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6 23:58

폐점 효과 Evolutionary theory

 = 들어가는 말 =

  정운찬이 술집에 들어와서 맥주 한 잔을 시켰다. 술이 나오자 정운찬은 술을 마시면서 셔츠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한 잔을 다 마시고 또 한잔을 시켰고, 계속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면서 술을 마셨다. 정운찬이 술을 또 시키자 술집 주인이 궁금해서 물었다. "근데 왜 자꾸 주머니를 들여다 보십니까?" 그러자 정운찬 왈~

"주머니 안에 우리 마누라 사진이 있는데, 마누라가 예뻐 보이기 시작하면 집에 갈 시간이거든."

- source ; 불명.  어느 spam trackback에 붙었기 때문.

경험 있으십니까?

술집에서 늦을수록 동기가 더 예뻐 보이는 현상.. ㅎㅎㅎ

  ===================

  외모와 mating; 기준이 뭐냐고에서 가져왔던 인용은

  ... 남성들은 여성들의 데이트 신청을 80퍼센트 가량 거절하고, 여성들은 그런 남성보다 더 까다롭게 따진다.  이 모든 사실을 종합해 보면 우리가 까다롭게 굴 수 있을 때는 더 까다롭게 구는 반면, 까다롭게 굴 수 없을 때는 덜 까다롭게 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데이트 시장에서도 우리는 구할 수 있는 것이 만족스럽지 못할지라도 그냥 받아들인다.  프란체스코니는 흡연자나 비흡연자에 대한 데이트 신청은 98퍼센트가 시장 여건에 좌우되며(이 사실을 더 고상하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2퍼센트만이 불변의 욕구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키가 크든 작든, 뚱뚱하든 말랐든, 전문직 종사자든 사무직 종사자든, 교육을 받았든 받지 못했든 데이트 신청의 10분의 9 이상은 그날 스피드데이트에 어떤 사람들이 참가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이 차이가 심할 때에만 사람들은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것 같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개인의 취향은 시장의 기회보다 중요하지 않다...

- 'The logic of life(경제학 콘서트 2)', Tim Harford, 이진원 역, p. 114~15

  이런 맥락이 꽤 재미있게 발휘되는 현상이 있는데, 이를 소위 '폐점 효과'라 부릅니다.

  [
Gender differences in perception of attractiveness of men and women in bars, Brain A. Gladue & H. Jean Delaney.  인용은 David Buss의 'Evolutionary Psychology' 2판 번역 255~256p에서 가져옴 ]

  * 술집 한 곳을 선택.
  * 137명의 남성과 80명의 여성 손님들에게 오후 9시, 10:30, 12:00에 설문조사
  * 설문의 내용
    - 술집에 있는 이성들의 매력 정도를 10점 척도로 질문.
    - 당연히 여성의 매력은 남성이, 남성의 매력은 여성이 평가
    - 부수 조사; 당시 음주량도 같이 질문.

  * 조사 결과 (정확한 수치는 아님.  text 및 graph에서 판독했기 때문임)

                  여성의 매력 수준    남성의 매력 수준
     9:00             ~5.5                   ~4.8
    10:30            ~6.2                   ~5.2
    12:00            ~6.5                   ~5.5 
  
  * 결론
    - 남자건 여자건 시간이 늦어질수록 이성을 매력적으로 본다.
    - 남자 쪽이 여자들을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한다.
    - 음주량과 매력 평가 수준은 아무 상관이 없었음.  (한 잔과 여섯 잔이래도 마찬가지)

 
  David Buss가 이 결과를 해석한 방식을 보면;

  남자가 술이 더 많이 취함에 따라 이성 상대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는 소위 '맥주 안경(Beer goggles)' 현상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아마도 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일회적 성관계의 기회가 감소함을 감지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의 탓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술집에서 밤이 깊어지면서 여성을 낚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한 남성들은 술집에 남아 있는 여성들이 점점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이는 아마도 여성들에게 함께 성관계할 것을 소구하는 남성들의 시도를 증가시킬 것이다.  폐점 시간 현상은 성적 접근 가능성의 심리적 문제 해결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성적 접근 가능성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라는 특수한 맥락에서 자신들의 선호 기준들을 낮추는 것이다.

- 'Evolutionary Psychology(마음의 기원)', David Buss, 김교헌 외 역, 나노미디어 간, p.156

  술집이라는 곳은 지극히 단기적인, 한 번 만나고 말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제한 시간'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고정 기준'보다 '우선 짝을 찾는다'는 목적을 우선시하는 것은 위에 든 스피드데이트 때와 똑같지요.

  반면 여성의 입장은 어떤가요?  여성도 시간이 늦을수록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보기는 마찬가지였지만(마찬가지로 단기적 만남이라는 맥락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 전반적으로 남성들이 여성을 평가하는 것보다는 남성들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여성이 단기적 관계에 남성보다 덜 끌린다는 일반론을 뒷받침해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漁夫

  ps. 술이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alcohol에 판단이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데, 이성을 평가하는 회로는 알콜에 면역성이 있는 모양이지요 ㅎㅎ


덧글

  • Allenait 2011/07/07 00:22 # 답글

    저 개그는 다른 데서도 본것 같군요
  • 漁夫 2011/07/07 23:08 #

    구글링 해 보면 몇 군데에 스팸 트랙백 달았더군요.
  • 獨步 2011/07/07 00:38 # 삭제 답글

    궁즉통, 시장이 반찬. ㅎㅎ ^^
  • 漁夫 2011/07/07 23:09 #

    무려 남녀 관계에까지 '시장 원리'가..........
  • 아빠늑대 2011/07/07 02:49 # 답글

    시간에 따른 감성이라면 딴것도 있잖아요? 저녁에 쓴 연애편지를 아침에 보고...
  • 漁夫 2011/07/07 23:09 #

    손발이 오~~~~~글~~~~~오~~~~~~글~~~~~~~~
  • 그람 2011/07/07 08:34 # 답글

    결국은 안 생겨요.로 귀결되네요. 그전에 술 마실 여자부터 구해야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부터가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듯?
  • 漁夫 2011/07/07 23:09 #

    논문 전문을 볼 수 없어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정황상 '짝 없이 술집에 가서 이성을 관찰한' 얘기일 겁니다.
  • 소드피시 2011/07/07 12:06 # 답글

    '남자는 일회성 관계에 목이마르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대개 밤문화가 남성 위주로 이루어져 있나 봅니다.
  • 漁夫 2011/07/07 23:10 #

    네. 남녀의 성적 비대칭성 때문에 생기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들 중 하나지요.
  • 일화 2011/07/07 13:33 # 삭제 답글

    저런 류의 유머는 여러 곳에서 보았지만, 술이 별로 상관없다는 연구결과는 처음이네요.
    확실히 알콜은 판단기준 보다는 신중함에 더 영향을 미치는 듯 합니다.
    제 경험으로도 술 먹은 김에 평소에 하지 못하던 이야기를 한 적은 제법 되지만, 평소 생각과 다른 말은 한 기억이 없네요.
  • 漁夫 2011/07/07 23:10 #

    한 잔 대 여섯 잔이 아니라 20잔 쯤 됐으면 어땠을까 좀 궁금하기는 합니다 :-)
  • 신바람 2011/07/07 13:59 # 답글

  • 漁夫 2011/07/07 23:11 #

    하하하하.........
  • kuks 2011/07/07 16:55 # 답글

    우문현답이네요. (아니 어떻게 스팸에서 이런 글이 탄생할 수 있단 말입니까? ㄷㄷㄷ;;;)
  • 漁夫 2011/07/07 23:11 #

    저러한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이 늘 틀린 것만은 아니거든요... ^^;;
  • 누군가의친구 2011/07/08 07:16 # 답글

    솔로부대인 저는 그저...(...)
  • 漁夫 2011/07/08 08:54 #

    '우리는 무적의 솔로부대다!' -.-
  • WALLㆍⓚ 2011/07/10 20:23 # 답글

    정운찬이 등장하고 '폐점 효과'라는 제목을 보고 드디어 경제학까지 손을 대시는 건가 싶었습니다.....
  • 漁夫 2011/07/10 20:25 #

    어허 전 多翁이 아닙지요(과대평가 감사합니다만 현실은 시궁창) ㅠ.ㅠ
  • Timoshenko 2011/08/30 18:20 # 삭제 답글

    노처녀들이 눈이 높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효과와는 반대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1. 일반적인 해석은 '이렇게 기다렸는데, 좋은 남자 만나야지.'
    2. 애초에 눈이 너무 높아서 노처녀? 일지도
  • 漁夫 2011/09/01 19:57 #

    저는 2번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여성의 지위가 높을수록 더 취향이 차별적이 된다는 포스팅이 여기 어디 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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