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2 14:22

제 3의 성(the third sex) Evolutionary theory

  제 3의 性.(헬라 님)을 트랙백.

  번식 효율의 면으로 보면 유성 생식만큼[1], 특히 두 가지 성을 보이는 유성 생식(앞으로 '양성 생식'이라 하겠음)만큼 비효율적인 것도 달리 없다.  사람이 이렇게 번식하기도 하고 너무 익숙해 있어서 이 점을 간과하기 쉬운데, 반대 편 성을 유혹하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는지 관찰하면 이게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선 무성 생식보다 쉬운가

  그럴리가.  세균은 적어도 '짝을 찾아 헤맬' 필요는 없다.  양성 생식 생물은 이 점에서 최악이다.  짝이 될 가능성이 있는 다른 개체는 '전 인구의 반'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2]  성이 셋이면 어떤가?  '전 인구의 2/3'으로 가능성이 늘어나니 적어도 양성 생식 생물보다는 단 한 세대에서 16%나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3]  이런 식으로 나가면 성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가령 성이 10개라면, 다른 개체의 90%가 짝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현실은 시궁창


  여기에는 정말로 상당한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다!  

  바로 이넘들 땜에(source; Wikipedia).

       
  

  이 포스팅에서 보듯이, 대표적인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자신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4]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핵 유전자가 2배체를 완성할 때, 유전자가 있는 세포 소기관끼리는 핵처럼 서로 보완하지 않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그림을 보자.  다른 개체에서 나온 생식 접합자(양성 생식 생물에서는 바로 '정자'와 '난자'라 부른다)가 만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핵에 들어 있는 핵 DNA는 각각의 접합자에서 '반씩만' 받는다(사람의 경우 특정 염색체가 한 쌍씩 존재하며 부모에게서 절반씩 물려받는다).  반면 여기 나온 두 소기관은 그렇지 않다.  이 소기관 염색체를 m1, m2, c1, c2라고 하자. 

  이 두 생식 세포가 합쳐진 뒤는 아래처럼 보일 것이다.

  핵 염색체야 원래 한 쌍씩 갖고 있어야 하니까 위 그림처럼 공존하더라도 문제가 없다.[5]  하지만 소기관 염색체들끼리도 그럴까?  아니라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즉 c1과 c2, m1과 m2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은 한 포스팅에서 다 하기에는 너무 기니 tbC™하도록 하자.

  漁夫

[1] '왜 성이 존재하는가'는 너무 길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tbC™
[2] 한 세대에서 16%라면 게임 보나마나.  각 세대에서 1%만 이득이라 해도 (1.01)^1000 > 20000 에서 알 수 있듯이 엄청난데 말이다.  1000 세대?  그 정도는 껌이지.
[3] 여기에도 탈출구가 있지만 역시 tbC™
[4] 그 포스팅에서 엽록체나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가 핵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말은 했다.  그러면 왜 여태까지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에 DNA(와 유전자)가 남아 있을까?  tbC™
[5] 완전히 그렇진 않지만 여기선 일단 대충 넘어가자.


덧글

  • Ya펭귄 2011/12/02 14:27 # 답글

    최근에 다시 대중생물학 관련 책을 읽었는데 린 마굴리스의 이름이 나오더군요...

    바로 진핵세포 키메라론의 부활에 관련해서요.....


  • 漁夫 2011/12/03 13:09 #

    제가 소개했던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진핵세포가 소기관을 하나씩 하나씩 획득하여 지금처럼 되었다는 설을 부정합니다. 그 이유가 '모든 진핵세포들은 한때 미토콘드리아가 있었거나 지금까지 유지한다' 때문입니다. 엽록체를 획득한 것은 미토콘드리아 획득보다 (아마도 훨씬) 이후의 일이었을 것이라는 얘기였지요.

    요는 미토콘드리아의 획득이 진핵세포가 되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기점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엽록체는 별 얘기가 없는데, 작자의 전작 '산소; 세상을 바꾼 분자'에서 얘기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읽지는 못했습니다만.
  • 9서클 2011/12/02 14:32 # 답글

    우왕.... 역시 시각자료의 중요성 T^T

    완전한 제 3의 성이 성립되려면 세포 소기관간의 유전자 호환성도 고려되어야 겠죠..
    현재 세포 소기관들을 여성에게서 받는 다는 점을 고려할때(난자의 소기관이 복제되니까요),
    제3의 성이 정확히 성립되려면 세포 소기관도 여성이라는 단성에게서만 받는게 아니라
    다른 성에게서도 받거나 줄 수 있어야 할겝니다..;
  • 漁夫 2011/12/03 13:10 #

    세포 소기관 사이의 유전자 호환성은 보기보다 미묘하고, 얼마 전까지 진화생물학자들이 생각하던 (상대적으로 간단한) 설명보다는 약간 gradient가 필요하겠더라고요. 후에 소개하기로...
  • 효우도 2011/12/02 14:37 # 답글

    제 3의 성이라기에 인터섹슈얼 이야기라도 하는 줄 알았습니다.
  • 漁夫 2011/12/03 13:10 #

    사람 성인에서 굳이 제 3의 성을 꼽자면, 임신부가 타당합니다. ;-)
  • asianote 2011/12/02 14:49 # 답글

    하지만 식물을 보면 2배체, 4배체, 6배체들이 많아서 좀 헷갈리긴 합니다.
  • 漁夫 2011/12/03 13:11 #

    네 그렇지요. 우리가 먹는 밀도 4배체인가 3배체인가 그랬는데...

    좀 쇼킹한 게 3배체 앵무새가 나왔다는 얘긴데 제가 후속 설명 기사를 본 적이 없어서. 되게 오래된 얘기거든요.
  • 단순한생각 2011/12/02 15:03 # 삭제 답글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체가 성과 어떻게 관련있고 생리적인 특성과 결합해보면 무지 재미있죠. 논문 한편 이상이 나온다는게 문제지만.(...)
    어떻게 나올지 기대해보겠습니다 ㅎ
  • 漁夫 2011/12/03 13:11 #

    대단히 복잡한 문제지요. 논문은 한편이 아니고 수백 개쯤...... -.-
  • RuBisCO 2011/12/02 15:16 # 답글

    그럼 성이 유동적인 애들은 어떻게 보는게 좋으려나요
  • 漁夫 2011/12/03 13:18 #

    자동 성전환 문제는 접합자 생산 비용 개념이 들어가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건 다음에...........
  • 새벽안개 2011/12/02 15:46 # 답글

    효율적인 면에서는 지렁이처럼 암수한몸이 최고일것 같은데 말입니다.....
  • 漁夫 2011/12/03 13:19 #

    그렇긴 하지요. 하지만 여기도 긴장이 존재합니다 동양방송~
  • 댕진이 2011/12/02 18:54 # 답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성 생식이 필요한 이유는 세균과 바이러스와의 전쟁 때문이져...
  • 漁夫 2011/12/03 13:19 #

    아이디어는 간단해도 이걸 설득력 있게 풀어내려면 야외에서 수 년 동안 개고생해야 한다는 학자들의 비애.......
  • 팬케이크 2011/12/02 21:02 # 답글

    두 가지 성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은 다양성의 확보 아니었나요? 극단의 절멸 상황에 다양한 유전적 합성으로 절멸상태는 어떻게든 회피하겠다는....
  • 漁夫 2011/12/03 13:20 #

    사실 다양성이 촛점이라면 성이 두 가지만 있을 필요가 전혀 없을 겁니다. 많으면 유전자 pool source가 더 많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왜 둘 밖에 안 되어야 하는가는 설명을 해야 하는 문제지요.
  • 팬케이크 2011/12/03 15:34 #

    어느정도 유전적 오류를 가장 최소화시키며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세 가지 이상의 성을 가지게 되면 그 시스템을 확립하기가 상당히 많은 메카니즘을 요구해 메카니즘 자체가 복잡해지고 유전 시스템상의 오류가 높아질 것 같고, 단일 번식을 하게 되면 다양성의 확보가 어려워 최종적으로 지금까지 남은게 이종 번식이 아닐까 싶네요. 뭐 저도 그쪽 전문지식이 없어 '그냥 이렇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말입니다 ㅎㅎ
  • 漁夫 2011/12/03 22:53 #

    실제 셋보다 성이 더 많은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경우에도 결정적인 제한점은 저 세포 소기관의 대립임이 알려져 있지요.

    사실 오류 복구 문제가 성의 핵심이라 주장하는 설도 있습니다만, 생태학적 비교 시험에서 기생생물의 압력에 비해 실제와 잘 맞지 않았다고 하네요.
  • 일화 2011/12/02 23:26 # 답글

    TBC 기대하겠습니다~
  • 漁夫 2011/12/03 13:21 #

    넵 동양방송~~
  • 소드피시 2011/12/02 23:39 # 답글

    정작 궁금한 건 언제나 티비씨 동양방송. 흑흑. 기대하겠습니다.
  • 漁夫 2011/12/03 13:21 #

    네 이번에는 오래 안 기다리셔도 됩니다. (진짜)
  • Allenait 2011/12/03 08:16 # 답글

    하기야 현실은 시궁창이니(.....)

    TBC기대하겠습니다
  • 漁夫 2011/12/03 13:23 #

    같은 개체에서도 각 유전자들의 이해 관계가 상충되는 현상은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성이 둘이 있는 종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이 때문이지요.

    네 이번에는 오래 안 기다리셔도 됩니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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