니다.  훌륭한 막시류(벌과 개미류) 곤충학자기도 했기 때문에 현장 조사에도 능했습니다.  그가 세상을 뜨게 된 원인도 HIV의 기원에 대해 콩고로 여행을 갔다가 말라리아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2] 해밀턴이 1964년 논문을 썼을 때 advisor 중 한 명이었습니다.
[3] 많은 분들은 E.O.Wilson을 (부당하게) 공격한 사람 중 하나로 기억하시겠지만, 당대의 선도적인 개체군 유전학자 중 한 명이지요.
[4] 원문은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핑백

  • 漁夫의 'Questo e quella'; Juvenile delinquency : 진화 관련 뉴스 등 단평 2015-08-12 22:49:49 #

    ... 프라이스(George R. Price) 포괄 적합도야 제 해밀턴 논문 1편 번역을 보면 정의가 '그야말로 엄밀하게' 잘 나와 있고, 프라이스의 일생이야 제 블로그 1, 2편에서 자세히 알 수 있는만큼 다 '요약'입니다. 나무위키에서 너무 엄밀성을 찾아도 약간 이상하죠 ㅎㅎ 4. '센스 앤 넌센스' 서평(ppss) &n ... more

덧글

  • Ladcin 2013/06/07 06:21 # 답글

    인용논문없는 쿨한 방정식(…)
  • 漁夫 2013/06/07 22:19 #

    저 식의 유도는 의외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간단합니다. 하지만 covariance가 저기 관계가 된다는 착안을 하기가 쉽지는 않지요.
  • Allenait 2013/06/07 08:29 # 답글

    으악 결핵...(...)
  • 漁夫 2013/06/07 22:19 #

    ㅎㅎㅎㅎㅎㅎ
  • 일화 2013/06/07 14:41 # 답글

    역시 과학(과 기술)의 진보를 위해서는 어디에선가 눈먼 돈을 적절하게 뿌릴 필요가 있다는 원칙이 다시 한 번 입증되는 군요.
  • 漁夫 2013/06/07 22:23 #

    문제는 눈먼 돈을 '누구에게 뿌리냐'인데, 스탈린처럼 http://sonnet.egloos.com/3138876 이런 방식도 통할 때가 (뭐라고)
  • 일화 2013/06/08 23:11 #

    ㅎㅎㅎ, 검증된 사람들에 대해서 예상가능한 성과를 원할 때는 말씀하신 방식도 유효한데, 예상외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돈지랄을 해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프라이스가 IBM에서 성실하게 정년까지 근무했으면 컴퓨터 발달에 어느 정도 기여했을 지언정 저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겠죠.
  • goldenbug 2013/06/11 17:53 # 삭제 답글

    멋진 꼭지입니다.
    이런 꼭지를 쓰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데....ㄷㄷㄷ
  • 漁夫 2013/06/11 23:14 #

    감사합니다.
  • 2013/06/11 17:5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漁夫 2013/06/11 23:14 #

    감사합니다. 그런데 못 찾았습니다. 그냥 공개로 적어 주시면 어떨까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내부 포스팅 검색(by Google)

Loading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833

통계 위젯 (화이트)

141204
880
1247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