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2 01:14

Woman 'in red' Evolutionary theory

  Romantic Red: 빨간 옷의 그녀는 무적(지뇽뇽 님)을 트랙백.

  이 문제는 두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관점은 이 포스팅에서는 너무 길어서 생략한다 tbC™

  우선 이 짧은 포스팅에서는 그 한 가지 관점으로 인간에 대해서만 다루겠다. 

  진화심리학자 칼 그래머(Karl Grammer)는 미혼들이 찾는 바(bar)라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성적 신호를 탐구하기 위해 연구팀을 구성했다(Grammer, 1996) [1].  연구에 투입된 관찰자들은 남성들이 여성에게 얼마나 자주 접촉을 시도하는지 관찰하고 그 결과를 특수한 평정표에 기록했다.  관찰에 앞서 한 연구자가 바(술집)에 있는 여성들과 만나 협조 여부를 확인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었다.  여성들은 피임 여부와 월경주기(예를 들어 최근 월경기간 첫날로부터 며칠이 지났는지)를 묻는 간단한 설문지에 응답했다.  그래머는, 촬영한 사진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산화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여성들이 노출한 피부면적 비율을 계산했다.
  경구피임약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 집단 가운데, 바에 있는 남성들은 수정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배란기 여성들에 대해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남성들은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배란기 여성들이 가진 미묘한 단서를 탐지해 내는 것 같았다.  물론 다른 해석도 가능한데, 배란기 여성들은 또한 피부가 드러나는 웃옷과 짧은 치마 그리고 꽉 죄는 의상을 통해 성적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는 남성들이 배란기 여성에게 더 민감해지는 사례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배란기 여성들의 성적 신호 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설명은 다른 시기보다 배란기에 있는 여성들이 성적 접촉을 더 많이 시도한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한다(Gangerstad[sic.], Simpson, Cousins, Garver, and Christensen, 인쇄중).

  - '마음의 기원(Evolutionary Psychology)', David Buss, 김교헌 외 역, 나노미디어, p.62~63

  漁夫는 붉은 색이 여성의 성적 매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아직은) 자신이 별로 없다.  남성이 배란기의 여성에게 더 매력을 느꼈다고 해도, 최소한 피부 홍조나 소위 'sex skin'에서 단서를 탐지했기 때문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2].  인간 여성에게서 배란기의 독특한 행동 변화는 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3], 인간이 주로 진화해 왔던 땅에서는(즉 대부분의 진화적 행동을 만들었을 곳에선) 

Where is the red color?

(source ; 아이추판다 님의 이 포스팅)

  그렇다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래 사진에서 옷 빼고 붉은색(월리)를 찾아라입술이 남아있다고


  그렇다면, 저 작은 붉은색이 사람의 기호 전체까지 영향을 주었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지 않다.

  ... 입술도 다른 영장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신체 기관이다... 입술은 시각 신호를 보내는 중요한 장치가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입술은 부풀어오르고 붉어진다.  이 부위가 뚜렷한 경계선을 갖고 있으면 입술 상태의 미묘한 변화를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신호를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 붉은 색깔은 접촉할 수 있는 성감대의 존재를 널리 알려 이성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4]

- '털없는 원숭이(The naked ape)', Desmond Morris, 김석희 역, 영언 刊, p.86~88


  지뇽뇽님의 포스팅에서 내가 리플로 달았듯이, 이 신호가 '초정상 자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5]

  과연 이 붉은 색이 (망막의 R 원추 세포를 통해) 특정 행동의 신호로 작용한다면, 그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이유가 있을까?  아니면 '현대의 옷'이라는 특정 사회의(농경 사회 이후의) 맥락에 국한된 현상일까?  Matt Ridley가 주장하듯이,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옷을 입고 다니는 모습에 각인될 가능성이 있다(그렇지 않다면 여성들이 노출 및 의상 스타일로 '신호를 보낸다'고 생각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 중 어느 맥락과 해석이 옳은지는, 이 포스팅 식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하기 전에는 자신을 갖고 말하기가 뭣하다.

  漁夫

 [1] Grammer, Karl 1996. “The Human Mating Game: The Battle of the Sexes and the War of Signals.” Paper presented at the Human Behavior and Evolution Society annual conference, Northwestern University, Evanston, IL.
 [2] 漁夫가 과문해서 그런지, 배란기에 피부 홍조가 나타난다는 말은 찾을 수 없었다.  만약 그렇다면 알려 주시기 바란다(link 1, 2).  피부색 바탕이 저런데, 있다고 해도 그 약간의 홍조가 잘 보일까?
 [3] '발정기는 사라지지 않았다'(크로스로드)를 참고하시라.  최소한 漁夫의 포스팅보다는 훨씬 권위가 있다는 점도 봐 주시고.
 [4] 이런 의견을 표한 사람이 데즈먼드 모리스 뿐이 아니다.  이 포스팅도 보시면 참고.
 [5] 어떤 특정 종류의 자극이 특정 행동의 신호로 작용하는데, 굳이 break를 걸 필요가 없는 경우 볼 수 있다.   자기 알보다 훨씬 큰 알을 품으려 덤비는 새 같은 경우가 대표적.

덧글

  • 대공 2011/11/22 02:01 # 답글

    입술은 그래도 조금은 붉어지겠죠? 근데 몸매너무 잘 빠졌습니다. ㄷㄷ
  • 漁夫 2011/11/23 00:03 #

    하하하..... ^^;;
  • 아빠늑대 2011/11/22 05:18 # 답글

    아... 얼굴 가리고 보니... 너무나...
  • 漁夫 2011/11/23 00:03 #

    그러고 보니 ㅋㅋㅋ
  • 위장효과 2011/11/22 07:54 # 답글

    일단 교과서좀 빌려오고요...(제 산부인과 교과서는 옛날 물건이니)

    그런데 원래 빨간색에다 뿔 달면 세 배 빨라집니다.(뭔 드립질이냐!!!!) 거기다 하얀 가면에 이상한 헬멧까지 쓰면 금상첨화.(야!!!!)

    그러면서 한 마디 "인정하고 싶지 않군. 내가 젊기에 저지른 과오라는 것을."하면 화룡점정(퍼퍼퍼퍽!!!!)
  • 漁夫 2011/11/23 00:04 #

    음 두 줄은 저도 뜻을 잘 모르.......
  • 댕진이 2011/11/23 00:28 #

    건담 시리즈에서 샤아 전용 머신은 붉은색 도색을 하고 있고 일반 머신 보다 3배 빠릅니다.

    샤아는 이상항 헬멧에 하얀 가면을 쓰고 있고

    후에 후속 시리즈에서 나이 먹고는 "인정하고 싶지 않군. 내가 젊기에 저지른 과오라는 것을."의 대사가 명대사중 하나 입니다.

    붉은 색은 샤아의 대표색 같은거죠..^^:
  • 漁夫 2011/11/23 10:13 #

    불행히도 전 건담 덕후가 아니라... ㅎㅎㅎ
  • 지뇽뇽 2011/11/22 09:52 # 답글

    오와앙 포스팅 감사해요 :)

    배란기의 여성이 노출을 많이 하게 된다는 실험들도 여럿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ㅋㅋ 이것들도 포스팅 해 보도록 할게요ㅋㅋ
    '냄새'와 관련된 실험들도 재미있고.. 냄새를 통해 유전적으로 나와 '상호 보완'관계에 있는 사람을 알아본다고 하네요ㅋㅋ
    '목소리'와 관련된 실험들이나 얼굴의 가로 세로 비율과 관련된 실험들 등등 여튼 매력 지각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실험이 참 많은 것 같아요 :)
    여력이 된다면 이쪽으로 실험 해 보고 싶기도 한데 말이죠 쩝
  • 漁夫 2011/11/23 00:06 #

    패션에 대한 아이추판다 님의 포스팅이나 제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노출 패션'을 아프리카에서 획득했을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현대 사회에서 2차적으로 습득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냄새로 면역성 적합 유전자 보완을 하는 거야 생쥐와 사람에서 잘 알려져 있지요. 호호....
  • 지뇽뇽 2011/11/22 09:53 # 답글

    아 그리고 배란기가 되면 여성들의 자존감이 살짝 하락하고
    -> 자존감이 하락된 만큼 여성들이 이를 채우기 위한 일환으로 '미용 용품 소비'를 늘리고
    -> 그 결과 남성들에게 이뻐보이게 될 확률이 증가한다
    라는 논문도 봤었는데 이것도 재밌더라고요ㅎㅎ
  • 漁夫 2011/11/23 00:06 #

    아 그 논문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포스팅해 주시겠습니까?
  • Charlie 2011/11/22 11:35 # 답글

    전통적(?)인 2000년대 초기 자료에서는 배란기에 피부가 더 창백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대신 귀라던가 가슴이 좀더 대칭이 되고, 남자들이 그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漁夫 2011/11/23 00:07 #

    체온을 보면 배란일에 하강하기 때문에 홍조가 증가할 가능성은 낮겠지요.

    좀 더 대칭이 된다는 논문 요지는 본 일이 있습니다.
  • Charlie 2011/11/23 01:57 #

    피부도 배란일을 전후해서 가장 두꺼워지는 만큼 홍조가 '싸인'으로 쓰일 가능성은..
  • 漁夫 2011/11/23 10:13 #

    아, 자궁 내막이 두꺼워지는 것하고 같은 효과가 일반 피부에서도 일어나는가 보군요 ;-) 감사합니다.
  • 보리차 2011/11/22 12:24 # 답글

    Where is the red color?ㅋㅋㅋㅋㅋㅋ
    Romantic Red 연구를 한 방에 회의적으로 만드는 반례로군요. 어부 님 센스는 정말...ㅋㅋ
  • 漁夫 2011/11/23 00:07 #

    사실 포스팅에서 보듯이, '누드 사진'이 저렇다고 꼭 '붉은색 매력'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입술이 남아 있기 때문에....
  • RuBisCO 2011/11/23 00:21 # 답글

    뻘글루스 운영진을 조심하세요! 여자 사진만 나오면!
  • 漁夫 2011/11/23 08:55 #

    하기야 과밸에 윌트 체임벌린 등의 사진 있는 포스팅 썼다가 짤린 적 있습니다. 항상 더 많은 여자를 원하는 남성들에 대한 얘기였는데 Y담으로 생각했었나 봅니다 ㅋㅋㅋ
  • 댕진이 2011/11/23 00:31 # 답글

    저도 붉은 색의 효과에 대해서 연관성을 시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도서가 없어서 긴가 민가 했었는데 지뇽뇽님과 어부님의 덕분에 재미 있었습니다.
  • 漁夫 2011/11/23 08:56 #

    사실 이 포스팅에는 큰 문제가 하나 있는데, 아무도 그 점을 지적하지 않으시네요 ;-)
  • Charlie 2011/11/23 11:59 # 답글

    그나저나 다들 몸매에 감탄하시느라 사진이 흑백인지 칼라인지...... 관심이...
  • 漁夫 2011/11/23 12:29 #

    하하하. 저거 칼라로 나왔어도 붉은 색 찾기는 쉽지 않았을 거여요. 그거 땜빵 하느라 사진 하나 더 첨가했잖아요! ㅋㅋㅋ
  • 일화 2011/11/23 12:07 # 답글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발정기보다는 붉은색이 가져오는 흥분효과(흔들다리 효과처럼)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네요.
  • 漁夫 2011/11/23 12:30 #

    색채 선호는 다루기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새들에서 색채 선호 테스트를 꽤 많이 해 봤는데, 해석이 하나로 딱 내려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 일화 2011/11/23 13:48 #

    아,그런가요? 어디선가 인간에게 붉은 색은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들어서요.
  • 漁夫 2011/11/23 21:15 #

    제가 위 댕진이 님께 드린 답플의 핵심에 좀 접근했습니다. 우와!
  • 일화 2011/11/24 00:35 #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 부담스러워 지는데요. ㅡㅡ;;
    붉은색은 피의 색이므로 발정기의 표시와는 무관한 효과가 있다는 점이 글에 언급되지 않았다는 얘기인 건가요?
  • 漁夫 2011/11/24 19:16 #

    약간 비슷합니다. tbC~
  • 일화 2011/11/24 20:05 #

    역시 이번에도 TBC로군요. 기대하겠습니다아~
  • 오뎅제왕 2011/11/25 14:34 # 삭제 답글

    그래서 대체로 애니 미소녀도 분홍색 , 붉은색 계열 히로인이 인기 있는 걸까요?

    용자물 레드 대장 그런 거 제외하고..



    엘펜리트 루시 처럼 음.. 부모 웬수라도 이쁜 여자면 용서되는 것도 진화심리학으로 설명될까요?

  • 漁夫 2011/11/25 18:36 #

    하하 그것까진 저도...

    뭐건 간에 진화심리학은 맥락을 통제하지 않으면 제대로 얘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웬수라는 기존 맥락이 있어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끌리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이런 유의 사례 중 재미있는 점을 하나 들자면, 어릴 때부터 떨어져 지낸 남매는 성인이 되어 만날 경우 서로 사랑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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