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8 19:56

진화심리학; FAQ(7) - '집단 선택론'에 대해 Evolutionary theory

  근친 상간(incest) [4]에서 알렙 님께서 하신 질문;

  •  알렙 2010/07/03 21:51 # 삭제 답글
    실제로 일본에서는 아버지가 딸을 시집보내는 것이 아깝다고 자기가 아내 삼아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위의 가정은 사실 약간 약점이 있다고 생각되는게, 근친 상간을 한다고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가 태어날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과연 그게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의 뇌에 각인될 수 있는가는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근친 상간에 의한 유전적 문제가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더 그렇지요.

    오히려 근친 상간의 경향이 있는 유전자를 가진 인구 집단이 근친 상간의 유전적 결함 때문에 이후 세대에서 점차 도태되었다고 설명한다면 이 가설이 좀 더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  漁夫 2010/07/03 22:47 # 삭제
    "근친 상간을 한다고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가 태어날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 제가 얘기했듯이 사촌의 경우에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204050071 에서 보면 기형 확률은 3~4%지요. 하지만 일반적인 1.3% 부근보다 절대 %로는 큰 차가 없더라도 상대적으로는 두 배에 가깝습니다.

    앞 포스팅을 쓰면서 사실 아이 3~4명 낳을 때 사촌의 경우 기형아 가능성이 크게 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 약간 고민했습니다. 그 이유는 세대가 누적이 되면 1.3%와 3~4%의 차이 정도는 상당히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가족 내 근친상간의 경우는 이것보다 적어도 두 배 이상은 가능성이 높다니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제가 언급한 독일의 사례는 아이 넷 중 문제가 있는 아이 수가 둘(1/2 확률)이나 됐지요. 한 세대에서라면 그렇다고 해도 수만 세대를 생각하면 확실히 선택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근친 상간의 경향이 있는 유전자를 가진 인구 집단이 근친 상간의 유전적 결함 때문에 이후 세대에서 점차 도태되었다고 설명한다면 이 가설이 좀 더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 가능해 보이지만, '집단'보다 '개개인'에 작용하는 선택이 훨씬 빠르고 빈번하기 때문에 집단에 작용하는 선택은 사실상 대부분의 경우 진화생물학자들은 중요하게 보지 않습니다.
  •  

  •  알렙 2010/07/05 04:54 # 삭제
    그렇다 하더라도 그게 세대를 거치면서 뇌에 축적되어, 결국 취향 이나 배우자 선택 같은 복잡한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가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도 회의적입니다. 두 번째 의문은 행동의 그러한 결과가 어떻게 미래 세대의 선택과 취향과 연결될 수 있는가 하는 유전적/신경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것이고요.

    집단에 작용하는 선택에 대해서 진화 생물학자들이 중시하지 않는다는 언명은 저로서는 좀 충격적이군요. 집단으로서의 인간에게서 얻은 통계와 관찰이야말로 진화 생물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아니었던가요.

  •   집단 선택에 대한 논의는 '진화심리학' FAQ라기보다는 '진화생물학' FAQ에 가깝지만, 어차피 한 번 나올 얘기라 생각하여 FAQ에 추가하겠습니다. 


    집단 '관찰'과 '집단 선택'
     
      다 아시다시피, 진화는 가장 미시적인(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개체군 내에서] 대립 유전자(allele)의 빈도 변화'로 정의하고 있습니다.[1]  이것은 돌연 변이와는 약간 다른 개념으로[2], 기본적으로 진화는 '집단(개체군)'이 있지 않으면 정의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집단으로서의 인간에게서 얻은 통계와 관찰이야말로 진화 생물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아니었던가요'란 질문은 지극히 정당합니다.  

      하지만 '집단의 관찰'이 진화를 연구할 때 기본적이라 해도, 이 말이 '자연 선택을 받는 단위가 집단이다'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진화생물학 내에서 빠르게 일어난 포괄적 적응도[3] 혁명은, 지금은 고전이 된 '적응과 자연선택(Adaptation and Natural Selection)'이란 책을 1966년에 출간한 조지 윌리엄즈(George C. Williams)에게 빚지고 있다.  이 독창적인 책은 그 분야에서 적어도 세 가지 중요한 발상의 전환에 기여했다.
      첫째로, 윌리엄즈는 적응된 개체들이 집단의 차별적 생존과 번식을 통해서 집단의 이익을 향해 진화한다는 개념인 집단 선택(Wynne-Edwards, 1962)에 도전장을 냈다... 예를 들어 집단 선택이론에 따르면 어떤 동물들은 한정된 먹이 때문에, 숫자가 더 늘어나지 못하도록 그들의 개인적 번식을 제한하기도 한다.  집단 선택에 따르면, 그 집단에 이득이 되는 특징을 소유하고 있는 종들만이 생존한다.  그 종들이 의존하고 있는 먹이의 원천이 고갈될 수 있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개체들은 사라지게 된다.  윌리엄즈는 집단 선택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라도, 그 영향력은 진화 과정 내에서 매우 미미할 것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두 종류의 새를 생각해 보자.  한 종류는 먹이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기 위해 자살을 택하는 희생적인 특성을 가졌고, 다른 하나는 이기적으로 먹이를 계속 먹는 특성을 가졌다.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 어떤 유형의 새가 자손을 갖게 되겠는가?  답은 다음과 같은데, 자살한 새는 죽어버렸으므로 번식에 실패한 반면, 집단을 위한 희생을 거부했던 새는 살아남아서 자손을 남겼다.  바꿔 말하면, 종 내의 개인차에 작용하는 선택은 집단 수준에서 작용하는 선택의 힘을 약화시킨다.  비록 최근에 집단 선택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부활했을지라도, 책이 출간된 지 5년 만에,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집단 선택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버렸다(Sober & Wilson, 1998; Wilson & Sober, 1994).

    - 'Evolutionary Psychology(마음의 기원)', David Buss, 김교헌 외 역, 나노미디어 刊, p.32~33

      유전자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면, 이것이 개체군 내에서 자연선택에 노출됩니다.  그러면 생존(번식)률이 높게 만드는 변화가 개체군 내에서 빈도가 올라갈 것이며, 이 결과를 보고 '진화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따라서 진화를 관찰할 때 '집단 내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성질이 바뀌었다'는 의미가 있지만, 이 현상을 보고 '해당 집단의 이익을 최대로 하기 위해 집단을 단위로 선택이 일어났다'라 말한다면 잘못입니다.

      가장 유명한 예는 레밍(lemming)일 것입니다.  레밍은 원 서식지에서 자신들의 집단이 살아남기 위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게(그리고 자신의 자손들에게) 적합한 곳을 찾기 위해 무작정 이동하는 것입니다.  
      같은 이야기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도 볼 수 있으며, 이 개념을 간단한 '매-비둘기' 행동으로 모델링해 보면 제 ESS posting이 됩니다.  집단 이익을 최대로 하는 지점에서 개체군이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에 속해 있는 각 개체가 어떤 다른 전략을 쓰더라도 손해를 보는 지점에서 안정이 됩니다.  물론 집단 이익 최대일 경우의 '이익값'보다, ESS 쪽이 집단 전체의 이익을 계산하면 현저히 더 낮습니다.  인간의 경우에도 이런 상황을 바꾸기란 일반적으로 대단히 어렵지요.

      漁夫

    [1] http://www.skeptic.co.kr/paranormal/creationism/evol_definition.htm 
    [2] 돌연 변이로 인해 유전 물질에 변화가 일어났더라도 실제 표현되는 성질(표현형; phenotype)에는 변화가 없을 수 있습니다.  DNA에서 RNA로 '전사'가 일어난 후 RNA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RNA의 염기배열 중 UUU(U=Uracil)나 UUC(C=cytosine)나 모두 페닐알라닌(phenylalanine)을 지시하는 코돈(codon)입니다.  RNA의 U 염기는 DNA의 A(=adenin), C는 G(=guanine)에 상당하므로, DNA의 'AAA' 배열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AAG'로 바뀌더라도 결과적으로 단백질은 여전히 페닐알라닌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돌연 변이를 '중립 돌연변이'라고 하며, 실제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는 변화에 대해서는 아무 상관이 없게 됩니다.  따라서, 중립 돌연변이를 진화의 요소에서 아예 무시해 버리는 학자도 있습니다.
    [3] 포괄적 적응도는 정확히 정의하기가 상당히 어렵지만, '유기체 자신이 직접 번식하는 번식성공 외에, (같은 유전자를 포함한) 친족의 번식에 이바지하는 유전자도 (개체군 내에서) 퍼질 수 있다'는 개념이라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이 개념을 창안한 사람은 전설적인 생물학자인 윌리엄 해밀튼(William D. Hamilton)입니다.  '적응도(fitness)'란 말에 대한 자세한 정의는 리처드 도킨스의 '확장된 표현형(The extended phenotype)'에 잘 나와 있습니다[번역본의 번역이 개판 2분 전이긴 합니다만...].
    .


    닫아 주셔요 ^^



    핑백

    덧글

    • rumic71 2010/07/08 21:02 # 답글

      그런데 일본에서 ~ 부분은 금시 초문이네요.
    • 漁夫 2010/07/09 23:42 #

      저도 그렇습니다. 알렙님 평소 방식으로 보아 근거 없는 말씀은 아니시리라 생각하는데, source가 궁금합니다.
    • f 2010/07/08 22:37 # 삭제 답글

      실제로 일본에서는 아버지가 딸을 시집보내는 것이 아깝다고 자기가 아내 삼아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

      이건 도대체 뭔 개소리야
    • 漁夫 2010/07/09 23:43 #

      확실한 근거를 갖고 계시지 않는다면 이런 언사는 자제하시지요.
    • Allenait 2010/07/09 00:29 # 답글

      저도 '일본에서~' 부분은 처음 듣는군요
    • 漁夫 2010/07/09 23:43 #

      저도 그렇습니다. 알렙님 평소 방식으로 보아 근거 없는 말씀은 아니시리라 생각하는데, source가 궁금합니다. [2]
    • jane 2010/07/09 02:57 # 답글

      제 기억에도 없어요. 어느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건지;;
    • 漁夫 2010/07/09 23:43 #

      저도 그렇습니다. 알렙님 평소 방식으로 보아 근거 없는 말씀은 아니시리라 생각하는데, source가 궁금합니다. [3]
    • YoUZen 2010/07/09 08:40 # 답글

      생물학은 잘 모르지만...
      유전자에는 일종의 회문이 있어서 유전자 결합시 돌연변이를 막는다고 알고있는데
      오히려 유전자가 비슷하면 비슷할수록 돌연변이가 적게 일어나야하는거 아닌가요?
    • 漁夫 2010/07/09 23:44 #

      생물의 시스템이 유전 정보 오류를 철저히 막고 있다는 데는 대부분 생물학자들의 합의가 있다고 압니다. 그런데 "오히려 유전자가 비슷하면 비슷할수록 돌연변이가 적게 일어나야하는거 아닌가요?"는 어떤 말씀인지 잘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 YoUZen 2010/07/10 01:05 #

      두 종류의 유전자가 결합할때, 돌연변이는 유전자가 서로 잘못 맞물려서 생기는것 아닌가요?
      그러면 유사한 유전자의 결합이 많이 다른 유전자의 결합보다 돌연변이가 적어야 할거 같아 보여요.

      A랑B만 나열하여 만들수 있는 패턴의 수가 A~Z 모두를 나열해서 만들수 있는 패턴의 수보다 확실히 적으니까,
      정상인 2명이 유전적으로 동일할수록 돌연변이가 적게 나와야 할거 같은데, 그 반대라고 하니 의문이 생겨서요.
      조합가능한 수가 늘어나면 돌연변이의 경우의 수도 늘어날거 같은데 말이죠.

      그러니까 간단하게 요약해서, 같은 유전자를 가진 부모의 자손은 돌연변이가 나올 확율이 0이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이쪽은 관련지식이 없어서 질문도 제대로 못하겠네요. 근데 궁금한건 참을 수도 없고...ㅜㅜ
    • 漁夫 2010/07/14 00:05 #

      "같은 유전자를 가진 부모의 자손은 돌연변이가 나올 확율이 0이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말해서, 돌연변이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말씀하신 경우라도 항상 일어나게 돼 있습니다. 위키피디어의 돌연변이 설명을 보시기 바랍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B%8F%8C%EC%97%B0%EB%B3%80%EC%9D%B4 (한글)
      http://en.wikipedia.org/wiki/Mutation (영어)

      당연히 영어 쪽이 나은데, Classification of mutation types 항목을 보시면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 알렙 2010/07/10 13:20 # 답글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근친 상간과 관련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즉 제 두 번째 덧글의 첫 번째 문단의 질문은 아직 유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얘기는...사실 일본에 사는 친척들에게 들었습니다. ;; 그들이 뭔가 일본의 고전을 언급하기는 했었는데 뭐였는지는 지금 기억이 안 나는군요. 나중에 연락이 닿게 되면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 漁夫 2010/07/13 19:12 #

      "그렇다 하더라도 그게 세대를 거치면서 뇌에 축적되어, 결국 취향 이나 배우자 선택 같은 복잡한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가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도 회의적입니다." <=== 이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대략 600~800만 년 전 인간이 침팬지와 조상을 공유했지요. 인간과 침팬지는 행동 및 배우자 선택 취향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평균 한 세대를 25년 잡더라도, 두 종 사이에는 30~40만 세대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진화가 사용한 시간 규모에 비하면 30~40만 세대는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두 번째 의문은 행동의 그러한 결과가 어떻게 미래 세대의 선택과 취향과 연결될 수 있는가 하는 유전적/신경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것이고요." <=== 제 포스팅에서 일관되게 보셨을 경향이라면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이 많지 않다'라고나 할까요? ^^;; '배고프면 밥을 찾게 하는 메커니즘'만 해도 상당히 복잡합니다. 하물며 인간 남성이 여성에 대한 특정 정보를 인식하여 '어느 편이 낫다'고 판단해야 하는 Waist-Hip Ratio(WHR) 정도 되면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대부분의 진화생물학자들은 (기계적) 메커니즘 설명보다는 궁극적 진화의 요인(driving force)의 설명에 더 집중하며, (다행히도) 대부분의 경우는 그것이 더 설명하기 간단합니다. 제가 적은 노화 포스팅들에서 보듯이, 노화의 (기계적) 요인들은 수십 가지 이상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 요인을 설명하려면 제가 적은 정도면 사실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여러 동물에 따라 노화의 증상은 매우 제각각이지만(예를 들면 말은 창자가 꼬여 죽는 경향이 있으며, 치타는 신장에 탈이 나서 죽는 수가 많습니다), 진화적 관점에서는 이런 것들을 다 한 가지로 종합하여 얘기할 수 있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내부 포스팅 검색(by Google)

    Loading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826

    통계 위젯 (화이트)

    55167
    1104
    1086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