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30 09:47

오늘의 한마디('11. 12. 29) Evolutionary theory


< "자연 선택은 솔직히 말해

   근시안적 이기심이 극대화되는 과정이다
"
>

  - 故 George C. Williams(1926~2010), Steven Pinker의 'The blank slate' 번역본 292p에서 재인용.
    원문은 Zygon: Journal of Religion and Science, 23, 383~407p.

  "지구의 기후, 자연 법칙들은 마치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위해 있는 것처럼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런 축복을 서로 공유하면서 사는 것은 왜 이리 힘들까."란 트윗을 보았는데, 앞 문장은 이미 Carl Sagan이 'Cosmos'에서 반박했었고, 뒷 문장은 William Hamilton과 G. Williams 등의 사고를 이어받은 Richard Dawkins가 대표하는 현대 진화론의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사고방식의 유사품이 gaia 이론이라고 본다(물론 나는 gaia 이론을 지지하지 않는다).

  이 문장도 인상적이지만, '빈 서판'에서 같은 페이지에 나오는 말이 사실 더 예리하며 생물학의 본질을 제대로 궤뚫었을 것이다.
 
  명백한 것은 (잡혀 먹히는) 사슴의 고통에 비해 (잡아먹는) 표범은 물론이거니와 사자도 더 나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생물학은 기독교적 전통이 없다면 더 빨리 성숙했을 것이다... 부처가 베나레스에서 설법한 고성제가 생물학에 더 적합할 것이다.  "태어남도 고통이요, 늙는 것도 고통이요, 질병도 고통이요, 죽음도 고통이라." 

  명백한 사실은 사슴에게는 포식이나 기아나 모두 고통스런 일이고 사자의 운명도 그보다 부러울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생물학은 유대-기독교 신학과 낭만주의 전통이 지배하는 문화가 없었다면 더 빠르게 성숙했을 것이다.  [부처가] 베나레스에서 설법한 4성제 중 첫 번째 진리인 고제가 생물학에 더 적합했을 것이다.  "태어남도 고통이요, 늙는 것도 고통이요, 질병도 고통이요, 죽음도 고통이다."
- G. C. Williams - 


  이 말은 푸마가 굶주린 사슴을 죽이는 것을 생물학자들이 자비로운 행위로 묘사했던 것에 대해 윌리엄즈가 그의 유명한 책인 'Adaptation and natural selection'에서 1966년에 한 말이다.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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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漁夫의 'Questo e quella'; Juvenile delinquency : 'Mother nature'? 2012-06-12 10:15:47 #

    ... 에 가깝다. 하지만 하렘형 동물에서 나타나는 유아살해는 인간의 경우와는 좀 이유가 다르다. 물론 자세한 이유는 동양방송 어쨌건 자연은 '근시안적 이기심이 극대화되는 과정'이며, 따라서 자연이 특별히 인간에게 더 신경을 쓰고 온화해야 할 이유도 없다. 즉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든가 지구 전체가 하나의 생물처럼 ... more

덧글

  • 밤비 마마 2011/12/30 09:52 # 답글

    물리학도 부처님 말씀과 일치한다는데...
    근데 설마 잡아먹는 행동이 잡혀먹히는 고통과 맞먹을까요? 어떤 문맥에서 그런 말을 한건지 궁금하네여.
  • 위장효과 2011/12/30 11:05 #

    잡아먹는다고 지들끼리 싸우고, 사냥꾼의 새끼들은 다른 사냥꾼의 제 1번 목표물이고 하니 잡아먹히는 쪽만 불쌍한 건 아니죠.

    새끼사자의 가장 큰 위협은 같은 종의 다른 어른 수컷 사자와 같은 나와바리내의 하이에나입니다. 사자의 경우 수컷끼리 싸우고 할렘의 주인이 바뀌게 되면 새로운 수컷이 제일 먼저 하는 게 바로 전 수컷의 핏줄 숙청이고, 수컷 사자의 주 임무중 하나가 자기 나와바리에 서식하는 표범, 치타, 하이에나 새끼 찾아내서 죽이는 거죠. 하이에나는 성체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으니 더더욱 문제고.
  • 밤비 마마 2011/12/30 11:47 #

    설명 감사함니다. 숫사자의 초라하고 외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는 전에도 들은적이 있지만....
    이 정도면 정말 왜 사는지 아무리 동물이래도 삶의 의미를 묻지 않을수 없네여. 에구에구...ㅠㅜㅠ
  • 漁夫 2011/12/31 13:57 #

    삶의 의미요? 사실 우리는 태어나기 싫대도 태어날 수밖에 없고, 죽기 싫대도 때가 되면 죽을 수밖에 없지요. -.-

    하지만 기왕 태어난 바에는 주위 사람에게 기억되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좋은 의미로요. 저도 사람인지라 그냥 저 좋으면 그만이라는 데 유혹을 느끼지만, 운 좋게도 삶이 그리 혹독하지 않은 시대와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상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생활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목표를 직업을 통해 할 수 있으니 다행이기도 하고요.

    이것은 특정 종교가 없이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가 없이 인생의 목표가 있겠냐'고 말하는 사람에겐 그렇게 반박하고 있지요.
  • 밤비 마마 2011/12/31 15:42 #

    동물들에게도 나름 삶의 의미는 있죠. 종족을 번식시키고 개체를 이어나가는 것...물론 그들의 의지가 아니라 프로그램되어 있을 뿐이지만.
    주위를 관찰하면 종교의 유무와 박애정신은 아무런 의미있는 상관관계를 찾아볼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 완전 논문말투 돋네요 ㅍ)
    원래 박애정신이 있는 사람은 종교가 있으면 자기의 종교를 통해 박애를 실천하지만 원래 박애정신이 없으면 종교가 있어도 그 종교를 가지고 개인의 만족과 안전만 추구하더라구요. 실험 안해도 우리 주위에 샘플들이 널려있는거 같습니다....
  • kuks 2011/12/30 10:05 # 답글

    이번 글을 비롯해서 진화론을 다룬 글들을 보면 '권투'가 많이 떠올려지더군요.
    맞는 사람도 힘들지만, 때리는 사람도 힘든... 공격뿐만 아니라 방어도 훌륭한 전술이 될 수 있는 그런 것요.
  • 漁夫 2011/12/31 13:58 #

    공격에도 비용이 들듯이, 방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가지 경우 방어 수단을 전혀 진화시키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 일화 2011/12/30 11:40 # 답글

    빈 서판도 빨리 읽어야 할 텐데, 요새 체력이 딸리는지 어려운 책이 손에 잘 안잡히네요.
  • 漁夫 2011/12/31 14:06 #

    네, 솔직히 빈 서판이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보다는 쉽지만 끝까지 일관성 있게 의미를 머리 속에서 잡기가 쉽진 않습니다.
  • Allenait 2011/12/30 11:46 # 답글

    결국 모든 것은 부처님 말대로 고통이군요(....)
  • 漁夫 2011/12/31 14:07 #

    생, 노, 병, 사에다가 생활 그 자체까지 추가했으면 완벽하지 말입니다.
  • Apraxia 2011/12/30 12:48 # 답글

    명문들입니다
  • 漁夫 2011/12/31 14:07 #

    네 참 강렬하면서도 본질을 잘 추출했지요.
  • 남성해방 2011/12/30 13:31 # 답글

    그래서 그런지 종교중에 불교가 진화론을 가장 빨리 받아들이는 것 같더군요. 아니 받아들인다기 보다는 어쩌면 진화론에 익숙(?)한지도 모르겠습니다...
  • 漁夫 2011/12/31 14:15 #

    http://skeptic.cynical.kr/4746551 시노조스 님의 블로그 포스팅...

    부다가 진화론을 감을 잡고 저런 말을 했을 리는 아마 없겠지만, 그나마 올바른 과학적 사고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뭐 ;-)
  • 지뇽뇽 2011/12/30 14:05 # 답글

    빨리 나이먹고싶어요ㅋㅋㅋㅋ 제 친구는 20대 초반부터 꿈이 은퇴라는...
  • 漁夫 2011/12/31 14:15 #

    음 그것도 좋기만 한 건 아닌데 말이지요....
  • 백송 2011/12/30 14:48 # 삭제 답글

    ... 부처님이 일반적인 의미의 전지전능하신 유일신이라기보다는 "인간으로서 깨달음을 얻으신" 분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만큼 정말 고통이 큰 건 없다고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앞을 내다볼 수 없으니까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이건 하기 싫고 저건 하기 싫은데 목숨은 유한하고...
  • 漁夫 2011/12/31 14:16 #

    선택지에서 진화도 마찬가지의 고민을 해 왔지요. trade-off는 생각보다 대단히 일반적인 현상이니까요.
  • Ya펭귄 2011/12/30 19:34 # 답글

    역사학개론

    "인간은 고통받다 죽었다."

  • 漁夫 2011/12/31 14:16 #

    뭐, 그렇지요. 인간 뿐만 아니라.
  • 한우 2011/12/30 22:09 # 답글

    상당히 수긍가는 이야기입니다.
    지난번에 부탁드린 고민하고 어떻게 보면 일맥상통하는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생각되기도 하고요. (물론 이렇게 생각하면 좀 산으로 가겠지만요)

    그나저나 빈서판은 지난 9월에 읽었던 책입니다만, 머리에 그리 남아있는게 없군요.. 왜일련지...
  • 漁夫 2011/12/31 14:17 #

    선택은 어디 가나 참 힘들고 어렵지요. 그게 유전자들의 타협에서도 흔적이 남아 있고요.

    그거 두어 번 이상 보지 않으면 머리 속에 딱 잡히지 않더군요. 내용도 방대하고 논의가 많아서요.
  • 누군가의친구 2012/01/02 00:05 # 답글

    그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생명체는 살아남고자 발악하고 자손을 퍼트리고자 발악하지요. ㅎㅎ;; 참 의미심장합니다.
  • 漁夫 2012/01/02 18:15 #

    대체로, '생존'도 사실 '번식'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엄격하게 보면 이것도 좀 틀립니다만 대체로 그렇단 얘기지요. 대략 '번식에 필요한 한도로만 개체를 살려 놓는다' 정도면 될까요?

    사실 유전자의 입장에서는 '자기 복제를 최대화' 할 수 있다면 개체의 생존은 크게 의미가 없거든요. 가령 형제 셋을 구하고 자기가 죽는다고 해도, 평균적으로 유전자 입장에서는 'success'입니다. 형제 몸에 자신의 유전자 사본이 있을 확률은 평균 1/2이기 때문에, 셋을 구했다면 자신이 죽더라도 의미가 있는 셈이지요. 그리고 제가 열심히 적고 있는 노화 문제도 '개체가 오래오래 잘 사는 것'보다는 '개체가 늙고 고통 받더라도 젊은 시기에 번식을 많이 하도록' 만들고 있는 셈이지요.
  • 오뎅제왕 2013/01/13 23:29 # 삭제 답글




    어엌 ㅋㅋㅋ


    http://blog.naver.com/ohryan77/60123790704



    저도 스티븐 핑커 의 책 < 빈 서판 > 중에서 저 부처의 설법 구절이 맘에 들어서

    제 블로그 포스팅에 뭐 좀 있어보이려고 함 사용해봤었는데



    어부 님 께서도 인용하시네요..

    진짜 태어남도 고통 ~ 죽음도 고통 ~ 이 말이

    [ 피로 물든 이빨과 발톱 ] 이라는 자연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큐베도 알았을지는 모르지만..



    생물학은 유대 - 기독교 신학과 낭만주의 전통이 지배하는 문화가 없었다면 아마도 부처가 베나레스에게 설법한 고제 에 의해 더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 태어남도 고통이요 늙음도 고통이요 질병도 고통이요 죽음도 고통이다 "



    http://www.san.beck.org/Buddha.html


    Perhaps biology would have been able to mature more rapidly in a culture not
    d-ominated by Judeo-Christian theology and the Romantic tradition. It might have been well served by
    the First Holy Truth from [Buddha's] Sermon at Benares :

    “ Birth is painful, old age is painful, sickness is painful, death is painful... ”

    < 스티븐 핑커 - 빈 서판 >



    그나저나 왜 종교신자들은 인간이나 생물이 신이 만든 피조물이 아니라 원시지구에서의 자기복제분자 와 단세포에서 진화해서 우연적인 변이와 자연선택 으로 빚어진 생물이라면 삶의 의미도 없고 도덕도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며

    왜 자연을 아름답고 평화롭고 조화로운 어머니 대자연 이라고 착각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진화의 미스터리란 책에서 조지 윌리암스가 말하듯이.. 어떤 거머리는 지렁이를 녹여서 먹고 대나무 숲에 가면 수많은 곤충들이 먹고 먹히고 기생벌은 다른 애벌레의 몸에 알을 심고.. 평온해 보이는 숲에서 나무 한 그루만 쳐다보아도...멀쩡해 보이는 나무나 대나무도 ... 수많은 진딧물 이나 해충들에 의해 시달림을 당하고 그걸 막는 방어책을 진화시키면서 싸우는 [ 처절한 생존투쟁의 장소 ] 인데 말입니다..

  • 漁夫 2013/01/14 21:29 #

    저런 게 돌아다니는 환경이 인간의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요. '진화 미학'이라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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