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잡담('11. 10. 24)에서 언급한 대로 오늘은 '오늘의 오역'을 올릴 차례입니다.
'이타적 유전자'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이타적 유전자'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 보루네오 섬 밀림의 오랑우탄을 연구하는 비루테 갈디카스(Birute Galdikas)는 새끼 수컷 빈티(Binti)를 원숭이들의 캠프에 넣어 키웠다. 그녀는 이런 특수 환경이 아니면 발견할 수 없었을 새로운 사실, 즉 음식나누기에 대한 인간과 오랑우탄의 차이에 주목하게 되었다. "빈티는 음식나누기를 무척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프린세스(Princess)는 다른 오랑우탄들과 마찬가지로 기회만 있으면 먹이를 달라고 조르고 훔치고 독차지하려고 달려들었다. 음식나누기는 그 나이의 오랑우탄에게는 아직 본능의 일부가 아니었다."
- p. 127
- p. 127
이거 보면 누구라도 오랑우탄 새끼 중에서는 음식을 나누는 넘과 그렇지 않은 넘이 섞여 있다고 생각하겠지요.
같은 구절이 같은 저자(Matt Ridley)의 '이성적 낙관주의자'에는 이렇게 실려 있습니다.
비루테 갈디카스는 어린 오랑우탄을 자신의 딸 빈티와 같이 키웠는데, 두 유아가 음식을 나눠먹는 문제에 대해 상반된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음식을 나눠먹는 것은 빈티에게 큰 기쁨인 것 같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프린세스는 다른 오랑우탄과 마찬가지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음식을 달라고 간청하고, 훔치고,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 'The rational optimist(이성적 낙관주의자)', Matt Ridley, 조현욱 역, 김영사 刊, p.101
- 'The rational optimist(이성적 낙관주의자)', Matt Ridley, 조현욱 역, 김영사 刊, p.101
학계의 저명 인사, 오랑우탄 출산!
이게 다가 아니지요. 이 소스를 보면


학계의 저명 인사의 딸, 인간 자연 성전환 사례!
2015. 3. 2 추가 ] 이 포스팅의 두 번째 '인간 자연 성전환'은 이성적 낙관주의자의 저자 Matt Ridley의 실수이지, 번역하신 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알려 주신 번역가 노승영 님께 감사드립니다.
漁夫
ps. 생각 나면, '이타적 유전자'의 다른 번역 문제(!)도 올려 보지요.
덧글
부왘을 올리도록 하지요, 부와와오와왘!
민음사 책들에 이런 오역이 자주 보인다는 생각이 드는 게 그냥 착각인지 모르겠습니다.
......... 큭, 이 정도로 '초월번역'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지요. 최소한 제 번역은 Yello Journalism을 추구하지는 않슴미다! ㅎㅎㅎ
그러나저러나 갈디카스 여사의 책 "에덴의 벌거숭이들"에서 오랑우탄이 사람을 강간했다는 얘기를 읽고 엄청나게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적이 있는데, 그것도 설마 오역일까 모르겠습니다. 오역이 아니라면...그런 식의 얘기를 다른 레퍼런스에서 본 적이 없어서 과연 신뢰할 만한 이야기인가도 모르겠구요.
음? 저도 사실 오랑우탄의 인간 강간 얘기는 소스를 잘 모르는데, 가능하면 좀 찾아 보도록 하지요.
그리고 유명한 도시전설 격파 site인 snopes.com의 게시판에 이런 게 보이더군요; http://msgboard.snopes.com/cgi-bin/ultimatebb.cgi?ubb=get_topic;f=89;t=000132;p=0
기본적으로 아주 어려서부터 같은 종의 개체들하고 접촉을 하지 못하고 인간만 보고 자란 동물들은 인간과 성적 접촉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말이건 개건 다 그러므로, 만약 동물원 개체라면 그리 많이 놀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보는데, 관찰된 사례가 존재하는 모양이네요.
덧글로 알려주신 부분도 감사합니다.
2단계; 남자 아이 --> 여자 아이
'암컷 오랑우탄'은 아니에요 ;-)
『이성적 낙관주의자』 영어판에서 ‘her daughter Binti’라고 한 것을 보면 ‘자신의 딸 빈티’는 번역자가 아니라 저자 맷 리들리의 실수인 듯합니다.
원문은 다음 트윗 글을 참고하세요. https://twitter.com/socoopbooks/status/572269771405701121/phot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