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6 22:46

유아 살해(infanticide) [1] Evolutionary theory

  dhunter님의 요청에 따라, 미리 작성해 놓은 초안을 좀 빨리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link; 비정한 10대... 영아 살해 37% 20세 미만 

  제목이야 낚시성이 강하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저 기사의 내용이 전부 다 뻥은 물론 아닙니다.


인간에게 보편적인가
 
  물론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싶어하는 엄마가 많다는 식으로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21세기인 현대 한국에서 압도적인 대다수의 영아는 무사히 성인 연령까지 도달하여 가정을 꾸릴 수 있지요.  그러나 이 블로그에서 익히 아시다시피...

지금의 인간을 만든 것은 현대 사회가 아니라 수렵채집 사회였지요.

  자, 그러면 지금부터, 수렵채집 사회의 상황은 어떤가 한두 개 예를 들도록 하지요.

  티코피아는 약 5 km2의 면적을 지닌 작은 섬입니다.  인간이 살기 시작한 지는 대략 3,000년 가량 된다고 하지요. 
  이런 작은 섬에 사람 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면 재앙을 불러옵니다.  현재 인구는 대략 1,200명 부근을 유지하고 있는데, 티코피아 사람들은 옛날부터 인구가 늘지 않도록 이런 방법을 동원했다고 전합니다.

  티코피아의 7가지 인구 조절 방법 중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질외사정(coitus interruptus)이었다.  다른 방법은 출산을 앞둔 임산부의 배를 압박해서 혹은 뜨겁게 달군 돌을 배에 올려놓아 낙태시켰다.  유아를 산 채로 땅에 묻거나 질식사시켰고, 신생아의 얼굴을 꺾어 죽이는 유아 살해도 있었다.  가난한 집의 아들인 경우 독신으로 살았고, 이에 따라 혼기에 달한 여자들이 많이 남아돌았지만 첩으로 들어가느니 독신의 길을 택했다(티코피아에서 독신은 아이를 갖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질외사정을 통한 섹스는 가능했으며, 경우에 따라 필요하면 유산이나 유아 살해라는 방법을 동원했다).  자살도 인구 조절 방법 중 하나였다.  1929년부터 1952년 사이에 모두 7명(남자 6명, 여자 1명)이 목을 매달아 자살했고, 12명(모두 여자였다)이 바다로 헤엄쳐나가 자살했다.  이 같은 분명한 자살 외에도 위험한 항해를 떠나는 '사실상 자살'이라는 방법도 사용되어 1929년부터 1952년 사이에 81명의 남자와 3명의 여자가 목숨을 잃었다.  젊은 독신자들의 죽음 중 3분의 1은 위험한 바다 행해로 인한 것이었다.  항해로 인한 죽음이 사실상의 자살인지, 아니면 젊은이들의 무모한 행위로 인한 것인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인구가 많은 상태에서 기근이 들었을 경우 빈곤한 가정의 아들이 느꼈던 암담함도 자살의 충분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 Jared Diamond, 'Collapse(문명의 붕괴)', 강주헌 역, 김영사 간, p.407

  티코피아가 극히 좁은 지역의 특수한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만, 그게 그렇다고 볼 증거는 없습니다.  
 
  [ 아요레오족 인디언의 경우 ] 유아를 살해하는 비율은 가장 어린 여성(15~19세)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아살해는 나이든 여성 집단(39세 이상)에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아요레오족 인디언들은 유아 살해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전체 유아의 38%)...

- David Buss, 'Evolutionary Psychology(마음의 기원)', 김교헌 외 역, 나노미디어 간, p.306~07

  이 블로그에 여러 번 등장하는 야노마뫼 족 인디언의 경우도 유아 살해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친애하는 多翁은

 수렵 채집민의 어머니가 야영지를 옮길 때는 몇 가지 소지품과 함께 단 한 명의 아이만을 옮길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먼저 태어난 아이가 뒤처지지 않고 부족을 따라갈 수 있을 만큼 걸음이 빨라질 때까지는 다음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유랑 생활을 하는 수렵 채집민들은 수유기의 무월경, 성적 금욕, 유아 살해, 낙태 등을 통하여 4년 정도의 터울을 유지한다.

- Jared Diamond, 'Guns, germs, and steel(총, 균, 쇠)', 김진준 역, 문학사상사 간, p.122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즉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살인이 일상적이었던 것 만큼이나 유아 살해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언제 적을지는 모르지만) 이 논리의 진화적인 심층이 무엇인가를 적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漁夫
.


닫아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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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eon 2010/04/06 22:57 # 답글

    다옹은 진리! ㅠ_ㅠ
  • 漁夫 2010/04/07 18:36 #

    그가 모르는 것은 대체 무언가 싶을 때가 많아요 -.-
  • Allenait 2010/04/06 23:12 # 답글

    ....아무래도 '입을 줄인다' 라는 목적이 큰것 같군요
  • 漁夫 2010/04/07 18:36 #

    인구 조절 목적으로 가장 편리하게 사용한 수단 중 하나라는 것이 참...
  • 피그말리온 2010/04/06 23:25 # 답글

    살다가 옷장이 부족하면 안 입는 옷 내다버리는 것과 비슷한 마인드로 아이를 죽였다고 할 수 있을까....요...가 아니라 이거 좀 무섭네요ㄷㄷ...
  • 漁夫 2010/04/07 18:37 #

    이 경우 '어쩌다 실패해서 아이가 태어나면 사용한다'였으니 흠좀무.
  • 아트걸 2010/04/07 00:03 # 답글

    후덜덜이네요...;;;

    사실 저도 터울 많이 안 지는 애 둘 키우는 입장에서...구르마나 포대기 없이 둘 다 옮겨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대략난감이죠. 비록 첫째가 걸을만큼 컸다곤 하지만 잠에 빠져들면 똑같이 애기라는...;;
    솔직히 현대사회 살면서 운전하며 다니더라도... 애 둘다 잠에 빠져들었고 저는 장을 한가득 봐 온 상황이면...차에 두 아이를 그대로 자게 두고 일단 장 봐온 짐만 재빨리 집에 옮겨놓고서, 다시 아이들을 하나씩 안아서 귀가할 때도 비일비재하죠.
    미국이었으면 애들 뺏겼을지도 모를 상황...-_- 저도 예전에 엘리베이터가 집 앞까지 왔을 땐 차에 아이 혼자 두는 일은 없었지만 계단으로 3층 올라가야 하는 지금은 임파서블...ㅜㅜ
    정말 애 키우는 입장에서는 이동의 문제로 힘들 때가 참 많아요.

    (...아 물론 그렇다고 제가 수렵채집사회에 사는 사람은 아니니까 불필요한 오해를 하시진 않으리라 믿어요. 쿨럭..)
  • 漁夫 2010/04/07 18:37 #

    뭐 나라고 그런 일 안 겪었겠냐... 지금은 애가 초딩이니 업거나 안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지.
  • 백칠십견 2010/04/07 01:56 # 답글

    총균쇠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역시 김강석 선생님.
  • 漁夫 2010/04/07 18:37 #

    하하 센스가 넘치십니다 :-)
  • 새벽안개 2010/04/07 11:36 # 답글

    스티븐 레빗의 괴짜경제학 4장에 낙태와 범죄율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낙태를 금지하면 범죄와 비참한 일이 줄줄이 일어난다는 추론이 가능하지요.
  • 漁夫 2010/04/07 18:45 #

    위키피디어의 Wade vs Roe trial에서 보듯이 아직 완전한 결론이 났는가는 모르겠습니다. 학계에서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결론이라 반박하려는 시도도 꽤 많았다고 알고 있고 제가 이 편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케 결론이 났는가까지 제가 말할 수는 없지요.

    단, Matt Ridley는 '지적 능력에 영향이 없는 가구당 수입의 최소한'으로 미국에서 조사한 수치가 약 4만$/yr입니다. 이 수준 이하의 수입인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는 지능이 낮아지는 불이익을 입을 소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서 유추하면 진짜 사회 하층에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자라는 아이는 단지 가난했다는 이유 때문에 사회 하층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물론 미국의 수치니만큼 한국에 바로 대입할 수는 없을 겁니다만, 최하층을 위한 복지 정책을 정당화하는 근거는 충분할 것입니다.
  • 알렙 2010/04/07 11:47 # 답글

    [나라야마 부시코]에도 그런 장면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영아살해부터 자발적 고려장까지...보고나서 좀 많이 우울해지는 영화였죠...;;

  • 漁夫 2010/04/07 18:46 #

    위의 '사실상 자살'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오지요. 고려장 얘기는 연령에 따라 부모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분석해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기는 합니다. 그게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 dhunter 2010/04/07 12:46 # 삭제 답글

    오오 왠지 제가 어부님을 채찍질 하는 나쁜 사람이 된것 같습니다만 이렇게 훌륭한 포스팅을 보다니 앞으로도 더 가열찬 채찍질을... (응?)
  • 漁夫 2010/04/07 18:46 #

    하하하 :-) 어차피 제가 블로깅 할 수 있는 시간에 제한이 있는지라.
  • 효우도 2010/04/07 14:47 # 답글

    근데 당연하겠지만 기형아 역시 살해 동기중 하나였겠죠.
  • 漁夫 2010/04/07 18:47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고요~

    기형아도 지적하신 것처럼 유아 살해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인데 그런 구체적 유발원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 aeon 2010/04/07 18:38 # 답글

    음 어부님 현대일본의역사 라는 책 p69를 보면 에도 막부 시절의 인구조절 수단도 유아 살아라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


    신기하게도 부농 계층에서 더 빈번하게 일어났지요.
  • 漁夫 2010/04/07 18:49 #

    갖고 있는 자원의 양과 남녀 차별의 문제는 대단히 미묘합니다. 진화심리학적 예측도 있는데 그건 나중에 소개하기로 하지요.
  • aeon 2010/04/07 19:48 # 답글

    헉 살해를 살아로 적었네요 죄송합니다. ^^;
  • 漁夫 2010/04/08 23:20 #

    네 그냥 '살해'로 이해하고 리플 달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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