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7 21:36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RCA 전 녹음 고전음악-CD

* 연주 ; 다비드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kh; vn)
            블라디미르 얌폴스키(p), 샤를르 뮌시/보스턴 심포니
* 녹음 ; 1955년, 일본과 미국
* 원녹음 ; RCA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EMI 전 녹음에서는 다비드가 EMI(주로 영국 Columbia, label 단일화 후의 EMI)에 남긴 녹음을 살펴보았습니다.  다비드는 서방에서는 주로 유럽 레이블들에 녹음을 했습니다만, 미국 레이블에서도 1955년과 1959년 녹음을 남겨 놓았습니다.  미국 Columbia(CBS)에 한 녹음 중 상당수는 이 포스팅에서 얘기했고, 여기서는 RCA에서 1955년 진행한 녹음에 대해서 적겠습니다.  

  2005년 일본 RCA에서 발매하고 최근에 사 본 음반 덕에 알게 된 사실인데, 1955년 RCA에 남긴 오이스트라흐의 녹음은 시간 순서 별로 다음과 같습니다.

  * 3월 7일, 일본 빅터 스튜디오, 츠키지, 도쿄 (모노랄)
    블라디미르 얌폴스키, 피아노
    -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린 소나타 2번 D장조, op.94a
    - 르클레르; 바이올린 소나타 D장조
    - 드뷔시; 월광(베르가마스크 모음곡에서)
    - 바그너; Albumblatt
    - 차르치츠키; 마주르카, op.26
    -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d단조, op.108
  * 3월 8일, 일본 빅터 스튜디오, 츠키지, 도쿄 (모노랄)
    블라디미르 얌폴스키, 피아노
    - 로카텔리; 바이올린 소나타 f단조
    - 타르티니(크라이슬러 편); 코렐리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 차이코프스키; 명상곡, op.42-1
    - 팔랴; '호타'(7개의 스페인 민요 중 한 곡)
    - 오이스트라흐의 육성; 감사 인사 (러시아어)

  * 12월 9일, 보스턴 (스테레오)
     블라디미르 얌폴스키, 피아노
    - 르클레르; 바이올린 소나타 D장조
    - 로카텔리; 바이올린 소나타 f단조
    (-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린 소나타 1번 f단조)
     ps. 아마도 14일의 녹음과 같이 심포니 홀에서 녹음했을 것 같으며, 이 날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1번도 같이
          녹음했겠지만 제게 확실한 자료가 없습니다.
  * 12월 14일, 심포니 홀, 보스턴 (스테레오)
    샤를르 뮌시 / 보스턴 심포니 협연
    - 쇼송; 시곡, op.25
    - 생상스;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op.28

  RCA에 있는 녹음은 이것이 끝이며, 12월 24일부터는 미국 Columbia에 녹음을 시작하여 이것이 1956년과 1959년에도 이어집니다(위에서 소개한
이 포스팅 참고).

  일본 녹음의 내지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이 RCA 녹음들은 이상할 정도로 별로 주목을 못 받았습니다.  일본에서 녹음한 10곡은 바그너, 타르티니, 차이코프스키만 빼고는 미국 RCA나 EMI에 모두 재녹음했으니까 그렇다고 쳐도, 미국 RCA 녹음도 (양이 적어서 그런지) 좀 제대로 어디 소개되는 것도 본 적이 없습니다.  현재 oistrakh.com에 올라 있는 Paul Geffen과 Jean Michel-Molkhou의 디스코그라피도 일본 녹음과 미국 녹음을 혼동하여 분류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일본 녹음들은 2005년의 'David Oistrakh in Japan 1955'란 앨범(BVCC-37437~38; 2CD)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국내 수입은 안 됐고 일본에서 사와야 하긴 합니다만.  위에 적은 목록 외에 오이스트라흐의 감사 인사를 번역한 comment(일본어) 및 오이스트라흐의 예술에 대한 일본 평론가의 comment가 짧게 들어가 있습니다.

  이 곡들이 일본에서 처음에 LP로 발매될 때는 두 장으로 나눠졌는데, 아래는 빅터 LS-2025.  수록곡은 브람스, 로카텔리, 타르티니, 차이코프스키, 팔랴.  사진은 물론 위의 CD 안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스캔했습니다.

  아래는 빅터 LS-2026.  수록곡은 프로코피에프, 르클레르, 드뷔시, 바그너, 차르치츠키.

  위 두 장의 녹음은 사실 지금까지는 제가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일본에서만 발매되었기 때문인지 거래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값도 어림이 불가능.  아마도 시장에 나타났다면 무지하게 비싸겠지요.  이것의 재발매반이 나타났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이 일본 발매 사진들은 Green Door 시리즈 등 일본 복각 시장에서 많은 소스를 제공하는 Christopher N. Nozawa의 개인 컬렉션에서 나왔습니다.

  미국 녹음들은 다음 LP로 발매되었습니다.  
  RCA LM 1987(모노랄)에는 프로코피에프 1번, 르클레르, 로카텔리의 소나타가 들어 있습니다.  아직 이 LP를 직접 구경한 적은 없지만 사진은 아래와 같습니다(from lpking.co.kr).  프로코피에프 1번은 아직 제가 녹음을 들어 보지 못했지요. 

  아래는 LM 1988(모노랄).  (image from
recordmania.co.kr )  선명하게 알아볼 수 있듯이, 뮌시와 연주한 독주곡 두 개가 side 1이고, 뮌시의 모노랄 전곡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췌가 side 2에 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영국 HMV ALP 1460으로도 라이선스 발매.  1956년에 RCA가 영국 HMV와 결별하기 전까지 서로 제휴 관계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라이선스가 더 비싸게 거래됩니다.

  소나타 녹음은 역시 HMV ALP 1411로도 라이선스 발매.

  이 미국 RCA 녹음들은 전부 스테레오인데, RCA의 스테레오 시리얼인 LSC로는 발매되지 못했습니다.  프로코피에프 소나타를 제외한 나머지 네 곡은 재발매 시리즈인 Victrola VICS로 스테레오 발매되긴 했지요.

  이 미국 녹음들 중 뮌시가 협연한 2곡은 아래 CD(09026-60683-2)로 재발매.  여기에는 프로듀서가 RCA의 베테랑 John Pfeiffer, 엔지니어가 Lee Chase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 12월 9일의 소나타 녹음도 같은 기술진이 했겠지만 확증은 없습니다.

  아쉽게도 소나타 3곡은 CD로 나온 적이 없다고 압니다.  그리고 프로코피에프 소나타 1번은 전혀 스테레오로 발매되지는 않은 듯합니다.

  연주는 미국 데뷔 당시의 오이스트라흐의 스타일을 익히 알듯이 바로 그렇습니다.  정말 매끈하고 듣기 좋은 음향, 흠 없이 단련된 기교, 긴장력 있는 탄탄한 해석 등 전성기의 오이스트라흐 사운드 그대로지요.  여기에 들어 있는 레파토리만 해도 바로크에서 20세기, 독일/러시아/프랑스/이탈리아를 망라합니다. 
  일본 녹음의 장점이라면 바그너(동명이인인지 오페라 작곡가 바그너 중 누구 작품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와 타르티니,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은 다른 녹음에서 들어 볼 수 없으며, 그의 육성(!) 녹음도 희귀하기 때문입니다[목소리도 부드럽고 좋습니다].  반면 미국 녹음들은 스테레오며, CD로 발매된 '시곡'과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의 다른 녹음으로는 소련의 낡은 모노랄밖에 없습니다.  단 서주와 론도~ 는 하이페츠의 칼 같은 녹음이 너무 인상이 강해서 좀... ^^;;

  漁夫

  ps. 그러고 보니 이 포스팅이 일본 녹음 후 딱 5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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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sianote 2010/03/07 21:39 # 답글

    어부 님은 음악을 꽤나 좋아하시는군요. 도대체 몇 년을 좋아하면 이리 잘 알 수 있는 겁니까?
  • 漁夫 2010/03/08 23:02 #

  • aeon 2010/03/07 22:21 # 답글

    저 같은 범부는 범접할 수 없을만큼 모으시는가 보군요;;;

    저야 굴드 빠돌이여서 그가 녹음한 모든 음반(CD)는 가지고 있습니다만, LP까지는 건드리지 못하겠더군요. 그럼 금액을 감당할 수가 없게 되어버려서요.

    언젠가 굴드에 대한 퀴즈를 낼텐데 한 번 오셔서 풀어보셨으면..-.-
  • 漁夫 2010/03/08 23:19 #

    굴드의 초반 LP는 미국 Columbia의 일부 ML 시리얼(모노랄), MS 시리얼(1958~1970년 가량), 그리고 마지막으로 M 시리얼에 있습니다. 굴드는 Columbia의 음반 중 인기가 있는 편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Columbia의 음반들은 초반이라도 일부 연주가를 빼고는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Gould의 경우 대체로 10만원 이하, 가장 인기 있는 모노랄의 골드베르크 초반(ML 5060)이라고 해도 조금만 버티고 개기면 100$ 이하로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현악 연주자들의 ㅎㄷㄷ한 초반 가격에 비하면 솔직히 별 것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Pierre Fournier만 해도 비싼 것들은 수백 $짜리가 꽤 있거든요.
  • aeon 2010/03/09 09:54 #

    저는 이때까지 현악기에 별 관심이 없었어서 ^^; 피아노에만 집중했는데, 사실 그것도 꽤 벅차더군요.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음반이 있으신가요? LP는 무리여서 CD로 추천해주셨으면..^^;
  • 漁夫 2010/03/10 02:02 #

    피아노 LP도 비싼 넘은 의외로 꽤 비싸지요. 제가 거래되는 것을 본 중 가장 비싼 시리즈는 아마도 Discophiles Francais에 있는 Marcelle Meyer나 Lili Kraus, 그리고 Erato에 있는 Magda Tagliaferro 등일 것입니다. 이 뿐 아니라 Decca SXL 2000번대의 박하우스나 EMI SAX 시리얼의 Jose Iturbi, EMI ASD의 Rosalyn Tureck 등도 수백 $이 우스운 놈들이지요. 비싼 놈 찾자면 끝이 없습니다...

    현악기 CD 중 좋은 것이라면 Mercury의 Janos Starker 시리즈(SACD 재발매 빼고는 절판되거나 우리 나라에서 씨가 마른 것이 좀 보이더군요), DG Original Masters의 Pierre Fournier가 우선 생각납니다. 바이올린이라면 제가 올려놓은 Oistrakh 말고도 Milstein이 기억나는데, 유감스럽게도 이 분의 음반은 대부분 폐반입니다. 아마존에서 6장짜리 'Art of Milstein'은 아직 꽤 많이 구할 수 있을 겁니다.
  • rumic71 2010/03/07 22:59 # 답글

    외르크 데무스가 동명의 곡을 녹음한 것을 보면 '그 바그너'가 맞는 듯도 싶습니다만...
  • 漁夫 2010/03/08 23:13 #

    그의 오페라 어디서 나왔는지가 전혀 말이 없어서 '그 바그너'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어디서 나왔는지 혹시 아시나요?
  • rumic71 2010/03/08 23:52 #

    http://www.yes24.com/24/goods/2953860 이 음반을 보니 그냥 소품으로 작곡한 듯 합니다...
  • 漁夫 2010/03/09 00:09 #

    그랬군요. 하기야 만년에도 Siegfried Idyll 같은 곡이 있으니 소품이 있더라도 이상할 것은 없지요. 감사합니다 :)
  • Levin 2010/03/08 18:14 # 답글

    좀 뚱딴지 같습니다만 바이얼린 바이닐 음반 얘기가 보여서 여쭙는데 하이페츠 부르흐 협주곡 녹음 바이닐은 어디 디스코그래피 해논곳 없을까요?
  • 漁夫 2010/03/08 23:12 #

    http://www.popsike.com/php/quicksearch.php?searchtext=heifetz 에서 찾아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물론 여기는 비싼 음반만 나오는 흠은 있습니다. ^^;;

    여기서 이미 검색은 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http://fischer.egloos.com/4029036 (캐리커처), http://fischer.egloos.com/4035695 (브루흐/글라주노프), http://fischer.egloos.com/4037299 (차이코프스키/멘델스존) 은 여기서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그에 대해 쓴 짧은 얘기는 http://fischer.egloos.com/4048430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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