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0 20:06

성차의 근원; 호르몬 shower (1) Evolutionary theory

  폭력성; 성별 차이를 셀프 트랙백.

  지금까지 성인 남녀의 성차(sex difference)에 대해 이 블로그에서는 많이 다뤄 왔는데, 핵심적이지만 다루지 않은 사실이 하나 남아 있다.  바로 무엇이 남녀의 성차를 만드는가 하는 점이다.  리플이나 포스팅 중에 짧게 언급한 적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독립 포스팅으로 다룬 일은 없기에 작성해 보려 한다
.


성차의 근원
 
  수태되고 나서 몇 주 동안은 사람의 태아를 해부학적으로 자세히 보아도 거의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없다.  결정적으로 둘이 다른 경로를 밟는 과정은

  X 염색체상의 유전자 가운데 상당수는 성과 관련되지 않은 특징들을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빨간색과 초록색을 구분하는 능력도 X 염색체상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1].  그러나 Y 염색체는 정소의 발달을 명시하고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2].  인간의 경우 수정되고 나서 5주가 되면 배아에 '양성 발달 가능(bipotential)' 성선(性腺)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성선은 나중에 정소 또는 난소로 발달하게 된다.  이 양다리를 걸친 성선은 Y 염색체가 존재하는 경우 수정 후 7주 정도 되었을 때에 고환으로 발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Y 염색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성선은 13주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부터 난소로 발달한다.

- 'Why sex is fun(섹스의 진화)', Jared Diamond, 김지원 역, 사이언스북스 刊, p.94

[1] X 염색체 위에는 특정 성질을 발현시키는 유전자가 많다.  '반성 유전'이란 말을 기억하시는 말이 많을 것이다.  혈우병이 그 대표적인 예며, 3색 색각 (4)에서 포스팅을 할애한 적도 있다.
[2] Y 염색체에는 신체의 일반 성질을 좌우하는 유전자가 그리 많지 않으며, 인간 염색체 사진을 본 분이라면 다 아시다시피 X 염색체에 비해 크기도 훨씬 작다.  다 이유가 있다.

인간(포유류)의 default sex는 여성(암컷)

  약간 바꿔 말해서, Y 염색체가 없으면 인간은 여성으로 발달한다.
  다음 단계는 Y 염색체가 어떻게 태아의 몸과 마음을 '남성화' 시키는가다.

  Y 염색체의 맨 끝에 SRY라는 유전자가 있다. SRY는 612문자 길이에 단 하나의 엑손(문단)으로 구성된 아주 작고 간단한 유전자다... 그것은 뇌의 몇몇 부위와 그밖의 단 한 조직(고환)에서 몇 시간 동안 켜지는데 쥐의 경우 대개는 임신 11일째에 켜진다... 간단히 말하자면 태생 포유동물은 SRY라는 단일 유전자가 있어야 수컷이 되고 그 유전자의 정상적 판형이 없으면 암컷이 된다.
  마치 자동차 엔진을 작동시키는 것처럼 SRY는 아주 간단한 동작 하나로 이 웅성화 과제를 수행한다.  SRY는 SOX9라는 다른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는데, 그것이 전부다.  유전적으로 남성인 사람이라도 두 개의 SOX9 유전자 중 하나가 작동하지 않으면 대부분은 굽은골형성 장애라는 골격계 질환을 가진 여성으로 발달한다[3].  SRY는 마치 심드렁한 선장처럼 SOX9에게 배를 항구에 대고 정리한 다음 침상으로 가서 쉬라고 명령을 한다.  그러면 SOX9는 정신 없이 뛰어다니면서, 고환에 있는 유전자들뿐 아니라 뇌에 있는 모든 유전자들, 가령 Lhx9, Wt1, Sf1, Dax1, Gata4, Dmrt1, Amh, Wnt4, Dhh의 스위치를 올리고 내린다이제 이 유전자들이 호르몬 생산을 시작하고 중단하면, 신체의 발달에 변화가 일어나고 다른 유전자들이 발현한다.

- 'Nature via nurture(본성과 양육)', Matt Ridley, 김한영 역, 김영사 刊, p.332~33

[3] Campomelic dysplasia(굴지성이형성증).  간단히 보시고 싶으신 분은 여기를 참고하시길.

SRY가 유전자를 점화하고 호르몬을 생산해야 태아가 남성으로 바뀜

  SOX9 유전자가 방아쇠를 당겨서 생산되는 이 호르몬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하나를 이미 소개했지만, 그런 간접적이고 성숙한 후에야 영향이 명확한 일보다 태아 시기 외관상으로 성별 차이를 일으키는 데 집중하면
 
  ... 수정 후 8주째에 이르면 고환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라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만들어진 테스토스테론 가운데 일부는 이와 유사한 스테로이드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으로 전환된다.  남성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이 스테로이드 물질들은 다양한 잠재력을 지닌 태아 체내의 구조[原基]를 귀두, 음경간, 음낭 등으로 발달시킨다.  그런데 바로 이 구조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경우 음핵, 소음순, 대음순으로 발달한다[4].  태아는 또한 두 가지 종류의 관에 양다리를 걸친 채로 출발한다.  뮬러관(Mullerian duct)과 울프관(Wolffian duct)이 그 둘이다.  고환이 없는 경우에는 울프관은 쇠퇴되어 사라지게 되고 뮬러관이 여자 태아의 자궁, 나팔관, 질의 내부로 발달하게 된다.  고환이 존재하는 경우 상황은 반대로 돌아간다.  남성 호르몬은 울프관을 남성 태아의 정낭, 정관, 부고환으로 발달시킨다.  그와 동시에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뮬러관 저해 호르몬(Mullerian inhibiting hormone)이라는 단백질의 이름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뮬러관이 여성의 내부 생식 기관으로 발달하는 것을 막는다.

- 'Why sex is fun(섹스의 진화)', Jared Diamond, 김지원 역, 사이언스북스 刊, p.96~97

[4] 남성 독자들은 한 번 음낭을 관찰해 보시라.  가운데에 보이는 봉합선은 여성이라면 양편으로 갈라져 음순이 되었을 부분이 붙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남성 호르몬이 고환에서 나와야 외부 생식 기관들이 남성형으로 바뀜

  SRY 유전자가 뇌에서도 켜진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인체의 주요 (내부) 기관 중 생식 기관을 빼고는 남녀 차이가 가장 현저한 것은 바로 뇌다.[5]  이런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관찰하는 남녀의 성차가 태어날 때 나타난다.

  [5] 우선 뇌의 지령에 의한 행동이 다르다.  행동이 뭐가 다르냐는 질문은 여기를 자주 오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안 하시리라 생각한다.  그 뿐 아니라, 뇌의 외관에서도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tbC.. 

  인간은 현재 의학적 기록을 꽤 상세히 남기기 때문에, 이 복잡한 과정 중 무엇이 잘못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상당히 많이 알려져 있다.
 
 0) 암컷 쥐에 SRY 유전자를 집어넣으면 수컷으로 발달한다.
 1) 위에서 말했듯이, SOX9 유전자 둘 중 하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여성으로 발달한다.
 2) X 염색체가 하나만 있거나 세 개 있으면 여성으로 발달하지만, X 염색체가 두 개라도 Y 염색체가 하나 있으면 남성으로 발달한다. (물론 '정상'은 아니지만 말이다)
 3) 드물게 세포에 테스토스테론이 결합하는 수용체(receptor)가 제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어떻게 될까? @.@ (주의; 독자용 연습문제임.  참고로, 여성의 경우에도 테스토스테론 수용체는 있다.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렇지...)
 
  유전자에 따른 문제는 '디지탈' 적으로 나타나지만 - 이 의미는 대개 사람들에게 '간성(間性; hermaphrodite)'이라고 말할 정도의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얘기다 - 일상 생활에서 이 사이의 미세한 변화를 보여 주는 증거가 의외로 꽤 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적도록 하겠다.

  漁夫
.


닫아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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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새벽안개 2010/12/10 22:49 # 답글

    12주때까지 남자될 기회를 주겠다. 그때까지 안되면 여자로 만들어 버리겠어.
  • 漁夫 2010/12/11 13:32 #

    아하하하 ^^;;
  • 액시움 2010/12/11 00:04 # 답글

    내시 목소리가 괜히 간드러지는 게 아니죠.

    저으으은하하아아앙♡
  • 漁夫 2010/12/11 13:32 #

    ㅋㅋㅋ (오래 살기도 합니다)
  • ㅁㅅㅇ 2012/06/09 23:45 # 삭제

    그 전에 거세하다 죽는 사람들이 많아서 문제이지만 말이지요..
  • MK-10 2010/12/11 07:50 # 답글

    Development에서 시차를 가진 유전자들의 발현이 어떻게 '알'을 개체로 만들어 가는지 궁금해하던 차에 새로운 먹이(?)를 던져주셔서 감사합니다.
    tbC를 기다립지용. :)
  • 漁夫 2010/12/11 13:34 #

    발달 전체는 무지하게 복잡해서 - 원리에 대해서는 우리가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 제가 여기에서 제대로 묘사할 건수가 아니에요. 다행히 비전공자들이 세부까지 알 필요는 없고(저도 당근 모르지요), 여기서는 제가 아는 한에서 '성호르몬이 뇌에 어떻게 행동의 차이를 유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만 언급하려고 합니다.
  • 2010/12/11 09: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漁夫 2010/12/11 12:22 #

    comment 감사합니다. 그 '연쇄고리'가 난마처럼 복잡하기는 합니다만, 아시다시피 여기서는 그런 고급 수준의 답을 요청하지 않잖습니까! ^^;; [뭣보다 주인장이 '업자'가 아니라서 그렇지요 -.-]

    아무러케나 써갈겨도 된다는 얘기가 아니라 개략적으로 전체의 묘사를 보자는 얘기니 약간 좀 봐주셔요(스포일러 해도 됩니다 꾸벅)....
  • 모모 2010/12/11 13:04 # 답글

    음, 시험 끝나면 anti-mullerian hormone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남자라던가 하는 신기한 얘기들을 좀 써볼까요 ~_~ ㅋ
  • 漁夫 2010/12/11 13:34 #

    네, 쓰시면 알려 주셔요. ^^;;
  • 모모 2010/12/11 18:34 #

    일단 시험 전에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부분만 간략하게 정리해봤습니다 ^^;;
  • 漁夫 2010/12/13 19:03 #

    잘 보았습니다. 기대할게요~
  • 일화 2010/12/13 10:35 # 삭제 답글

    글의 내용대로라면 몸은 여자인데 뇌(와 유전자)는 남자인 사태가 발생하겠군요.
    그나저나 역시 유전자+생화학은 어렵군요...
  • 漁夫 2010/12/13 19:04 #

    뇌 측면에서도 사실 복잡하고, case에 따라 논의의 여지가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최대한 간략하게 예만 들도록 할게요.
  • sunlight 2010/12/14 07:59 # 삭제 답글

    야호! 드디어 비로긴 접근금지 정책이 풀렸군요.

    어부님, 안녕하세요? 한참이나 기다렸슴미당~.

    포스팅 잘 보고 있습미당~.

  • 漁夫 2010/12/14 11:08 #

    '처녀성' 글에 열폭하는 친구들 땜에 비로그인을 잠깐 막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일 없으면 비로그인 분들도 리플 달 수 있게 할 것입니다 ^^;;
  • 2010/12/16 20:18 # 삭제 답글

    내시가 오래 산다는 이야기는 저도 언젠가 들어본것 같은데 .......
    방금 또 다른 기억으로는 현대의 성전환자 ..아마도 남성에서 여성으로 겠죠.. 들은 보통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 ......라는 글도 본 기억이 남니다. ..

    흠.. 둘다 어설픈 지식배경에 짧게 지나가는 글들만 본것이라서 ... 제 기억에 확신은 없지만 어느것이 사실.. ... 바른 상식인가요?


    여튼 진화심리학에 끌려 글찾다가 아주 좋은 글들 많이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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