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6 00:22

지상 최대의 쇼; '로마 부인주의자' 책-역사

  역사 부인주의자에서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를 인용한 김에 생각이 나서 추가.  좀 긴 인용이지만 독자 여러분께서 양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긴 인용이 베껴오기가 전문인 이 블로그에 한둘이었나? -.-)

  당신이 로마사와 라틴어를 가르치는 교사라고 상상해보라.  당신은 고대에 대한 당신의 열정을 전수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오비디우스의 애가(愛歌)와 호라티우스의 서정시를, 키케로의 웅변에 드러난 라틴어 문법의 박력과 간결미를, 포에니 전쟁의 정묘한 전략들을, 줄리우스 카이사르의 통솔력을, 후대 황제들의 방탕과 무절제를 말하고 싶다.  실로 간단치 않은 일이고, 시간과 집중력과 헌신을 요하는 일이다.  
  그런데 자꾸만 당신의 귀중한 시간을 갉아먹고, 학생들의 주의를 흩뜨리는 문제가 있다.  정치적으로, 특히 경제적으로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일군의 무식한 자들이 늑대 떼처럼 당신을 몰아세우며, 가엾은 당신의 제자들에게 '로마인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설득시키려고 끈질기게 노력한다.  그들에 따르면, 로마제국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세상은 현재로부터 그리 오래지 않은 시점에 생겨났다는 것이다.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카탈루냐어, 프로방스어, 로망슈어... 이 모든 언어와 그 방언들은 자발적으로, 그리고 독자적으로 생겨났을 뿐, 라틴어 같은 선조 언어에 빚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1]
  .... 라틴어 교사를 상상하는 것이 너무 먼 일이라면, 더 현실적인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근세사를 가르치는 교사라고 상상해보라.  당신이 20세기 유럽사를 가르치려는데, 튼튼한 조직에 탄탄한 자금에 정치적 완력까지 갖춘 홀로코스트 부인주의자 집단이 수업을 보이콧하거나 야유를 퍼부어 이야기를 중단시킨다.
  '로마 부인주의자'라는 존재는 내 상상이었지만, 홀로코스트 부인주의자는 실제로 존재한다.

 - 'The greatest show on earth(지상 최대의 쇼)', Richard Dawkins, 김명남 역, 김영사 刊, p.14~15

[1] 고리적에 작성했던 indo-European language에 대한 포스팅이 도움이 될 수도;
[1], [2]

  도킨스 公께서는 홀로코스트 부인주의자까지 예를 들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 저자; Uwe Topper (
http://en.wikipedia.org/wiki/Uwe_Topper)
  * 원제; Fälschungen der Geschichte (2001; Herbig)
  
http://www.amazon.com/F%C3%A4lschungen-Geschichte-Uwe-Topper/dp/377662244X/ref=sr_1_5?ie=UTF8&s=books&qid=1280935083&sr=8-5 
  * 번역판; 알라딘에서 아직 절판 안 되었다고 나옵니다.

 
이 포스팅에서 보듯이 저자는 '갈리아 전쟁기'조차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지구 나이가 그렇게 오래되었을 리가 없다고까지!!
  제가 지금 이 책을 갖고 있지 않아서 상세하게 해당 부분을 찾아 올리지 못해서 못내 아쉽군요.  서가 공간 절약을 위해 갖다 버린 것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漁夫

  ps. 위키피디어의 저자 항목을 보니 '아마추어 역사학자'라고 돼 있습니다.  물론 '아마추어냐 아니냐'가 신뢰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엉뚱한 생각을 가질 가능성이 아마추어 쪽이 훨씬 높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덧글

  • asianote 2010/08/06 00:37 # 답글

    정말 세상 넓군요. 언제나 세상 넓은 것은 확인하니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 漁夫 2010/08/06 12:15 #

    oldman님 말씀처럼 '세상은 넓고 돌아이들은 많다' ^^;;
  • Allenait 2010/08/06 01:10 # 답글

    저렇게 나무를 낭비하다니..(??)
  • 漁夫 2010/08/06 12:15 #

    나무들을 위해 묵념...
  • 초록불 2010/08/06 01:14 # 답글

    저 책이 그런 책이었군요. 다음에는 버리지 마시고 제게 던져주십시오...
  • 漁夫 2010/08/06 12:16 #

    한 번 좌판에 올렸었는데 아무도 안 사가더라고요. 솔직하게 '희대의 괴작'이라고 단서를 달아서 그런지.... ㅠ.ㅠ
  • MK-10 2010/08/06 02:39 # 답글

    헐... Wiki의 설명이 가관이군요. 16 AD 이전의 서양사는 가짜다라...
  • MK-10 2010/08/06 02:40 #

    14 AD군요.
  • 漁夫 2010/08/06 12:17 #

    C14 dating이 다 쓸모 없다고 주장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OxzTL
  • RedPain 2010/08/06 06:13 # 답글

    제 서가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답니다. 헐헐..
  • 漁夫 2010/08/06 12:17 #

    여기서 거기까지 어케 보낸단 말여요!!!!!
  • RedPain 2010/08/06 13:46 #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요술봉을 흔들며) 브링~

    택배?
  • 질럿 2010/08/06 08:56 # 답글

    근데 그럼 저 책 저자의 주장은 로마 제국 대신 환 제국이 있었다는 것인가요?
  • 漁夫 2010/08/06 12:18 #

    하하 저 사람이 환빠도 아니고요... 단지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 거지요. ^^;;

    '젊은 지구론(young earth)'을 들고 나온 건 정말 깼습니다.
  • 단멸교주 2010/08/06 21:49 # 답글

    로마는 없다. 홀로코스트는 없다. 역사는 없다. 민족은 없다. 모두다 어떤 이념과 의도에 의해 조작된 머릿속 상상의 개념이다라는 허무주의, 극단적 회의주의 등등이 유행하는 것 같아 아쉽군요...
  • 漁夫 2010/08/12 20:50 #

    줄리어스 시저의 명언이 생각 안 날 수 없지요!
  • medizen 2010/08/09 12:33 # 삭제 답글

    1. 예방접종을 부인하며 예방접종 안하기 운동을 하는 한의사들이 많죠. 물론 그 전위대로 젊은 엄마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2. 백혈병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의 건축가의 책을 믿고, 한국의 한의사를 비롯한 유사의료인들과 언론의 공적으로 백혈병환자들의 대량 치료거부사태가 90년대 초반에 일어났었죠.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3. 에이즈란 존재하지 않는 병이라거나 각종 질병, 광우병에 대하여도 자신들이 만든 음모론이 사실이라고 외치는 많은 사람들을 인터넷에서 찾기 어렵지 않죠...

    메트리스를 너무 감명 깊게 본 사람들이 아닐지...
  • 漁夫 2010/08/12 20:51 #

    1. 예방접종 안 해서 자기 자식만 앓는다면 상관 없을 텐데, 다른 사람 자식까지 앓게 만들 수 있으니 이건 참...

    2. 무려 '건축가'....

    3. Noaids에 대해서는 여기서도 한 번 신나게 깐 적이 있었습니다.
  • AHASVER 2010/08/12 00:50 # 삭제 답글

    이 블로그에 오늘 처음 들어왔는데 처음 읽게되는 글이 이 글이군요...저 사진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진짠가요??
    대학 다닐 때 산림생태학 수업이었던가... 한 교수님이 E-BOOK으로 책을 보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이야기가 이제서야 제 가슴을 치고 올라오네요.
  • 漁夫 2010/08/12 20:52 #

    저런 책이 있는 것도 진짜고 거기서 제가 말한 것같은 주장을 한 것 역시 진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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