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성적 행동에 대한 기사가 화제거리인데, 이건 그다지 새로운 얘기도 아니었다.
'Mother nature'란 생각은 선도적인 연구자 Sarah Blaffer Hrdy 등에 의해 환상이 깨지기 시작했으며, 위 인용구의 바로 다음 부분은 사실 Hrdy의 인도 북부 랑구르원숭이의 유아살해 얘기다. 참고로 인간의 유아살해에 대해 이미 두 포스팅을 했는데(1 & 2. 더 할 수도 있지만 웬지 내키지 않아 개점휴업 중), 인간은 명목상 대체로 일부일처제에 가깝다. 하지만 하렘형 동물에서 나타나는 유아살해는 인간의 경우와는 좀 이유가 다르다.물론 자세한 이유는 동양방송
어쨌건 자연은 '근시안적 이기심이 극대화되는 과정'이며, 따라서 자연이 특별히 인간에게 더 신경을 쓰고 온화해야 할 이유도 없다.즉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든가 지구 전체가 하나의 생물처럼 움직인다든가 하는 개념은 수용불가 byontae님 말처럼, 자연이 인간의 시선에 신경을 쓰고 근시안적 이기심의 가차없는 손길을 늦춘다든가 덜 잔혹해진다든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연은 애초에 그런 개념이 없다.
漁夫
ps. 반면 자연은 일부 생물처럼 (안타깝게도 인간도 포함해) '계획적으로 잔인하지는' 않다. 자연 선택에는 계획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사람의 시각으로 넓게 보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데, byontae님 리플을 볼 수 있는 포스팅에서 이미 설명해 놓았다.
자연은 여태껏 어머니 품과 같다고 의인화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그 속에 산재해 있는 사악함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는 생물학에서 이루어진 진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의 행태를 주로 다루는 이론가나 현장 실험학자들이 인간과 동물의 행동 중에서 될 수 있는 대로 유쾌한 측면만을 연구·토론하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야외 연구자들의 고의적인 무지라고 불릴 수 있는 예가 매우 많은데 그중에서도 나는 C. 머리 래빅의 남극 펭귄에 대한 1917년의 연구를 가장 좋아한다. "대개의 펭귄 집단은 주변을 맴도는 작은 불량배 무리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한다. 새끼가 어쩌다가 길을 잃고 헤매었다가는 그들에게 목숨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들이 저지르는 만행은 이 책에는 도저히 적을 수 없는 잔인한 것이다." 그 이후의 많은 다른 연구자들과 달리, 래빅은 사실 그대로를 쓰지 않고 검열했음을 솔직히 인정한 것이다.
- '진화의 미스터리(The pony fish's glow)', George C. Williams, 1997, 이명희 역, 두산동아 刊, p.212~13
- '진화의 미스터리(The pony fish's glow)', George C. Williams, 1997, 이명희 역, 두산동아 刊, p.212~13
'Mother nature'란 생각은 선도적인 연구자 Sarah Blaffer Hrdy 등에 의해 환상이 깨지기 시작했으며, 위 인용구의 바로 다음 부분은 사실 Hrdy의 인도 북부 랑구르원숭이의 유아살해 얘기다. 참고로 인간의 유아살해에 대해 이미 두 포스팅을 했는데(1 & 2. 더 할 수도 있지만 웬지 내키지 않아 개점휴업 중), 인간은 명목상 대체로 일부일처제에 가깝다. 하지만 하렘형 동물에서 나타나는 유아살해는 인간의 경우와는 좀 이유가 다르다.
어쨌건 자연은 '근시안적 이기심이 극대화되는 과정'이며, 따라서 자연이 특별히 인간에게 더 신경을 쓰고 온화해야 할 이유도 없다.
漁夫
ps. 반면 자연은 일부 생물처럼 (안타깝게도 인간도 포함해) '계획적으로 잔인하지는' 않다. 자연 선택에는 계획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사람의 시각으로 넓게 보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데, byontae님 리플을 볼 수 있는 포스팅에서 이미 설명해 놓았다.
덧글
그래도 저 펭귄의 경우는 좀 애매한 것이, 번식율 늘리려는 목적만 갖고는 폭력을 잘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목적 없는 자연선택의 결과가 부모 투자 같은 경우도 잇고요
스티븐 핑커도 말했지요..
[ 진화의 산물에는 도덕적으로 칭찬할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자연적" 특성을 인정하는 것이 그것을 묵과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두려움 없이 인간의 심리를 솔직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된다. ]
라고 했지요..
'이타주의는 유전자의 이기성일 뿐이다'(Bill Hamilton)
부모 투자도 선택적으로 작동합니다. 낳자마자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에 전혀 양육이 없는 동물들에게는(즉 새끼를 만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넘들) 새끼를 보여 줘 봐야 잡아먹는 사례도 많지요. 인간의 경우에도, 자식을 버리는 남자나 낙태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부모의 사랑이라도 무차별적이지도 않고, '소피의 선택'에서 잘 볼 수 있듯이 차별적으로 적용합니다.
같은 기사의 네이트 게재판이고 해당 베플에 매우 동감하는 바인데 그 베플의 댓글을 보니...OTL
전 이 책을 아주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이 측면에서는 읽어 볼 만 합니다. 우선 제목 번역부터가 좀 아니거든요.
... 물론 펭귄이 귀엽기만 할 리가. 흰줄박이돌고래가 왔다 갔다 할 때 먹이 구하러 나가야 하는 경우 옆에 있는 넘 먼저 밀어넣는 넘들도 꽤 있다지요. 이건 귀엽기나 하지만 http://pds11.egloos.com/logo/200901/22/35/a0011435.gif
PS: 그리고보니 일본의 수족관에서 탈출한 펭귄을 몇개월 만에 다시 찾아내 잡았다고 하더군요. 아니, 도시 하천을 유유히 수영치는 걸 보고 어떻게 저렇게 살아남았는지가 참 궁금하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