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0 09:51

漁夫가 J. Harris의 '가설'을 지지하는 이유(1) Evolutionary theory

  Miscellanies about debates - deja vu의 리플로만 다루기에는 상당히 중량감 있는 얘기가 많아서 독립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리플에 언급된 점이 J. Harris와 발달심리학자(developmental psychologist) 들의 논쟁에서 상당히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분야 전문가도 아니면서 헛발질할 가능성이 높은 주제에 대해 손을 너무 많이 대는 듯해 꺼림직합니다만, 漁夫가 볼 수 있는 source 한도 내에서 이 점을 가능한 한 자세히 설명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리플
 
  부분으로 따로 떼면 일관된 관점이 흩어질 수가 있어서 먼저 모아 놓고, 그 다음에 한 부분씩 제 응답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1.  Judith Harris 역시 data의 의도적 선택과 무시라는 비판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금 검색해 보니 특히 Jerome Kagan과의 논쟁은 흥미로웠던 면이 있군요. Kagan은 Harris가 특히 최근의 양육 영향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여러 논문들을 (아마도 의도적으로) 참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두 분은 모두 Cambridge 에서 한 때 살았던 분들이죠...

  http://www.slate.com/id/5853

  어부님의 이 포스팅의 의도는 저는 십분 이해하고 완벽하게 동의합니다. 그러나 엄밀한 순수 과학이나 공학의 연구와는 달리, 심리학이나 정신 의학의 연구에서 통계의 처리는 정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저도 데이터를 좀 만져봐서 아는데, 똑같은 data set를 가지고 어떻게 operate 하는냐에 따라서 정 반대의 결론을 도출한다는 건 정말 식은 죽 먹기입니다. 물론 이건 study design의 결함에 대부분 의거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이 분야에서 엄밀한 - 특히 in vitro에 가까운 여러 confounding factor를 통제한 - study design 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사회 과학에서는 더 심하면 심했지, 그보다 나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드시 통계와 데이타가 쌓여 있는 연구라고 해서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데로 대중의 모호한 통념을 따른다는 건 더 무서운 일이긴 하지요.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저는 James Surowiecki의 [The Wisdom of Crowds]를 좋아하고 그가 제시하는 일련의 예들과 실험들이 마음에 듭니다. 여기에 의하면 일반 과학자들의 '통념'과 달리 그다지 정보도 많아 보이지 않고 데이터도 없는 대중들이 의외로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저자는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명쾌하면서도 합리적인 설명을 내 놓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해 보면 한국의 부모들이라면 Harris의 이론을 '역시 또래 집단이 중요하다니 우리 애는 유치원부터 좀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최고로 좋은 데로 보내야...그래야 제대로 된 애들이랑 어울리겠지' 뭐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다분하다는 걸 생각하니 이건 좀 다시 안습이긴 합니다. .OTL

2.   공학이나 물리학, 수학과는 달리 인간 관계 학문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선입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오죽하면 Judith Harris가 그런 연구 결과를 내 놓은 것은 자신의 병 때문에 아이들의 양육에 최선을 다 하지 못한 죄책감 때문일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겠습니까.

  가령 어부님이 지지하시는 진화 심리학의 경우에도 저 역시 대부분의 경우는 그 연구 성과들에 동의하는 편이지만, 이것이 완벽하게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않고, 그에 반대되는 결과를 도출하는 연구들도 계속 나옵니다. 물론 진화론적 입장은 '현재로서는' 창조론 (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지만서도) 보다는 나은 모델이지만 역시 완벽한 이론 체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복잡한 인간 사회에 적용시키기에는 말이죠. 특히 정책 입안 등에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인가 - 어느 포스팅에선가 어부님이 이렇게 주장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 는 정말정말 신중하게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인간 사회는 실험실과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죠...

다시 한 번 긴 덧글 죄송합니다. ;;;

  길고 상세한(오해 또는 그 여지가 없는) 리플은 언제나 환영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무엇을 생각해 봐야 하는가에 대한 제 숙고를 도와 줍니다.  죄송하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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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 주셔요 ^^



답 I ] J. Kagan의 의견에 대해
 
1.  Judith Harris 역시 data의 의도적 선택과 무시라는 비판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금 검색해 보니 특히 Jerome Kagan과의 논쟁은 흥미로웠던 면이 있군요. Kagan은 Harris가 특히 최근의 양육 영향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여러 논문들을 (아마도 의도적으로) 참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 왔던 것 같습니다. 

   http://www.slate.com/id/5853

  J. Kagan과 Harris의 논쟁 중 'Slate'에서 했던 논쟁은 Harris의 홈페이지에도 올라 있습니다.  같은 내용입니다(http://judithrichharris.info/tna/slate.htm).  제가 영어 실력이 일천한지라 둘이 상당히 센 내용의 언사까지 주고받은 정확한 이유는 잘 모릅니다만, Kagan이 '양육 가설'이 처음 나왔을 때 뭐라고 평했는지를 보면 이해가 가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Pinker는 'The blank slate'에서 Kagan이 1998년 9월 13일 'Boston Globe'에 발표한 글을 예로 들었습니다.  Pinker의 책을 그대로 인용해도 되겠지만, 인터넷에서 찾은 기사(물론 Pinker보다는 더 '중립적'일)를 갖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좀 중요한 부분은 오해 없도록 -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 번역도 곁들였습니다.  혹시 번역에 문제가 있다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Kagan, J. (1998, September 13). A parent’s influence is peerless: Nurture Assumption ignores more theory than it proposes. The Boston Globe, p. E3.

  ... Kagan counters that is the educational level and social status of parents along with their parenting style, do make a great deal of difference.

  The behavior and moods of 6-month-old infants are very similar whatever their parents’ level of education. But by 5 or 6 years, children’s psychological differences are not at all subtle because each has been socialized differently.

  That explains why a 6-year-old raised in New England will be very different from a 6-year-old raises in Malaysia, Uganda, or the southern tip of Argentina. The reason is they experience different child-rearing practices by their parents.

  Harris would answer, "Not at all. It is because they are growing up in different cultures and playing with different kinds of kids." But Kagan goes on:

  Children of Mexican-American parents growing up in the Southwest are more cooperative and less competitive than native children who live in the same town, go to the same schools, and watch the same television programs. Children of Japanese parents growing up in California work harder in school, and obtain higher grades than Mexican-American children living in the same neighborhood and attending the same schools. The differences, of course, are the work of the parents.
  남서 지방에서 자란 멕시코-미국 양친의 아이들은 같은 마을에서 살고 같은 학교에 가고 같은 TV 프로그램을 본 (남서 지방) 아이들보다 더 협력적이고 덜 경쟁적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일본 양친의 아이들은, 같은 이웃에 살고 같은 학교를 다닌 멕시코-미국 아이들보다 학교에서 더 열심히 공부했으며 성적이 좋았다.  이 차이는, 물론, 부모들의 공이다.

  Kagan goes on to show how children traumatized by war can "regain cognitive and social skills" after being "adopted by nurturing families." He cites many examples of this.

  Kagan contends that Harris has not only ignored important facts but relies on faulty research. Parental influence on children is very subtle and complex, and their are many interlocking factors in the socialization of children. "Although parents clearly do matter, it is often hard to measure just how."


  "Unfortunately, a great deal of the evidence cited (by Harris and others) to support the idea that parents don’t matter much is based on questionnaires in which people are asked to describe themselves." Study of the research shows parents estimate of genetic influence increases as the child grows older while the observation by social scientists reveals that it actually decreases with age.
  "불행하게도, 부모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지하는 증거들의 - 해리스와 다른 사람들이 인용한 - 많은 부분이, 사람들이 자신을 묘사하도록 요청받은 설문지에 근거한다."  연구 결과를 연구한 것(아마 meta-analysis 얘기 같습니다)은 부모의 유전적 영향 평가가 아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증가함을 보여 주지만, 사회 과학자들의 관찰은 나이에 따라 사실 감소함을 보여 준다.

  Kagan refers to research showing that many lasting personality traits are molded in the home before school and friends begin to have strong affect. And the choice of friends usually comes out of a personality that has already significantly formed.

  Serious biographies and interviews of adults constantly hold parental influence to be stronger and long-lasting than that of peers and other environmental factors.
  성인들의 인터뷰 기록 및 진지한 전기 작가들은 부모의 영향이 또래 집단과 다른 환경 영향보다 더 크고 오래 간다는 것을 꾸준하게 보여 준다.


- http://www.centerforyouth.org/Encyclopedia.aspx?id=61604

  이 페이지는 별다른 논평 없이 Kagan의 주장을 전하고 있지요.

  우선 이 논평에서 가장 큰 문제라면, Harris가 주장한 핵심 중 하나인 "부모와 아이의 성격에 상관 관계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부모가 양육 방식에 의해서 아이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해석 해야만 하냐?"란 질문입니다.  Kagan은 이 점을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Kagan의 처음 '아이들' 얘기는 - 말레이지아, 우간다, 아르헨티나 - Harris의 말처럼 '각 나라의 아이들에게는 부모와 또래 집단 모두가 다르다'란 반론에 답해야 하고, 멕시코-아메리카 부모의 아이를 얘기하는 문단에서는 '부모의 성향을 아이가 (유전에 의해) 물려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했냐?'고 반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올바른 비교 대상은 

  A국에서(가령, Kagan의 말에선 A=일본) A국 국민인 부모-아이
  vs. B국에서(Kagan의 말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또는 남서 지방) A국 국민인 부모-아이

  가 되거나(이 경우는 아이의 또래 집단만 다릅니다), 

  A국에서 A국 국민인 부모-아이 vs. A국에서 B국 국민 부모에게 입양된 A국 아이

  라고 생각합니다(이 경우는 부모만 다릅니다.  아마 양육 방식도 다르겠지요).  이 두 방법으로 또래 집단의 영향과 부모의 양육 방식의 영향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Kagan의 문제점은 'B국에서 A국 국민인 부모-아이'와 'B국에서 B국 국민인 부모-아이'를 (결과적으로) 비교했다는 것입니다.  이러면 유전 영향을 고려할 수가 없지요.

  전쟁 상황처럼 '아예 아이들을 망치는' 경우는 제가 예외라고 여러 번 언급했으니 제외해도 될 것입니다.

  성인에게 성격 평가 설문지를 돌리고 그 자신이 답한 내용을 분석하여 성격을 평가하는 '자기-보고(self-reporting)'를 비판하는 얘기가 나왔는데, 여기서는 두 가지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1)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매우 많은 연구들을 제외해야 한다는 문제가 나옵니다.  J. Harris의 말을 들어 보도록 하지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격에 관한 대부분의 자료는 자가보고 표준인성검사 설문지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자가보고 인성검사를 의문시하는 전략은 설로웨이의 경우[1]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이것 없이는 앞으로 연구를 해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 'No two alike(개성의 탄생)', J. Harris, 곽미경 역, 동녘사이언스 刊, p.157~58

  자가보고 성격검사는 검사를 하기도 쉽고 검사에서 얻은 방대한 자료를 컴퓨터로 처리할 수도 있어 현재 우리가 성격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의 상당 부분은 이 방법에 기초한 것이다... 수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갈고닦여 신뢰성과 정확성을 획득한 테스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검사의 정확성은 다른 평가 방법과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보면 판단할 수 있다...
  자가보고 성격검사가 미심쩍어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낀다... 하지만 성격을 평가하는 방법에 저마다 결점이 있다고 해도 어디서든 출발은 해야 한다.  뒷받침해 주는 다른 증거 없이 단일한 방법에 의해 산출된 자료는 가치가 별로 없다.  이 책에서 내가 내린 어떠한 결론도 성격검사 결과만을 토대로 한 것은 없다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

- Ibid., p. 43~44

[1] Sulloway의 'Born to rebel(타고난 반항아)'에 대한 언급.  맏이가 둘째 이하보다 더 보수적 태도를 갖는다는 이론에 대한 비판이다.

  자가보고 성격검사는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으며, 무엇보다 다른 방식들과 교차점검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과 검증이 가능한 방법이라고 Harris는 말합니다.  '미심쩍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기에도 증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얘기겠지요.

 2) Kagan의 말에서 가장 이상한 점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입니다.

 "불행하게도, 부모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지하는 증거들의 - 해리스와 다른 사람들이 인용한 - 많은 부분이, 사람들이 자신을 묘사하도록 요청받은 설문지에 근거한다." 
 "성인들의 인터뷰 기록 및 진지한 전기 작가들은 부모의 영향이 또래 집단과 다른 환경 영향보다 더 크고 오래 간다는 것을 꾸준하게 보여 준다."

  여기서, 첫 문장은 분명히 자기보고 설문조사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 문장하고 첫 문장이 이 인용 내부의 의미상 양립이 가능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인들의 인터뷰 기록도 '자가 보고'이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기 작가들이 - 전기를 쓴 대상과 직접 인터뷰했건(이랬다면 역시 '자가 보고'죠) 아니건 간에 - '유전적 영향'을 배제한 부모의 영향만 가려낼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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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어느 정도로 핵심을 짚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J. Kagan이 Boston Globe 기고문에서 펼친 주장은(제가 인용한 페이지가 충실하게 요약을 했다면) 제가 생각해도 논리의 헛점을 찾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Pinker도 제가 언급한 부분을 비판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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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 주셔요 ^^



답 II ] 통계적 처리에 대해
 
  엄밀한 순수 과학이나 공학의 연구와는 달리, 심리학이나 정신 의학의 연구에서 통계의 처리는 정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저도 데이터를 좀 만져봐서 아는데, 똑같은 data set를 가지고 어떻게 operate 하는냐에 따라서 정 반대의 결론을 도출한다는 건 정말 식은 죽 먹기입니다.  물론 이건 study design의 결함에 대부분 의거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이 분야에서 엄밀한 - 특히 in vitro에 가까운 여러 confounding factor를 통제한 - study design 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사회 과학에서는 더 심하면 심했지, 그보다 나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드시 통계와 데이타가 쌓여 있는 연구라고 해서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까!  대부분의 과학이나 공학처럼 지극히 균일한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r^2 < 0.95 라면 신뢰도를 의심하는 수가 많고 저도 제 직업 전선에서는 적어도 0.80은 넘어야만 하죠(고분자 업계 쪽이 원래 좀 그렇습니다).  하지만 Harris의 말마따나 "심리학에서는 r=0.3(r^2 = 0.09)만 되어도 쾌재를 부른다"..... 인간처럼 개성이 다양한 경우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대단히 많지요.

  Harris의 출발점이자 지금처럼 유명해진 원동력이 바로 '기존 데이터 및 해석 방식에 대한 의심'입니다.  맬컴 글래드웰의 '양육 가설'에 대한 서평은 이 점을 잘 보여 줍니다.  Harris는 왜 생각을 전환하게 되었는지를 직접 들려 주고 있습니다.

  The idea that will make Judith Rich Harris famous came to her, unbidden, on the afternoon of January 20, 1994. At the time, Harris was a textbook writer, with no doctorate or academic affiliation, working from her home in suburban New Jersey. ... By early afternoon, though, she was at her desk, glancing through a paper by a prominent psychologist about juvenile delinquency, and for some reason a couple of unremarkable sentences struck her as odd: "Delinquency must be a social behavior that allows access to some desirable resource. I suggest that the resource is mature status, with its consequent power and privilege." It is an observation consistent with our ideas about what it means to grow up. Teen-agers rebel against being teen-agers, against the restrictions imposed on them by adults. They smoke because only adults are supposed to smoke. They steal cars because they are too young to have cars. But Harris was suddenly convinced that the paper had it backward"Adolescents aren't trying to be like adults--they are trying to contrast themselves with adults," she explains. "And it was as if a light had gone on in the sky. It was one of the most exciting things that have ever happened to me. In a minute or two, I had the germ of the theory, and in ten minutes I had enough of it to see that it was important."
  ... "I had signed a contract to write a developmental-psychology textbook, and I wasn't quite ready to give it up. But the more I thought about it the more I realized I couldn't go on writing developmental-psychology textbooks, because I could no longer say what my publishers wanted me to say."

- from http://www.gladwell.com/1998/1998_08_17_a_harris.htm 

  자식들이 아직 어려 독립하기 전에, 모성애를 경험하던 그 시절만 해도 내 이론은 지극히 전통적인 것으로 20세기 후반에 문화적으로 통용되던 이론들을 그대로 답습했다.  그 무렵 나는 대학 교재로 쓸 아동발달서적들을 집필 중이었는데 내가 쓴 그 교재에는 이렇다 할 별다른 것이 없었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그저 그 분야의 권위자들의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따라 읊는 것뿐이었다.  그때는 그 이야기를 믿었으니까!
  딸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성년의 삶을 꾸려 나가기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나는 더 이상 그들을 믿지 않게 되었다.  이처럼 갑작스럽고 극적으로 생각을 전환한 데에는 모성애가 아니라 일 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심리학 저서를 섭렵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현재의 이론들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들어맞지 않는 결과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었다.  이렇듯 당혹스러운 발견은 일화나 사례 연구가 아니라 수많은 어린아이에 관한 자료가 주를 이루었다.  수많은 피험자들에게서 수집된 자료에서만 숲을 볼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냥 나무에 불과하다.

- 'No two alike(개성의 탄생)', J. Harris, 곽미경 역, 동녘사이언스 刊, p.53

  수많은 최신 연구 자료 및 문헌을 보면서 의심을 점점 하던 차에, 1994년 1월 20일 오후에 '번쩍' 한 것이겠지요.

Eureka!

  앞에서 인용한 것처럼, 성격 자기보고 조사를 다루는 Harris의 태도는 신중하면서 교차 검증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뒷받침해 주는 다른 증거 없이 단일한 방법에 의해 산출된 자료는 가치가 별로 없다.  이 책에서 내가 내린 어떠한 결론도 성격검사 결과만을 토대로 한 것은 없다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

- 'No two alike(개성의 탄생)', J. Harris, 곽미경 역, 동녘사이언스 刊, p. 43~44

  아직까지 Harris의 설명을 발달심리학계에서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것을 보면, 현재 '가장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은 Harris 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말씀하신 데로 대중의 모호한 통념을 따른다는 건 더 무서운 일이긴 하지요.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저는 James Surowiecki의 [The Wisdom of Crowds]를 좋아하고 그가 제시하는 일련의 예들과 실험들이 마음에 듭니다. 여기에 의하면 일반 과학자들의 '통념'과 달리 그다지 정보도 많아 보이지 않고 데이터도 없는 대중들이 의외로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저자는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명쾌하면서도 합리적인 설명을 내 놓고 있습니다.

  제가 Surowiecki의 그 책을 아직 보지 않았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그러니 그 책 자체에 대해서는 제가 별로 할 말이 없지요...
  대중들의 지혜에 대해 제가 언급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정확히 진화가 대략 10만 년 전 아프리카 사바나 사람들에게 만들어 놓은 만큼'이라는 정도입니다.  그 당시에 익숙하고 생존(더 정확하게는 번식)에 필요한 점에 대해서라면 놀랄 만큼 예리한 직관을 보여 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완전히 틀리거나 아주 이상한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진화심리학에서 인간의 사회적 본성을 보여 줄 때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Wason test는 그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그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시오노 할마시가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한 경구인 "대중은 추상적인 것에는 잘못을 범하기 쉽지만, (자신에 관한) 구체적인 일에는 올바른 판단을 한다"는 비교적 괜찮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확률이나 통계는 아쉽게도 상당히 추상적인 얘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23명이 있는 자리에서 생일이 똑같은 두 사람이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漁夫의 포스팅 중 가장 붐볐던 http://fischer.egloos.com/4400825 이나 (그 거친 표현을) 약간 순화시킨 http://fischer.egloos.com/4401847에서 주장했던 것은 elite주의가 아니라, "그 정도로 일상에서 떨어진 낮은 확률의 일에 대해서 교육과 경험이 없는 일반인이 직관적으로 옳은 판단을 내리기는 대단히 어렵다" 정도로 봐 주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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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 주셔요 ^^



답 III ] 어떤 또래집단이 '좋은가'의 문제
 
  근데 생각해 보면 한국의 부모들이라면 Harris의 이론을 '역시 또래 집단이 중요하다니 우리 애는 유치원부터 좀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최고로 좋은 데로 보내야...그래야 제대로 된 애들이랑 어울리겠지' 뭐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다분하다는 걸 생각하니 이건 좀 다시 안습이긴 합니다. .OTL  

  jane님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미 적긴 했습니다.  재탕하면...

  "또래 집단의 영향력은 대단히 강력하지만, 개개인이 밖에서 받는 영향을 어떻게 생활과 성격에서 소화할지는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회 통념상 '좋다'는 또래 집단을 부모가 만들어 준다고 해서 자식이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기껏 그런 또래 집단을 만들어 놓아도 왕따를 당할 수도 있고 - 저는 반대 경우보다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들은 어디나 대충 비슷하니까요 - 반대 경우도 생길 수 있지요."

  이 점에 대해서는 (미국 기준으로) '4만 $ rule'을 상기하는 편이 좋겠지요.  말씀하신 정도를 생각할 부모들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경제적 여력이 있을 테고, 따라서 주변의 사람들도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일 것입니다.  거기서 위로 가 봐야 아이에게 별반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J. Harris의 조언이 왜 "누군가 확실한 조언을 해 주겠다고 다가오면 줄행랑을 쳐라"인지 생각할 여유는 있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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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 주셔요 ^^




  남은 부분에 대한 답은 너무 길어져서 다음 편으로 미루겠습니다.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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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일화 2010/09/10 12:30 # 삭제 답글

    답 3.과 관련하여서는 해리스도 양육가설 14장에서 확실히 적응 못하고 따돌림당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자신이라면 좀더 나은 학교로 보내겠다고 하고 있죠.

    물론 우리나라에서 비싼 유치원이나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좋은 집단이냐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겠고,
    무리해서 아이를 용꼬리로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최대한 배려해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네요.
  • 漁夫 2010/09/11 00:18 #

    해리스 자신의 경험(!) 일까요? ^^;; 자신이 따돌림 대상이었다고 '개성의 탄생'에서 고백하더군요.

    물론 극도로 왕따 당한다면 옮기는 편이 좋겠지만, 이것도 역시 정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되는 경우 말씀처럼 '용꼬리'가 될 테니 말입니다.
  • 다시다 2010/09/10 14:29 # 답글

    예전 바이커님 블로그에서 봤던 글도 생각나네요. 어떤 유치원에 다녔느냐에 따라 성인이 된 이후 소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http://sovidence.textcube.com/276?expandComment=1#entry276Comment

    어떤 유치원이 좋은 유치원이냐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지만요.
  • 漁夫 2010/09/11 00:15 #

    http://www.nytimes.com/2010/07/28/business/economy/28leonhardt.html?_r=2&src=me&ref=homepage 말씀이시군요?

    저도 자세히 읽을 여력은 없었지만 우선 'not yet peer-reviewed'가 눈에 띕니다. Steven Suomi의 Rhesus Monkey 연구가 Harris의 강력한 반증처럼 생각되었지만 결국 peer review를 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일단 동료들의 평가라는 1차 관문을 넘은 연구만 공개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려 볼 일이지요.
  • 아트걸 2010/09/10 16:16 # 답글

    진짜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어요.
    저는 개성의 탄생은 아직 안 읽었고... 오직 이 블로그에서만 접했지만요..
    지난번에 이곳에서 알게 된 링크 덕에 저작권을 무시하고(...) 양육 가설을 훑어본 결과...해리스의 가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구구절절 설명하자면 길어지니까 한 줄로 요약하자면....'제 스타일'이에요. 크흑....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 漁夫 2010/09/11 00:20 #

    극단적인 환경을 피하는 것하고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대상을 깔아뭉개지만 않는다면, 그 외에 아이에게 부모가 뭣을 해줄 수 있을지 난 솔직히 잘 모르겠음. 아, 물론 애하고 즐겁게 놀아주는 등 따뜻하게 대해 주는 거야 기본이겠지...
  • 알렙 2010/09/11 11:54 # 답글

    Kagan의 글은 언론에 발표한 것이니 사실 과학적 엄밀성은 떨어지지요. 그렇다고 해서 Harris가 기존의 많은 다른 데이터들을 무시했다는 사실이 상쇄되지는 않습니다. 혹시 Siegel의 [Developing Mind]는 읽어보셨나요? 어떻게 환경 - 특히 부모와의 attachment - 가 유전자의 최적의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궁극적으로 성격과 지능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수많은 논거들 - 물론 학술적 논문들로부터 비롯한 - 을 굉장히 명쾌하게 잘 정리해 놓고 있습니다. 사실 부모의 아동의 성격/지능에 대한 영향은 너무나 많은 연구들에서 증명되고 있어서 이 책을 -혹시 안 읽어보셨다면- 읽어보시는 것이 가장 손쉽게 그 연구들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아이러니한 사실은 하버드에서 Kagan은 굉장히 biology-oriented 된 심리학자로 분류된다는 것입니다. 그의 가장 중요한 연구 중의 하나가 temperament가 일생에 걸쳐서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니 말 다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Harris의 이론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것은 그만큼 그의 연구 역시 맹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죠.

    심리학 연구의 통계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거의 의견 차이가 없는 듯 하니 더 언급할 것이 없고...Harris의 이론을 발달 심리학계에서 아직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 들어봅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그의 이론은 사실 커리큘럼에서 전혀 언급되지도 않는데, 그게 반드시 그가 재야 학자라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가령 Erik Erikson 같은 거물도 실제로는 미국에서 딴 학위가 하나도 없지요.

    답변 3 에 대해서도 거의 할 말이 없습니다만 '또래 집단의 영향력은 강력하지만 그 영향력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이야기는 마치 위의 자기 설문 조사에 대한 비판처럼 거의 자기 모순적인 문장으로 들립니다.
  • 漁夫 2010/09/11 14:43 #

    Kagan의 글은 언론에 발표한 것이니 사실 과학적 엄밀성은 떨어지지요. ===> 간략하게 요약한다고 과학적 논리성이 꼭 떨어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엄밀성 면에서 볼 때, 어떤 통계적 영향을 말할 때 주요한 경향을 우선적으로 말하지 세부까지 다 말하지는 않지요. 예를 들어 "자식은 부모에게 성격이나 신체적 특성을 물려 받습니다"라 말하면 누구도 거짓말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만, 그 '유전율'은 특성에 따라 zero에서 거의 100%까지 변하지요. '특정한 특성'에 대해서는 저 기술도 잘못이긴 합니다만, '논리적으로 잘못'은 아닙니다. '간단하게 말하기 위해 엄밀성을 다소 희생한다'와 '인과 관계를 잘못 기술한다'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 Kagan의 말을 제가 비판한 이유는 엄밀성의 희생이 아니라 기본적인 논리의 헛점 때문입니다.

    Kagan은 굉장히 biology-oriented 된 심리학자로 분류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arris의 이론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것은 그만큼 그의 연구 역시 맹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밖에 할 수 없겠죠. ===>
    biology-oriented라고 다 똑같은 관점을 보일 이유는 없습니다. 진화론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S. J. Gould와 R. Dawkins 사이의 공개적인 논쟁이라고 할까요? 가령 성(sex)의 존재 이유도 아직까지도 학계 내부의 저명한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 일치가 되지 않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느 편이 옳은가가 결론이 나지 않은 한은 가능성을 열어 두는 편이 낫겠지요.
    저는 Kagan의 말이 그의 지금까지의 의견을 대표하는 기본적인 논거를 대표할 경우에는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말하면, Harris의 기본적인 관심은 biology에 의한 유전률 측면보다는 '성격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Harris가 biology-oriented로 알려진 것은 아마 출세작인 'The nurture assumption'에서 행동유전학자들의 data를 써서 '부모가 자식의 성격을 주조한다는 통념은 잘못이다'라 주장했기 때문일 텐데, 앞에서 소개한 'No two alike'는 전작에서 논란이 된 것을 일부 보충하고 후반부에서는 전작에서 자신이 기술이 불충분했다고 느낀 '무엇이 성격의 차이를 만드는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얼마나 성격을 닮게 만드는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 번 이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Harris의 이론을 발달 심리학계에서 아직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처음 들어봅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그의 이론은 사실 커리큘럼에서 전혀 언급되지도 않는데, 그게 반드시 그가 재야 학자라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 어차피 잘 모르는 것에 대한 소리지만, 또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발달 심리학계에서 '언급을 피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최소한 논문을 낸 1995년부터 'No two alike'가 나온 2006년까지는 못 무너뜨린 모양이라는 말씀밖에 못 드리겠군요.
    다 아시다시피 커리큘럼은 사실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를 가르치면 다른 하나를 빼야만 하는 것이 커리큘럼이니까요. 제가 여기서 연재한 것처럼 진화에 대한 노화 이론은 노화를 설명하는 이론 중 가장 폭넓고 실험실 결과까지 포함하여 모든 것을 조리 있게 설명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나라의 의대에서는 필수 커리큘럼으로 자리잡지 않았다고 아는데, 노화의 진화 이론이 등장한 것은 1950년대지요. Harris의 양육 가설이 등장한 것은 1998년이니 앞으로 40년 동안은 기다릴 여유가 있는 셈입니다. :-)

    "그렇다고 해서 Harris가 기존의 많은 다른 데이터들을 무시했다는 사실이 상쇄되지는 않습니다." ===> 정말 그것을 보이실 수 있다면, Harris에게 직접 반론을 하셔도 될 것입니다. '무시'인지, 기존의 연구들이 성격의 유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바르지 않은 결과를 주었는지는
    2002년이라 좀 되기는 했지만(아마 'The blank slate'였을 텐데), Steven Pinker는 "Harris가 마음에 맞는 데이터만 사용하는 비난은 점차 행동유전학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그나마 잘 모른다고 바뀌었다. 하지만 Harris가 행동유전학을 모른다는 비난에 대해서, 정작 행동유전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읽었는데 정확한 출처를 기억을 못 하겠군요]

    '또래 집단의 영향력은 강력하지만 그 영향력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이야기는 마치 위의 자기 설문 조사에 대한 비판처럼 거의 자기 모순적인 문장으로 들립니다. ==> Anyway, 신중하게 연구한 결과들에서는 '가정(공유) 환경의 영향은 거의 zero거나 아주 미미하다'라는 답이 나오고 있습니다. Sherlock Homles의 '절대 안 되는 것을 제외하면 마지막에 남는 것이 - 그것이 아무리 이상해 보이더라도 - 답이다'란 말도 있지요. 최소한 Harris는 자신의 이론이 예측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알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Pinker가 지적하듯이 강력한 응원군 하나가 있습니다. 이민자의 자녀들을 조사한 결과처럼, 아이들은 말을 부모에게보다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배운다는 사실입니다.
  • 알렙 2010/09/13 03:50 #

    위의 Kagan이 언급한 '자기 보고식 검사'에 마치 모순이 있는 것처럼 들리는 것은 그가 완전히 다른 예들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과학적 엄밀성이 떨어진다'고 했을 때 아마 이 점을 잘 못 전달한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이 맞다면 Kagan이 전자에서 언급한 것은 부모가 자식의 성격 혹은 temperament에 대해 보고하는 것이 실제로 객관적인 관찰자가 보고하는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고, 후자는 말 그대로 관찰 대상이 되는 성인에 대한 인터뷰를 언급한 것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인터뷰라면 객관적 관찰자가 개입되는 것이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자기 보고라고 할 수는 없지요.

    Harris가 성격의 heridity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고 그 형성에 대한 문화적 영향 - 혹은 또래의 영향? -에 초점을 두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그가 부모의 영향을 마치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의 연구의 엄밀성과 통합성이 의심받지 않을 수는 없는 거겠죠. 위의 링크를 든 논쟁에서 해리스 자신도 "Nurture assumption"에 반대되는 증거를 보고하는 연구 역시 "embarrassingly weak"하다고 인정하고 있죠.

    말씀하신 A국과 B국 부모의 예 역시 사실은 엄밀히 말하자면 적절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A국에 사는 B국 부모가 A국 문화의 영향에 얼마나 자신들과 아이들을 노출시키고 변화시키는가를 측정하는 것이 극히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아이의 양육에 있어서 부모의 영향을 측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증명해 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차라리 "최선을 다해 양육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정도로 결론을 내는 게 더 겸손한 과학자의 자세겠죠.

    좀 더 세게 말하자면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하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거의 음모 이론에 가깝네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여기 도서관 홈페이지 - 아시다시피 하버드 의대 도서관입니다만 - 에서 검색엔진을 돌려 봤는데 Judith Harris의 이론이 citation된 논문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뿐 아니라 Harris 자신이 주요 저널에 게제한 논문 역시 한 개도 검색되지 않더라고요. 이 정도면 사실 학계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는 학자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계속 책을 내고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되는지 저는 그게 좀 흥미롭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Jerome Kagan의 citation은 천 개가 넘게 나옵니다. 자신이 게제한 논문 역시 꾸준히 업데이트 중이고요...전 이게 단지 학계의 권위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 같은 무명 학자도 제대로 된 논지만 전개하면 논문 실어줍니다 얼마나 요즘 저널이 많은데요..;) 저는 그런 이유로 Harris에게 직접 반론을 할 가치가 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자기 이름으로 된 review 저널 하나 없는 사람인데 말이죠..(오리지널 연구가 어렵다면 리뷰 저널은 쓸 수 있지 않겠습니까? 20년 이상 그쪽 자료들을 '면밀하게' 조사한 학자라면 말이죠)

    혹시 Harris의 이론을 지지하는 최신 연구에 대한 article을 알고 계신 것이 있습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검색 엔진을 돌려도 하나도 찾지를 못했습니다. 하버드 의대 도서관이면 사실 왠만한 저널은 다 걸립니다) 혹시 알려주신다면 제가 읽어 보고 다시 논의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漁夫 2010/09/13 09:06 # 삭제

    Harris의 논문은 Where is the child's environment? A group socialization theory of development. Psychological Review, 1995, Vol. 102, No.3,458-489 입니다.

    http://scholar.google.co.kr/scholar?cluster=17448823366293600189&hl=ko&as_sdt=2000&sciodt=2000 를 보시면 될 것입니다. 지금 좀 바빠서 우선 이 정보만 드리겠습니다.
  • 알렙 2010/09/13 12:13 #

    아 전 Harris의 논문 말고 그의 '가설'에 입각한 실제의 데이터를 다룬 original article에 대해서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review 를 하나 쓰시긴 쓰셨군요...
  • 漁夫 2010/09/21 22:12 #

    참, reference 검색에서 좀 괜찮은 문헌을 찾으셨습니까? 저는 현재 아쉽게도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원래 한 달 정도 찾아보려 했는데 10월 초에 또 대략 한 주일 정도 집을 비울 듯해 용이하지 않겠네요 -.-
  • 알렙 2010/09/23 13:13 #

    여기에 대해서는 요즘 저도 세미나에 참여하고 있는 이 웹사이트가 레퍼런스로서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www.developingchild.harvard.edu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해리스가 말한 '뭔가 특별한 것을 해줄 듯 하면 줄행랑쳐라'는 해리스 자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뭔가 극단적으로 들리는 듯한 주장이 옳은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는 경험상 거의 없었습니다. 이 경우도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 이덕하 2010/10/13 06:59 # 답글

    저는 아직 해리스의 <The Nurture Assumption>과 <개성의 탄생>을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해리스는 부모가 거의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측면들만 연구한 것 같습니다.

    예컨대, 성형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부모가 자식의 못생긴 얼굴을 예쁘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비만의 정도에는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콜라, 아이스크림, 피자를 잔뜩 먹이면서 절대 운동을 시키지 않는 부모와 어릴 때부터 고열량 식품을 덜 주고 매일 자식과 같이 운동을 하는 부모가 있다고 가정하면 전자의 양육 방법은 자식의 비만율을 높일 것입니다.

    중국에 사는 조선족을 볼 때 평범한 인간도 환경만 좋으면 2개국어를 능숙하게 할 정도로 배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부모 중에 자식의 영어 교육을 위해 일찍부터 투자하는 경우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경우를 비교해 보면 전자의 경우에 자식이 영어를 훨씬 잘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학의 경우에는 그런 투자가 별로 소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영어와 수학 능력은 출세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요.

    종교의 경우 종교를 믿는 정도에는 부모가 막대한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 있지만 어떤 종교를 믿느냐에는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식에게 부모의 행동은 중요한 입력 값입니다. 따라서 그 입력 값에 따라 자식이 전략을 선택하도록 진화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그런 적응이 없다 하더라도 부모로부터 오는 입력 값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라는 질문보다 "부모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측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 漁夫 2010/10/15 00:24 #

    이글루스 드디어 개설하셨군요! 축하합니다.

    해리스가 주요하게 다룬 분야는 '성격'입니다. 비만 분야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부모와 아이의 비만도에 대해서도 성격과 같은 방식으로 연구한 것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비만에 민감한 유전자도 물려받을 테니 말이죠. 이를테면, 비만도에 대해서도 쌍동이 연구 같은 것이 있을까요?

    아마 The blank slate를 읽으셨다고 생각한다면, Pinker가 전달하는 Harris의 요점이 무엇인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Harris의 요점은 '부모도 아이의 생존에 결정적으로 중요하지만, 성격이란 점에서는 부모의 영향은 아이의 또래라는 하나의 filter를 거쳐 전달된다'입니다. 이런 설명은 어떠한 언어를 선택하는가가 부모보다는 아이의 친구 쪽을 따라간다는 관찰과 잘 부합합니다.
  • 이덕하 2010/10/15 09:27 #

    이글루스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아니구요. 그냥 여기저기에 댓을을 쓰려고 가입만 했습니다. 카페가 있는데 블로그를 따로 운영할생각은 없습니다.

    <빈 서판>에서 읽은 것은 어렴풋이 기억날 뿐이고 Harris에 대해 자세히 다룬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제가 <개성의 탄생>을 읽어봐야 좀 더 영양가 있는 토론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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