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6 01:02

제 3의 성(the third sex) ; 정자와 난자의 차이 2 Evolutionary theory

  제 3의 성(the third sex) ; 세포 소기관 유전자의 갈등 해결법에서는 왜 한 쪽 성이 소기관을 독점적으로 맡아 전달하게 되었는지(그리고 왜 성이 대체로 둘만 존재하는지도) 설명했다.  이것은 부수적으로 이 때문에 한 쪽 성의 접합자(gamete)가 반대 편의 것보다 - 즉 '난자'가 '정자'보다 - 크기가 왜 더 큰지도 설명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설명으로서 충분하지 않다.  바로 파리 종류에서 볼 수 있는 '거대 정자' 때문이다[1].  즉, 소기관을 전달하지 않더라도 거대해질 수 있다.  그런데 왜 거의 대부분 '소기관을 포함하기 때문에 커진다'고 말해야만 하나?

  앞 포스팅 맨 끝에 친숙한 약어(동양방송이라고들 부른다)와 함께 등장했듯이, 사실 이것을 설명하는 방법은 하나가 더 있다. 

  link ;
WHY ARE THERE SO MANY TINY SPERM? SPERM COMPETITION AND THE MAINTENANCE OF TWO SEXES (Geoffrey A. Parker)

  제목만 봐도 대략 짐작이 가지만, Abstract는 정말 잘 요약이 되어 있다.

  It is suggested that sperm competition (competition between the sperm from two or more males over the fertilization of ova) may account for the fact that sperm are so small and so numerous. In the entire absence of sperm competition, selection may favour an increase in sperm size so that the sperm contributes nutriment to the subsequent viability and success of the zygote. However, an extremely low incidence of sperm competition is adequate to prevent sperm size increasing. Vertebrate sperm should remain at minimal size provided that double matings (one female mated by two males) occur more often than about 4 times the ratio of sperm size:ovum size. The classical theory that sperm are small simply because of the difficulties of ensuring that ova do get fertilized may also explain sperm size, and both effects (sperm competition and ensuring fertilization) are
likely to contribute to the stability of anisogamy. Large numbers of sperm can be produced because sperm are tiny and the optimal allocation of reproductive reserves to ejaculates is not trivially small even when double matings are rather rare. It is suggested that of its total mating effort, a male vertebrate should spend a fraction on sperm that is roughly equivalent to a quarter of the probability of double mating.

  정자 경쟁(둘 또는 그 이상의 수컷에서 나온 정자들이 난자를 수정시키려는 경쟁)이 정자가 매우 작고 매우 많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정자 경쟁이 완전히 없을 때, 선택은 정자가 수정란의 능력과 성공에 필요한 영양에 공헌하기 위해 정자 크기가 커지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자 경쟁의 가능성이 극도로 낮아도 정자 크기가 커지는 것을 막는 데는 충분하다.  척추동물의 정자는 '1:2 짝짓기 (암컷 하나가 두 수컷하고 교미)'가 정자 크기의 난자 크기에 대한 비율의 대략 4배보다 자주 나타나기만 한다면 최소한의 크기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2].  단지 난자가 수정되는 것을 확실히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자가 작다는 고전적 이론도 정자 크기를 설명할 수 있고, 양쪽 효과(정자 경쟁과 수정의 확실성을 위한다는) 모두 정자와 난자의 크기가 다른 상태(이형 접합자)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하는 경향이 있다.  정자가 작기 때문에 많은 수를 만들 수 있고, 1:2 짝짓기가 오히려 드문 경우라도 사정하기 위한 생식 자원을 최적으로 할당하는 데 하찮을 만큼 (비용이) 작지는 않다.  척추동물 수컷이 전체 짝짓기에 쓰는 비용 중 1:2 짝짓기 가능성의 대략 1/4에 해당하는 비율을 정자 생산에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3]

 

정자 경쟁은 ball을 키우는 결과만 초래하는 게 아니었다


  물론 대체로 한 번만 관계를 갖는 암컷들이 대부분인 종이 없지는 않다[4].  그러나 이 경우에도 '아주 약간의 예외'만 있다면, 정자와 난자의 크기 차이를 유지하는 데는 충분하다.  사람은 대체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여러 모로 흔치 않은 포유류 중 한 종이지만, Matt Ridley의 말처럼 "간통으로 얼룩진 일부일처제"를 영위하며 따라서 인간 정자가 일부 파리들의 정자만큼 커지길 기대하기는 당분간 무리일 것이다.

  漁夫

  ps. 소개한 논문은 정말 간명하고 이해하기 쉽다.  누구나 읽어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을 지경이다.
  
  [1] 일부 파리 종류에게서 볼 수 있는데 무지하게 tbC
  [2] 논문 본문에 나오는데, 포유류의 경우 대개 난자가 정자보다 백만 배 이상 크다.  이 비율을 천 배라고 낮춰 생각해도, '1:2 짝짓기'가 4×1/1000 = 0.4%보다 자주 나타나기만 하면 난자가 정자보다 천 배 큰 크기를 유지하는 데는 충분하다는 말이다.
  [3] 역시 본문에 나온다. 가령 숫사슴은 뿔, 수컷끼리의 경쟁 등에 매우 많은 에너지를 쓴다.  사슴 암컷이 1:2 짝짓기를 할 비율이 1%라면, 숫사슴은 짝짓기에 소모하는 총 에너지 중 0.25%(=1/4 × 1%)를 정자 생산에 쓸 것이라는 주장.
  [4] 수면병을 유발하는 tsetse fly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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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효우도 2012/11/16 09:48 # 답글

    인해전술.
  • 漁夫 2012/11/16 22:31 #

    대다수의 포유류에게는 개별 정자에 영양분을 많이 주는 것이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 Bayesian 2012/11/16 10:20 # 답글

    아...뭔가 좀 슬픈 글이군요.
  • 漁夫 2012/11/16 22:32 #

    진화생물학자들에겐 '수컷은 기생충 대비 잉여'라는 말은 거의 보편 상식에 가깝습니다.
  • 백칠십견 2012/11/16 12:03 # 답글

    기본적인 전제가 암컷이 바람을 많이 피면 정자경쟁에 의한 selection pressure를 받아 정자 크기가 증가한다...인 것 같은데,

    소비하는 총 에너지를 계산해서 이 에너지보다 작기만 하면 충분하다! 라고 말하려면 정자 크기뿐만 아니라 갯수도 따져봐야 하지 않나요? 갯수에 대한 고찰 없이 정자 크기와 필요에너지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궁금합니다.
  • 漁夫 2012/11/16 23:31 #

    [ '정자 크기가 감소한다'....가 맞겠지요 ]

    우선 논문 자체로 보면 크게 두 개의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1. 왜 정자가 난자보다 작은가?
    2. (소수면 되는데도) 왜 그렇게 많은 정자가 필요한가?

    아주 줄여 말하자면, 2번은 '정자 생산에 얼마나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나'고 1번은 실제 수정에 쓰이는 개별 정자의 크기를 논하는 것입니다. 개별 난자의 크기가 커질 수 없는데 정자 생산에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가 일정 한도 이하로 낮아지지 않는다면 정자의 숫자는 많아질 수밖에 없지요.

    본문에도 적었지만 이 논문은 아주 쉬운 편이고 술술 잘 읽히니 생물학에 대해 잘 아시는 만큼 한 번 일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일화 2012/11/16 12:26 # 답글

    정자크기를 작게하는 데 필요한 정자경쟁 수준이 의외로 낮다는 것이 재밌네요.
    그나저나 동양방송인 파리의 거대정자는 수정확률이 대단히 높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할 듯?
  • 漁夫 2012/11/16 23:32 #

    네, 정자경쟁 수준이 매우 낮아도 정자 크기는 충분히 작은 채로 유지될 수가 있는 것이 놀랍더군요.

    논문을 보면서 저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실제 그런지 제가 충분히 잘 알지는 못합니다. -.-
  • kuks 2012/11/16 17:50 # 답글

    왠지 화력전에서 승부를 볼 때 대구경 점사격이냐 소구경 요란사격이냐의 문제같이 느껴집니다...
  • 漁夫 2012/11/16 23:32 #

    하하하 ^^;;
  • ㅁㄶㅎ 2012/11/17 04:14 # 삭제 답글

    글고보니 문득 생각나는게 정자 중에서도 X정자와 Y정자도 서로간에 크기차이가 존재한다고 하던데 Y정자의 경우 크기는 X정자보다 작지만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들어서 말이지요. (대신 환경적응능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 漁夫 2012/11/17 12:40 #

    X 염색체에 3.5% 더 많은 DNA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원리적으로는 이 점을 이용하여 X 염색체와 Y염색체를 어느 정도 갈라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갖고 자식의 성별 임신에 시도한다면... '어익후'지요. 방법이라고 나온 것들이 다 ㄱㅅㄱ 하던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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