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힘은 정치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가?(2013년 2월 18일 MBC뉴스) (Bayesian 님)
Bayesian님의 의견에 감히 덧붙일 것이 있다면 조금 뭣하지만, 내 생각과 미묘한 차이가 있는 점이 있어서 트랙백.
0. Bayesian님께서 앞에 제시한 많은 '서론'은 여기서는 거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들
께서는 이미 잘 아실 테니 필요없을 것이고, 만약 필요하다면 성차(sex difference)에 대한 관점을 참고해 주시기 바
라겠다.
1. 육체적 힘을 이용한다면 남성이 그 경향이 더 현저할 것이라는 점에서도 찬성한다. 단 하나 약간 걸리는 점이라면,
여성끼리도 경쟁은 하기 때문에 힘을 이용하는 경향이 남성이 더 클 것이라고 말해야 엄밀한 의미에서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원 논문에서 '여성에게 그런 경향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는지는 내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다.]
Bayesian님의 비판 부분에서는 이런 점을 첨언하고 싶다.
2. 과연 육체적 힘이 '얼마나 보편적으로'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겠는가? 보셨다시피 (결정계수) r2는 국가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려니와 크기도 매우 작다. Bayesian님의 지적은 지극히 타당하다. 그리고 나도 육체적 힘이 '전적으
로' 또는 '상당히 강하게' 재분배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리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라면;
1) 진화적 세상에서 인간은 '유형 재산'이 거의 없었으며, 특히 남성이 잡아오는 사냥감은 대부분 재분배
되었다고들 간주한다. '보너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1], 현대에 인류학자들이 조사한 수렵채
집 사회에서 어떤 경우 오히려 직접 잡은 사람이 더 적게 가져가는 경우도 관찰되었다.
2) Steven Pinker의 말을 인용하자. 물론 연구는 Napoleon Chagnon이 했지만.
물론 주로 남성들이 성적 경쟁을 하는 인간에게서 육체적 힘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2].
의문을 둘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이미 갖고 있는 것을 더 지키려는 태도와 연관이 있다'란 가설이다.
3) 국가별 계수 편차는 바로 다음에 말하고, 우선 크기부터. r2은 크게 나온 경우에도 0.13 아래였는데,
다른 진화심리학적 연구들을 보면 이 정도는 대개 '2차적 차이들' 수준의 요인들이다. 다른 말로 'main
factor'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3] 하지만 완전히 의미가 없다고 보기에는 약간 애매한 정도?
3. 국가별로 계수 값이 차이가 상당히 크다 해도, 해당 현상이 '보편적일 가능성'을 반드시 부정해야 할 필요는 없다.
앞에서 링크한 성차 포스팅을 보더라도 여성이 남성의 재정적 전망을 중요시하는 정도는 국가마다 다르다. 만약
해당 국가 환경이 조사 참가자의 응답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경우 - 이런 경우는 매우 많다 - 국가별로 r2 값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편향(bias)이 일관되게 나타나는가'가 일반적으로 더 중요할 가능성이 크다.[4]
4. "덴마크의 경우, 상호작용 효과에 의해 설명되는, 재분배에 대한 찬성 정도의 분산은 3.2%밖에 되지 않는다."
Bayesian님께서 쓰신 이 문장은 이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좀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가령 '하루
내에 단맛 사탕을 먹는 숫자'와 '연구에 참여한 사람의 체중'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연구를 했는데, 숫자를 Y로
체중을 X로 놓았을 때 r2이 0.36(즉 r = 0.6)으로 나왔다고 가정하자. 이러면 '사탕 먹는 숫자의 분산(variance)
값의 36%는 체중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5]
다른 말로, 사탕 먹는 숫자에는 체중 뿐 아니라 단맛에 대한 선호도 기타 여러 요인이 개입하기 때문에 체중을
X축으로 놓았을 때 사탕 먹는 수 Y가 완벽하게 직선으로(r=1) 나오지는 않는다. 그 때 X-Y의 관계에서 data
point가 '퍼진' 정도의 척도인 분산의 36%가 체중과 상관이 있다는 말.
5. '모듈성(modularity)' 개념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적이 있다. 여기서 문제라면, 그 포스팅에서 언
급했던 현저한 모듈들 - 대표적으로 언어나 의사결정 등 - 외에는 대개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회로의 경우 해당 특성을 지닌 부분들 사이의 연결성도 중요한데, 뇌의 외관상 크게 변화가 있더라도 회로의 특성
에 변화가 없는 경우 기능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경우도 있다.[6] 가령, WHR은 남성에게 폭넓게 나타난다고 보
편적으로 인정받는 특성 중 하나다. 이것은 '(젊은) 여성'과 '신체 특정 부분의 비율'을 시각적으로 판단하고, 성적
판단과 연결시킨 회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현재 뇌에서 이 기능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확인이 가능할까? (어쩌면 fMRI 같은 것을 동원해서
될지도 모르겠다만..... )
6. '학습에 의해 구현'된다고, 항상 그것이 '본성이 아니다'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본성으로 알고 있는
것 중, 학습으로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아예 구현 안 되는 것도 있다. 사람을 따라다니는 오리새끼라든가...
제일 골때리는 사례는 이것.
7. 물론 이 논문이 '적응이 맞는지'를 가리는 [지독히도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했는지는 내가 현재 확인할 수 없다.
현대 사회는 근본적으로 사람이 진화한 환경과 이탈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漁夫
[1] '여성에게 선물로 주려는' 용도의 보너스를 의미. 어디다 쓰냐고? 상상하시기 나름.
[2] 폭력성; 성별 차이 포스팅.
[3] 예를 들어, D. de Catanzaro의 자살에 대한 이론(link)을 보면 r2=0.13(즉 r = ±0.36) 정도는 대략 순위 3~5위 정도이다. 수치는 David Buss의 'Evolutionary Psychology'에서 인용.
[4] 예를 들어 현대 한국과 수렵채집 부족의 살인률 차는 엄청나다. 그러나 남성이 몇 배 더 많이 죽인다는 편향은 방향이 같다.
[5] 쉽게 이해하시려면 J. Harris의 '개성의 탄생'을 보시길.
[6] 수두증 때문에 뇌의 실제 크기가 크게 줄어들어 있었으나 뇌 기능이 완전히 정상적이었다는 사례를 읽은 기억이 있다. 이러면 뇌의 해당 기능들을 맡은 '회로'가 '정상적' 위치에서 크게 벗어났을 것이다. 더 쉬운 예로, 우리는 하드디스크 표면만 보면 어디에 어떤 data가 기록되어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Bayesian님의 의견에 감히 덧붙일 것이 있다면 조금 뭣하지만, 내 생각과 미묘한 차이가 있는 점이 있어서 트랙백.
0. Bayesian님께서 앞에 제시한 많은 '서론'은 여기서는 거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들
께서는 이미 잘 아실 테니 필요없을 것이고, 만약 필요하다면 성차(sex difference)에 대한 관점을 참고해 주시기 바
라겠다.
1. 육체적 힘을 이용한다면 남성이 그 경향이 더 현저할 것이라는 점에서도 찬성한다. 단 하나 약간 걸리는 점이라면,
여성끼리도 경쟁은 하기 때문에 힘을 이용하는 경향이 남성이 더 클 것이라고 말해야 엄밀한 의미에서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원 논문에서 '여성에게 그런 경향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는지는 내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다.]
Bayesian님의 비판 부분에서는 이런 점을 첨언하고 싶다.
2. 과연 육체적 힘이 '얼마나 보편적으로'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겠는가? 보셨다시피 (결정계수) r2는 국가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려니와 크기도 매우 작다. Bayesian님의 지적은 지극히 타당하다. 그리고 나도 육체적 힘이 '전적으
로' 또는 '상당히 강하게' 재분배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리라 생각하는데, 그 이유라면;
1) 진화적 세상에서 인간은 '유형 재산'이 거의 없었으며, 특히 남성이 잡아오는 사냥감은 대부분 재분배
되었다고들 간주한다. '보너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1], 현대에 인류학자들이 조사한 수렵채
집 사회에서 어떤 경우 오히려 직접 잡은 사람이 더 적게 가져가는 경우도 관찰되었다.
2) Steven Pinker의 말을 인용하자. 물론 연구는 Napoleon Chagnon이 했지만.
심지어 족장의 지위를 다투는 동족상잔의 세계에서도 신체적 우위가 전부는 아니다. 샤농의 보고에 따르면 야노마뫼 족장들 중에는 드센 골목대장도 있지만 영리함과 분별력으로 족장에 오른 사람도 있다고 한다. 카오바웨라는 이름의 남자는 물론 겁쟁이는 아니었지만 형제들과 사촌들의 도움, 그리고 아내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동맹을 맺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권력을 거머쥐었다. 그는 모두가 따를 것이라고 확신할 대에만 명령을 내림으로써 권위를 유지했고, 싸움을 말리거나 칼을 휘두르는 미치광이를 진정시키거나 침략자들이 눈에 띌 때 혼자 용감하게 정찰을 나섬으로써 권위를 유지했다. 그는 조용한 통치 덕분에 6명의 아내와 6명의 정부를 거느릴 수 있었다. 식량수집 사회에서 지위는 또한 훌륭한 사냥꾼과 박식한 박물학자에게 돌아간다. 우리의 조상들 역시 능력주의 사회로 살았다고 가정한다면, 인간의 진화는 항상 강자 생존의 법칙에 따라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 'How the mind works(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Steven Pinker, 김한영 역, 동녘사이언스 간, p. 766~67
- 'How the mind works(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Steven Pinker, 김한영 역, 동녘사이언스 간, p. 766~67
물론 주로 남성들이 성적 경쟁을 하는 인간에게서 육체적 힘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2].
의문을 둘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이미 갖고 있는 것을 더 지키려는 태도와 연관이 있다'란 가설이다.
3) 국가별 계수 편차는 바로 다음에 말하고, 우선 크기부터. r2은 크게 나온 경우에도 0.13 아래였는데,
다른 진화심리학적 연구들을 보면 이 정도는 대개 '2차적 차이들' 수준의 요인들이다. 다른 말로 'main
factor'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3] 하지만 완전히 의미가 없다고 보기에는 약간 애매한 정도?
3. 국가별로 계수 값이 차이가 상당히 크다 해도, 해당 현상이 '보편적일 가능성'을 반드시 부정해야 할 필요는 없다.
앞에서 링크한 성차 포스팅을 보더라도 여성이 남성의 재정적 전망을 중요시하는 정도는 국가마다 다르다. 만약
해당 국가 환경이 조사 참가자의 응답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경우 - 이런 경우는 매우 많다 - 국가별로 r2 값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편향(bias)이 일관되게 나타나는가'가 일반적으로 더 중요할 가능성이 크다.[4]
4. "덴마크의 경우, 상호작용 효과에 의해 설명되는, 재분배에 대한 찬성 정도의 분산은 3.2%밖에 되지 않는다."
Bayesian님께서 쓰신 이 문장은 이 분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좀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가령 '하루
내에 단맛 사탕을 먹는 숫자'와 '연구에 참여한 사람의 체중'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연구를 했는데, 숫자를 Y로
체중을 X로 놓았을 때 r2이 0.36(즉 r = 0.6)으로 나왔다고 가정하자. 이러면 '사탕 먹는 숫자의 분산(variance)
값의 36%는 체중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5]
다른 말로, 사탕 먹는 숫자에는 체중 뿐 아니라 단맛에 대한 선호도 기타 여러 요인이 개입하기 때문에 체중을
X축으로 놓았을 때 사탕 먹는 수 Y가 완벽하게 직선으로(r=1) 나오지는 않는다. 그 때 X-Y의 관계에서 data
point가 '퍼진' 정도의 척도인 분산의 36%가 체중과 상관이 있다는 말.
5. '모듈성(modularity)' 개념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적이 있다. 여기서 문제라면, 그 포스팅에서 언
급했던 현저한 모듈들 - 대표적으로 언어나 의사결정 등 - 외에는 대개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회로의 경우 해당 특성을 지닌 부분들 사이의 연결성도 중요한데, 뇌의 외관상 크게 변화가 있더라도 회로의 특성
에 변화가 없는 경우 기능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경우도 있다.[6] 가령, WHR은 남성에게 폭넓게 나타난다고 보
편적으로 인정받는 특성 중 하나다. 이것은 '(젊은) 여성'과 '신체 특정 부분의 비율'을 시각적으로 판단하고, 성적
판단과 연결시킨 회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현재 뇌에서 이 기능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확인이 가능할까? (어쩌면 fMRI 같은 것을 동원해서
될지도 모르겠다만..... )
6. '학습에 의해 구현'된다고, 항상 그것이 '본성이 아니다'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본성으로 알고 있는
것 중, 학습으로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아예 구현 안 되는 것도 있다. 사람을 따라다니는 오리새끼라든가...
제일 골때리는 사례는 이것.
7. 물론 이 논문이 '적응이 맞는지'를 가리는 [지독히도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했는지는 내가 현재 확인할 수 없다.
현대 사회는 근본적으로 사람이 진화한 환경과 이탈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漁夫
[1] '여성에게 선물로 주려는' 용도의 보너스를 의미. 어디다 쓰냐고? 상상하시기 나름.
[2] 폭력성; 성별 차이 포스팅.
[3] 예를 들어, D. de Catanzaro의 자살에 대한 이론(link)을 보면 r2=0.13(즉 r = ±0.36) 정도는 대략 순위 3~5위 정도이다. 수치는 David Buss의 'Evolutionary Psychology'에서 인용.
[4] 예를 들어 현대 한국과 수렵채집 부족의 살인률 차는 엄청나다. 그러나 남성이 몇 배 더 많이 죽인다는 편향은 방향이 같다.
[5] 쉽게 이해하시려면 J. Harris의 '개성의 탄생'을 보시길.
[6] 수두증 때문에 뇌의 실제 크기가 크게 줄어들어 있었으나 뇌 기능이 완전히 정상적이었다는 사례를 읽은 기억이 있다. 이러면 뇌의 해당 기능들을 맡은 '회로'가 '정상적' 위치에서 크게 벗어났을 것이다. 더 쉬운 예로, 우리는 하드디스크 표면만 보면 어디에 어떤 data가 기록되어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덧글
---> 漁夫님의 지적대로 “여성에게 그런 경향이 적게 발견될 것이다”가 조심스러운 접근이지요. 그 논문에는 조심스러운 문장도, 조심스럽지 않은 문장도 있습니다.
Hence, a person’s upper body strength is predicted to (and was found to) play a role in male but not female decisions involving conflict (Sell, Tooby & Cosmides 2009).
...
In contrast to men, the model predicts that this relationship should be weaker or absent among women (Sell, Tooby & Cosmides 2009; see above).
http://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1798773
“물론 이 논문이 '적응이 맞는지'를 가리는 [지독히도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했는지는 내가 현재 확인할 수 없다.”
---> 이 논문의 의의는 “확실히 검증했다”가 아니라 “지금까지 주류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가설을 제시했으며 그 가설을 뒷받침하는 듯한 증거까지 나름대로 제시했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도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 논문의 공동 저자 중에 Comides & Tooby가 있습니다. 다른 저자들도 확인은 안 해봤지만 그들의 제자들로 보입니다. 한국의 “알통 논란”을 상세히 파헤치는 글을 조만간 쓸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진보 인사들”의 좀 더 공식적인 반응을 본 후에나 글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작성 중이어서 그런지 아직 세부 사항이 좀 부족해 보이네요. 좀 시간이 지나고 봐야 할 모양입니다.
ps. '진보 인사들'이 뭐 이상한 논평이라도 했는지요? 뉴스들에 별로 관심 없이 지내는지라......
조만간 유명인사 중 몇 명이 나름대로 본격적으로 비판하는 칼럼을 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칼럼에 진화 심리학과 행동 유전학에 대한 오해가 듬뿍 담겨 있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입니다.
2. 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3. 은 좀 더 다양한 문화권에서 연구가 진행되어야 풀릴 수수께끼인 것 같고요
4. 는 잘 설명해 주셨고요...
5. 는 솔직히 아직도 굉장히 의심스럽습니다.
6. 은 5. 와 관련지어서 모듈이 준비되어 있어서 학습가능한 것인지, 아님 모듈의 도움 없이도 되는 것인지 아직 이론의 여지가 있는 듯하고요...
7. 은 아직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단계가 아닌 것 같습니다.
3. WHR 같은 경우 사후 조사가 길었고, Buss의 조사는 이례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10000명 넘게 대규모로 진행했기 때문에 더 객관성이 있지요. 그런데 몇 개나 이렇게 큰 규모로 진행할 수 있을는지...
5.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특정 맥락(context)에서 일정한 유형의 응답을 만들어내려면, 어디선가 특정 조건을 읽어들이고 행동(또는 응답)을 산출하는 회로가 필요합니다. 해당 회로가 매우 중요하고 커서 언어 영역처럼 눈에 보이는 수도 있고, 간단하고 규모가 작아 장소를 확정하기 어렵고 눈에 보이지 않는 수도 있겠지요. 숫자도 많고 연결 상태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복잡한 뇌세포들에서 간단한 회로 정도를 많이 구성하지 못할 성싶지는 않습니다(massive module hypothesis).
6. 잘 알려진 것으로 환경의 특정 입력을 받아서 발달하는 '본성'으로 유명한 고양이 눈 실험이 있었지요. 어린 고양이의 한 쪽 눈을 (이른 시점에) 가리기만 해도 다 커서 가려진 쪽은 영구히 장님이 됩니다. '말'도 마찬가지고요. 즉 신체 기관(의심할 여지 없이 본성입니다)도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환경의 input을 적절한 시기에 받아야 하거나, 아예 늦은 나이에서야 발현되는 경우(가령 생식 능력)도 많습니다.
어느 편이건 간에, 특정 자극으로 특정 기관을 형성한다는 것은 특정 회로의 존재를 전제한다는 쪽을 저는 지지합니다.
유전 연구나 '본성' 연구 같은 데 쓸데없는 태클이 많이 걸리는 이유가 그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