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봐도 영어 타자기(키보드) 자판 비교고, 어떤 얘기가 나올지 뻔하다고 지루해 하실 분이 있겠지요. 하지만~
전말은 어땠냐
저자가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이나 고착 효과(lock-in)를 부정하는 주장이 아닙니다. 단 요즘에 일반적으로들 얘기하는 것보다는 '품질' 또는 '성능'은 훨씬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그는 QWERTY 자판에 대해 설명한 부분의 결론을 이렇게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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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 주셔요 ^^
전말은 어땠냐
실제로 경제학자인 스탄 리보위츠(Stan Liebowitz)와 스티븐 마골리스(Stephen Margolis)는 QWERTY 대비 드보락(August Dvorak) 자판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여러 테스트 결과를 추적했다[1]. 그 결과 그들이 알아낸 것은 드보락에게는 그다지 유리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일례로 어떤 연구 사례를 보면, 드보락은 나이도 학교도 교육 기간도 타자 시험도 다 다른 학생들을 데리고 비교하고 있다. "그런 비교가 제어된 실험을 통한 것이 아님을 알기 위해 굳이 과학자가 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라고 리보위츠와 마골리스는 비꼬는 투로 적고 있다. 그리고 이것 외에 드보락이 QWERTY보다 우월하다는 결정적인 근거가 되는 것으로 자주 인용되는 1944년의 해군 테스트 결과는 조작된 것임이 드러났다. 처음 이 작업을 시작하면서 리보위츠와 마골리스는 누가 해군 테스트 결과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는 어떤 저자가 다른 저자의 글을 인용하고 이 다른 저자는 또 누군가의 기록에 의존했고, 이 누군가는 다시 다른 누군가의 책에서 내용을 가져오는 식의 일이 일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어느 누구도 원본을 읽은 일이 없었던 것이다"라고 결론짓지 않을 수 없었다[2]. 그들이 마침내 자칭 드보락 인터내셔널이라는 집단의 본부라는 버몬트 주의 한 농가 다락방에서 그 사본을 찾아냈을 때, 테스트를 행한 사람은 다름 아닌 해군 중위 어거스트 드보락 그 자신이었음이 드러났다.
- 'Mind of Market(진화경제학)', Michael Shermer, 박종성 역, 한국경제신문 刊, p.117
[1] S.J.Liebowitz and S.E.Margolis, 'The Fable of the Keys', Journal of Law and Economics, 33, Apr. 1990(link; http://www.utdallas.edu/~liebowit/keys1.html )
[2] http://fischer.egloos.com/4458904의 '붉은털원숭이 이야기'에서 Judy's comment도 비슷한 얘기임
- 'Mind of Market(진화경제학)', Michael Shermer, 박종성 역, 한국경제신문 刊, p.117
[1] S.J.Liebowitz and S.E.Margolis, 'The Fable of the Keys', Journal of Law and Economics, 33, Apr. 1990(link; http://www.utdallas.edu/~liebowit/keys1.html )
[2] http://fischer.egloos.com/4458904의 '붉은털원숭이 이야기'에서 Judy's comment도 비슷한 얘기임
No more than an urban legend
저자가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이나 고착 효과(lock-in)를 부정하는 주장이 아닙니다. 단 요즘에 일반적으로들 얘기하는 것보다는 '품질' 또는 '성능'은 훨씬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그는 QWERTY 자판에 대해 설명한 부분의 결론을 이렇게 내립니다;
QWERTY 자판을 둘러싼 이야기는 참으로 종잡을 수 없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판 배열이 시장을 지배하기에 충분할 만큼 훌륭하다는 것은 스스로가 입증해 왔다. 만일 드보락 자판이(혹은 다른 어떤 형식의 자판이) QWERTY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었다면 그것은 QWERTY가 확보하고 있던 개인적-사회적 선호의 관성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내시 평형을, 파레토 최적을, 혹은 진화적 안정 전략을 이루었을 것이다. 기술적인 시스템은 생물학적인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형태와 기능을 고정시켜버리는데, 이는 그 효능과 역사가 결합되는 데서 가능한 것이다. 최적이냐 최적 미달이냐가 유일한 결정 요인이 아니다.
- Ibid., p.121
[1] QWERTY 자판에서도 shift나 return key처럼 경로에 의존하는 요소가 여전히 있다는 것을 앞에서 설명
- Ibid., p.121
[1] QWERTY 자판에서도 shift나 return key처럼 경로에 의존하는 요소가 여전히 있다는 것을 앞에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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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어차피 지금 컴퓨터 자판 쓰는 한에서는 너무 익숙해져서 크게 단점을 모르겠네요. 숫자판까지 사용하려면 손가락이 좀 많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3벌식을 접하던 시절에는 좀 짜증을 냈던 기억이 어렴풋이.........
세벌식 자판과 달리 사기나 다름없었기에...
환상 또는 알고있던 지식이 깨질 때의 배신감이 너무 크더라는...
제가 예전에 변형된 세벌식 자판인 '안마태 자판'을 쓴 적이 있었는데 괜찮더군요.
물론 지금은 쓰고 있지 않습니다. 귀차니즘(개인적-사회적 선호의 관성) 때문이지요.
저는 두 가지 자판의 선택이, 위 포스팅의 사례에서 이익과 손해 값을 적절히 바꿔서 나오는 평형으로 비슷하게 모델링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QWERTY가 선점을 한 이상, user가 다른 자판으로 바꾸려 할 때 들여야 하는 barrier만큼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점이 barrier보다 더 큰 자판 또는 입력 수단이 나온다면 전환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가령 음성 입력 수단 같은 것은 다소 사용법을 익힐 필요는 있습니다만, 다소 인식 잘못이 있더라도 키보드 입력에 비해 근본적으로 이점이 많습니다. 인식률만 충분히 높인다면 언젠가 음성 입력이 mainstream이 될 수 있겠지요.
두벌식은 한 손이 다쳐도 그럭저럭 대강 칠 수 있기는 합니다. 단 쉬프트 키 눌러야 하는 쌍자음의 경우 좀 복잡은 합니다만......
일단 성능 품질이 어느 정도 기본이 되지 못하면, 선점을 했다고 해도 새로 등장하는 경쟁품을 못 이깁니다. 후발 주자가 선발 주자를 따돌린 예야 숱하게 많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