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다시 빌어오도록 하자. 기호로 설명하면 편하니까.


합친 다음이 문제다. 이번 포스팅은 그에 대한 얘기다.
우선 핵 유전자는 '추첨'을 통해 다음 세대의 접합자(생식 세포)를 만들기로 합의를 하고 둘이 공존하는 상태므로 갈등이 적다[1]. 하지만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에 남아 있는 유전자끼리는 어떤가? 이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니 문제다.
구체적으로 왜 위 m1과 m2, c1와 c2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는가? 이들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려면 세포질을 전해 주는 접합자를 통해 가는 수밖에 없다(익숙한 이름으로는 '난자'다). m과 c 중 어느 것이건 그 접합자의 세포질에 승차하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로 가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러면 어떻게? 접합자를 타기 전에 무조건 세포질 안에서 숫자를 늘려서 접합자의 세포질에 승차할 확률을 올려야지 뭐.
늘어나려고만 하겠군
이 경향이 통제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를 클라미도모나스(chlamydomonas)란 녹조류에서 볼 수 있다.
- Cytoplasmic Inheritance and intragenomic conflict, Leda Cosmides & John Tooby, J. Theor. Biol. 89, 83~129(1981)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접합자 둘이 만났을 때 세포질이 섞이는 경우라면 소기관을 한 쪽에서만 받으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2] 세포 내 유전자들의 대립 포스팅에서 보듯이, 소기관 없이 핵 유전자만 전달하는 개체를 우리는 '수컷'이라 부르고, 소기관까지 전달하는 쪽을 '암컷'이라 부르며, 이는 접합자의 크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3]
만약 성이 여럿이라면, 그 여러 성 사이에 세포 소기관을 어느 편에서 받을지 합의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세포질이 섞여서 소기관이 혼합될 수 있는 생식 방법을 쓰는 생물에서는 대체로 성이 두 가지밖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이 설명의 예외가 정당성을 입증해 준다.
1991년 이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을 때, 마침 허스트는 이와 상반되는 경우를 찾았다. 융합생식을 하는데도 13종류의 성별이 관찰되는 변형균이 있었다. 그렇지만 하스트(sic.)는 계속 파고들어 13개의 성별이 위계에 따라 배열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어느 것과 결합하든 성별 13은 언제나 소기관을 제공한다. 성별 12는 성별 11이나 그 이하의 개체와 결합할 때에만 소기관을 제공한다.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이것이 훨씬 더 복잡하기는 하지만, 두 종류의 성별을 갖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 'The red queen(붉은 여왕)', Matt Ridley, 김윤택 역, 김영사 간, p.161~62
URL;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354/n6348/abs/354023a0.html
漁夫
[1] 감수 분열에서 일어나는 교차가 이 '추첨'을 더 임의적으로 만들면서 유전자 사이의 혼합을 더 철저하게 수행해 준다. '합의'란 것도 단순화한 얘기지만 우선 그렇다 치자고...
[2] 세균은 유전자를 다른 세균에서 얻을 때 세포질이 이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버섯도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 소기관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이 '접합성교'로, 가는 관을 통해 핵 유전자만이 이동한다.
[3] 접합자의 크기가 어느 한 편은 매우 크고 한 편이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것을 설명하는 방법에는 또 하나가 있는데 tbC™
덧글
TBC 제공시보 10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뚭 뚭 뚭 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