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책가방 무게 Evolutionary theory

  아이들이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을 안스러워한 어른들에 의해 요즘은 가방 무게가 전보다 많이 줄었다.  교실에 사물함도 설치하여 무거운 짐은 놓고 다닐 수도 있다.  이것을 누가 나쁘다 하겠는가?

  ... 요즘 부모들은 책가방이 인체공학적으로 자녀들의 연약한 어깨에 걸맞도록 만들어지지 않았고 너무 무겁기 때문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접한다.  부모들은 책가방 무게가 내용물을 포함해 체중의 10퍼센트를 절대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권고를 어디에서나 읽을 수 있다.  만약 넘었다가는 등에 과도한 부담이 가서 척추가 손상된다는 것이다.

 - '우리 몸은 석기시대(Die Steinzeit steckt uns in den Knochen)', Detlev Ganten, Thilo Spahl, and Thomas Deichmann, 조경수 역, 중앙books 刊, p.86~87 

  아마 대한민국 어머니 중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그럴까?

  2008년 여름, 자아브뤼켄(Saarbru:cken) 대학의 연구자들은... 실제로 가해지는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려고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들 60명에게 장애물 경주를 시켰다.  먼저 만 일곱 살과 여덟 살 난 아이들의 체중을 재고 아이들 책가방의 무게를 측정했다... 평균적으로 책가방 무게는 아이들 체중의 17.2%로, 권고치를 훨씬 웃돌았다.  다음 단계에서 학자들은 아이들의 자세를 관찰했다... 일부 아이들에서 눈에 띄지 않을 만큼 경미한 (선) 자세의 결함이 드러났다.  그런 다음에 책가방을 메게 하고 몸무게를 다시 쟀다... 몸통의 근육 활동을 측정하자 근육이 미미한 정도로만 긴장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즉 책가방은 몸에 이렇다 할 부담을 주지 않은 것이다.

 - Ibid., p.87 

  참고로 아이들의 평균 체중은 27kg이었고, 가방 중량은 5~7kg이었다는 것을 알아 두자.  이 정도 중량이 '메고 있는' 자세에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
  그러면 아이들이 하는 것처럼 그 상태로 움직이면 어떤가?

  이제 아이들은 책가방을 메고 체육관에 설치된 장애물 코스를 완주해야 했다.  이것은 힘든 통학로를 재현한 장치였다.  아이들은 15분 동안 쉬지 않고 움직였다.  가장 먼 통학로가 그 정도 거리였던 것이다.  분석 결과 '힘든 통학로'를 완주하고도 자세는 전보다 나빠지지 않았으며, 눈에 띄는 근육 피로도 관찰되지 않았다.  

 - ibid., p.88

!!!!!!!!!!!!!!!!!!!!!!!!!!!

  한 마디로 그 정도까지는 아이들이 통학을 하는 정도에선 메고 다니건 아니건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다음 단계의 질문은 '어느 정도 중량이 걸려야 문제가 되는가'일 게다.  그런데 그 하중도 그렇거니와, 연구자들은 오히려 한 술 더 뜬다.

  연구자들은 결국 책가방의 무게가 체중의 1/3에 달했을 때, 그러니까 거듭 강력히 경고되었던 수치를 200% 이상 초과했을 때 배 근육과 아래쪽 등 근육에서 눈에 띄는 활동이 나타난다는 점을 밝혀냈다.  부담이 그 정도로 가해질 때 비로소 척추가 위치를 바꾸었고, 자세가 불안정해졌다.  하지만 그와 함께 몸을 안정시키기 위해 근육도 분명히 긴장되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었다.  "무거운 책가방조차 아이의 건강한 척추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무게가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주 잠깐이기 때문이다"라고 이 연구의 의학 팀장을 맡았던 정형외과의 에두아르트 슈미트는 결과를 요약했다.  무거운 책가방을 잠깐 메는 것으로 오히려 운동 부족인 아이들의 신체 근육이 단련될 수 있다.  이는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배와 등 근육이 약해서 똑바른 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는 아동들이 거의 50%에 달하기 때문이다.

 - ibid., p.88

전국의 학부모 여러분, 사물함 치우고 애들 배낭에 돌을 넣어 주...
  그럼 도대체 아이들 등에 악영향을 주는 건 뭐란 말인가?

  .. 척추를 손상시키는 요인은 무거운 책가방이 아니라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라고 에두아르트 슈미트는 말한다.  아이들의 척추는 아직 자라는 중이고, 일부분에만 가해지는 부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이가 계속해서 몸을 앞으로 굽히고 앉아 있으면 주로 척추의 앞부분에 부담이 간다.  그럼으로써 그 부분의 성장은 조기에 멈추지만, 뒷부분의 척추뼈는 계속 자란다.  그러면 새우등이 될 수 있다"고 이 정형외과의는 경고한다.
  수렵채집인의 아이들은 긴긴 하루를 학교 의자나 차 안에 앉은 채로 보내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진화는 그런 변화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임을 예감하지 못했다.

 - ibid., p.88~89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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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Graphite 2012/08/01 23:12 # 답글

    역시 공부를 할때는 침대에 누워서....
  • 漁夫 2012/08/02 19:27 #

    ㅎㅎㅎㅎ
  • 아카사 2012/08/01 23:18 # 답글

    이건 정말 충격적인 결과네요..-_-;; 어쩐지. 내가 그렇게 드러눕고 싶어했던건 다 이유가 있었어....
  • 漁夫 2012/08/02 19:28 #

    완전히 반직관적이지요.

    ㅎㅎㅎㅎ (2)
  • 지크 2012/08/01 23:23 # 답글

    쉬는 시간 10분동안엔 밖에 나가 놀다오라고 해야 할 듯;;
  • 漁夫 2012/08/02 19:28 #

    원래 노는 게 하루 대부분이고 공부가 잠깐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죠.
  • 교주님 2012/08/01 23:32 # 답글

    사실 척추측만증도 무거운 책가방 때문이 아니라 원인불명(idiopathic)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요.
    (무거운 책가방 때문에 허리가 휜 것이 아니라는...)

    이제부터 책가방에 돌 한덩이씩 넣어주는 것이...
  • 漁夫 2012/08/02 19:29 #

    제가 이런 거 첨 볼 때는 '특발성'이라는 말을 쓰곤 했는데 요즘엔 그냥 '원인불명'으로 통일했나 보군요.

    이런 식으로나마 운동 시켜야 하는 모양입니다. 우울.
  • 死海文書 2012/08/01 23:37 # 답글

    이럴수가!
  • 漁夫 2012/08/02 19:34 #

    ㅎㅎㅎㅎ
  • 타누키 2012/08/01 23:46 # 답글

    역시 공부는 엎드려서...
  • 漁夫 2012/08/02 19:35 #

    이게 제일 많이 나오는 답이네요 호호.
  • YoUZen 2012/08/01 23:51 # 답글

    사람이 무척추 동물이었다면 이렇게 뼈문제로 고생하진 않을텐데 말이죠 ㅋㅋㅋ
  • 漁夫 2012/08/02 19:36 #

    그 대신 바다 속에서 살고 있었거나, 방어를 걱정하면서 살고 있었을 듯. 곤충은 외골격을 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래 살면 날개 같은 것들이 닳습니다.
  • 사서 덕수리 2012/08/01 23:55 # 답글

    아니 이럴수가...
  • 漁夫 2012/08/02 19:36 #

    럴럴루가..........
  • 붉은토끼 2012/08/02 00:00 # 삭제 답글

    그러고보니 2000년도 초부턴가 여행용 가방(그걸 책가방이라 하다니 전 용납 못 합니다.)을 끌고 다니는 아이들이 뉴스에 나와서 참으로 세상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끌고 다니는게 더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초등학교 때는 학원 안 다니고 뛰어노는게 제일 좋아요. 부모님들이 귀찮아도 말이죠.

    그러고보니 초1 담임들 중에도 아이들이 전부 선행학습하고 왔다고 생각하고 진도 나가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데 구구단 못 외우면 안 된다던가... (국민학교 2학년 때 곱셈 배우면서 구구단 잘 못 하니까 혼자 방과후에 남아 선생님과 과외한 한 명.)
  • 漁夫 2012/08/02 19:43 #

    사실 이 책에도 애들이 여행용 가방 끌고 다닌다는 소리가 나오더군요. 독일이건 한국이건 비슷........

    현시창이라 학원 안 다니고 뛰어놀기가 어려운 세상이죠. 요즘 놀이터에 나가 봐도 애들이 없어요. 그래서 좌절 사진 올린 거고요. -.-
  • 카샤피츠 2012/08/02 00:44 # 답글

    ....아,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 漁夫 2012/08/02 19:44 #

    '고자'가 아니라 '척추'입니다, 환자양반 ㅎㅎㅎ
  • Allenait 2012/08/02 01:53 # 답글

    역시 엎드려야 하는가요
  • 漁夫 2012/08/02 19:44 #

    하하하하 ;-)
  • 위장효과 2012/08/02 08:13 # 답글

    내가 누워서 공부하는 걸 좋아한 게 다 과학적 이유가 있었어!!!!!(퍼억!!!)
  • 漁夫 2012/08/02 19:45 #

    ㅎㅎㅎㅎ
  • 아트걸 2012/08/02 14:26 # 답글

    내년에 첫째가 입학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정말 유용한 정보(!!)네요. ^^
    중요한 건 역시 '운동'이지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한두 종목 씩은 꾸준히 시켜야겠다고 다시 다짐을...
  • 漁夫 2012/08/02 19:45 #

    벽돌을 몇 개나 넣을껴? ㅋㅋㅋㅋ
  • skyland2 2012/08/02 16:36 # 답글

    야. 제가 어디갈때마다 매일 랩탑을 넣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데, 그게 허리 운동이 되는 거군요. ㅎㅎ

    앞으로 많이 들고 다녀야겠습니다.
  • 漁夫 2012/08/02 19:46 #

    배낭에 넣어서 양편 다 메고 다녀야지, 한 쪽에만 맨다면 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현대인은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기 땜에 어차피 별 문제가 안 될수도.
  • medizen 2012/08/02 23:21 # 삭제 답글

    의학
    저명한 교과서에 코끼리는 냉장고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명시한 후 학생들에게 외우도록 한다.
    -------------------------
    제일 가슴에 와 닫는군요...
  • 漁夫 2012/08/04 18:11 #

    저런 거 보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믿고 있는 것들에 도시전설이 얼마나 많을지는 대뜸 짐작 가지요.
  • RuBisCO 2012/08/03 01:02 # 답글

    그러니까 누워서 공부하는게 정상이군요.
  • 漁夫 2012/08/04 18:11 #

    ㅎㅎㅎㅎㅎ
  • 일화 2012/08/03 01:32 # 답글

    어디서 본 기억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결론은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겠습니다?! (과연 아들놈의 반항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네요.)
  • 漁夫 2012/08/04 18:12 #

    아니면 돌멩이가 필요 없을 정도로 평시에 운동을 시키거나 (켁)
  • 누군가의친구 2012/08/04 04:05 # 답글

    그야말로 충공깽이군요!!!

    그러저나 중간중간에 일어나서 스트래칭을 자주 해줘야 겠습니다.
  • 漁夫 2012/08/04 18:12 #

    네 이 문제는 어른들도 크게 자유롭지는 않지요.
  • 댕진이 2012/08/06 01:05 # 답글

    어렸을때 업드려서 공부하는게 좋았던 이유가 있었던건가?

    라지만 덕분에 비염이 생긴거라 어머니가 말씀하셨죠...

    여튼 상식을 파괴하네요.
  • 漁夫 2012/08/06 08:33 #

    '상식'에도 검증이 필요한데, 아시다시피 상식이란 건 해당 시점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에 불과하니까요.
  • kuks 2012/08/07 13:17 # 답글

    이거 초등학교에 우주선 의자를 무상보급해야 할 판이군요.
  • 漁夫 2012/08/07 13:27 #

    그냥 애들 가방에 돌멩이 넣어주는 게 나을듯.......
  • 오뎅제왕 2012/08/10 21:05 # 삭제 답글

    사실 모든 사림들이 아니.. 어쩌면 부모 나 학생 본인도

    일생의 대부분을 즉, 하루하루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고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다름 아닌 책상과 의자 입니다.


    학교 책상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심지어 집에 있는 책상이나 의자 조차도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모릅니다

    저도 얼마전에 허리에 무리가 가서 한동안 척추 교정치료를 받기도 했었고요

    지금은 책상도 앉은키 고려해서 따로 주문했고 의자도 S자 형식의 퍼시스 메이커 제품의 의자로 교체했습니다..


    지금까지 믿었던 듀오백 의자 책상 이나 중고 의자에 배신당하는 느낌이랄까요

    학교책상 아무 가구점에서 저가로 산 개인용 의자이나 둘 다 한 시간만 앉아있어도 허리에 엄청나게 통증이 오더군요

    그리고 컴퓨터 할 때와 공부할 때의 자세가 다르기 때문에 컴퓨터 할 때 통증이 더 심해지더군요,,

    물론 한 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은 필수..


    근데 요즘 의학기술이나 척추 교정술 (아마 카이로프락틱 비슷할 듯 ) 이랑 견인교정술 기술 참 좋더군요..

    밤에 누워있기만 해도 허리가 뒤틀려서 잠도 못잘정도로 심했던 허리가 1년 치료받으니까 다시 정상적인 S자 허리 되더군요.. ㄷㄷㄷ



  • 漁夫 2012/08/10 23:05 #

    나아지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조심하셔요.

    [ 근데 카이로프랙틱은 아닐 겁니다. 아마 이 넘은 신뢰성을 좀 의심받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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