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의 뉴스 하나를 보고.
사람만 술을 먹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지요.
설명은 "In the Caribbean, Vervet Monkeys have developed a taste for alcohol and can regularly be spotted stealing cocktails from humans on the beach. Brilliant wildlife video from BBC animal show 'Weird Nature'"래는데 vervet monkey는 아프리카에 살지 않나요? 다른 데도 사는지는 잘 모르겠음..
위 동영상이 vervet monkey건 아니건, 다른 기록도 있습니다. 옛날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코끼리가 사람이 빚어 놓은 술을 먹었다가 취했고 숲으로 돌아갔다가 다음에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지요.
그러면 동물들(물론 사람 포함)은 어떻게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었을까요? 지금까지의 정설은 과일을 먹는 식성(frugivore)이라는 것입니다. 잘 익은 과일에는 0.*% 정도 에탄올이 들어 있는 수가 많으며, 특히 발효된 과일에서는 상당히 높은 함량까지 올라가고 좀 많이 먹으면 동물을 취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발효되지 않은 다 익은 과일에 에탄올 소량이 있는 이유는 과일의 숙성을 알리는 신호라고 하네요.
David Buss는 이 뒤에 재치 있는 말을 하나 덧붙입니다만 스포일러가 될 듯해 생략하기로.
덧붙이자면, 왜 과일이 '익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총, 균, 쇠'에 잘 나와 있으니까 이것도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 관점에서라면, 과일이 왜 메탄올이 아니라 에탄올로 숙성 신호를 보내는지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漁夫
[ 주의 ] 이런 동영상이 돌아다니는데, 영상에서 먹고 있는 과일은 marula fruit입니다. 근데 코끼리가 marula fruit를 먹고 취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저 동영상은 연출되었을 것이라고 하네요.
사람만 술을 먹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지요.
설명은 "In the Caribbean, Vervet Monkeys have developed a taste for alcohol and can regularly be spotted stealing cocktails from humans on the beach. Brilliant wildlife video from BBC animal show 'Weird Nature'"래는데 vervet monkey는 아프리카에 살지 않나요? 다른 데도 사는지는 잘 모르겠음..
위 동영상이 vervet monkey건 아니건, 다른 기록도 있습니다. 옛날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코끼리가 사람이 빚어 놓은 술을 먹었다가 취했고 숲으로 돌아갔다가 다음에 다시 돌아왔다는 얘기를 읽은 적이 있지요.
그러면 동물들(물론 사람 포함)은 어떻게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었을까요? 지금까지의 정설은 과일을 먹는 식성(frugivore)이라는 것입니다. 잘 익은 과일에는 0.*% 정도 에탄올이 들어 있는 수가 많으며, 특히 발효된 과일에서는 상당히 높은 함량까지 올라가고 좀 많이 먹으면 동물을 취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발효되지 않은 다 익은 과일에 에탄올 소량이 있는 이유는 과일의 숙성을 알리는 신호라고 하네요.
과실의 부산물 가설에 따르면, 알코올을 선호하는 인간의 경향성은 익은 과일을 선호하는 적응 메커니즘의 부산물이다(Dudley, 2002). 즉, 모든 인간은 익은 과일의 섭취를 선호하는 섭식 메커니즘을 진화시켜왔으나, 현재 이 메커니즘은 높은 수준의 알코올이 함유된 인공적인 술에 의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게다가 알코올 중독은 근래에 이르러 이러한 과실을 섭취하도록 만드는 메커니즘의 지나친 작동에 의한 부적응적 산물이 될 수도 있다.
- 'Evolutionary Psychology(마음의 기원)', David Buss, 김교헌 외 역, 나노미디어, p.118~19
- 'Evolutionary Psychology(마음의 기원)', David Buss, 김교헌 외 역, 나노미디어, p.118~19
David Buss는 이 뒤에 재치 있는 말을 하나 덧붙입니다만 스포일러가 될 듯해 생략하기로.
덧붙이자면, 왜 과일이 '익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총, 균, 쇠'에 잘 나와 있으니까 이것도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 관점에서라면, 과일이 왜 메탄올이 아니라 에탄올로 숙성 신호를 보내는지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漁夫
[ 주의 ] 이런 동영상이 돌아다니는데, 영상에서 먹고 있는 과일은 marula fruit입니다. 근데 코끼리가 marula fruit를 먹고 취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저 동영상은 연출되었을 것이라고 하네요.
덧글
2. 코끼리도 그렇고 자유 폴란드군 소속의 어떤 곰은 맥주를 즐겼다지요. 아니.. 이 곰은 담배를 폈다는 이야기도 있음.
The marula fruit is also eaten by various animals in Southern Africa. In the movie Animals Are Beautiful People by Jamie Uys, released in 1974, some scenes portray elephants, warthogs and monkeys becoming intoxicated from eating fermented marula fruit. Later research showed that these scenes, at least in large animals were improbable and, in all probability, staged. Elephants would need a huge amount of fermented marulas to have any effect on them, and other animals prefer the ripe fruit. The amount of water drunk by elephants each day would also dilute the effect of the fruit to such an extent that they would not be affected by it. (http://en.wikipedia.org/wiki/Sclerocarya_birrea)
위키에서 올려 주신 얘기는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영상이 재미있어서 좀 의심을 해 봤거든요.
나중에 틀어 보니 그 얘기가 나오는군요.
과일 가설이 옳다면 과일을 먹는 동물만 알코올 중독에 취약할 것입니다. 반면 제 생각이 옳다면 사자 같은 육식 동물들도 술을 어느 정도 먹어보면 알코올 중독에 걸릴 것입니다.
TV에 가끔 술을 좋아하는 농장 동물 또는 서커스 동물이 나오는데 제가 보기에는 과일 먹는 것과 상관 관계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인간처럼 평시에 과일을 상식하는 경우는 알코올 내성이 좀 더 높을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자발적으로 '알코올 중독'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체질적으로 아마 약간 더 높겠지요.
이런 것을 보면, 육식 비중이 상당히 높은 인간의 경우 고농도 알콜에 내성이 있지 않더라도 생존에는 별 영향이 없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메탄올이 싫으시다면 에틸렌(폭발성 가스)는 어떨까요? 몇 가지 과일에서 에틸렌은 성숙을 유도하는 물질이거든요 ㅎㅎ
그나저나 장미 태우시던 조국수께서 술을 못하신다니, 의외네요. 몰랐었습니다. ^^;
조국수께서는 소주 한 잔 드시고 눈앞이 까매지며 엎어졌다는 말씀을 전하시더군요. 정말 전혀 못 드시는 분이더군요.
그 유전자가 특별한 이득이 있다는 증거는 없으므로(오히려 술 먹으면서 이뤄지는 사회생활을 방해하므로 손해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돌연변이가 그냥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하겠지요.
동물농장에서 술 찌꺼기 먹고 취한 멍멍이가 나온 적도 있으니 어쩌면 술은 모든 동물의 친구일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