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의 '내전기'중 걸작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나도 좋아한다. 꽁생원에 가까운 내 금전 감각으로는 이런 생각은 대체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내가 본 '내전기' 번역들은 약간 다르게 소개하고 있다.
김한영 역에서는, 시오노 나나미가 적은 세 번째 문장의 설명을 각주로 달아 이해가 쉽도록 배려했다.
그러면 원문은 어땠을까? 세상이 좋아져서 원문을 보기도 어렵지 않다.
아무래도 이 번역들 중 원문에 가장 맞추려고 시도한 것은 김한영 역으로 보인다. 박광순 역은 상당히 오래 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사용한 단어 중 일부를 나(같은 구세대)도 바로 뜻을 잘 알 수 없을 정도. 안타까운 것은 이 둘 중 어느 것도 라틴어에서 바로 번역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
漁夫
"그래서 카이사르는 대대장이나 백인대장들한테 돈을 빌려 병사들에게 보너스로 주었다. 이것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지휘관들은 돈을 못 받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싸웠고, 총사령관의 선심에 감격한 병사들은 전심전력을 기울여 용감하게 싸웠기 때문이다."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5권 58p - 김석희 역)
그런데 내가 본 '내전기' 번역들은 약간 다르게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즉시 부관이나 백인대장들에게서 돈을 빌린 뒤에 그것을 병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것은 일석 이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였다. 즉 한편으로는 빚을 담보로 백인대장들의 충성심이 변하지 못하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활수한 은사금으로 병사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였다." (박광순 역, '내란기'외, 범우사 刊, p.53)
"카이사르는 즉시 군관들과 백인대장들에게 돈을 빌려 병사들에게 나눠주었다. 이는 백인대장들의 충성과 병사들의 사기를 한꺼번에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방책이었다." (김한영 역, '내전기', 사이 刊, p.81)
"카이사르는 대대장들과 백인대장들로부터 돈을 꾸어서 병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방법은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왔다. 백인대장들의 충성을 확보하고 후한 대접을 통해 병사들의 사기도 올렸던 것이다." ( Adrian Goldsworthy, 'Caesar' - 백석윤 역)
김한영 역에서는, 시오노 나나미가 적은 세 번째 문장의 설명을 각주로 달아 이해가 쉽도록 배려했다.
그러면 원문은 어땠을까? 세상이 좋아져서 원문을 보기도 어렵지 않다.
Simul a tribunis militum centurionibusque mutuas pecunias sumpsit; has exercitui distribuit. Quo facto duas res consecutus est, quod pignore animos centurionum devinxit et largitione militum voluntates redemit. (Source)
He at the same time borrowed money from the tribunes and centurions, which he distributed among his soldiers. By this proceeding he gained two points; he secured the interest of the centurions by this pledge in his hands, and by his liberality he purchased the affections of his army. (영역)
아무래도 이 번역들 중 원문에 가장 맞추려고 시도한 것은 김한영 역으로 보인다. 박광순 역은 상당히 오래 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사용한 단어 중 일부를 나(같은 구세대)도 바로 뜻을 잘 알 수 없을 정도. 안타까운 것은 이 둘 중 어느 것도 라틴어에서 바로 번역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
漁夫
덧글
박광순 - 이해를 돕기 위한 어느 정도의 설명 첨가
김한영 - 원문을 충실하게 옮겼지만, 뭔가 허전.
아마도 해석말고도 접근방식이나 서술형식에서 거부감을 많이 느끼는 듯...
그런데 이게 다수의 의견에서 많이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굳이 위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이 할마시의 예리한 현실 감각은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로마인 이야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라면, 현실의 한 단면을 찌르는 예리한 경구들이지요.
그리고 좌파나 민중 계열의 역사가 중 키케로를 싫어하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더군요. 제가 본문에 링크한 'Caesar' 렛츠리뷰 참고도서 목록 중 '카이사르의 죽음'이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민중계열 학자가 썼는데 '(키케로는) 역사상 가장 경멸스러운 깡패'라고 (무려) 엥겔스가 말했다고 전합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로마인 이야기보다 키케로에게 (오히려 더)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