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5 23:36

Sydney Opera House ; 계획 실패의 고전적 사례 Views by Engineer

  계획 오류의 한 사례(아이추판다님)를 트랙백.

  아이추판다님의 글에서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얘기가 나옵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1957년 6년간 7백만 달러를 들여 지을 계획이었지만, 완공된 것은 16년이나 지난 1973년이었다. 건설비용도 1억 달러로 십 수배나 늘었다.

  시드니를 안 가 본 漁夫 같은 사람도 거기의 오페라 하우스가 어케 생겼는지는 압니다.  더군다나 漁夫는 다들 아시다시피 고전음악광이기도 하고요.  아직 안 가 보신 분들을 위해 외부와 내부의 짤;

여기는 이러케 생겨따니까

  [ 그림 소스 ; 구글신]

  대단히 기발한 건물이자, 보는 맛은 있습니다....만, 漁夫 같은 공돌이의 눈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을 수 없는 건물입니다.  물론 漁夫는 화돌이지 건돌이는 아니지요.  하지만 이런 형태를 취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전형적인 상자 세워 놓은 모양의 건물들에 비해 중력에 대처하기가 상당히 머리 아프다는 정도야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는 디자인의 뜨거운 경쟁 역사와 대형 사업이 어떻게 실패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고전적인 사례이다[1].  시드니 항에 들어설 이 종합공연장의 설계 공모에 모두 223점이 출품되었고 그 중에서 덴마크의 건축가 이외른 우트존이 기구 없이 맨손으로 그린 스케치가 당선되었다.  그의 설계도는 커다란 조가비를 엮어놓은 듯한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마치 범선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지만 공학적인 요소에 대한 고려는 거의 없었고, 그러다보니 설계가 너무도 비현실적이어서 건물을 짓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1973년에 완공되었을 때 오페라 하우스는 건축과 공학 분야에서 신기원을 이룩한 건축물로 아낌없는 칭송을 받았지만 사실은 원래 예정보다 9년이나 늦게 문을 열었고 당초 건설비의 1,400 퍼센트가 이 건물에 들어갔다.  건축가의 집착으로 말미암아 (자의적인) 형태의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임시변통의 공학적 결정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으며 건물의 관리유지를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1989년에 수백 건의 건물 보수 사업이 늦춰지고 오페라 하우스의 균열 현상이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장장 10년에 걸쳐 모두 7천 5백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는 복원 사업이 시행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의 명물로 자리잡은 지 오래지만 기능면에서는 이만저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불행하게도 오페라 하우스의 형태가 안고 있는 결함은 오토바이나 트랙터, 식기의 형태에서 나타나는 결함처럼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 'The evolution of useful things(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Henri Petroski, 이희재 역, 지호 刊, p.278~79

[1] 漁夫 주 ; Classic failure of architecture, for classical music.... OxzTL

한국이 아니라 호주의 공공 건물이니까


  漁夫를 포함한 공돌이들이 늘상 하는 일이 주어진 비용 안에서 [사후 유지/보수/관리를 포함하여]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무엇인가를 고려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것이 임시변통의 땜질이 될 수도 있고, 진짜 제대로 되어서 수 년은 (수 년이라면 공학적 입장에 보아 대체로 상당히 긴 시간입니다) 불평을 안 듣는 좋은 결정일 수도 있지요. 
  건물의 외관을 좋게 보이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만, 그래도 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요.  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아마 시민들의 세금으로 굴러가고 있을 테고(자치 조직이라면 저 엄청난 관리 비용을 입장 수입으로 얻기는 불가능하겠지요), 결국 외관에 집착한 결과 세금을 심각하게 낭비한 결과를 낳고 만 셈입니다.  그 세금의 수익자라면 오페라 하우스 주변을 도는 관광 코스를 운영하는 업체 정도?  이래서는 상~당히 곤란하지요.

  漁夫

덧글

  • jane 2010/12/05 23:56 # 답글

    하하 역시 그런 문제가 있었군요 ^^; 저거 제대로 굴러가는 건물인가 싶었는데. 그래도 사실 수많은 공학도를 먹여살리는(...)건물일지도요.
  • 漁夫 2010/12/06 20:23 #

    세금 걷어서 '공돌이'들을 먹여 살리는 나름 유용한 기능이 있었군요 ㅋㅋㅋㅋ
  • 한뫼 2010/12/05 23:59 # 답글

    세금이.......진심으로 말하는데 호주라서 다행입니다.
  • 漁夫 2010/12/06 20:24 #

    네 '여자라서 다행이에요'가 아니라 '호주라서 다행입지요'.... ㅎㅎㅎ
  • 커티군 2010/12/06 00:01 # 답글

    건축은 아니지만 요즘 제품설계에서도 유지비는 물론이고 '고장이 나더라도 사용자의 안전과 최소한의 기능은 살아있어야 한다'는게 필수적인 사항이니까요...드로잉만으로 통과가 됬다는 점이 ㅎㄷㄷ 합니다 -_-ㅋ
  • 漁夫 2010/12/06 20:24 #

    건축이 중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데 그 점을 너무 도외시했어요. 문제가 안 생기면 이상한 형상이니...
  • asianote 2010/12/06 00:13 # 답글

    하지만 돈만 있으면 어떤 삽질을 해도 용서가 가능합니다!
  • 漁夫 2010/12/06 20:24 #

    하지만 세금 낭비는 용서가 안 됩니다...... 만 호주니까 우리는 그 삽질을 감상만 하면 됩니다 ㅎㅎㅎ
  • Allenait 2010/12/06 00:16 # 답글

    허. 이런 문제가 있을 줄은 전혀 몰랐군요
  • 漁夫 2010/12/06 20:28 #

    유명은 한데 그 이면에는 냉혹한 공학적 현실(!)이...
  • 액시움 2010/12/06 00:29 # 답글

    호주인들이야 오페라 하우스의 브랜드 효용이 세금을 뛰어넘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허허;;
  • 漁夫 2010/12/06 20:34 #

    '더 저렴하고 합리적이면서도 브랜드 효용이 괜찮은 길이 있지 않았을까?'란 질문에 답하기 난감하지 않을까요?
  • 초록불 2010/12/06 02:44 # 답글

    저 문제는... 발번역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http://orumi.egloos.com/3308768
  • 漁夫 2010/12/06 20:30 #

    아 그 문제의 이면을 철저히 파헤쳤나 보군요. 근데 발번역이라니 참.... -.-
  • Levin 2010/12/06 05:34 # 답글

    아 이래서 오페라 하우스가 맨날 적자경영 이라는 걸까요. 망하면 공연 보러 갈데가 없어지는뎅 ;ㅁ;
    콘서트홀 내부 저렇게 보니 엄청 큰거 같네요.
  • 漁夫 2010/12/06 20:30 #

    수리비 감당하기가 버거울 겁니다.

    오... 진짜 커 보이긴 합니다. 별 생각 없이 갖다 붙였습니다만...
  • 데니스 2010/12/06 07:54 # 답글

    가까이서 보면 더러븐(?) 흰타일에 실망 한다죠~ ㅡ,,ㅡ
  • 漁夫 2010/12/06 20:31 #

    하하 흰색 건물이 다 그렇지요 ^.^
  • 위장효과 2010/12/06 08:23 # 답글

    누구나 다 브루넬레스키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죠.

    그러고보니 제 1회 런던 만국박람회의 주 전시장인 된 수정궁 도안도 저런 핸드드로잉이긴 했지요. (그거야 박람회 끝나면 철거할 건물이었지만)
  • 漁夫 2010/12/06 20:31 #

    수정궁이라... 참 오래 전 얘기군요. 고전적인 건축의 성공담 얘기였고 '엠마'에서도 등장했었다는.

    심지어 Pablo Casals도 거기서 연주한 일이 있댑니다.
  • 트윈드릴 2010/12/06 08:38 # 답글

    제가 웬만해서 브랜드 가치 어쩌구 저쩌구 하는 이야기를 믿지 않는데 -- 실제로
    그 수치가 나오는 과정을 보면 상식하고는 워낙 거리가 멀거든요OTL --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정도면 기능이건 유지비건 상관없이 브랜드마케팅의 위대한 성공사례로 봐도 무방합니다;;

    회계 결산을 보니 3~400만 오스트레일리안 달러의 당기순이익을 올리지만, 건물의 감가상각 비용이 너무 크네요 ㅎㅎㅎ;;
  • 漁夫 2010/12/06 20:34 #

    '더 저렴하고 합리적이면서도 브랜드 효용이 괜찮은 길이 있지 않았을까?'란 질문에 답하기 난감하지 않을까요?

    아마 공학적으로도 완벽하면서 랜드마크가 될 만한 것이라면 Gustave Eiffel이 세운 두 개의 건축물이 기념비적이라 할 만 하지 않습니까? 근데 저 건물은 그 면에선 완존히 빵점에 가깝거든요.
  • 위장효과 2010/12/06 21:29 #

    그런데, 구스타프 에펠의 두 건축물중 바다에 서있는 작품 하나는 모르겠는데 파리에 서있는 또다른 작품은 처음 세워질 때 무진장 욕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이야 파리의 명소중 하나지만.
  • 少雪緣 2010/12/06 10:39 # 답글

    실제 가보면 별거 없습니다. 진짜 별거 없어요...새해 시작할때 사람들이 북적인다는거 정도?;
  • 漁夫 2010/12/06 20:35 #

    하하... 제가 시드니 가 볼 날이 있을지 -.-
  • 2010/12/06 20: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漁夫 2010/12/06 20:35 #

    아하하하하! 진짜 걸작입니다 ㅋㅋㅋ
  • 김우측 2010/12/06 20:47 # 답글

    음 그래도 오페라 하우스 덕분에 유명해진 시드니를 방문하는 사람이 늘었을 수 있고, 그로 인한 세수와 호주의 수입이 늘었을 수 있지요. 다만 그걸 계량화 할 수 없다는게 문제지만요;;
  • 漁夫 2010/12/07 13:15 #

    아마, 다 건설되기 전과 후의 관광 수입 자료 같은 것이 있으면 비교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저도 다른 리플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관에는 괜찮아 보인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단 굳이 저렇게 공학적 고려가 없도록 만들지 않더라도 미관이 괜찮은 건물을 만들 방법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 2010/12/07 01:4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漁夫 2010/12/07 13:17 #

    이덕하님 말씀에 따르면, 전면 개정판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십니다. 그런데도 '싸우자는 건가.... 'OxzTL

    구번역(이용철 역)은 읽으면서 특히 어렵다든지 이상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원문을 못 봤으니 얼마나 오역이 있는지까지는 저도.....

    이번 개정판 전에 나온 것은 못 봤습니다만, 같은 사람이 '확장된 표현형'을 번역한 건 갖고 있습니다. 책 내용도 어려운데다가 번역까지 한몫 해서 이뭐병.
  • 스카이호크 2010/12/07 09:48 # 답글

    공돌이들의 말을 잘 들으면 쓸데없는 삽질은 줄일 수 있지요. 그런데 세상이 재미없어진다는(...)
  • 漁夫 2010/12/07 13:18 #

    아닙니다!!!!!!!!!!!!! Eiffel을 보라고요!!!!!!!!!!!!!

    [ 믿쑵니다 하앍하앍 ]
  • erte 2010/12/07 16:08 # 삭제 답글

    저 건물이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1970년대 건물이라서라는게 정확합니다. 형태적으로 셸구조나 포인티드아치 등의 저런 형태의 유사한 구조가 중간기둥이 없어야하고, 천정이 높아야하는 대공연장에 박스형태보다 오히려 적절한 해답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저게 철골구조로 가서 껍데기만 씌웠으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우트존의 경우 저 지붕이 '순수한 구조물' 이길 너무나 강하게 바랬기 때문에 문제가 커진겁니다. 저게 전체가 콘크리트가 되면서 자체 하중만 엄청나졌거든요. 당시 엔지니어링을 맡았던 회사에서는 그 계획을 반대했었는데, 우여곡절이 길지만 생략 ㅎ. 공학적인 고려가 없었다기보다는 어설프게 공학적이고 싶어했던게 문제였던 거지요.
  • 漁夫 2010/12/08 09:08 #

    아니 저 구조에 철근이 안 들어가 있다는 얘긴가요??????????????????? OxzTL
  • erte 2010/12/09 09:31 # 삭제

    아뇨아뇨;; ^^;;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콘크리트 구조물에는 당연히 철근이 들어가야지요 ^^;;;

    철골구조로 짜서 클래딩을 하는 방식으로 갔으면 차라리 가벼워졌을건데, 저 지붕 전체가 철근콘크리트 돌덩이가 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다는.. 뭐 그런이야깁니다;;;
  • erte 2010/12/09 09:35 # 삭제

    헷갈려하시는거 같아 조금 더 설명을 드리자면,

    철골 - 주변에 고층 빌딩 지을때 벌건 쇳덩어리로 짜서 올리는게 철골
    철근 - 공사장 가면 볼수있는 동그랗고 가는 철봉에 볼록볼록 무늬가 튀어나와있는것.

    입니다.
  • 漁夫 2010/12/09 10:55 #

    감사합니다. ^^;;

    [ 제가 '건돌이'가 아니란 인증 리플... ]
  • ddd 2010/12/07 21:34 # 삭제 답글

    근데 리차드 도킨스나 어부씨 같은 진화론자가 극우파가 되는 이유는 뭐죠?

  • 이덕하 2010/12/08 07:07 #

    도킨스는 극우파가 아닙니다. <이기적 유전자>를 출간할 당시에는 영국 노동당 지지자였습니다. 지금은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극우파는 아닙니다.
  • 새벽안개 2010/12/08 11:04 # 답글

    그저 눈물이..... 아마 이건 감동의 눈물일꺼야.... 감동의 눈물.
  • 漁夫 2010/12/08 12:18 #

    아무리 봐도 공돌이 관점에서는 정말 돈이 아깝습니다.
  • BigTrain 2010/12/08 14:59 # 답글

    60~70년대 1억달러면 이거 뭐 ㅎㄷㄷ하네요. 한국에서 일이 저렇게 풀렸다면 관련자들 모가지를 날리라고 난리가 났을 듯.. ㄷㄷ

    그나마 전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됐으니 시드니 사람들이 봐주는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 漁夫 2010/12/08 21:11 #

    오페라 하우스 하나 건설에 1억 $이면 지금도 비싸다는 소리 나올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랜드마크 치고는 너무 비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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