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를 얻기 전에 섣불리 이론화를 하면 화를 부른다.
사실을 왜곡하여 이론에 끼워 맞추려 하니 말이다."
- 셜록 홈즈 ('A scandal in Bohemia', Judith Rich Harris의 '개성의 탄생'에서 재인용)
Harris는 이렇게 부연 설명을 진행한다. "부적절하거나 모호하거나 오도된 자료에 근거하여 이론이 도출될 수는 있다. 그러고 나면, 추가 정보를 수집할 때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이론을 뒷받침해 줄 정보를 찾게 된다."
실험 자료에만 근거하여 이론을 만들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실험 자료'는 항상 틀릴 수 있고 맞다 하더라도 충분히 넓은 범위에서 모이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천안함을 놓고 갑론을박한 사례에서 충분히 볼 수 있지 않은가.
漁夫
덧글
저는 반합조단에서 오컴의 면도날 이론을 들고나오면서 정작 스스로의 가설(좌초설 등)을 설명하는 증거를 모으는데 애를 먹는걸 보고 말문이 막히더군요.
이에 대해서 ‘진실은 저 너머에‘ 드립을 치는걸 봤을 때는 과학적으로는 설득하기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요즘 바쁘신지 포스팅을 안 올리시지만 Ya펭귄님 일갈이 최고였습니다. "기본적인 팩트인 함의 침몰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 못 하는 대안 가설들에 대해 합조단 의견만한 신뢰도를 줄 이유가 대체 뭔가?"
과학적으로 아무리 설명해 봐야 안 되지요, 저건 이미 신앙의 영역이래서.
자기는 사건 현장에서 증거를 직접 보기 전에는 그 어떠한 가설도 세우지 않는다면서요.
또 불가능한 사실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면 아무리 믿기지 않는 일이라도 사실 밖에 남지 않는다는 말도 했었죠.
이런 훌륭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코난 도일이 말년에 신비주의에 빠져 여자애들이 만든 요정 사진에 속아 넘어갔던걸 생각하면 참....
근데 도일이 만년에 신비주의에 빠진 건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