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4 22:06

오늘의 한마디('13. 2. 4) Evolutionary theory

  범죄 방지 등을 위해 개인의 독특한 신체 정보를 모으는 데 대한 한 유명인의 발언이다.

  정보가 범죄자 검거에만 쓰이는 것이 보장된다면 범죄자가 아닌 사람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또한 일반적인 지문 도장 국가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합당한 이유도 없다... 국가 DNA DB가 경찰이 범인을 잡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면, 반대 의견은 이런 장점을 능가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우선 한 가지 중요한 사항부터 살펴보자.  경찰이 DNA 검색 결과를 다른 증거를 토대로 지목한 어떤 용의자와 대조하는 일과 샘플이 일치한다는 이유로 전국 어디서나 사람을 검거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 그러므로 단순히 DB 검색 결과에 따라 샘플이 맞는 한 명을 체포하는 시스템은 우선 다른 증거를 토대로 용의자를 지목하는 시스템보다 훨씬 위험하다... 하지만 경찰이 수배자의 그림이나 목격자의 스냅 사진을 신문에 실어 전국적으로 그 인물을 '본' 사람이 연락하도록 하는 것은 그 대상이 얼굴일 뿐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격이라는 점을 나는 지적하고 싶다.  얼굴에 의한 신원 확인을 다른 어떤 방법보다 우위에 두는 우리의 본능적 경향에 다시 한번 주의해야 한다.[1]


- '무지개를 풀며(Unweaving the rainbow)', Richard Dawkins, 최재천, 김산하 역, 바다출판사 간, p.176~77

  인용이 길어지기 때문에 뒤 부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도킨스는 앞에서 '감정을 배제한 채 살펴보면, 결론적으로 나도 반대의 입장이다'라 말했다[2].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적어도 그의 말은 공정하다.  우리는 진화가 우리에게 부여해 주지 않고 과학으로 얻은 능력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수용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앞쪽에서 도킨스가 예로 들듯이) 경찰서에서 여러 사람(및 얼굴 사진들) 사이에 피의자(또는 그의 얼굴 사진)를 넣어 피해자에게 확인을 시키는 고전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몽타지나 얼굴 사진도!

  .... 사실 적절히만 사용하면 지문이나 DNA 검사가 이런 것보다는 훨씬 정확하지 않은가?

  漁夫

 [1] 물론 개개인을 얼굴로 구별하고 기억하는 인간의 능력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수천 명 이상을 다루는 현대 사회에서 언제까지 진화가 우리에게 준 능력들에만 일차적으로 의존해야 하나?  인간의 기억과 주의력에는 한도가 있다(포스팅.  안 해 보셨다면 시험해 보시길).
 [2] 이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나는 찬성한다.  주민등록증이 괜찮다면, 이게 문제일 이유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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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양파 2013/02/05 00:13 # 답글

    얼굴 식별 방법을 전혀 믿지 않는 1명인데요, 물론 이건 제가 사람들 얼굴을 잘 기억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몇 년을 같이 일하던 사람도 어쩌다가 만나면 '뉘기?' 할 뿐만 하니라, 한 번은 제 동생도 못 알아보고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던 경험이 있는 저라는. 흑흑. 그래서 어떻게 '잠깐 본'사람을, 몽타주 그릴 만큼 잘 기억하는지, 그리고 범죄 드라마에서 몽타쥬나 해골 복원 한 얼굴 보고 '오! 누군지 알겠다!' 이러는 건 정말 공감 안 가요. 머리 스타일만 바꿔도, 옷만 바꿔도 전 잘 못알아보거든요. 그러니 한국 연예인들은 완전 쥐약이라는.
  • 漁夫 2013/02/05 20:05 #

    이런 건 평균적 수준에 맞추지 아웃라이어는해당 사항이 없...
  • 이덕하 2013/02/05 07:46 # 답글

    “정보가 범죄자 검거에만 쓰이는 것이 보장된다면 범죄자가 아닌 사람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 그간 여러 정부가 보여준 모습을 볼 때 정부가 그렇게 정직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아무리 정부가 정직하다 하더라도 해킹의 위험이 있습니다. 온 국민의 DNA 정보가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진다면 그것을 해킹하면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 정부에서도 그 정보를 노릴 수 있습니다.

    도킨스가 이런 점들을 고려했나요? 이 책은 집에 없어서...
  • 漁夫 2013/02/05 20:12 #

    본문에 적었듯이 도킨스는 반대한다네요.

    링크로 넣은 제 포스팅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현재 개인을 확인하는 데 쓰는 DNA의 부분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한에서는 개인 식별 외에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얼굴에 비해 오독 가능성도 낮으며 의도적으로 찾아 조사하기 전엔 확인도 불가능하죠. 다들 일상적으로 흘리고 다니지만, 너무 많이 흘리기 때문에 개인 추적과 통제 목적으로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 이덕하 2013/02/05 07:47 # 답글

    “그러므로 단순히 DB 검색 결과에 따라 샘플이 맞는 한 명을 체포하는 시스템은 우선 다른 증거를 토대로 용의자를 지목하는 시스템보다 훨씬 위험하다”

    ---> 오역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문장이군요.
  • 漁夫 2013/02/05 21:06 #

    '학계의 저명 인사, 오랑우탄 출산!'보다야 뭐... http://fischer.egloos.com/4638426

    위 리플을 핸드폰에서 달다 보니 길게 못 써서 추가합니다. 사실 이 인용 뒷부분에서 도킨스가 그런 논의를 간략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히틀러 정권이 DNA 데이터베이스를 손에 넣었다면, 이를 남용할 끔찍한 방법을 찾아낼 것임에 틀림없다'가 그가 반대한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지요.
    어쨌건 그런 위험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아무도 없음에(zero는 항상 그렇죠) 불구하고 제가 찬성하는 이유는, 포스팅 내의 링크 포스팅에 제가 달은 리플을 가져오면

    '말씀하신 유전병 등을 찾아내는 유전자 marker들은 범죄에 사용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현재의 유전자 검사는 개개인의 일부 유전자만 이용하는데, 가령 대장암 유전자 같은 것을 찾아 검사하려고 해도 유전자 하나가 꽤 커서 시간과 돈을 많이 잡아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개개인 전체의 genome을 전부 기록해 놓는 것도 아니고, 지문 식으로 개인 식별에 충분한 부분의 정보만 저장할 경우에는 말씀하신 문제점은 없습니다.'

    기술적으로는 'DNA microsatellite'를 사용하는데, 여기서 개인 확인 외에 알 수 있는 것이 현재의 기술로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 개인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특별한 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 이덕하 2013/02/06 07:41 #

    어떤 심술궂은 해커가 DNA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서 호적상 아버지-자식인 쌍들 중에 어느 쌍이 유전적 친족이 아닌지를 다 밝혀서 인터넷에 올린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파급 효과가 장난이 아닐 겁니다.

    개인 식별을 위한 DNA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서 그 정도는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CSI> 같은 TV 시리즈에서는 그렇게 나오더군요.

    상상력을 발휘하면 “개인 식별을 위한 DNA 데이터베이스”를 악용할 수 있는 온갖 방법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漁夫 2013/02/06 20:53 #

    뭐 그럴 수도 있겠지요. 어디까지 원문을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도킨스도 그 가능성은 좀 마음에 안 든다고 얘기했으니까요. 이런 문제에 대한 대처는 DNA DB 개인 인식 정보와 가족 관계 정보를 아예 분리해 놓는 것입니다. 현재 이미 국가에서 주민 등록 및 가족 관계는 보관하고 있지만 이것과 DNA DB의 정보가 꼭 같이 있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범죄 수사에 필요한 경우에만, 필요한 대상에 대해 자료를 찾는 경우라면 분리해 두어도 아무 상관 없죠.

    도킨스도 히틀러 같은 사람이 DNA DB를 장악하면 어쩌냐는 논의도 하긴 했습니다. 근데 이런 논의에 대한 거의 모든 대답이라면 범죄학자 마크 베네케가 그의 저서에서 다 논해 놓았지요. 밑에 '음냐'님께 단 리플을 보시면, 사실 그 뒤에 나오는 얘기가 "내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입니다. 베네케의 책은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525338 입니다.
    리플로 쓰자니 길이에 한도를 느끼는데, 이 책을 직접 보시는 편이 더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 Minowski 2013/02/05 09:12 # 삭제 답글

    이 예 말고 하나 생각나는게...

    몇 년 전에 실종자, 미아 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DNA DB를 구축하는 방안이 추진되다 시민단체의 반대로 유야무야 되었는데..(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여하튼 실종자나 미아 등이 심신미약이나 기타 사유로 자신의 인적정보를 정확히 기억못하는 상황이면 유효하다 싶은데 반대가 완강했었죠...
  • 漁夫 2013/02/05 21:07 #

    지문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지요. 어디를 선별하는지 정확하게 안다면 우려가 덜할 텐데 말입니다.
  • 이덕하 2013/02/06 07:43 #

    이 문제는 이미 실종된 사람의 가족이 실종자 또는 실종자의 친족의 DNA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면 됩니다.

    자식이 없어졌는데 DNA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가족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굳이 온국민이 미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 漁夫 2013/02/06 20:36 #

    이덕하 님 / 가족 실종의 사례는 그렇지요. 단지 그것을 위해 DB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 음냐 2013/02/05 12:11 # 삭제 답글

    효율적인 행정을 위해 수집되었던 1930년대의 네덜란드의 인구등록부가 2차대전때 나치의 손에 들어가게 되자 네덜란드가 나치 치하의 어느나라보다 '효율적'으로 유태인과 집시를 '청소'했다는 사실은 충분한 반대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과도한 개인정보의 집적은 그것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올바른 목적하에 사용된다는 전제조건 하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겠지만, 두 전제조건인 안전과 합목적이 어느 하나라도 붕괴하는 순간 그것이 초래하게될 재앙은 유태인 학살보다 더 컸으면 컸지 적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항상 사람의 상상력은 현실보다 빈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언제나 주의해야합니다. 1930년대의 네덜란드가 1940년대의 네덜란드를 상상할 수 없었던 것 처럼. 현상이나 기술의 밝은 면만 보고 어두운 면을 대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도전으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 漁夫 2013/02/05 21:39 #

    도킨스도 저 내용 뒤에 그런 내용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논의를 진행시키려면, DNA 등록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와 '거기서 무엇을 알 수 있냐'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이덕하님께 단 답플에서 거의 대부분을 얘기했습니다만 다시 정리하면

    1) 어떤 부분을 사용하는가?
    개인 식별에 소용이 되는 부분인데, 개개인이 인간으로서 제대로 최소한의 작동을 하기 위해서는 별로 중요한 생물학적 기능이 없어야 합니다. 따라서 개인 식별 표지(marker)로 유용하려면 오히려 기능적 정보를 덜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개인별로 다 다를 정도로 수많은 변화 형태를 지닌 유전자가 모두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왜냐하면 기능을 얼마나 잘 나타내는가에 따라 선택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기능이 없다고 알려진 것 중 대략 20개 정도의 부분을 사용하기로 합의가 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2) 거기서 무엇을 알 수 있는가?
    개인의 건강 사항 등 관심이 갈 만한 것은 당연히 거의 없죠. 이유는 바로 위에서 설명했습니다. 제가 구구절절이 말하는 것보다 범죄학자 마크 베네케의 말을 인용하죠. "어떤 개인의 DNA 감식 자료를 훔친 흉악범일지라도 그걸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그저 당사자를 다른 사람들과 확실하게 구분해주는 바코드를 훔친 것에 지나지 않는다"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2525338, 262 페이지 )
    지문조차도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1928158/ 이런 질병과 관계가 있다고 하는 판에, 지금까지 DNA 신원 검사에 사용하는 유전자위(locus)와 확실하게 연결된 질병은 다운 증후군과 같은 '3염색체 질환' 뿐입니다. 그런데 이건 사실상 숨기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외관 혹은 행동에서 분명하게 나타나지요. 다시 말하건대, 우리가 현재 DNA 신원검사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그 개인에 대해 뭐 추가로 알아낼 수 있는 것은 거의 혹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본문에도 적었듯이, 현재 여러 목적으로 사용하는 다른 개인 정보들에 대해서는 무관심 혹은 용인하면서 DNA에 대해서는 왜 그리 반대가 심한가지요. 주민 통제 목적이라면 어느 나라에나 다 있는 호적 또는 결혼 기록이나, 카드 가입 때의 개인기록, 한국이라면 주민등록증(과 주민등록번호)이 훨씬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 음냐 2013/02/06 00:34 # 삭제

    DNA 식별에는 그런 제한들이 있었군요. 사람들은 DNA를 수집한다고 하면 유전정보 전체를 수집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태반일 듯 합니다. 저 또한 설명을 듣기전까지는 그런 오해를 하고 있었구요. 그렇다면 개인의 유전정보가 알려질 위험은 생각보다 낮아지는 것이 되는군요. 일단 이쪽에 대해서는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이야기들을 하기 전에 맨 마지막 문단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사실 다른 개인정보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시스템은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이 거의 불가능한데다 유출이 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식별이 매우 용이하고 다른 개인정보와 고도로 통합되어있습니다. 만약 국가전산망에 접속이 가능하면 주민번호 하나만으로도 고향이 어디인지, 어느 학교에 다니고/다녔는지, 어디에 살고/살아왔고 세금을 얼마나 내고/냈는지 어디에서 일하고 있으며/일했는지 돈은 얼마나 벌고/벌었는지 어떤 금융거래를 하고 있는지/했는지(만약 카드를 쓴다면 식사를 어디서 하는지부터 행동반경이 얼마인지도 추정이 가능하겠지요) 어디가 아픈지/아팠는지 그리고 심지어 인터넷에서 활동을 한다면 그 활동내역이 어떠한지-그리하여 그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 까지-30분이면 그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겁니다. 이러한 사실을 보통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거나 안다고 해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무감각한걸껍니다. 게다가 아직 이를 본격적으로 이용한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혹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겠지요.

    이렇게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북한과의 대치라는 특수상황때문에 확실하게 개인을 구분할 수 있는 고유정보가 필요했고-간첩과 빨치산 색출-, 그래서 그 고유정보를 만들자 개인의 식별이 훨씬 용이해짐으로서 행정의 편의를 위해 집적된 정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그것이 정보화시대에 들어서면서 부터 고도로 집적되고 통합되어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된겁니다. 어쨌건 확실히 하자면 사람들이 무감각하고 별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할지라도 현재의 주민등록시스템은 충분히 위험하고,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최대한 분산시켜야 할테고 좀 더 강력한 안전장치들이 필요할겁니다.

    DNA도 마찬가지입니다. DNA자체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단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에 불과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고도로 집적된 개인정보와 통합된다면-이는 주민등록의 예와 마찬가지로 거의 확실할겁니다-정말 손쉬운 프라이버시의 침해가 일어날겁니다. 지금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타인의 주민번호만 알고 있어도 굉장히 많은 나쁜일을 할 수 있는 것 처럼 누군가의 DNA를 쉽게 수집하여 간단하게 개인정보를 취득해내거나(차라리 주민등록번호나 기타 다른 수단들은 양반입니다. DNA의 경우는 아예 동의나 그런 것 없이 단순히 수집만 한다면 얼마든지 그를 이용해 조회가 가능할테니까요) 혹은 아예 DNA의 데이터베이스에 침입하여 식별부분이 위변조된 DNA를 제조하여(언제 가능해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범죄에 악용한다든지(간단한 예로는 수집을 피하기 위해 범죄현장에 위조된 DNA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범인을 생각해보세요) 악용할 부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뭐 이런쪽의 이야기로 간다면 결국 DNA수집의 문제라기보다는 고도로 집적된 개인정보의 문제이긴 하지만 DNA수집은 그 집적된 개인정보를 통합하는데는 주민등록번호 이상의 큰 역할을 할겁니다. 결국 DNA라는 것은 개인의 변경 불가능한 고도로 신뢰성있는 개인정보니까요.

    게다가 여기서 더 생각해본다면 심각한 것이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사고가 터져서 유출되어도 복구가 불가능할거라는데 있습니다. 딱 지금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에서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쉬우실겁니다. 이러한 주민등록번호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주민번호의 노출 자체를 줄이는 수많은 입법을 하고 있고 또 나중에 이 주민등록번호를 미국의 사회보장번호나 다른나라들처럼 변경이 가능하게 제도를 수정한다면 어느정도는 부작용을 경감시킬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DNA는 불가능하죠. 개인의 유전정보를 바꿔야하는 문제일테니까요.

    결국 이에 따른 문제는 DNA가 수단으로써 얼마나 안전하고 신뢰성있느냐가 아니라 DNA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집적된 DNA정보는 분명히 개인의 신상명세와 연결될 수 밖에 없을테고(그렇지 않다면 수집할 이유가 없을테니) 그렇다면 결국 그 연결 자체가 개인정보와 DNA의 거대한 통합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통합을 악용할 창의적인 악당이 나타난다면 얼마나 큰 사고가 터질지 저는 상상이 가질 않는군요. 어쨌건 이러한 이유로 DNA의 수집에 경계해야 할겁니다.
  • 漁夫 2013/02/06 21:25 #

    주민등록 문제에 민감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가장 기본적으로는 현재 주민등록번호는 아무나 쉽게 알 수 있는 정보를 너무 많이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좀 더 무작위 번호로 바꾸면 상당히 문제를 줄일 수 있을텐데 개개인이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는 변화(...)가 생기긴 하겠지요 ㅎㅎ

    다음 문단에서 'DNA도 그렇습니다'라 하셨는데, 이것은 현재 DNA 식별 검사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셨기 때문에 그러시는 것입니다.

    1) 개개인이 DNA source를 흘리고 다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머리털이나 침(가령 담배 피는 사람의 경우 버린 담배 꽁초가 source가 될 수 있죠) 같은 것은 오히려 너무 많이 흘리기 때문에, 개개인 행적 정보를 모으려면 오히려 인력이 더 많이 소요됩니다. 범죄 현장은 집중적으로 캐고 피 등의 증거가 대개 많이 남으니까 됩니다만, 별 일 없는 평범한 개인의 행동 추적은 그만큼 수고를 들이기는 불가능하지요.
    정말 맘먹고 DNA 정보를 사람에게 달게 하여 현재 출입 tag 찍는 식으로 어디 돌아다닐 때마다 확인하게 할 순 있겠지만 그럴 바에야 바코드나 지문 인식기 편이 더 낫지요.

    2) DNA 식별에 사용하는 기술은 보통 PCR이라 부릅니다. 좀 객관적인 영문 위키피디어를 한 번 보십시오; http://en.wikipedia.org/wiki/PCR
    제 논지를 요약하면, 이 기술은 별볼일 없는 일반인에게 적용해서 행동 추적에 쓸 만큼 빠르고 쉽게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개개인의 DNA를 수집하여 쉽게 알아내어 추적한다는 말씀이 제게는 전혀 현실성이 없게 들리는 이유지요.
    그리고 DNA '전체' sample을 얻을 수 있는 생체 조직은 생각보다 보존이 쉽지 않습니다. 예외라면 클린턴이 피를 본 정액 정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자들은 정액을 흘리고 다니진 않지요. 임의로 개인이 흘리는 DNA source를 갖고 추적하거나 privacy 뒤집고 하느니 그냥 형사 하나 붙여서 미행시키는 편이 훨씬 나을 겁니다. 이런 건 전국민 대상으로 big brother 될 기술로는 완전히 무용합니다.

    "(간단한 예로는 수집을 피하기 위해 범죄현장에 위조된 DNA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범인을 생각해보세요)" 이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마크 베네케가 이미 하고 있습니다. 길게 리플 쓰려니 좀 힘든데 가능하면 그의 책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첨언하면, 나치 독일의 전례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영국/미국보다 전반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유럽에서도 범죄자 DNA DB에 대해 찬성하는 쪽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 유럽통합 땜에 범죄자들이 국가를 넘나들며 범죄를 저지르는 때문이죠.
  • 이덕하 2013/02/06 09:10 # 답글

    If the information is guaranteed to be used only for catching criminals, it is hard to see why anybody who is not a criminal should object. I am aware that plenty of activists for civil liberties will still object in principle. But I genuinely don't understand why, unless we want to protect the rights of criminals to perform crimes without detection. I also see no good reason against a national database of conventional, ink-pad fingerprints (except the practical one that, unlike with DNA, it is hard to do an automatic computer search of conventional fingerprints). Crime is a serious problem which diminishes the quality of life for everybody except the criminals (perhaps even them: presumably there is nothing to stop a burglar's house being burgled). If a national DNA database would significantly help the police to catch criminals, the objections had better be good ones to outweigh the benefits.

    Here's an important caution, though, to begin with. It's one thing to use DNA evidence, or mass-screening identification evidence of any kind, to corroborate a suspicion that the police have already reached on other grounds. It's quite another matter to use it to arrest anybody in the country who matches the sample. If there is a certain low probability of coincidental resemblance between, say, a semen sample and the blood of an innocent individual, the probability that that individual will also be falsely suspected on independent grounds is obviously far lower. So the technique of simply searching the database and arresting the one person who matches the sample is significantly more likely to lead to injustice than a system which requires other grounds for suspicion first. If a sample from the scene of a crime in Edinburgh happens to match my DNA, should the police be allowed to hammer on my door in Oxford and arrest me on no other evidence? I think not, but it is worth remarking that the police already do something equivalent with facial features, when they release to the national newspapers an Identikit picture, or a snapshot taken by a witness, and invite people from all over the country to telephone them if they 'recognize' the face. Once again, we must beware of our natural tendency to trust facial recognition above all other kinds of individual identification.

    http://www.goodreads.com/ebooks/download/31487.Unweaving_the_Rainbow
  • 이덕하 2013/02/06 10:22 # 답글

    도킨스 : I also see no good reason against a national database of conventional, ink-pad fingerprints.

    최재천, 김산하 : 또한 일반적인 지문 도장 국가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합당한 이유도 없다.

    “I also see no good reason”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표현인데 “합당한 이유도 없다”로 단정적으로 번역했군요.

    -------------------------------

    도킨스 : It's one thing to use DNA evidence, or mass-screening identification evidence of any kind, to corroborate a suspicion that the police have already reached on other grounds. It's quite another matter to use it to arrest anybody in the country who matches the sample.

    최재천, 김산하 : 경찰이 DNA 검색 결과를 다른 증거를 토대로 지목한 어떤 용의자와 대조하는 일과 샘플이 일치한다는 이유로 전국 어디서나 사람을 검거하는 일은 전혀 다르다.

    “or mass-screening identification evidence of any kind”를 아예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

    도킨스 : So the technique of simply searching the database and arresting the one person who matches the sample is significantly more likely to lead to injustice than a system which requires other grounds for suspicion first.

    최재천, 김산하 : 그러므로 단순히 DB 검색 결과에 따라 샘플이 맞는 한 명을 체포하는 시스템은 우선 다른 증거를 토대로 용의자를 지목하는 시스템보다 훨씬 위험하다.

    “matches the sample”를 “샘플이 맞는”으로 번역했습니다. 바로 위에 인용한 문장에서는 같은 구절을 “샘플이 일치한다는”으로 번역했습니다. DB에 저장된 어떤 사람의 DNA 정보가 범죄 현장에서 채취한 샘플과 일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샘플과 일치하는”으로 번역해야 할 것 같습니다.

    “significantly more likely to lead to injustice”를 “훨씬 위험하다”로 번역했습니다. “누명을 쓸 위험”이라는 뜻으로 그렇게 번역한 듯한데 과연 한국 독자들이 번역자의 의도를 쉽게 알아챌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requires”는 “지목하는”보다는 “요구하는”이 더 적절한 번역어로 보입니다. “지목하는”으로 번역하면 다른 증거를 바탕으로 용의자를 지목한 후에 DNA를 대조하는 순서만 떠올리게 되는데 “요구하는”으로 번역하면 순서가 반대인 경우(DNA 대조로 일단 용의자를 지목한 후 다른 증거도 검토하는 순서)도 떠올릴 수 있습니다.
  • 漁夫 2013/02/06 20:56 #

    원문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맨 마지막 'requires'는 상당히 합리적인 지적이시네요. 위에서 나온 것처럼 screening은 수사 대상을 줄이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요. (물론 그것만 갖고 덜렁 잡아들인다는 얘기가 아니라요)
  • celi 2013/02/09 22:18 # 답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쇼!
  • 漁夫 2013/02/09 22:25 #

    네 설 잘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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