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3 01:52

폐경; 원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Evolutionary theory

  폐경;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에서 폐경(menopause; '완경'이라고도 함)에 대한 학자들의 설명을 요약한 적이 있습니다. 
  그 뒤에 몇 분의 설명을 더 볼 수 있었기에, 이미 적은 분들의 의견까지 원문 그대로 정리해 올려 놓습니다.  우선 폐경이 적응적이라는 의견부터.
 

  생식 후기란 말은 인간에 대해서는 명확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사용 가능한 생식 세포(gamete)를 만들기보다, 번식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인간은 수정(conception) 후 [주위 사람에게] 매우 오래 의존한다.  나이가 얼마건, 자손을 돌보고 있는 어느 개인이건 자신의 유전자 생존을 촉진하며 번식하는 개체군의 일부로 생각해야 마땅한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다.  그 사람의 가장 어린 아이가 자립하기까지 누구도 생식 후기가 아니다.  따라서 인간의 생식 후기는 노령으로 불임이 되면서가 아니라 적어도 10년은 뒤에 시작한다.
  인간 남성 및 다른 동물의 양성에서, 생식 능력의 쇠퇴는 다른 체계의 노화와 마찬가지로 점진적 과정이다.   그러나 인간 여성은 [폐경이 완만하기보다] 오히려 급격하기 때문에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다.  인간의 진화 중의 어느 시기에, 45세 또는 50세의 여성이 현존하는 자손을 돌보는 것과 새로 낳는 것 중 줄어드는 능력을 나누지 않는 편이 이로워졌을 것이다.  점점 위험해지는 임신을 끝냈다면 그녀가 살아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 데 모든 남은 에너지를 바칠 수 있게 하고, 이들의 양육에 실패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출산 사망을 없애 줄 것이다.  명백히 번식 중단이지만, 이미 [겪고 있는] 노화 및 임신과 출산의 비상한 위험과, 아이가 [특히 여성에게] 장시간 의존적인 특징을 갖는 [인간] 생명 주기에 대한 번식적 적응으로 폐경이 부각됐을 수 있다.  그렇다면, 폐경을 노화 증상의 하나로 간주한다면 적당하지 않다.

- George C. Williams, 'Pleiotropy, Natural Selection, and the Evolution of Senescence', Evolution, Dec. 1957, 11, 398~411(http://fischer.egloos.com/4574323)

  학습, 생식의 지연과 긴 수명은 상호 촉진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인간 여성과 예쁜꼬마선충의 생식 능력은 저하되고 곧 고갈된다.  그러나 많은 생물 종에서 노년의 생식 능력 감퇴에 대한 보고는 상당히 복잡해서, 나이에 따라 사망률은 증가하지만 생식률도 감소한다는 증거가 자주 나타나지는 않는다.  또한 노년기에 생리적 기능은 저하되지만, 몸 크기와 생식 효율성, 그리고 양육 투자는 증가한다.  나이 많은 부모들은 앞으로 얻을 자녀가 적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아이를 기르는 스트레스가 있을 때 덜 위험하다.
  인간 여성의 폐경기는 정상 수명을 예견케 하며, 난모세포의 소실과 노화는 가치가 떨어지는 중년기 이후의 출산을 그저 시도에 그치게 한다.  폐경기는 나이 들어 아이를 낳다가 죽을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것 같다.  폐경기가 생리적 감퇴의 결과인지 난모세포 소실의 반응으로 나타나는지는 결정하기 어렵지만, 진화 과정에서 난모세포의 소실과 같은 메커니즘이 항상 궁극적인 원인을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 'Aging; a natural history(노화의 과학)', Robert Ricklefs & Caleb Finch, 1995, 서유헌 역, 사이언스북스 刊, p.221~22

  현재까지 의욕이 충만하고 나이 많은 혈육이 자손과 손자의 번식 성공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를 측정하려 했던 시도들은 뒤섞인 결과를 산출해 냈다.  야생 비비로부터 얻어진 자료는 할미가 집단에 있을 때(완경 여부와 번식력은 별도로) 일반적으로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할미가 완경 이후의 나이였다는 사실이 혈육의 번식 성공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 하지만 암컷이 스스로 번식을 계속하는 것보다 혈육의 자손을 돕는 데 헌신하는 것이 (다음 세대에서의 유전적 반영률의 관점에서 볼 때) 더 나은 상황은 언제인가?  나이 많은 암컷이 혈육에게 제공하는 이득이, 가능한 한 번식을 계속함으로써 얻는 이득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는 거의 없다.
 
  "일단 살고 나중에 갚는다(Live now, pay later)"는 주장은 난소가 노화하는 까닭을 완벽하게 설명해 준다.  내 관심사에 한정해 볼 때, 이른 중단과 노화의 결합이 완경을 설명해 준다.  50년 정도가 지나면 여성에게는 생존력 있는 난자가 더 이상 없다.  하지만 이 사실은 인간 여성을 비롯해 다른 몇몇의 생명체들이 완경 후 단순히 몇 년이 아니라 수십 년을 사는 까닭은 설명해 주지 못한다.
  ... 하지만 그런 수집자(gatherer)들은 중년을 넘겨 마지막 아기가 태어난 후에도 30~40년을 활동적이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이 종종 있다.  !쿵 유목민들 중 60세를 맞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년 정도는 더 살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다.
  사람은 코끼리처럼 내구성이 있는 종이다... 이 연구에 기초해 볼 때 인간이라는 영장류는 72년 정도 살게끔 설계되었다.  이 수명은 다른 어떤 유인원보다도 길고, 아이들을 다 키우기 위해 45세 전후의 나이에 마지막으로 출산하는 어미에게 필요한 것보다 상당히 긴 수명이다("일찍 멈추기" 가설 stopping early hypothesis).  현재까지 가장 합리적인 결론은 완경 이후 생존이 현대적 삶의 부산물 이상이라는 것이다.

 - 'Mother Nature(어머니의 탄생)', Sarah Blaffer Hrdy, 1999, 황희선 역, 사이언스북스 刊, p.441~44

 그런데 폐경의 이익이 아직도 한 가지 더 남아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해 온 사실이다.  그것은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의 사회에서 노인들이 부족 전체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은 대부분의 정보를 문자, 텔레비전, 라디오 등의 매체를 통해 얻는다.  우리는 문자가 없는 사회에서 노인들이 정보와 경험의 저장고로서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중요성을 헤아리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 전통적인 인간 사회는 소수의 목숨을 위협하는 작은 위험들을 빈번하게 마주해 왔고 또한 사회 구성원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자연 재해나 다른 부족과의 전쟁 역시 이따금씩 마주해 왔다.  그런데 전통적인 소규모 사회의 경우 사실상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 사회에서 노인들은 그들의 자식과 손자, 손녀의 생존뿐만 아니라 그들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수백 명의 부족 구성원들의 생존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 나이 든 여성의 기억이 전체 사회에 미치는 중요성이야말로 인간 여성의 폐경의 진화 뒤에 놓여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Why sex is fun(섹스의 진화)', Jared Diamond, 1997, 임지원 역, 사이언스북스 刊, p.236~42

  이것은 중년에 여성의 생식 능력이 갑자기 끝나는 폐경기라고 알려진 영문모를 현상을 언급할 좋은 계기를 마련한다.  이것은 우리의 원시 조상에게는 자주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시기에는 여자들이 그렇게 오래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남성의 생식 능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데 비해 여성의 생식 능력은 갑작스럽게 변화하는가?  이것은 폐경기라는 것에 유전적으로 계획된 무엇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것은 곧 '적응'이다.
  ...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자연 상태의 여성은 나이가 듦에 따라서 자식을 양육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은 자식과 손자가 같은 날에 태어난다면, 손자가 자식보다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식이 살아 남아 어른이 될 가능성이, 같은 나이의 손자가 살아남아 어른이 될 가능성의 절반 정도로 떨어지는 나이에 여성이 도달하게 되면, 자식에 우선하여 손자에게 투자하고자 하는 유전자가 번창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유전자는 4명의 손자 중 1명에게 전달되는 반면 경쟁하는 유전자는 2명의 자식 중 1명에게 전달된다.  그러나 손자의 생존 확률이 훨씬 커 이것을 보상하고도 남으면 '손자를 위하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에서 득세하게 된다.  어미가 자식을 계속해서 갖는다면 어미는 손자에게 전적으로 투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중년에 생식 능력을 잃게 되는 유전자는 점점 많아지게 되는데, 그 유전자는 할머니의 이타주의의 도움으로 손자의 몸 속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여성의 폐경기의 진화에 대한 상당히 그럴듯한 설명이다.  남성의 생식 능력은 왜 갑자기 없어지지 않고 점진적으로 없어지는가 하면 남성은 여성만큼 자식에게 투자를 많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늙은 남성조차도, 젊은 여성으로 하여금 자식을 낳게 한다면, 항상 손자보다는 자식에게 투자를 더 많이 할 것이다.

 - 'The selfish gene(이기적 유전자)', Richard Dawkins, 1976, 이용철 역, 동아출판사 刊, p.187~88

  요점은

  1)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산모나 아기나 위험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 출산의 어려움에 대해선 이 포스팅 ]
  2) 이 때문에 자기가 직접 자식을 만드는 것보다 손자를 도와 주는 것이 유리
  3) 추가하자면 소규모 사회로 살던 옛날 상황에서는 노인 한 명이 전체 사회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었음

  1), 2)는 George Williams의 1957년 논문에서 나왔고, 3)은 多翁의 1993년의 '제 3의 침팬지'에서 단 한 문장으로 암시만 했던 것을 1997년의 '섹스의 진화'에서 실례를 넣어 보강했습니다.  사실 손자들에게 이롭다는 개념을 약간 더 확장시킨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결국 근본 개념은 윌리엄즈의 1957년 논문이지요.  윌리엄즈가 이 논문 하나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 잘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폐경이 '현대 생활의 축복' 때문에 나타난다는 설명을 봅시다.  다른 책에서도 봤는데 어딘지 기억이 안 나서 Steven Austad 박사의 얘기만 인용하지요.

  좋은 어머니 이론의 의학적인 함의는 완경이란 한때 잘 조절되었던 생식 체계가 통제 불가능한 쇠퇴를 겪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잘 조절된 생식 중단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 비유하자면, 비행기의 엔진이 작동을 멈추었을 때 공중제비를 하거나 불이 붙어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사뿐히 착륙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완경 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줄더라도, 암컷은 진화를 통해 생리적으로 어느 정도 잘 기능할 수 있으리라 예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완경 후에도 건강 상태가 가능한 한 좋기만 하면 훌륭한 어머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르몬 수치를 바구는 것 - 완경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 - 은 잘 작동하는 엔진을 억지로 고치려고 애쓰는 일이 될 것이다.

  위 증거들을 볼 때 인간의 완경에 대한 두 가지 이론 중 어느 것을 신뢰할 수 있을까?  먼저 고대 인간의 유골이 제시하듯 고대 인간이 아주 짧은 삶을 살았는지, 또는 생활습관 연구들이 시사하는 것처럼 수천 년 간 50세까지 사는 일이 흔했는지 등의 달아오른 이슈들을 우리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과거에 얼마나 살았는지에 상관없이 완경 후의 여성이 완경에 따른 생식 손실을 보상하도록 자녀와 손자 손녀를 충분히 도와줄 수 있게끔 진화해왔는지는 설명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인류학자 킴 힐(Kim Hill)과 막달레나 허타도(Magdalena Hurtado)는 1980년에 동부 파라과이의 숲에서 아체(Ache) 족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체 족은 사냥과 채집을 하며 사는 종족으로 1970년대까지는 비교적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힐과 허타도는 아체 족의 늙은 여성이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을 도와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관찰하고, 어떤 아이가 성인이 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모은 뒤, 이러한 도움이 아이들에게 주는 효과를 평가하였다.  그리고 평가가 완전히 잘못되지 않았다면, 완경은 결정적으로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법으로서는 아이를 끝까지 낳는 것보다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늙은 여인들은 생식 손실을 상쇄할 만큼 충분히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힐과 허타도는 생물학자 대부분이 가장 관심을 갖는 '좋은 어머니 이론'을 무조건 거부하지는 않았다.  과거에 나이 든 여인들이 자녀와 손자 손녀의 생존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면, 더불어 친척들의 생존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면, 그리고 완경 전의 나이 든 여성들이 출산하다가 죽는 경우가 지금보다 더 많았다면, 완경이 적응적으로 진화해왔을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이는 좋은 어머니 이론에 대한 명백한 뒷받침은 되지 못했다.
  유타 대학의 인류학자 앨런 로저스(Alan Rogers)는 다른 접근 방법을 사용했다.  로저스는... 좋은 어머니 이론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수학적 모델을 만들었다.  로저스는 적응적인 완경이 진화하려면 완경 후의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공식을 활용해 계산했다.  계산 결과, 많은 - 대단히 많은 -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밝혀졌다.  만약 완경 뒤 '어머니'가 주변에 머물며 자식들로 하여금 자식을 두 배로 많이 낳게 하고 유아 사망이 완전히 없어질 정도가 된다면, 진화는 자연선택을 통해 완경에 이르도록 했을 것이다.  정말 좋은 어머니가 아닌가!

- 'Why we age(인간은 왜 늙는가)', Steven Austad, 최재천,김태원 역, 궁리 刊, p.248~51


  이 정도면 각각의 설명의 장점과 약점이 명백할 것입니다.  개념으로는 아주 그럴듯하다고 해도 검증이 어렵거나 부정되는 일은 드물지 않지요. 
  사실 이 두 가지 설명을 비교하는 데는 다른 예들도 있습니다.  인류학자 크리스틴 호크스(Christin Hawkes)는 탄자니아의 수렵채집 부족인 하드자(Hadza) 족을 연구했는데, 이런 수렵채집 부족을 관찰할 때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은 여성의 나이가 들수록 채집 성공률 및 채집에 들이는 (하루의)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할머니들이 잉여 음식을 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분배한다는 경향도 나타납니다.  이런 관찰 사실들은 좋은 어머니 이론을 지지하는 듯하나, 양적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일치된 중론입니다.  그리고 폐경이 진화적 적응이라면 왜 폐경 후 여성의 사망률이 현재보다 더 낮아지지 않냐는 질문을 할 수 있지요.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적절히 보충해 주면 여성 사망률은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多翁의 말처럼 부족 전체의 구세주로 등장하는 노인 같은 사례는 현재의 수렵채집 부족을 관찰하는 정도로는 안 나옵니다(충분히 장기간 관찰할 수가 없어서 그렇지요).  多翁이 예로 드는 렌넬 섬의 태풍 때 먹은 비상 식량을 기억하는 할머니는, 그 태풍 후 66년 동안 살아 있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가능하지만 사실상 검증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반면 역시 多翁의 말처럼, 특정 기관의 노화 같은 근접 원인만으로는 진화의 동력을 설명할 수 없으며 '일찍 폐경이 일어나는 것은 인간이 노화를 늦춰 온 것과 반대되는 방향이다'란 의견도 충분히 타당성이 있습니다. 
http://fischer.egloos.com/4621236에서 보듯이, 폐경도 아직까지는 적응인지 아닌지 대단히 판단이 어려운 현상으로 남아 있으며 짧은 시간 내에 문제가 해결될 듯하지 않은 문제 중 하나입니다.

  漁夫


덧글

  • 모모 2012/03/13 09:43 # 답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냥 '부산물' 아닐까 싶네요. 적응의 결과라기보다는.
  • 漁夫 2012/03/14 00:29 #

    오늘 본문에서 언급한 A. Rogers의 논문을 봤는데, 그가 모델에서 내린 결론은

    1. 출산으로 인한 사망은 폐경의 진화를 설명하지 못한다.
    2. 번식 잠재력(fertility)의 기회 비용은 폐경을 진화시킬 수도 있다. (물론 조건이 까다롭지만)

    아직 논문을 다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그가 多翁의 가설까지 포함시킨 듯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을 넣으면 어떨지 흥미롭습니다.
  • 지뇽뇽 2012/03/13 10:04 # 답글

    오 신기하네요 여성들에게 폐경을 프라이밍하면 어떤 일들이 나타날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_+ 자손으로는 실험하기 어려우니까ㅎㅎ 돈이나 소유물에 있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려할지 아님 새로운 것을 얻으려 할지라던가..
  • 漁夫 2012/03/14 00:32 #

    사실 이 문제는 영아 살해(infanticide)의 다른 단면을 보는 느낌이래서... ^^;;

    새로 만드는 모험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있는 것을 지키는 편이 나을까의 선택입니다. 나이가 들면 사람이 보수적으로 변하게 마련이니까 이것도 그런지도요 ;-)
  • 오뎅제왕 2012/03/13 10:33 # 삭제 답글

    이기적 유전자 구절 이미 적으셨네요.. 할머니 양육 가설이 가장 유명하지 않나요?
  • 漁夫 2012/03/14 00:32 #

    어느 편이건 다 가능합니다. 자식에게 이롭다는 것, 손주들에게 이롭다는 것...
  • 댕진이 2012/03/13 14:15 # 답글

    자연적 사망율을 생각한다면 적응보다는 부산물이라는 생각이 저도 앞서는 편입니다.
  • 漁夫 2012/03/14 00:37 #

    고대 인골에서 판단하기로 한다면 수명 증거는 부산물 가설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인류가 진화한 수렵채집 시대 아프리카에서 사망률 통계를 낼 정도로 많은 유골을 찾았다는 보고를 본 적이 없지요(북아메리카 등에서는 대규모 공동묘지를 발굴한 적이 있지만 여기가 인간 진화의 터전은 아닙니다).
    반면 현대의 수렵채집 부족들에 대한 조사는 위 인용 중 Sarah Hrdy 여사의 지적처럼 상당히 많은 여성이 60세 넘어까지 생존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적응 가설이 유리하지요.
  • 댕진이 2012/03/14 11:17 #

    현대에도 진화중이다. 라는 것이 되겠군요. 농경사회 이후로 문명권(아 틀린말인건 알지만 딱히 대체용어를 모르겠네요)은 진화가 이루어 질만큼 환경이 고정된편은 아니지만 수렵채집 부족들은 그랬다고 할수도 있겠네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양쪽에서 할미양육이 관찰된다는건 새로운 적응이라기 보다는 부산물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 漁夫 2012/03/14 12:56 #

    현대에도 진화중이다. ==>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에서 논한 문제는 범위가 바깥입니다.

    수렵채집 부족들도 환경이 상당히 다양했다는 데는 대체로 합의가 있습니다. 단 인간의 보편적 특성에 비추어 볼 때 평균적으로 사바나 지역이고 [온대 지역보다는] 상당히 더운 편의 기후였을 것이란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만, 다른 조건에 대해서는 다양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인간이 살 수 있는 범위가 꽤 넓고 해당 지역의 아프리카 기후도 다양하기 때문에 고정하기는 어렵지요.

    '양편에서 할미양육이 관찰된다'는 것은 폐경하고는 중립적인 문제입니다. 할머니/할아버지 양육이 보편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폐경이 없어도 설명할 수단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손주에도 네 가지 패턴이 있습니다. 아들의 아들, 아들의 딸, 딸의 아들, 딸의 딸이지요. 그리고 남자와 여자에 대해서 이 네 가지 손주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비교해 보면 미묘한 차이가 일관성 있게 나타납니다. 이 점은 인간이 살던 시대에 손주에 대한 차별적 감정이 발전할 정도로 개인이 할아버지/할머니가 될 기회가 많았음을 암시하지만, 이것은 폐경이 진화할 수 있었냐는 질문과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입니다. 즉 '조부모 양육이 존재한다'가 '폐경이 일어나야 한다'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의미하셨나요?
  • 댕진이 2012/03/15 11:34 #

    현대인류가 생겨나고 유전적 변화가 거의 없다 라고 가정합니다..
    현대인류가 생겨났을 무렵의 생존율을 생각하면 장수 유전자가 따로 있는 사람이 사고사를 피하고 그외 재앙(질병 치아의 파괴 등등)을 피해 조부모가 될 확율이 무척 떨어지고 때문에 장수 유전자가 폐경을 일으키는 요인은 아님니다.(4~50세를 넘기면 공통적으로 일어나기때문에)
    때문에 폐경자체가 부산물일 확율이 높다 입니다.

    또한 외부와단절되고 변화없는 환경에서 오래동안 서식한 단일 부족이나 문명 발달로 인해서 수명이 장기화 된 여성 모두에게서
    폐경이 일어나고 할미 양육이 관찰된다는것은 수명 장기화에 대한 적응으로 "폐경이 생겨 났다"라는 명제가 잘못됐다 라는거져.
    폐경과 할미 양육이 적응적으로 일어났다면 수명 장기화가 아닌 다른 원인이 있을것이다 라는 생각입니다.

    조금 말이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거 같아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 漁夫 2012/03/15 21:09 #

    현대인류가 생겨나고 유전적 변화가 거의 없다 라고 가정합니다..==> 대체로 동의합니다. 애초에 생각하는 것보다는 좀 더 크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요.

    현대인류가 생겨났을 무렵의 생존율을 생각하면 장수 유전자가 따로 있는 사람이 사고사를 피하고 그외 재앙(질병 치아의 파괴 등등)을 피해 조부모가 될 확율이 무척 떨어지고 때문에 장수 유전자가 폐경을 일으키는 요인은 아님니다.(4~50세를 넘기면 공통적으로 일어나기때문에)
    때문에 폐경자체가 부산물일 확율이 높다 입니다.
    ==> 조부모가 될 확률 자체는 생각보다 꽤 높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 리플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부모가 될 확률이 낮았다면 여러 종류의 손주들에 대한 차별적 감정이 발전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어차피 조부모가 안 된다면 차별적 감정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또한 외부와단절되고 변화없는 환경에서 오래동안 서식한 단일 부족이나 문명 발달로 인해서 수명이 장기화 된 여성 모두에게서
    폐경이 일어나고 할미 양육이 관찰된다는것은 수명 장기화에 대한 적응으로 "폐경이 생겨 났다"라는 명제가 잘못됐다 라는거져.
    폐경과 할미 양육이 적응적으로 일어났다면 수명 장기화가 아닌 다른 원인이 있을것이다 라는 생각입니다.
    ==> "수명 장기화에 대한 적응으로 "폐경이 생겨 났다""는 명제는 누가 말하건 잘못이고, 이 포스팅에서 든 어느 전문가도 그렇게 발언하지 않습니다. 폐경의 발생 이유로 가능성이 있는 것은 윌리엄즈가 주장한 출산의 위험과 아이가 오래 무력한 것, 그리고 다이어몬드가 주장한 부족 전체의 생존이지, 단지 '수명 장기화'가 이유가 아닙니다.
  • 댕진이 2012/03/16 11:26 #

    제가 넘겨 집은 부분이 많이 있었네요. 적응 가설쪽의 논리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 소드피시 2012/03/13 18:50 # 답글

    저도 폐경은 유한한 수명과 마찬가지로 진화의 부산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 漁夫 2012/03/14 00:45 #

    개인적으로는 적응 가설 쪽을 좋아하는데, 안타깝게도 확증은 안 나온 상황입니다... ;-)
  • 일화 2012/03/28 19:55 # 답글

    개인적으로는 특정 나이 이후의 출산이 건강하지 못한 아이를 낳게 할 가능성도 고려하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령출산은 산모에게 뿐만 아니라 태어날 아이의 경우에도 많은 악영향을 준다고 보지 않나요?
  • 漁夫 2012/03/29 21:43 #

    네 물론 다운 증후군 같은 경우 어머니의 나이에 따라 노화와 비슷하게 기하급수적으로 확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Rogers의 논문이 그것까지 다루고 있는가는 아직 확인해 보지 못했습니다.
  • 일화 2012/03/29 22:02 #

    만일 이점이 고려되지 않고, 단순하게 나이들어서 낳은 아이도 젊어서 낳은 아이와 같은 생존율을 보일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라면(사실 제 추측으로는 그렇게 보이기는 합니다) 원글에서 인용하신 계산은 상당히 수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漁夫 2012/03/29 23:01 #

    네 그 점은 확인해서 한 번 포스팅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 일화 2012/03/30 11:14 #

    무척 기대되는 동양방송이로군요.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漁夫 2012/03/30 14:13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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