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2 23:48

자연은 멍청하다 Evolutionary theory

  모기는 싫습니다에서,

Commented by shaind at 2009/05/14 00:08
혹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라기도 하지만, 만물은 "추구" 정도가 아니라 이빨과 발톱에 잔학성을 타고난 "진짜 맹견"...
Commented by 漁夫 at 2009/05/14 13:43
그 반면에 위로가 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건 나중에 짧게 포스팅할게요. (씨익)

Commented by byontae at 2009/05/14 00:25
toxorhynchites 세마리가 수십마리의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장면을 키우면서 본 적이 있는데, 참 먹성 좋더군요(.....) 정말 하나도 안남기고 오독오독 꼭꼭 잘 씹어먹습니다. 자연이 냉혹하고 잔학하다 해도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고, 사실 자연은 그런 개념도 없으니 더더욱 거칠것이 없지요. 후덜덜.
Commented by 漁夫 at 2009/05/14 13:44
오 저 아수라장을 직접 보셨군요. =.=

잔혹함을 자연이 전혀 안 가리는 대신에 위로가 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건 나중에 짧게 포스팅할게요. (씨익) (2)


Mother nature's stupidness
 
  제 여러 포스팅과 byontae님의 기생충 이야기를 본 분들은 자연(적 진화 과정)이 얼마나 사악한가에 대해서는 도리질을 할 정도로 보아 오셨을 줄 압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시긴 뭣한데..
   
   ... 자연선택에 대한 그(버나드 쇼)의 비난도 일리는 있으나, 자연선택의 전망은 그가 믿었던 만큼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생물학적 창조과정은 사악하기도 하지만 끝없이 어리석기도 하다는 것을 그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 'The Pony Fish's Glow', G.C.Williams, 이명희 역, 두산동아 간, p.209

  한 마디로 진화가 임시변통식 땜질을 거듭한 결과 그가 말하는 "기능이 뛰어난 것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된 일종의 '부채'에 의해 엉뚱한 것, 오히려 기능이 저하된 것들도 생겨나게 한다는 것이다"란 사례들이 나오는 것이지요.
  진화론의 대가 윌리엄즈가 왜 이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는 눈에 대한 고릿적 포스팅에서 얘기한 일이 있습니다(이 포스팅에 대한 상세한 기술적 설명은, 논쟁적으로 썼기 때문에 다시 끄집어내긴 좀 그렇습니다만 여기에서 볼 수 있지요).  눈 사례 말고도 윌리엄즈는 아주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지적합니다.
   
   이 주제[1]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에 남성 생식계의 기능적 불합리성을, 그것이 일으키는 의학적 문제로 알려진 것은 없지만 하나 더 언급하겠다.  정소(고환)는 각 개체의 발생과정에서도 그렇듯이 진화과정에서 몸 속 깊은 곳에서 음경 뒤쪽의 음낭으로 옮겨졌다.  현재 우리가 찾아낸 이러한 재배치의 이점은, 복부 내에서보다 1,2도 낮은 음낭에서 정자가 생성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자 생성에서 낮은 온도가 선호되는 이유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포유류 수컷의 생식력에 필수적인 조건으로 알려져 있다.  계절적으로 생식을 하는 많은 동물 중에서 고환은 번식기에만 음낭 속으로 들어가며 번식기가 끝나면 복부 내 좀더 안전한 곳으로 다시 이동한다.
  고환이 정액을 요도 속으로 배출할 수 있을 정도까지 요도에 가깝게 진화한 것을 보면, 정액을 목적지까지 운반하기 위해 될 수 있는 대로 짧은 관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진화가 논리적인 과정이었다면 그렇게 진행되었을 것이나 오늘날 볼 때 진화는 적응 면에만 치중하고 그 변화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는 단단히 눈이 멀었다.  포유류의 생식계의 진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그림 10의 정원사의 행동에 비유하여 설명할 수 있다.  정원사가 정원의 오른쪽에서부터 울타리를 따라 물을 주다가 공교롭게도 호스가 나무에 걸렸다.  호스를 나무 주위로 시계 바늘 방향으로 돌리면 현 위치에서 계속 물을 줄 수 있는데 정원사는 호스 끝에다 호스 한 도막을 더 이으려고 한다고 해보자.  어리석지 않은가?  정말 어리석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진화가 고환을 복부 중앙에서 음낭 위치로 옮기면서 저지른 실수이다고환에서 나와 요도로 가는 관은 신장에서 방광으로 소변을 전달하는 수뇨관에 걸리게 된다.  사실 앞서 예로 든 정원사가 차라리 진화보다 더 변명의 여지가 있다.  그는 나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식물들에도 물을 주어야 하므로 어차피 호스를 이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환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진화과정에서 수뇨관보다 더 밑으로 내려올 기능상의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2] 그림 11에서 보듯이 그냥 그렇게 내려왔다.  고환이 요도와의 접점과 가까워지기 위해 계속 아래로 이동하다 보니, 수뇨관 밑으로 내려오면서 관이 짧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길어진 것이다[3].


- 'The Pony Fish's Glow', G.C.Williams, 이명희 역, 두산동아 간, p.192~94

[1] 생식계인 전립선이 배설에 문제를 일으키는 중년 남성의 문제
[2] 약간 헷갈리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이것보다는 그림 11에 있는 설명 쪽이 더 명료합니다.
[3] 기술적으로 보아도, 정관이 저렇게 몸 속 깊이 들어갔다 나온다는 것은 높은 온도를 정자가 통과한다는 얘기니까 별로 좋을 것은 없습니다.  통과 시간이 비록 길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진화의 성격이 어떤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데는 그 엄청난 위력 뿐 아니라 이런 '멍청한 사례'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사람이 기계를 만들더라도 '이미 있는 기계에서 한 번에 한두 군데만 약간씩 수정할 수 있고, 각 수정 단계가 모두 제대로 동작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참 이상한 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연에는 '목적성'이라고는 전혀 없으니 이 포스팅 같은 황당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지요.

  漁夫
.


닫아 주셔요 ^^



핑백

  • 漁夫의 'Questo e quella'; Juvenile delinquency : 'Mother nature'? 2012-06-12 10:15:47 #

    ... 인간에게 더 신경을 쓰고 온화해야 할 이유도 없다. 즉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든가 지구 전체가 하나의 생물처럼 움직인다든가 하는 개념은 수용불가 byontae님 말처럼, 자연이 인간의 시선에 신경을 쓰고 근시안적 이기심의 가차없는 손길을 늦춘다든가 덜 잔혹해진다든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연은 애초에 그런 개념이 없 ... more

덧글

  • organizer™ 2010/02/13 00:09 # 답글

    헉... 지금 제 몸 속에도 저렇게 생긴 기관이 있다는 말인가요..?? ㅎㅎ ;;;

    ---

    (혹시 이것은 나중에 정관 수술을 할 때 편하게 하라고 -- 즉 실수없이 확실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신의 계시 아닐런지..?)
  • 漁夫 2010/02/14 17:51 #

    하하하 :-)
  • 메깃도 2010/02/13 00:26 # 답글

    대표적인 다른 예로는 되돌이 후두신경이 있지요.
    미주신경의 줄기로서 대동맥을 돌아서 다시 올라오느 -_-;;

    도킨스옹의 책에는 진화의 가장 극적인 예라고;;
  • 漁夫 2010/02/14 17:51 #

    그건 저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도킨스옹 책이라면 제일 최근에 나온 것인가요? '눈먼 시계공'에서 보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모모 2010/02/13 01:03 # 답글

    '정말 신이 눈을 창조했다면, 맹점을 만드는 것 같은 멍청한 짓을 할 리가 없다' 라고도 하지요.
  • 漁夫 2010/02/14 17:52 #

    TED 강연을 보면 '망막이 거꾸로 된 눈을 만드는 신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주장하냐'고 말하는 과학자 한 분이 계시더군요. ^^;;
  • xmaskid 2010/02/13 01:06 # 답글

    "이미 있는 기계에서 한 번에 한두 군데만 약간씩 수정할 수 있고, 각 수정 단계가 모두 제대로 동작해야 한다"

    이 인용구는 저희 회사에서 개발하는 하드웨어(CT scanner)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에 적용되는 말이군요. -_-;;; 지난 20년간 진화해온 코드들을 보면 저런 예가 너무 많습니다. ㅠㅠ
  • 漁夫 2010/02/14 17:52 #

    자연이라면 저기에다가 '아무 데나' 라는 구절이 더 들어가야만 하니 OxzTL이지요.
  • 엘레시엘 2010/02/13 01:39 # 답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흔히 하는 짓이네요. 일단은 돌아가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보수를 해야 하다 보니 땜빵에 땜빵에 땜빵을 반복. 그러다보면 결국 안드로메다로 날아가죠(...)
  • 漁夫 2010/02/14 17:53 #

    그렇다 보니 'bug'이 쌓이고 쌓여서..... -.-
  • 효우도 2010/02/13 05:17 # 삭제 답글

    음. 그러니까 고환이 밑으로 내려옴에 따라 점점 요도와의 거리가 짧아진다는 것은 대략 이해가 갑니다. 짧아질수록 사정속도가 빠르고, 그래서 번식률이 더 높아진다던가, 그런 원인이 있겠지요.

    근데 수뇨관에 더 걸리면서 부터는 고환과 요도의 거리가 점점 길어짐으로 인해 생기는 불이익 보다, 고환이 밖으로 나오면서 차가워질떄 생기는 이익(차가운 정자가 더 힘이 세다던지하는 식으로)이 더 크기 때문인가요?
  • 漁夫 2010/02/14 17:54 #

    밖으로 나오면서 차가워질떄 생기는 이익(차가운 정자가 더 힘이 세다던지하는 식으로)이 더 크기 때문인가요?

    =======

    고환이 뜨거우면 제대로 된 정자 생산이 안 된다고 하니, 인간의 경우 고환이 밖으로 나와 있는 데서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봐야겠지요.
  • 위장효과 2010/02/13 08:14 # 답글

    그래서 서혜 탈장 수술할 때 제일 신경쓰이게 하는 게, 바로 정관하고 고환으로 가는 혈관들 보존하는 것...(아기들은 가늘어서, 오래된 환자들은 이게 딱! 달라붙어서 분리가 어려움)
    좀 찾아봐야겠지만 윌리엄스가 제시한 위치는 해면체의 위치인데요. 해면체내 혈액이 저류되어 발기가 되는 메커니즘을 고려한다면 저 상태에서는 정관도 눌려 버릴 가능성이 있으니 또한 별로 안 좋은 위치...
  • 漁夫 2010/02/14 18:09 #

    윌리엄즈가 이어 놓은 경로야 문자 그대로 '가장 가까운 선'으로 보입니다. ^^;;
  • 운향목 2010/02/13 16:20 # 답글

    진화에 목적성이 있다고 드립치는 사람은 어찌해야 할까요 ㅇ<-<
  • 漁夫 2010/02/14 18:09 #

    그럴루가요 ^^;;
  • 단멸교주 2010/02/15 13:18 #

    아마 주로 종교쪽에서 그런 주장 많이 하나 보더군요. 기독교 뿐만 아니라 불교도 가만 보면 특유의 윤회설 때문인지 그런 식의 목적성에 빠져드는 경우가 자주 보이더군요. 불교는 이미 이 우주의 빅뱅(불교도 빅뱅을 주장한다는 사실) 및 우주의 생성도 모두 다 중생의 업이 만들어내 끝없는 윤회를 반복한다고 하니 결국 그런 목적성으로 빠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역시 모든 종교는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는.....
  • 漁夫 2010/02/17 22:42 #

    단멸교주님 / 종교에서 좀 그런 주장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진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 장미 2010/02/16 13:38 # 답글

    "고환이 요도와의 접점과 가까워지기 위해 계속 아래로 이동하다 보니, 수뇨관 밑으로 내려오면서 관이 짧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길어진 것이다." >>> 이건 관의 내부 부피를 알아야 '실수'인지 아닌지 판단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관의 내부부피가 1회 사정량에 비해서 무시할 정도의 수준이면, 아무런 제약성이 없었던 것일 것이고, 1회 사정량에 비해 관의 내부부피가 무시하지 못할 만큼 크다면 무언가 좋던 나쁘던 영향이 있게 되겠지요. 나쁜쪽이라면, 멀어서 뜨뜻한 곳을 돌아간다는 것이 있겠지만, 혹시 사정직전에 적당량의 부피를 '축적'하기 위해서 포지티브한 효과를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생리적으로 정확한 데이타를 더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 漁夫 2010/02/17 22:54 #

    제가 본문 중에서 "[2] 약간 헷갈리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이것보다는 그림 11에 있는 설명 쪽이 더 명료합니다." 이렇게 적은 것처럼, 설명이 약간 명확하지 못한 점은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마도 이 설명은 '쓸데 없이 관이 길면 그 조직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다른 데 갖다 쓰는 편이 유리하다'고 보는 쪽이 가장 맞을 것입니다[물론 온도 높은 쪽을 돌아가는 것도 있고요]. 이런 관점은 J.Diamond가 '제 3의 침팬지'에서 주장한 일이 있습니다.
  • 새벽안개 2010/02/17 11:53 # 답글

    신께서 인간을 설계 하실 적에 그것 말고도 심각한 버그들이 많아서 거기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으셨습니다. 이정도 굴러가는 고성능 모델이 나온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 할것입니다.
  • 漁夫 2010/02/17 22:55 #

    사실 '눈의 구조와 크기'를 고려한다면 척추동물의 조상은 벌레 크기 이상 커지면 대략 난감인 눈의 구조를 갖고 있었다고 봐야지요....
  • GradVidCur 2012/06/15 07:59 # 삭제 답글

    A path-dependency appears in even human-made items (village, building, machine, software, etc). DalGongNe is a good example. each units are added to existing units and becomes chaotic structure. CIty is another example. Machine/SW updated by a company also shows it. New features are added and existing parts are modified per each change of condition. So it becomes not so efficient. Then, sometimes, it is better to make a totally new one. x86 CPU is another good example. 16bit 8086 is designed in not so efficient way to keep the compatibility with 8bit 8088 SW. 80286 is for 8086, 32bit 80386 is for 8086 & 80286 and so on. So now even the current 64bit x86 CPU is indirectly affected by the unused legacy from 8bit 8088.
    The tube case here is a typical example of "fall into a local optimum"; try to find a better way by just small change and lose much better solution. Most optimization approach have this problem. So they also have a way to avoid local optimum and find global one. Genetic algorithm use a large change per some generations although the current state looks like a (local? global?) optimum.
  • 漁夫 2012/06/15 09:04 #

    Many evolutionary scholars use analogy of biological systems to man-made goods; even the latter sometimes failed to reach the 'whole-range optimum'. Richard Dawkins pointed this also.

    I recommended you 'Adapt(by Tim Harford)', which discussed what strategy would be best for progress. I believe it can coinside what you want to say now.
  • GradVidCur 2012/06/15 09:16 # 삭제

    It is very hard to know whether a state is the global optimum or not, for most complicated problems. So a state can be confirmed as "not a global optimum" only if a better state is found, in many problems. And I think that most human-made items are not in global optimum. Since there are better item from competitors in many cases. And even the best item in market becomes better with time.
  • 漁夫 2012/06/15 09:21 #

    of course only if it can be judged ;-)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내부 포스팅 검색(by Google)

Loading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833

통계 위젯 (화이트)

1663
407
1292394