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7 23:06

대머리 Evolutionary theory

  대머리 피하려다 고자가 된 불행한 남자의 사례.(BBC 뉴스) [Alias님]를 트랙백.

  저런 사태가 난 원인은, 근본적으로 그 대머리 치료약이 남성 호르몬의 체내 대사나 수용체 등에 관여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오래 전부터 남성 호르몬이 대머리의 원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소시적에 Reader's Digest를 읽었을 때에도 대머리에 관한 기사에서 당당히 거세와 대머리 사이의 관계가 나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거세조차

'그 고약한 단절을 참을 수 있다면 남은 머리가 더 빠지는 것 막을 수 있다'

  이것인즉 이미 빠진 데서 새로 머리가 나게는 할 수 없다는 야그.

  하지만 거세는 대머리의 진행을 중지시킨다는 것 외에 다른 득이 또 있으니까(도대체 뭐? 얼마전에 얘기했3) 일반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덜 손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수가 대머리의 해결책으로서 거세를 선택할지는 실로 미지수.

  각설하고, 이 블로그 성격상 진화에 대한 얘기를 한 마디라도 해야지요.
  남성에게 매우 흔한 현상인 대머리가 진화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의외로 명확한 설명이 없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득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머리털은 사바나의 뜨거운 햇볕에서 머리를 보호해 준다는 기능이 있는데, 대머리가 될 경우 이 역할을 잃을 뿐더러 반대 편 성에게 성적 매력도 떨어집니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대머리 치료가 왜 그리 수요가 많겠습니까

  단서가 될 만 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1. 남성형 대머리는 인간에서만 보이는 현상이 아닙니다.  원숭이 및 유인원에서 이미 관찰되었지요.
  2. 남성에서 탈모가 두드러지는 시점은 대체로 30대 후반 이후입니다.  물론 아래처럼 예외도 꽤 보입니다만...

Janos Starker ; 아마도 30세 약간 이전


Pablo Casals, Janos Starker, Mstislav Rostropovich 모두 20대부터...... ㅠ.ㅠ


추가] 이 전통은 면면히 바로크 첼리스트들에게까지~ 
맨 끝 쪽의 Anna Bylsma(33세경)와 Wieland Kuijken(38세경)를 주목하시라.
반면 Gustav Leonhardt는 풍성한 머리를 자랑 중.

  우선 영장류의 다른 종에서도 이 현상이 보이므로, 대머리 현상은 인간으로 되기 이전부터 갖고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경우 40세 정도 되어야 현저히 보인다는 점은, 석기 시대의 인간의 수명을 고려하면 번식에 그다지 큰 장애는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요.  참고로 그 때는 성인의 평균 수명도 40세 부근에 불과했다는 것을 - 더군다나 남성은 여성보다 보통 수명이 상당히 짧았다는 것을 - 고려에 넣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대머리는 특별히 진화적 이점이 없는 '물려 받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정하기 위해, 대머리가 '나이를 나타내는 신호'라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밝혀 놓습니다.  특정 신호는 사기일 때도 있지만, 신호로서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직한 편이 나을 때가 의외로 많지요.  이 설에서는 대머리가 '짝짓는 데 적합한 나이를 나타내는 신호'라 주장하는데,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좀 힘드네요.  그렇다면 왜 20대 초반에 주로 나타나지 않는지 설명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漁夫

  ps. 하나 추가; 대머리를 유발하는 유전자가 젊은 시절에 다른 방식으로 이점이 있을까요?  글쎄, 첼로 연주 능력? ㅎㅎㅎ
    현재는 전혀 없다고 얘기는 못합니다만, 제가 아는 한에는 이건 증거가 없어서 현재는 패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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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igTrain 2011/02/07 23:16 # 답글

    '고자되기'를 선택하면 "머리도 안 빠지고" "수명도 늘어나는" 군요.

    머리 빠지고 저 세상 구경 좀 빨리 해도 그냥 남자로 사는 게.. ㅎㅎ
  • ArchDuke 2011/02/07 23:20 #

    일단 수명은 늘죠
  • 漁夫 2011/02/08 20:32 #

    저도 고자 선택은 좀.... ㅋㅋㅋ
  • WALLㆍⓚ 2011/02/07 23:53 # 답글

    어흑 로스트로포비치옹이 젊을 때부터 저런 모습이었군요 ㅠㅠ
    안너 빌스마도 혹시 20대부터???
  • 漁夫 2011/02/08 20:32 #

    답 드렸습니다. 으하하하!
  • MK-10 2011/02/07 23:55 # 답글

    수명이라... 그래도...

    예로 들어주신 사진들이 모두 거장 첼리스트들이라서 그런지, 저분들이 악마와 계약한 것처럼 보입니다.

    '네 머리카락과 첼리스트 능력, 어떤 걸 선택할래??' ^^
  • Jes 2011/02/08 00:04 #

    ㅎㅎㅎㅎㅎ
  • 漁夫 2011/02/08 20:32 #

    나름 전통 아닌가 싶습니다. ㅋㅋㅋㅋ........
  • 새벽안개 2011/02/08 01:11 # 답글

    머리에서 빛이 나기 때문에 우두머리의 포스와 카리스마가 있지 말입니다.
  • 漁夫 2011/02/08 20:32 #

    근데 바이얼리니스트들은 별로 안 그래서.... ㅎㅎㅎ
  • ◇ㅇㅅㅇ◇ 2011/02/08 01:13 # 답글

    머리카락이 공작의 꼬리깃털보다는 유지에 부담은 없지만 역시 없는것보다는 있는게 양쪽 모두다 월등히 나은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그래도 고자되기보다는 머리카락이 나아요...
  • 漁夫 2011/02/08 20:33 #

    양자 택일이라면 아마 99.99999999 % 머리카락을 고를 듯.......
  • 효우도 2011/02/08 09:40 # 답글

    하지만 수비형 게이라면 어떨까?
  • 漁夫 2011/02/08 20:33 #

    하하 글쎄요......
  • Frey 2011/02/08 11:14 # 답글

    남성호르몬의 부작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부작용이 생식 이후에 나타난다면 별 상관 없을터이고, 남성호르몬이 충분하다면 충분한 발달로 인해 생식에 더 유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漁夫 2011/02/08 20:36 #

    네 [원숭이들 시절 부산물로 나타나는 것을] 그대로 물려받았을 거라고 좀 더 강조해 놓을 걸 그랬네요.
  • unknownone 2011/02/08 13:09 # 답글

    원시시대와 달리 현재에는 좀 더 탈모를 유발할만한 환경적 요인이 많아져서 20대 탈모가 발생하는 것 아닐까요? 산성비, 화학 샴푸, 흡연, 음주, 스트레스 (하지만 과거에도 스트레스는 있었으므로...), 전기의 발명으로 인해 수면시간이 늦춰지거나 줄어든 것 등등이요.

    어쨌든, 저도 정말 조심해야겠어요. 프로페시아 안먹길 잘했네요. 일단 마이녹실만 열심히 써야죠 원 ㅠㅠ
  • 漁夫 2011/02/08 20:39 #

    과거에 비해 현재가 스트레스가 더 클 것이라는 의견에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 편입니다. 남자들의 30% 가까이 살인으로 죽던 수라장 ( http://fischer.egloos.com/3520907 ) 이 무엇보다도 훨씬 큰 스트레스를 줬을 것이고, 환기가 잘 안 되는 움집에서 불을 때던 과거의 생활이 현대의 대기 오염을 견딜 수 있게 해 줬을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은 것을 보면 말이지요.
  • 獨步 2011/02/08 14:07 # 삭제 답글

    남성의 경우도 물론 탈모는 스트레스를 더하는 것입니다만 여성의 탈모가 당사자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하는 듯 합니다. 하긴 허리에서 찰랑거리는 풍성한 긴 생머리는 어지간한 남성들에게는 거의 먹히는 절대적 여성미의 상징인 것을 고려하면... 외모라는게 특히나 타인과의 더 솔직하게는 이성과의 관계에서 큰 의미를 갖는 요소일테니까요.
  • 漁夫 2011/02/08 20:41 #

    드디어 블로그 만드셨군요. 잘 지내십니까?

    말씀처럼 윤기 있는 긴 생머리는 여성미의 상징 중 하나지요. 여성들이 남성처럼 완전히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원형탈모에 시달리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 Alias 2011/02/08 16:35 # 답글

    그게 좀 희한한 것이...

    인체 내에서는 5알파 환원효소에 경쟁적으로 들러붙어서 DHT로의 전환을 억제하는게 약의 작용인데 이 때문에 인체 내의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는 오히려 약간 상승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DHT 전환효소 억제제가 전혀 듣지 않는 일부 사람(탈모환자 중 한 10프로 정도?)의 경우, 아예 탈모에 DHT혈중농도가 아닌 다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요. 만일 테스토스테론이 직접 작용하는 케이스라면 이건 그야말로 고자 되기 전에는 답이 없으니까...

    유명한 영화배우중 한 명인 Patrick Stewart의 경우엔 10대 후반에 머리털 대부분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_-; 전형적인 조기탈모.
  • 漁夫 2011/02/08 20:45 #

    잘 알고 계시다시피,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만'으로는 예측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DHT가 되어야 하고 수용체에 결합하여 그 다음 단계 어쩌구저쩌구.... (학학) 어느 한 단계에서만 파토가 나도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와는 잘 맞지 않게 되겠지요.

    이 근인(proximate cause)를 이해해야 대머리가 진짜 부산물인지 아닌지 정확히 결정할 텐데 솔직히 제가 잘 모릅......
  • 들꽃향기 2011/02/09 11:01 # 답글

    첼로연주를 하려면 대머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까. 으헝헝...
  • 漁夫 2011/02/09 23:23 #

  • 새벽안개 2011/02/11 18:22 # 답글

    혹시 대머리와 수명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없습니까? 대머리는 심혈관 질환 걸릴 확율이 높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본 것 같은데 ...
  • 漁夫 2011/02/11 23:05 #

    글쎄요, 최소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 proximate cause를 잘 모르니, 궁극인을 찾아서 설명하기도 어렵지요.
  • 한우 2011/02/12 08:12 # 답글

    철로계의 거장에 들어가려면.. 대머리가 되어야하는건가요... 무섭네요

    요근래에도 고딩때와 마찬가지로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네요.. 이글루스는 뒷전.. 수능 끝나고 나서 이 기간에는 한가할 줄 알았는데..
    나름 도킨스의 책좀 읽는다고. 만들어진 신하고 눈먼 시계공을 구입했지만.. (한달전에)
    아직도 두 권다 읽지도 못했다는 ㅠㅠ 시계공는 아직 시작도 못했죠... ㅠㅠㅠ
  • 漁夫 2011/02/12 11:35 #

    See http://fischer.hosting.paran.com/music/Fournier/fournier-k.htm or http://fischer.hosting.paran.com/music/Janigro/janigro-k.htm ㅎㅎㅎㅎ

    그러게요. 좀 많이 포스팅하실 줄 알았는데 아니군요 :-)
  • 한우 2011/02/12 22:53 #

    지금 자격증 본답시고 일벌려서.. 지금 준비중인게 한 4종목인가...
    게다가 고3때 미룬 여러가지 일 처리하다 보니까 막 포스팅할 시간이 없더군요..
  • 漁夫 2011/02/13 14:43 #

    시간 될 때 열심히 따 놓으시기 바랍니다. 저야 이미 어느 정도 정착했으니까 블로깅해도 별 상관없지만 젊을 때 해서 좋은 게 많지요...
  • ㅁㅅㅇ 2012/06/09 23:27 # 삭제

    뭐.. 모든 거장들이 다 대머리인건 아니지요... 풍성한 곱슬머리의 마이스키 옹이라든지...
  • 위장효과 2011/02/14 09:20 # 답글

    "시민들이여, 마누라를 숨겨라! 대머리 난봉꾼이 나가신다!!!!!!!"

    이 때 이후로 대머리=정력의 상징...이런 공식이 섰을지도 모릅니다.(퍽퍽!!!)
  • 漁夫 2011/02/14 22:22 #

    대머리가 정력의 상징이라기보다는, '좀 현명하고 안정된 나이가 된 지표'라는 설은 있습니다. :-)
  • shaind 2011/02/25 16:53 # 답글

    전 대머리가 좀 간지난다고 생각합니다. 턱수염과 결합되면. (빌란드 쿠이켄도 그렇고 톤 코프만도...)
  • 漁夫 2011/02/28 18:57 #

    하하하 ^^;;

    코프만은 젊을 땐 어땠나요? 역시 간지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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